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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의 구세주 PAPERI 파괴자

2013. 12. 24. 13:34 | Posted by 용기있는 꼬마 눈사람

땅끝의 구세주


2차 배포하다 걸리면 저한테 디짐니다.

 


프롤로그

태양이 녹아서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 같은 더위였다.

"한가해-"

붉은 페인트로 "미소라 상점"이라고 벽에 쓰여있는 건물 옆에서, 하마지요 리쿠는 탄식했다.

상점 앞에는 다섯대의 자동판매기. 가게 앞에 있는 가는 차도에는, 평일 점심이라 사람도 적고, 바다에서 날아온 모래가 희미하게 쌓여있다.

오키나와 현, 카데나 마을.

바다에 가까운 주거지에 있는 잡화 겸 음식점, 미소라 상점.

그곳이 하마지요 리쿠의 거점이다.

작년과 같이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맞은 첫 여름방학도, 그것은 변함없다.

"오늘은 또, 덥네......"

상점 옆에는 간이 지붕이 있고, 의자와 둥근 테이블이 놓여있다. 리쿠는 오른손에 아이스바를 들고, 왼손으로 부채질하면서 자신의 얼굴을 부친다.

한여름의 오키나와는 소란스럽다. 주거지 건너편에 있는 국도에는 지역 주민과 관광객의 차로 정체된 것이겠지. 하지만 바캉스나 레저를 목적인 관광객과는 연이 없는 주거지 내부는 그런 떠들썩함과는 관계없다. 계절과 풍경은 변함없이, 평온 그 자체다.

"으왁. 여차아"

멍하게 있는 사이에 아이스 캔디가 붕괴해 버렸다. 해에 탄 얼굴과 숏커트를 한 머리에 소다 맛의 그것을 한 번에 공략한다. 탱크톱 아래로 떨어진 캐미솔 어깨끈이 흘러내릴 것 같다.

"가게 보는 거야?"

하나의 소년이 나타났다.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의 체육복 반바지와 샌들, 이란 조합은 익숙하다.

리쿠는 아이스 캔디를 먹는 채로 머리를 좌우로 저었다.

"으-응"

"흐음"

실패한 맞장구를 남기고, 소년은 가게에 모습을 지웠다.

그는 리쿠보다 나이가 한 살 많은 소꿉친구로 나츠키라고 한다. 동급생 여자애들은 그를 멋있다던가 쿨하다던가 말하지만 오래 사귄 리쿠에겐 눈매가 골든 리트리버와 닮은듯하단 감상밖에 없다.

소꿉친구인 소년이 아이스크림 봉지를 찢으며 온다. 리쿠의 건너편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물어뜯는다. 색으로 봐선 사과 맛이다.

"나-츠- 동아리는?"

리쿠가 물으면 축구부에 소속돼있는 소년이 탁탁 손을 턴다.

"땡땡이. 오늘은 무리. 너무 더워"

"아, 그래"

그것뿐으로 새로운 화제도 없이 의자에서 풀어져 있으면, 작은 그림자가 들어왔다.

"리쿠 언니 가게보기?"

긴 소매 티셔츠를 입고 머리와 얼굴에 수건을 감은 인물이다. 이상한 외견이지만, 소프라노 톤의 목소리로 여자라는 걸 안다. 그녀도 또한 리쿠의 소꿉친구로, 이쪽은 두 살 아래다.

"으-응 오늘 가게보기는 엄마야"

수건 소녀가, 리쿠의 옆에 탁 앉는다.

"저기, 나츠 오빠 그거 한입만 줘. 먹다 말았으니까"

"이봐. 테루. 또, 나츠한테 어리광부리고"

"응-, 조금 기다려, 한 입만... 그리고 줄게"

"와-아. 고마워-"

"아- 정말, 나-츠-. 어리광 받아주지 마!"

"알았어, 알았어-- 그러고 보니 테루, 오늘은 알바 있지 않았나?"

"오전 중에 끝났고. 온종일 하면 수건으로 방어해도 햇볕에 타니까"

평소와 다름없는 대화.

어릴 적부터 근처에서 살았던 소꿉친구는 그런 것이다.  작년도, 재작년도, 똑같이 가게 앞 의자에서, 어찌 돼도 좋은 수다로 여름을 끝냈다.

"한--가아-하-고오-!"

테루가 어리광부리며 손발에 달라붙는 것도 항례 행사다.

"그러니까 테루, 이런 점이 싫고! 빨리 어른이 돼서 도쿄에 가고 싶어-!"

"테루는 도쿄에 가면 안 돼. 너무 걱정 끼쳐"

"엑-! 리쿠 언니는 테루의 도쿄 진출의 성과인데!"

"으-음, 그럼..... 우헤헤 귀엽네에, 테루짱. 용돈 줄 테니까, 조금 어디로 따라오렴, 이라고 모르는 아저씨가 그러면 어쩔래?"

"에, 용돈 주는 거야? 얼마나?"

".... 리쿠도 네가 도쿄가는거 반대고....."

"그리고 너, 무리해서 도쿄에 정작 하려는데, 뭔가 이상하다고"

"무슨-! 그럼, 지금 당장 테루를 즐겁게 해줘! 안 그럼 바로 도쿄 갈래!"

탁탁탁하고 탁자를 양손으로 치는 수건 소녀.

즐겁게 하라고 말해도 리쿠가 있는 관경은 이제까지 무엇하나 변함없다.

푸른 하늘과 펼처진 바다. 주민과 철들기 전부터 보아온 얼굴뿐이라, 섬 안 장소 대부분에도 모조리 가봤고 오락거리도 한정되 있다.

그대로 리쿠는 익숙한 부모 같은 이 땅이, 싫은 건 아니지만--.

"아, 그러고 보니"

리쿠는 어떤 것을 생각해 냈다.

"우리집 옆에, 누가 이사와. 엄마가 말했어"

"엑? 누구? 도쿄사람?"

"리쿠네 집 옆에.... 밭인 아저씨집이였던게?"

오키나와 사투리로 농가 사람을 밭인 이라고 말한다.

"응, 저번 달 아저씨는 미국에 있는 아들에게 가버렸으니까. 거기서 만난 사람한테 팔아서 우리 집에 연락 있었어-. 대단한 선생님이니까 잘 부탁한다고 부탁받았어. 아마 오늘 오는 게 아닐까나"

"가자! 보러 가자! 자, 빨리!"

따분함에 싫증 난 테루가 눈을 빛내며, 가게 앞을 뛰쳐나간다. 리쿠도 거길 잇는다.

가게를 나와서, 빙글 뒤를 돌아보면, 새파란 바다가 있다.

완만한 내리막 경사에 주거가 늘어서, 그 끝에 작은 모래사장이 있다. 관광객이 모이는 해변과는 다른, 주차장도 레저 시설도 아무것도 아닌, 그냥 모래사장이다.

"미국에서 만났다면 미국인인가? 기지 관계자일까"

민가에 끼어 있는 가는 길을 걸어가면서, 나츠키가 말했다.

오키나와에는 미군 관계 시설이 여러 가지 있다. 그것 때문에 미국인의 모습이 잘 보이고, 여기에 있는 테루 또한 양친이 미국인이다.

"어떨까. 아저씨는 어딘가의 대학 박사 아니면 교수라고 들었는데"

"에? 그럼 부자라는 거?"

"부자가 그런 너덜너널한 집을 살까?"

"우리 엄마랑 언니는 은거하는 노인인가 뭔가라고 말했으니까"

소꿉친구 3인조는 바로 목적지에 도착했다.

경사면 제일 아래, 바닷가에 리쿠의 집이 있다. 문제의 집은, 그 옆이다.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1층 건물로, 아담한 집이다. 눈앞에 있는 모래사장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 탓에, 담도 건물도 거의 흡집 나 있다. 작은 정원도 잡초가 자랄 정도다.

세 사람은 정면을 돌아 몸을 기울여서 끝에서 안쪽을 엿본다.

그러면--.

"썩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을!

잔뜩 교차하는 듯한 절규가, 소꿉친구 3인조의 안면을 후려쳤다.

"바보 취급 하지마아아아아아아!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천재, 이 굴욕은 몇 배로 돌려줄 테니까! 절대! 일생, 잊어버릴까아아아아!"

리쿠는 입이 떡 벌어진 채로 그 관경을 봤다.

그대로 열어둔 창문에서, 집안에서 몸을 ㄱ자로 구부리고 부르짖는 사람이 보였다. 양 주먹으로 힘을 잔뜩 쥐고 바닥을 친 직후 같다.

눈을 붉게 물들이고, 찢어질 듯이 커다란 입을 벌리고 부르짖고 있는 것은-.

"이 자식도 저 자식도, 얕보고오오오오오오오!"

리쿠와 같은 나이 정도의 인물이었다.

화사하고 몸집이 작은, 중학생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목소리로 보면 아마 소년이다. 더욱더 보태자면 굉장히 눈매가 나쁘다.

"어라? 저 녀석....."

수건 소꿉친구가, 중얼거린다.

아는 사이? 라고 리쿠가 물었을 때, 이번엔 소년이 부들부들 어깨를 떨었다.

"이건 도망치는 게 아니야. 결코! 단연코! 도망치는 게 아니야! 다른 쓰레기 녀석의 잡음에서 몸을 멀리해 천재적인 사고를 하기 위해 일시적인 피난이야. 그러니까, 나는 도망친 게 아니야..... 썩을, 절대로 복귀하겠어..... 보여주겠어.... 나는 혼자라도 뭐든 할 수 있어.... 천재야.... 우윽...."

눈물을 참는 것 같다.

하지만 갑자기 팟하고 이쪽을 본다. 리쿠네를 알아챈 것 같다.

"뭐ㅡ뭐야, 너흰!"

일어서, 옆에 있던걸 던진다.

"이 섬의 인간인가? 그게 아니면 섬사람의 흉내를 내는 공작원인가, 나를 감시할 생각인가! 어느 쪽이든, 지금 바로 사라져! 여긴 내 집이다! 누구든 가까이 오게 할까!"

"으와악! 뭐야, 저 녀석! 왁, 나왔다!"

"꺄아아아! 쫓아와!"

"도 도망가!"

당황해서 모래사장까지 도망가는 리쿠. 수수께끼의 소년이 던진 전동 칫솔이 나츠키의 뒷머리에 명중해 "아팟!"하고 비명을 지른다.

"아무도 내 집에 가까지 오지마! 저속하고 머리 나쁜 평범한 인간 자식들!"

그렇게 노성을 지르는 소년은, 이를 씹으며, 울상짓는 듯이 보였다.

그 모습은, 리쿠가 상상한 모습과는 닮았어도 닮지 않아.

엄마나 언니가 말한 것과 같은 은거 노인도 아니고.

아무리 봐도 의지할 사람 없는 어린애로 밖에 보이지 않는 소년이, 리쿠의 등에다 외쳤다.

"썩을.... 바보 취급하고.... 지금 보여주지"

중얼중얼 원망스러운 말을 하면서, 작은 집으로 돌아가는 소년.

"저게..... 대단한 선생님.....?"

리쿠는 어이없이 중얼거리고, 두 사람의 소꿉친구와 얼굴을 맞췄다.

 

 

 

 

 

 


1화

공항 터미널을 지나, 로비로 나온 참에 사도 요우는 다리를 멈췄다.

『이번 여행에 나하 항공을 이용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 공항은.....』

얼굴의 반을 가린 커다란 선글라스와 입가를 덮은 머플러. 다른 이용객들과는 선을 긋는 패션으로 몸을 두른 요우는 머리를 숙이고 중얼거린다.

"8월 11일, 나는 일본국의 남단 오키나와 현에 도착했다."

스틱 형태의 디지털 레코더를 입에 대고, 자기 목소리를 불어넣는다.

"펜실브아니아에서 여행에 요한 시간은, 19시간 13분과 53초--- 후후후"

자연스레 웃음이 넘쳤다. 레코더를 잡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간다.

"후하하하하하핫!"

머리를 들고 요우는 크게 웃었다.

로비를 지나가는 이용객이 놀라서, 일제히 돌아본다.

"어떠냐! 완벽히 도망쳤다고! 뭔가 성가신 쓰레기 자식을! 설마 이 내가 이런 촌구석에 있다곤 꿈에도 생각 못해!"

자연히 안짱다리가 된 두 다리는, 신세계로 들어선 감동을. 그리고 엉거주춤하게 뭔가를 붙잡은 듯이 힘을 쥔 양손은, 손으론 붙잡지 못하는 승리를 재현한 것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 포즈라서, 잘 모르지만.

"쓸데없는 잡음만 없으면, 이 논문도 바로 완성해 보이겠어! 그렇게 되면 그 자식들도 아무런 말도 못해! 이 나를 바보 취급한 벌을 갚아줄 테니까!"
 
로비에서 술렁거림이 계속된다. 하지만 요우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게 아니면 지금 당장에라도 복수해줄까? 불가능한 건 없다고! 시작은 펜타곤이지. 세큐리티 시스템은 모조리 알고 있어. 가짜정보를 흘려 넣어 당황시켜서... 아니, 그것보다 왕가의 비밀을 다른 나라에 모조리 넘겨버릴까? 병기 수송 루트나 각국에 잠복하고 있는 공작원의 정보 같은, 재밌겠는데. 후하하! 단 그것만으로도 그 나라는 신용이 바닥으로 떨어져 새빨간 수치다! 원래, 신용 따윈 없었지만! 이 몸을 깔보고 업신여긴 죄를 이번에야 말로-- 앙?"

즐거운 복수극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요우의 어깨를, 뒤에서 어떤 사람이 쳤다.

공항 직원 같은 남자가 한 명. 그리고 경비원 같은 남자가 두 명, 요우를 노려보고 있다.

이리하여 약 한 시간.

공항의 검사실에서 요우는 쓸데없이 시간을 보내는 처지가 되었다.

"-- 쳇! 조금 병기 같은 소릴 한 거 가지고 화물조사나 약물 조사 같은 걸로 쓸데없이 시간들이게 하고! 첫 번째로 처음 질문이 이 몸의 성별을 묻다니, 성희롱 말고는 뭣도 아니잖아! 재판 증언석에서 전라가 돼서, 성별은 보이는 대로입니다 하고 훌라댄스라도 쳐줄까!"

중얼중얼 욕을 퍼부으면서, 캐리어를 끌고 공항을 나온다. 성능이 너무 좋은 공기조절기와 오랫동안 받은 심문 탓에, 목이 마르다. 면세점이나 음식점이 늘어서 있지만, 페스트푸드점을 찾아서, 컵에 따라진 음료를 구입한다.

"푸핫!'

빨대에서 액체를 빨아들이고 성대하게 내뿜는다. 소독액 맛이, 제법 임팩트다. 시골의 맛에 익숙해질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진다.

1층 웰컴 홀에 내려오면, 커다란 현수막이 눈에 들어온다.

"혼저옵서예 오키나와에!"

(*죄송합니다.... 제주도랑 제일 비슷하다네요.....)

혼저옵서예는 무슨 말이지? 다른 광고를 제쳐놓고 제일 눈에 들어오는 곳에 걸어둔 점으로 보면, 웰컴에 가까운 의미겠지.

『미국의 오하이오 주에서 해군의 무기군이 습격당해, 무기를 빼앗기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국방부에서는 조직적인 범행으로 보고, 이 몇 달간 다발하고있는 게릴라 활동과의 연관성을.... 』

로비에 설치해둔 TV 화면 위에서, 뉴스가 흘러나온다. 한 번 본 기억있는 CNN의 뉴스 캐스터가 사건 현장에서 떠들고 있다.

"흠, 변함없이 시끄러운 나라야. 나랑은 이제 관계없지만"

요우는 이용객의 사이를 누비고 출구로 직행한다.

유리로 된 자동문에 자신의 모습이 비친다.

15년간 정든 화려한 몸과 더벅머리는, 매일 아침 세면대에서 보아오던 것이다.

가슴께에 커다랗게 "오키나와"라고 쓰여있는 티셔츠 7부 바지, 그리고 샌들이라는 러프한 패션은 이곳에 녹아들기 위해서 사전에 입수해둔 것이다. 커다란 선글라스는 얼굴을 숨긴다는 점에서 역할을 충실히 다하고 있다.

자동문을 빠져나오면 열기가 전신에 밀려온다.

덥다.

무지 덥다.

램프의 요정 이프리트의 한숨마저 미적지근 한 것이 틀림없다.

"완전히 잘못 갈아타서, 사막에 왔다던가....?"

하지만 바다 냄새가 코를 찔러, 몸이 끈적인다. 항공이 바다에 붙어있는 탓이겠지.

항공밖에는 로터리가 있고, 관광객이 버스나 택시에 타는 것이 보인다.

요우도 아직 손님을 기다리는 듯한 택시에 다가간다.

뒷 자석에 문이 열려있다. 요우는 올라타려 하다 멈춘다.

"-- 정말로, 나는 그 녀석들에게서 도망치는 것이 가능한가?"

이마에 손을 대고 생각한다.

"이 택시는 함정일 가능성도 있어"

운전석의 남자가, 이상한 듯이 뒤를 돌아본다.

"오랜 여행으로 피로한 내가 택시를 쓴다.... 그리고 방심한 사이 운전사로 분장한 공작원이 납치할 생각인가. 아니, 그저, 지나친 생각일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 대로, 운전사는 일반적인 현지인 같고...... 좋아, 조금 기다려, 운전사. 지금, 이것이 함정일 확률을 계산해서-- 힉!"

택시 문이 닫힌다. 아슬아슬하게 얼굴을 강타할뻔한다.

"우... 위험하잖아! 후,후하하, 하지만 나를 태우지 않은 점을 보면, 역시 함정이었던 거네 간파당해서 폭력으로 답할 생각인가! 그런 수에 넘어갈까!"

택시에다 대고 떠들어대면서 그곳을 철퇴 한다.

"이렇게 된다면, 버스를-- 아니, 그건 안돼. 버스를 점령당해 폭탄을 장치하거나, 이제까지 몇 번이나 죽을뻔한 적이. 그런 위험한 탈것은 지긋지긋해"

요우는 뜻을 정하고, 머리를 들었다,

"필연적으로, 최후의 안전 수단은--도보라는게 되네"

 

 

1*2


일본국 오키나와 현
북위 약 25도, 동경 약 125도에 있는, 면적은 2,275킬로 제곱미터. 160개가 있는 섬에는 총인구 180만 명이 살고 있다.

이곳이 요우에게는, 새로운 출발점이 된다.

항공을 나오고 나서, 대략 수십 분.


"...."

요우는 해안을 달리는 국도의 보도에서, 다리를 멈췄다. 캐리어를 열어, 머리위로 크게 휘두르는 와인드업 *투법으로, 선글라스와 머플러를 그 안에 쳐넣는다.

(* 야구에서 하는 투구법)

"죽어어어! 이딴 거 썼다간!"

하늘은 타오르는 태양, 다리는 달궈진 철판 같은 아스팔트. 내일부터는 프라이팬에서 눌어붙은 팬케이크를 타인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게 될 것 같다.

"이제 얼굴을 숨기지 않아도 내 얼굴을 아는 사람은 없겠지....."

요우는 오키나와라는 토지에 대해 인식을 고쳤다. 바다밖에 없는 리조트라고 생각했더니, 고도에 정비된 도로를 일본 차가 모두 메우고 있고, 전방의 도시는 높은 빌딩이 난립하고 있다. 모노레일의 선로도 보이고, 문명레벨은 생각한 것보다 높아 보인다.

"창을 가지고 우라라하고 부르짖는 민족은 지금은 나와주지 않네.... 일단, 경계해 뒀지만"

목적지는, 한참 멀었다.

도보로 충분히 도착할 가능성도 계산했지만, 이 더위와 자신의 운동부족을 변수로 넣는 것을 잊었다. 대폭의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달그락거리는 캐리어를 끌고, 커다란 다리를 건넌다. 선박이 머무는 항이 보인다.

잡다한 빌딩이 들어선 도시--- 아마 나하시의 중심지 같은 번화가를 곁눈질로, 국도를 그저 걸어간다.

"서브 사하라 사막에서 조난당했던 때가 생각나네...... 그때는 게릴라에게서 도망 치는 것 때문에 고생한거.... 하지만 그것을 되잡아서 나라를 구했을 때의 혁명가 연합의 게릴라가 무슨 얼굴이었는지.... 후후, 사진 찍어서 라미네이트 가공을 해서 위에다 팔면 좋은 민예품이 됐을 건데"

이마에서 땀방울을 훔치면서 걸어가면, 무턱대고 긴 철망으로 둘러싸인 부지가 나타났다.

철망에 걸린 판자에는 "미 해군 기지 시설"이다.

"미군 캠프인가....... 대령급 인간이라면 나를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이런 벽지까지 지배수의에 손을 뻗다니, 질색이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아"

철조망 건너편에는 숲이 있고, 더욱더 깊은 곳에는
잔디밭과 건물이 보인다.

"하아.... 하아......."

열기와 피로에 눈이 흐려진다.
거기에 무릎이 탁하고 꺾인다. 머리를 숙인다.

"......후.... 내 영광에 가득 찬 인생도 여기까지 인가......"

전신이 화로 같다. 항온동물의 체온조절에도 한도라는 게 있다.

"지금, 세계는 둘도 없는 천재를 잃는거야.... 한 명의 천재의 사망으로 인류의 문명은 발전 도중 쇠퇴로 돌아서서, 명망으로의 카운트 다운을 시작---- 캬아아아아!"

사세([?世)의 저주를 노래하는 요우의 목덜미에, 강렬한 냉기가 달렸다. 요우는 뛰어올라 발에 걸려 넘어져, 지면 위를 데굴데굴 구른다.

(사세- 사람이 죽을 때 지어 남기는 시)

"차, 차가워! 아니, 더워!"

이번엔 달궈진 아스팔트에 맨살이 닿아 뛰어오른다.

"뭐뭐뭐ㅡ 뭐야....?"

미군 캠프 비상용 입출입문이겠지. 철망이 끊기고 여닫을 수 있는 문이있다. 국도에 닿은 보도가 일부 열려있다.

그곳에 이상한 생물의 모습이 있다.

"아이스크림"

머리와 얼굴에 수건을 두른, 작은 생물이다. 일단은 인간의 형태를 하고 있고 애니 같은 높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점에서, 인간 소녀라고 추측한다.

그 소녀가 가지고 있는 것은, 콘에 올려놓은 아이스크림으로 보인다. 아까의 자극은 그것을 목덜미에 들이대서다.

"에....."

"아이스크림"

이 지방의 민속 의상이 뭐지. 수건을 두른 소녀가, 아이스크림 아니 아이스크림 같은 것을 요우에게 들이댄다.

타지 사람을 대하는 섬사람의 환대라는 건가?

요우는 쭈뼛쭈뼛 그것을 받아들였다. 싸늘한 공기가 느껴진다.

"돈"

소녀가 손을 내밀었다. 돈은 받는 것 같다.

"빨리. 태양에 구워진다고"

소프라노 톤의 목소리로 재촉해, 요우는 지갑을 꺼냈다. 말하는 만큼의 지폐를 내민다. 수건 괴물이 지폐를 받아들이고, 몸을 날렸다. 문 옆에 파라솔이 설치돼 있어, 냉장 박스와 작은 의자가 놓여있다.

아무래도 소녀는, 거기서 아이스크림을 야외판매하는 것 같다.

".... 잔돈은 어떻게 된 거야"

의자에 앉은 채로 소식이 없어 말을 걸면, 소녀의 혀 차는 소리가 들린다. 총총걸음으로 돌아온 그 녀석이, 잔돈을 몇 개 요우에게 건넨다. 그리고 툭 던지는 듯한 말투로 말한다.

"고맙-수다-양-"

"몰라. 일본어나 영어로 부탁해"

"감사합니다~"

휴일에 페인트칠을 부탁받은 아버지같이 귀찮게 하는 소녀가 파라솔로 돌아갔다. 석연치 않은 점도 있지만, 요우는 다시 걸어간다. 결과적으로 강매당한 것처럼 됐지만, 이 상황에선 빙과는 신에게 기도하는 것보다 실용적이다.

"쳇, 시골 서비스업은 이런것뿐이니까. 대접하는 것도 뿌리쳐야 돼"

파라솔을 노려보면, 뒤돌아본 소녀가, 찌릿! 하고 쏘아본다.

"뭐, 뭐야....! 해, 해볼 셈인가? 괘, 괜찮지, 나는 이래 봬도---"

이번에는 탁! 하고 지면을 강하게 차올려 위협당한다.

"히익! 제, 젠장, 기억해두지!"

야만적인 섬사람의 상대를 하는 건 시간 낭비다. 요우는 빠른 걸음으로 그곳에서 떠난다.

"어찌나 탐욕스럽고 호전적인 민족이야... 총만 있으면 놀래켜 줄 수 있는데"

걸어가면서, 아이스크림을 입에 댄다.

차갑다. 화끈해진 체온과 함께 짜증 남이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이걸로 조금은 더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흠, 먹지 못할 정도는 아니네"

수개월 전에 들린 3성 급 레스토랑 이후의 빙과가, 자연스레 입에 들어간다.

1*3

중심지를 빠져나가, 도보로 국도 58호선을 북상하길 수 시간.

그곳에 카데나 마을이라는 곳이 있다.

육지 대부분은 카데나 비행장--- 흔히 카데나기지라고 불리는 미군기지가 차지하고 있지만, 주거지도 있다. 특히 해변에 있는 그것은, 가파르지 않은 경사면에 콘크리트로 지어진 민가가 늘어선 밀집지였다.

그 경사면 중턱.

국도와 바다에 끼어 있는 좁은 비탈길 한가운데에, 요우는 엎어졌다.

"...."

이미 더위마저도 느껴지지 않는다. 떨리는 팔로, 레코더를 입에다 가까이 가져간다.

"8월 11일... 목적지가 눈앞에 있는데 마침내 한계에 달했다..... "

기력을 쥐어짜네 몸을 일으킨다. 지면에 남은 인간 형태의 땀 자국이, 바로 증발돼 사라진다.

"아니, 이 몸에게 사도 요우가 이런 깡촌에서 썩을 리가 없어... 지금, 나는 몸소 사명을 위해 운명에 맞서 싸워--- "

요우의 흘러넘치는 결의와는 정반대로 털썩 그곳에 주저앉는다. 거인이 지구에서 저글링이라도 하는 건지, 세계가 흔들린다. 시야가 뿌예진다.

"으....음....? 이, 이건 정말로 위험한가.....?"

손끝이 저리고 사고능력의 저하를 느꼈다. 탈수증상 및 열중증의 징후다.

"혈압이 낮고, 부정맥이 있어.... 즉시 음지로 피난하지 않으면 생명에 관계되지만, 신체기능의 저하가 현저해서, 이동할 수 없어....."

죽음에 가까워진 상황을 레코더에 불어넣고 있으면, 도로 끝에서 인영이 나타났다.

노모다. 바짝 마른 몸에는 깊은 주름이 새겨져, 허리가 굽고, 머리에 오래된 수건을 두르고 있다.

"이 지경에 이른 원인은 수분보급을 소홀히한 것으로, 현지 환경의 조사부족에 희한 점이 크다... 그럼, 나는 생명의 위기를 회피해야 할 필요성이 있지만...."

"안녕하수꽈"

어느 순간, 노부인이 눈앞에 있다.

"어디서 와수광?"

뭔가 질문받았다. 요우가 모르는 언어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른다.

"어이, 괜찮수꽝?"

"저리가... 나 지금, 바빠...."

요우는 잔뜩 귀찮은 듯한 얼굴로, 쫓아내려 한다.

노모가 가지고 있던 가방에서, 마법 병을 꺼냈다. 뭔가 액체를 뚜껑에 따라, 요우에게 내민다.

"또 강매인가.....?  그런거 필요 없어...."

노부인이 잠자코 있는다. 하지만 뭔가 생각난 것인지, 갑자기 붙잡혀 끌려간다.

"히익! 뭐, 뭐야! 그만... 푸학! 켈록!"

예상 밖의 힘으로, 노부인이 요우의 입에 액체를 따른다. 마법병의 뚜껑을 들이민다. 거절하는 요우에게 무리하게 그것을 마시게 한다.

액체의 정체는 쟈스민 티였다. 강한 향기가 코를 찌른다.

"주, 죽일 셈이냐!"

숨막혀 콜록거리는 요우.

노모가 마법병을 요우에게 들이민다. 반사적으로 요우는 그것을 받아든다.

"두린아이가 사양 햄시냐 아니꽈"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노모는 느릿느릿 걸어간다.

"뭐, 뭐야.....?"

초대면의 인간을 만나자마자 익사시키려 하는 건가, 이 주변의 풍습인가?

어디까지 무서운 민족이지.

"......"

하마터면 익사할뻔 했지만, 결과적으로 차가운 쟈스민 티를 손에 넣었다.

강매할 생각이었지만 나이 탓에 돈 받으려던 걸 잊은 걸로 보인다.

요우는 목을 울리고, 내용물을 다 마셔버린다. 문안에 수분이 스며드는 것이 느껴진다.

"운 좋게도 섬사람에게서 수분을 얻었다. 뭔가에 씌어 나를 따라다니는 사신도 제멋대로 모르는 토지 때문에 낫을 휘두르는 솜씨가 미친것 같다"


삼지 음지에서 쉬고, 조금 체력을 회복했다. 무릎은 아직 떨이지만 걷지 못할 정도는 아냐. 레코더를 가방에 넣는다.

"좋아"

요우는 일어서, 다시 비탈길은 내려간다.

암기한 지도상에는 목적지는 바로 앞이다.

그리고 바다.

반짝반짝 비치는 태양을 쬐면서, 요우는 다리를 질질 끌며 나아가---.

마침내, 도착했다.

"여기네"

광대한 바다와 작은 모래사장이, 바로 눈앞에 있다.

태양을 반사해 반짝이는 바다를 봐도, 요우에게는 아무런 감회도 솟아나지 않는다. 그곳에 있는 것은 유기물이 놓아진, 그저 커다란 물웅덩이다.

요우의 목적은, 바다가 아니다.

바다에서 작을 도로를 낀 건너편에 있는, 작은 단층집.

페인트가 벗겨진 울타리로 둘러싸인, 직육면체의 건물이다. 작은 뜰에는 잡초가 자라고, 문에 이르러서는 없다. 창문은 나무문이 막고 있고, 현관은 모래와 먼지가 옅게 덮여있다.

"새로운 내 집이다"

조금 우연히 겹쳐, 요우의 소유물건이 된 주거.

새로운 집이 필요하게 된 사정이나, 너덜너덜한 풍취는 어쨌든, 자기 자신의 의지로 있을 곳을 손에 넣은 것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그런 사소한 기쁨도, 바로 사라진다.

가지고 있던 열쇠로 삐걱거리는 현관을 열고, 가득 찬 열기를 해방한다. 나무판자를 깔아둔 복도에는 먼지가 쌓여있고, 천장에는 거미줄이 쳐져 있다.

"...."

폐허를 넘어선 유적이다, 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기까지 20분 정도 흘렀다. 냉동된 사고를 재가동해, 실내로 들어간다.

쭈뼛쭈뼛 집안을 수색해 창문이랑 창문은 모두 연다. 방 배치는 2LDK. 일본식 방과 서양식 방이 하나씩 있다. 일본식 방에 깔려있는 다다미는, 요우가 처음으로 보는 방식으로 엮여있다. 일본식 방에는 옷장과 커튼 주방에는 작은 테이블과 골동품 같은 TV가 남아있다. 전 주인이 두고 간 것이겠지. 주방에는 녹슨 가스풍로가 2개. 사전에 준비해둬서, 수돗물은 문제없이 나오는 모양이다.

차단기를 찾아, 스위치를 켠다. 전기도 무사히 쓸 수 있는걸 확인했다. 다음으로 욕실에 가면 먼지 앉은 샤워기와, 곰팡이 핀 욕조가 있다. 타일에는 금이 가서 호러영화의 살해 현장으로 쓰려고 세팅해두고 빌려주면 돈 좀 될 것 같다.


주방으로 돌아가, 뒷문으로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출구의 손잡이가 녹슬어서 움직이지 않아. 사실상 외부로의 액세스는 현관뿐인것 같다. 뜰에 닿은 거실의 창문에는 작은 툇마루가 있고, 그곳에서 밖으로 나가려고 하면 못할 것도 없어 보인다.

일단 탐색은 끝내고, 요우는 거실로 돌아갔다.

지금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툇마루에서, 바다가 보인다. 희미한 파도소리가 들린다.

"... 인류가 사는 곳이 아니야..."

마음속에서 뭔가가 끊어졌다. 먼지투성이인 마루에 엎드린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요우는 다른 사람에게 존경받는 위치에 서 있었던 것이다.

그게 지금, 이런 너절한 작은집으로 쫓겨났다.

왜 이렇게 된 것인지, 경위를 생각해내 보면, 괜히 화가 난다.

"내 논문을 바보취급하고......"

돌연 중얼거린다. 너무 화나는 굴욕에, 미소 짓는다.

"내가 이상해졌다고.....? 천재를 잃었다고....? 제멋대로 말하고.... 왜 이 몸이, 이런 비참한 생각을 해야 하는 거야......"

결국, 참다못해 부르짖는다.

"썩으으으으으으으으으을!"

양 주먹을 바닥에 내려친다. 충격이 아픔으로 손목에서 머리까지 찌른다.

"바보 취급하고오오오오오오오! 이 몸을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천재, 사도 료우라고오오! 이제까지 제멋대로 부탁하다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오오오오! 이 굴욕을 배로 돌려줄 테니까! 절대! 일생, 잊을까 보냐아아아아아! 이 자식도 저 자식도 얕보고오오오!"

뇌리에 되살아난 것은 자신을 내려다보는 모멸과 동정의 눈빛이었다.

요우는 어떤 문제에 직면하여 이제까지 살고 있던 미국에서 탈출했다.

하지만 도망친 게 아니야.

어디까지고 잡음에서 떨어져, 자신의 연구에 몰두하기 위해서다.

"이건 도망친 게 아니야. 결코! 절대! 도망친 게 아냐! 하등한 쓰레기 자식의 잡음에서 몸을 멀리해, 천재적인 사고를 돌리기 위한 일시적인 피난이다. 그러니까, 나는 도망친 게 아니야...... 젠장, 절대로 복귀하겠어... 보라고... 나는 혼자서라도 뭐든 할 수 있어..... 천재라고... 우으윽....."

눈물이 스며 나오는 눈가를 닦고, 얼굴을 든다.

그러면, 인간의 머리를 3개 발견했다. 울타리 끝에서 삐죽 자라난 그것이, 요우를 빤히 엿보고 있다. 그중에는 이곳의 민족의상인 수건을 두른 녀석도 있다.

"뭐, 뭐야, 너흰!"

근처 주민인가. 요우는 얼굴을 새빨갛게 만들어 옆에 있던 물건을 던진다.

당황해서 엿보기 범들이 도망간다. 요우는 물건을 집어들고 뒤쫓아간다.

"이 섬사람인가? 그게 아니면 섬사람의 흉내를 내는 공작원인가, 나를 감시할 셈인가! 어느 쪽이든 간에, 지금 당장 사라져! 여긴 내 집이다! 누구라도 가까지 오지 못해!"

선글라스, 자명종, 전동칫솔. 모래사장으로 도망간 세 명을 향해 차래 차래 내던지는 요우. 그 중 하나가 섬사람의 머리에 명중해, "아팟!"하고 비명을 지른다.

"아무도 내 집에 가까이 오지 마! 저속하고 머리 나쁜 게 옮아!"

머리 나빠 보이는 꼬맹이들을 내쫓고, 요우는 자택으로 돌아갔다.

"윽"

흠칫한다. 뒤돌아본 요우의 눈앞에, 탱크톱 차림의 노인이 서 있다.

"뭐, 뭐야 넌"

나이대는 70대 후반일까. 머리카락은 없고, 하얀 눈썹과 햇빛에 탄 피부가, 아마 해변의 주민인 것 같다. 얼굴이 길고 마른 몸 때문에, 참외과 식물에 닮았다고 생각했다.

"...."

오이와 닮은 노인이, 빤히 요우의 얼굴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봤다. 그리고 이번엔 그의 자택을 본다.

"무, 무슨 용무냐고 묻고 있겠지. 일본어가 통하지 않는 건가?"

노인이 뭔가 이해한 듯이, 응 응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대로, 아무 말도 없이 졸린듯한 얼굴로 떠나간다.

"뭐, 뭐야......? 정말이지, 미지 민족의 사고는 이해할 수 없어"

정신을 가다듬고, 요우는 자택으로 돌아갔다.

거실에 앉아 캐리어에서 레코더를 꺼낸다.

"다소의 트러블이 있었지만, 무사히 새로운 집에 도착했다....그 논문을 계속 쓰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을듯한 벽지에 온 것인데...."

입으로는 그렇게 말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무거운 권태감에 덮쳐진다.

새로운 집에 도착해, 외적을 내쫓은 것으로, 축적된 피로가 빠져나온다.

"아무래도 기운이 빠진 것 같다.... 강렬한 수마에 덮쳐졌다... 어쩔 수 없지, 한숨 돌리고.... 아니, 한숨 자는건....가, 이런 곳에서 자면 하우스 다스트가 걱정.... 다니도...."

레코더를 쥔 손이, 마루에 떨어진다.

그렇게 사도 료우는, 먼지가 쌓인 마루에 얼굴을 떨어트렸다.

 


1*4


벌떡 몸을 일으키면, 요우는 어둠속에 있다.

팔에 간지러운 감각이 있다. 보면, 다리 긴 거미가 자신의 팔에 붙어있다.

"으와아아아아악!"

팔을 휘둘러, 홱 물러선다. 그 자세로 뒷머리를 벽에 강타해 버린다.

"쿠오오오오오옷!"

머리를 누르고, 뒹굴뒹굴 구른다. 그러면 지면이 사라졌다.

"캬악!"

충격이 뒤통수를 습격한다. 순간 호흡이 멈춘다. 아무래도 열어둔 거실 창에서 뜰로 떨어져 버린 모양이다.

"큭.....누으으으으"

고통에 얼굴을 일그러트리고, 일어선다.

눈앞에, 풍화된 던전이 있다.

아니, 달라. 바닷바람에 풍화된 철근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단층집이다.

틀림없는 요우의 새로운 집이다.

"망령보다도 고블린과 조우할 듯한 집이다. 전화부만 있으면 전사와 마법사의 배송도 가능한 것인가"

그 자리에 있어도 어떻게 할 수 없어. 의지를 굳히고 창에서 거실로 뛰어든다.

"핫!"

전 방향 낙법 자세를 취해, 재빠르게 천장에 손을 뻗는다. 형광등에서 늘어뜨려진 끈을 잡아당겨, 밝게 점등하는데 성공한다. 그 후도 "핫!" "훗!"하고 각 방, 세면대, 주방을 밝혀간다.

"...후으"

집 안의 조명을 켜고 겨우 일단 안심.

하지만 직후, 팟하는 소리가 나고 집안이 새까매진다.

"캬아아아악!"

주방에 돌진해, 떨어진 차단기를 칠 듯이 올린다. 다시 불이 켜지지만 바로 꺼지지 않게 거실 이외의 형광들을 끈다.

"좀 밝게 만든 것 만으로 전력을 차단해버리다니! 푸큭! 믿을 수 없어! 이 땅은 정말로 문명사회인가?"

시급한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라고 할까, 개선이 필요없는 방이 하나도 없다.

"이런 건 인간이 살곳이 아니야... 조금이라도 빨리 자가 발전기를 설치하지 않으면--- 아니, 세큐리티 쪽이 먼저네. 내가 아무런 주의도 없이 졸다니... 자는 사이에 습격받았다면, 지금쯤 통구이가 돼 있을 거야"

열려있는 창을 닫는다. 필연적으로 실내가 더워진다.

굴러간 리모컨을 주워, 냉방 전원을 넣는다.

기계는 무반응이다.--- 망가진 것 같다.

"기대는 안 했지만! 푸큭!"

리모컨을 바닥에 던지고 실내를 돌아본다.

"전력차단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데 공기조절기능까지 되지 않는다.--- 대충 본 느낌으론 도청기나 도촬 카메라가 없는 건 다행이네. 긴장을 늦추면 그 나라는 바로 나를 감시하려고 하니까. 평범한 사람이 천재의 동향을 신경 쓴다고 하나, 프라이버시룰 쓸데없이 파고들지 않는 것 만으로도, 이런 시골에 온 보람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요우의 배가 울었다. 캐리어에서 영양제가 들어간 병을 꺼내 안에 들어간 알약을 씹어먹는다.

"하지만 이 더위는 참을 수 없네. 샤워라도 해서, 체온을 내리자"

옷을 벗어버리고, 욕실--- 이제 글자를 쓰는 것도 쓸데없이 됐다. 욕실에 들어가 샤워한다.

○. 1초후, 요우는 액션 영화처럼 욕실에서 굴러 나왔다.

"캬아아아아악! 차가워! 게다가 색이 갈색!"

가스가 아직 들어오지 않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 시간, 철제 수도관을 쓴 것이, 대량의 녹이 섞여 나왔다.

가방에서 꺼낸 바스타올을 두르고, 소리 높여 우는 요우.

"이제, 싫어어어어어!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어어어어어!"

"시끄럽네에에엣!"

돌연 거실 창이 열렸다. 숏컷의 인물이 뜰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꺄아아아아!"

요우는 얼굴이 뜨거워져, 타올로 몸을 숨긴다.

"소녀냐! 어라, 여자? 아니, 남자?"

선전 포고도 없이 습격해온 것은 장신의 소녀였다. 소매 없는 핫 패션으로 들이닥친 기다란 손발은 해빛에 타 있고, 짧은 검은 머리가 빛을 반사해 반짝이고 있다.

"뭐, 뭐하는 녀석이냐, 네놈! 여긴 내 집이라고! 용무가 있다면 벨을 울려! 전쟁이 목적이라면 성명과 전쟁일시를 문서로 제출해! 그것도 아니라면 불법침입으로 통보한다! 이런 섬이라도 경찰관계자 정도는-- 이런! 전화가--- 통보수단이 없어! 조, 좋아, 말로 하자! 이, 일본어는 통하는 건가?"

"이 정도로 경찰관이 올까! 의미를 모르겠네, 옆에서 시끄럽다고! 모처럼 보고 있던 드라마 분위기가 엉망--- 아니, 왜 창을 닫고 있는 거야?"

섬사람인 소녀는, 어째선지 화나 있는 것 같다. 샌들을 벗고 툇마루로 들이닥친다, 요우는 주방으로 도망쳐 급히 옷을 입는다.

"그, 그만둬! 강도가 들어오면 어떡해!"

"그런 대단한 게 이런 데 들어올까!"

"캬아아아악!"

"이번엔 뭐야!"

"나방! 나방이 집안에! 뭐야 이거, 엄청커어어어! 총...! 숏건은 어딨어! 이런, 이 나라엔 들고오지 않았어---"

허둥대는 요우를 무시하고, 소녀가 요우의 캐리어를 붙잡아 휘둘렀다. 메이저 리그에서도 통할듯한 스윙으로 캐리어가 나방을 밖으로 날려버린다.

"네.노.옴! 그 가방을 내 사물이라고! 캬아아아아악! 인분! 가방이 인분투성이로! 천이백 달러였던 가방이!"

"잘 보지 않으면 더럽지도 않은데, 이 방! 좀 쓸지? 빗자루는? 아아 정말 밖에 있는 거라도 좋아!"

소녀가 혼자 잘난 체 입구나 세면대를 둘러보고, 밖에서 빗자루를 가지고 왔다.

"어, 어이 쓸데없는 짓 하지 마! 지금 당장 여기서 나가! 아, 이봐, 청소를 시작하지 마! 애초에 너는 대체 누구야! 어이, 말들 들어! 말이 통하지 않는 건가? 아-.... 여기, 내 집, 네 집, 여기, 아냐"

현명히 대처하면 겨우 소녀가 뒤돌아봤다.

그 손에 있는 빗자루를 보고, 후퇴하는 요우. 아까 본 스윙이 뇌리를 스친다.

"포, 폭력, 그만둬. 난, 적, 아냐"

"평범하게 일본어 통해"

뺨을 부풀리는 소녀.

"그, 그런가. 다행이다. 그렇다면 먼저, 서로의 신원을 밝히는 걸로 시작하지 않을까. 너는 대체 누구냐"

"하마요지 리쿠. 옆집 사람이야"

그렇게 말하고, 헤죽하고 밝게 웃음을 띠는 소녀. 잘 보면, 그 짧은 머리는, 곱슬 같다. 여기저기 작게 뻗쳐있다. 나이는 요우와 비슷한 정도겠지. 화장기는 없지만, 피부에는 탄력이 있고, 스포츠 선수 같은 균형 잡힌 스타일을 하고 있다.

예상외로 우호적인 태도에 당황하며, 요우도 이름을 댄다.

"나는 사도--- 앗, 본명은 위험하다, 그러네, 도쿠면 돼. 익숙한 별명이니까"

"왜 본명이 위험한 거야?"

"개인적인 사정이다.-- 자기소개가 끝났으니까, 먼저 무장해제를 요구한다."

요우가 빗자루를 가리키면 리쿠가 머리를 갸우뚱했다. 의미는 통한 듯, 탁하고 그것을 놓는다.

미지의 위협에 대한 교섭 제1보로서는 더할 나위 없다.

"좋아. 그럼 이번엔 그쪽의 요구를 들려주지 않을래"

"리쿠의 요구?"

섬사람의 생태를 하나 밝혔다. 이 땅의 암컷은 자신을 자신의 이름으로 부르는 모양이다.

"그래. 하나씩 서도의 요구를 들어줘, 신뢰관계를 않겠는가. 이건 농성범과의 교섭술로도 쓰이는 수법이고, 원숭이 조교로도 쓰인다고"

"원숭이?"

"말장난이야. 뭐, 앉아. 키 큰 여자에게 내려다보이는 건 만핫탄 만으로도 충분해. 자아, 요구는 뭐야?"

리쿠는 순순히 그곳에 앉았다. 요우도 앉아, 정면에서 마주 본다.

"요구라니, 처음에 말한 대로야. 한밤중에 떠들지 마. 근처에 민폐니까"

"소음에 대한 불평인가. 알았다. 선처하지"

"아, 그리고 여기에 살 거라면, 청소 정도는 하지?"

"기다려, 다음은 이쪽은 요구를 낼 차례다"

"귀찮아...."

"지금 당장, 여기서 나가. 여긴 내 집이고, 네가 들어오는 것은 인정하지 않아, 미국이었으면 총 맞아도 불평 못 하는 상황이라고"

"여기는 미국이 아니라, 오키나와야. 그럼 다음은 이쪽? 청소해"

"이쪽의 요구를 무시하고, 다음 요구인가. 아직 룰을 이해 못 한 모양이네. 됐나, 내가 요구한다. 네가 요구를 받고. 그 다음, 네가......"

요우는 몸짓과 손짓을 교차해 설명한다. 여기까지 지능레벨이 낮은 상대에 게 여러 가지를 가르치는 건 처음이지만, 상대를 개나 고양이로 생각하면, 할 수 있겠지.

한동안 이야기를 듣던 리쿠가 지긋지긋한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다.

"이상한 사람이네...."

"무슨! 누가 이상한 사람이냐! 나는 무엇하나 이상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타인의 집에 갑자기 밀어닥치는 사람이 말하지 마!"

"네 네, 그렇게 말한다면 나가줄게"

"귀찮은듯한 얼굴하지 마! 귀찮은 건 이쪽이라고!"

리쿠가 일어서, 나가려고 생각하다, 요우의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뭐, 뭐야, 또 뭔가 용무냐?"

"너, 몇 살?"

"초대면에 나이를 묻다니 실례인 녀석이네. 하지만 매너를 설명하는 시간도 쓸데없네. 난 다음달에 16살이 된다. 그게 어쨋냐"

"와, 같은 나이? 연하라고 생각했어!"

"그런가, 어디서 어디까지 실례인 녀석이네"

"어느 학교에 전학 갈 거야? 카데나 고등학교라면 리쿠랑 같아"

뭐가 즐거운지 소녀가 눈을 빛낸다.

"전학? 아아---"

이렇게 오해받는 건 오랜만이다. 미국에서도 초대면인 상대에게는 외견과 나이 탓으로 중학생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나는 고등학교는 가지 않아. 이미 졸업했으니까. 덧붙이자면 대학도 옛날에 박사과정을 수료했어. 몇 개의 학과도 말이야"

".....?"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라고 소녀의 얼굴에 쓰여있다.

훗, 하고 콧소리로 웃었다. 평범한 사람이 자신을 이해하기에는 말로는 부족하겠지. 가방에 손을 찔러넣고 "윽...."하고 나방의 인분에 기가 죽으면서도 깊숙이 넣어뒀던 재킷을 당겨 빼낸다.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펜실워니어 대학 사상 최연소 교수로, 미국 정부 공인의 군사 고문이나 왕가 기관의 어드바이스로 많은 공적을 남긴 천재---"

검은 바탕의 미 해군의 공식 예복이다. 소매를 통하는 어깨의 하오리인 그것은 10을 넘는 수의 훈장이 덕지덕지 붙어있다.

"이제까지 허다한 국가적 위기, 그리고 세계의 위기를 구한 영웅, 사도 요우는 나다."

팔짱을 끼고 히죽 웃는 요우.

리쿠가, 멍하니 멍청한 얼굴로 일어선다.

"....."

"실례. 방금 말한 이름은 잊어줘, 난 닥터--- 도쿠로 부르면 돼"

"...."

"나는 어떤 논문을 완성하기 위해 조용한 환경에 몸을 둘 필요가 있었다. 그게 이 섬에 온 이유다. 하지만 나는 누구에게도 생활을 방해받고 싶지 않아. 알았나?"

"으,응"

고개를 끄덕이며, 리쿠가 어깨를 으쓱인다.

"그래서, 도쿠는 어느 학교로 전학 가는 거야?"

".... 일본어가 통한다는 건 거짓말이었나"

이 섬의 주민에겐, 요의 입장이나 지위는 이해 범주 외인 모양이다. 있을 곳을 잃을 재킷을 주섬주섬 가방 깊이 넣어버린다.

"뭐어, 그런 직위도 과거의 영광..... 거짓말 밖에 되지 않지만"

자조하는 듯이 웃는 요우.

천재라고 불린 과거나, 영웅이라고 칭송받던 경력도 전부 버린 후다.

아니 버렸다고 말하는 것보다, 마지못해 사라진 것이지만---.

"너 같은 게 대학 선생일 리가 없고. 아무리 말해도 그런 거 믿을 정도로 바보는 아닌걸"

그렇게 말하고 웃는 소녀는, 멍청한 얼굴 그 자체다. 괜히 머리가 아프다.

"쳇, 이래서 교양 없는 꼬맹이는 싫다고. 나랑 이야기 하고 싶다면, 적어도 석사 이상의 칭호를 취득하고 관리직 실무 경험을 3년 이상 쌓은 다음 부탁한다. 앗, 썩을 재킷 소매가 조금 구겨졌다."

"같은 꼬맹이끼리야.--- 꼬맹이라고 하면, 부모는 어디 있어?"

실내를 둘러보고 소녀가 말한다.

재킷을 끝낸 요우는 탄식한다. 빨리 나가줬으면 하는데, 옆집에 사는 소녀는 쓸데없는 수다를 소망하는 것 같다.

"부모 따윈 없어. 이 집에 사는 건 나 혼자다"

"엑?"

"왜 그렇게 놀라"

"에, 그럼... 밥이라던가, 어쩔거야?"

"네 눈에는 내가 천재가 바보로 보이는 모양이네. 내 몸은 내가 돌봐. 영양섭취는 부자유스럽지 않아"

말하고, 가방에서 영양제가 들어간 병을 꺼내 소녀에게 보여준다.

리쿠는 또 놀란 것 같다. 어째선지 그녀가 그런 눈으로 의심스럽게 바라보는 것인가, 그녀가 놀라는 포인트를 이해할 수 없다.

"그런 걸론 안돼! 제대로 된 걸 먹어야지!"

리쿠는 미간을 찌푸렸다. 새빨간 타인에게 여기까지 참견할 이유는 없다. 마음이 늘쩡한 리쿠라고해도, 참는 데 한계라는 게 있다.

"불법침입한 끝에 내 영양상태까지 간섭당할 다음은 없어! 됐으니까, 빨리 여기서 나가! 민폐다!"

"뭐야, 그 말투! 이쪽은 걱정하는 건데!"

"어떻게 된 거냐... 이런 야만스런 꼬맹이에게 걱정 받다니! 설령 녹슨 물로 샤워해도, 거기까지 몰락한 기억은 없어! 나는 누군가에게 걱정 받고 싶지 않고, 그럴 필요 없어! 누군가의 도움을 받은 적도 없어!"

"거짓말 하지 마! 아까까지 울것 같은 목소리로 부르짖은 주제에!"

"그, 그건 별로 도움을 구한 게 아니야! 자신의 처신을 한탄한 것 뿐이다! 이제 그만 나가지 않으면, 힘으로 쫓아낸다!"

"뭐야! 해볼까!"

"비, 빗자루를 들지 마! 제, 젠장, 총만 있으면....!"

잠깐 서로 노려보는 두 사람.--- 정확히는 리쿠가 빗자루로 위협해, 조금씩 방구석으로 몰려가는 모습이지만.

교착상태에 먼저 움직인 사람은, 소녀였다.

"흠! 좋아, 멋대로 해! 바보!"

말하고, 리쿠가 툇마루에서 뜰로 나간다.

겨우 나갈 마음이 든 건가-- 하고, 멍해진 잠깐 동안. 리쿠가 이쪽을 돌아봐, 헤죽하고 부드럽게 미소를 띠었다.

뜻밖의 기습에 요우의 가슴이 두근 하고 울었다.

"뭐ㅡ뭐야.....? 이제 와서 환영의 말이라도 할 셈인가? 뭐, 뭐어, 그쪽이 호의적인 태도로 맞이해준다면, 다소의 무례한 짓을 해도---"

"말해 두겠는데 그 집..... 나온다고"

"엑"

"후하하하하핫! 잇는 힘껏 무서워해도 돼! 리쿠는 목욕하고 잘 거야!"

"쓰, 쓸데없는 짓으으으을! 어찌나 음습한 녀석이야! 난 섬세하다고!"

절규하는 요우를 곁눈질하며 리쿠가 크게 웃으며 달려간다.

소녀가 사라지면, 정적이 거실을 지배한다.

"흐,흠. 나온다니, 뭐가 나온다는 거냐. 이 몸이 비상식적인 존재를 믿을 거라고 생각한 건가, 바보녀-- 힉!"

거실 구석에서 들린 어떤 소리에 깜짝 어깨를 움츠린다.

바닥을 구르는 영양제 병이 벽에 부딪힌 것이다.

쥐죽은 듯이 고요한 거실에서 일어서, 침을 삼키는 요우, 천장에서 아른거리는 형광등이, 지이잉하고 낮은 소리를 내며 순간, 점멸했다. 미지근한 바람이 뜰에서 불어온다.

".....그,그래! 논문을 계속 쓰면! 그것을 위해 이런 곳에 온 거니까! 확실히 수면을 취했고 기력도 충분해!"

커다란 혼잣말로 정적을 부수며, 가방에서 종이 다발을 꺼낸다. 이미 가는 문장이 쓰여있는 그것을, 셀로판테이프로 거실 벽에 붙인다.

"화이트 보드가 없는 건 불편하네"

요우는 PC로 쓰는 것보다도, 손으로 쓰는 문장이 좋다. PC에선 화면에 비추는 정보량에도 한계가 있으니까 다. 일단, 아날로그 문장이면, 공간이 허용하는 한 동시에 대량의 정보를 시야에 넣는 게 가능하다. 재적해있던 대학의 사실에는 6대의 화이트보드가 놓여있다.

처음에 벽에 붙인 것은, 커다란 단어를○으로 묶은 종이다.

이것들의 논문 메인테마.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파괴자"----.

계속해서 다른 종이를 붙여가면, 벽 한 면이 채워졌다.

마지막 한 장을 다른 벽에 붙인다.

거기엔 물음표가 붙은 영어.

"세계가 끝날 때까지, 앞으로 얼마 정도인가?"----.

파멸을 노래하는 한 글자가--- 얄궂게도 요우 자신의 파멸을 불렀다.

"....."

현시점에서 완성한 논문을 늘여서 끝낸다. 후으, 하고 요우는 한숨을 쉬었다.

사는데 익숙해진 미국에서 떨어져, 이런 시속에 온 것은 바캉스가 목적인 게 아니야. 열중증에 걸렸다가, 야만스런 이웃사람과 말싸움을 하기 위해서도 아냐.

모두 이 논문을 완성하기 위해서다.


"세상을 구하는 것은, 세상에서 단 하나... 이 몸이다"

벽을 매운 종이에는, 헤아릴 수도 없는 분량의 문장과 계산 식이 쓰여있다. 하지만, 이걸론 부족해. 이 논문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수배의 이론과 계산 식이 필요하겠지.

자신의 사명을 생각해내고, 백지의 종이에 계속 글을 써내려 가려 했을 때었다.

"--- 힉!"

자잣하고 등 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뜰을 바라보면 거기엔 아무것도 없다. 그저 바람 소리 였던 모양이다.

그러면 이번에는, 안에 있는 일본식 방에서 어떤 소리가 났다. 몸을 움츠리는 요우.

그저 집울림이겠지.--- 그런 게 틀림없어.

"....."

논문에 집중하기위해 정적을 지키면, 도리어 작은 소리가 신경쓰인다.

집 안 여기저기에서. 때론 뜰에서.

곤충이 와삭거리는 소리 마저도, 요우에게는 망령이 살며시 다가오는 발소리로 들렸다.

"썩으으으으으으으을! 그 계지이입! 쓸데없는 소릴 하지마아아아앗! 조금도 집중할 수 없잔아아아아아아아앗!"

양 주먹을 바닥에 부딪쳐 의욕을 잃는 요우. "시끄럽네에에에!"하고 들은 적 있는 목소리가 옆집에서 들렸다.

".......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멀리 떨어진 이국의 땅.

카데나 마을에서의 생활은, 강렬한 홈시크와 함께 시작했다.

 


2*1

요우의 경력은 절정에 이르렀다.

이 사회에서 가장 경비가 엄중한 밀실에서 한 회의가, 그 절정이라고 해도 좋겠지.

방 중심에 놓인 원탁에는, 장년의 얼굴이 늘어서 있다. 정장이나 군의 예복으로 몸을 두른 남녀로 백발이 눈에 띄지만, 그들의 눈빛은 누구나 노련한 날카로움을 숨기고 있다.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젊은 요우도, 정장을 입고 있다. 옷에는 물론 훈장뿐인 예복이다. 망토 같은 어깨의 하오리는, 자신의 평소 스타일이다.

대형 슬라이드 앞에서 해설을 끝내는 요우.

"파괴자"---.

그 문장을 의문스럽게 바라보며 밀실 안이 아주 조용해졌다.

당분간 그러다, 요우를 비난하는 소리가 집중됐다. 원탁에 앉은 얼굴들은 어깨를 으쓱이고, 머리를 좌우로 흔드는 사람도 있다.

요우의 논문은--- 너무나 뜻밖이다.

고도의 이론과 계산 식에 기초한 지극히 현실성 높은 내용이었다. 하지만 요우 이외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있어선, 그것은 레벨이 너무 높아서 우스꽝스럽게 비친 모양이다.

게다가, 그 논문은 아직 마지막까지 결론을 짓지 않았다.

미완성인 논문이었다.

조금이라도 빨리 국가규모로 대책을 세우기 위해, 발의를 서두른 결과였다.

비난과 웃음소리를 받으면서, 요우는 원탁 중앙에 있는 남자를 봤다.

세상에서 최대의 권력과 영향력을 가진 남자다. 지금, 요우가 있는 "백악관"의 주인이기도 하다.

그 남자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로, 요우의 강의를 평가하는 회의가 개시됐다.

그중에는 요우를 지지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철사같이 가는 실루엣의 남자가 요우를 감쌌다.

원탁에 앉은 누군가의 보좌관이다.

요우의 팬이겠지. 셀 수 없는 공적을 자랑하는 요우에게는, 세상 속 어디에나 팬이 있다.

하지만 팬의 원호도 쓸데없었다.

요우는 "백악관"에서 추방당해 타락을 시작한다.

들리는 것은 요우에 대한 험담 눈에 들어오는 것은 모멸의 시선.

요우에게 주어진 대학 사실은, 역대 교수 중에서 최고의 실적을 가진 자가 사용했던 유서 있는 곳이었다.

요우는, 그 사실이 불타오르는 것을 지켜봤다.

책상이나 의자가 역대 교수가 새겨진 벽의 낙서가, 마음에 들었던 소파와 커피 메이커가, 그리고- 그의 논문이 불타 사라지는 것을 바라봤다.

그 뒤, 요우는 대학을 떠나, 그 나라를 뒤로했다.

명예를 잃고, 비웃음 받으며, 아래로 굴러떨어진 패배한 개.

모든 것을 잃은 비참한 영웅.

하지만 나라를 떠나는 그의 입가에는--.

어째선지 온화한 미소가 띠어있었다.


2*2


뭔가가 두드리는 소리로, 요우는 꿈에서 현실로 끌려왔다.

표정근을 눈에 잔뜩 써서 불쾌함을 떨치고, 몸을 일으킨다.

눈 부신 햇살이 요우의 망막을 자극한다.

"노라... 오늘 커피는 할 수 있는 한까지 짙게 해줘---"

낮은 소리를 내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기억해 낸다.

먼저 눈에 비친 것은, 금 간 벽과 먼지투성이인 바닥이다. 자기 전에 담요 대신으로 쓴 셔츠는 거실 구석에서 피레네 산맥 흉내를 내고 있다.

요우는 바닥을 손으로 만지작거리고, 레코더를 붙잡는다.

"8월 12일, 새로운 집에서 첫 아침을 맞았다. 너무 상쾌하고 천국에 불려온 것 같다."

전신이 땀투성이로, 최고로 기분 나빴다.

더워.

그냥 있어도 기온이 높은데, 창을 닫고 있으니 더욱더다. 야만스런 옆집 사람의 습격에서 몸을 지키기 위해서 내일부터는 생각을 고치자. 이 더위는 생명에 직결된다.

"꿈을 꿨어... 이 열악한 환경이, 이의 없이 과거의 영광을 생각나게 하는 거겠지. 특히 선명한 것은, 그때의 관경이다..... 그래, 화이트 보드의---"

일어나서, 문득 어느 것이 생각났다.

선명한 꿈이다.

그래, 슬라이드에 비친 논문에 도달하기까지, 확실히 알 정도로.

"'파괴자의 출현' 꿈속에서의 그 논문은---"

각성한 참이라 아직 의식이 혼란하다. 머리를 누른다.

 . . .  . .   . . .    . .   . .  . . .  .   . .
"여기에 있는 논문의  끝이 쓰여 있었던 것 같은......."

벽을 본다.

아직 쓰는 중인 논문이, 그곳에 있다. 습기 탓에 종이 끝이 둥그렇게 말려있다.

"그때 썼던 것은 미완성의 논문... 제대로 완성하면 나를 비웃었던 바보 자식들도 눈을 뜨게 할 수 있을터다... 그렇게 생각하고, 조용한 곳으로 논문을 완성시키기 위해....."

아직 뭔가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똑똑하고 그 소리는 커진다. 그래도, 요우는 바로 옆에서.

"뭐어, 신경 써도 쓸데없나. 꿈 따윈. 모순의 대명사 같은 것---"

소리가 신경 쓰여, 뒤를 돌아본다.

요우는 조각상처럼 경직했다.

"..."

거실 창에, 밖에서 수수께끼의 생명체가 달라붙어 있다.

머리와 얼굴에 수건을 두르고, 팔에도 수건을 두르고 있다. 어깨에서도 수건을 늘어트리고 있다.

수건 틈에서 엿보이는 푸른 눈동자와 시선이 맞았다. 창문을 격하게 두드린다.

"- 캬아아아아아아아악!"

꼼짝 못하는 상태에서 벗어나, 요우는 벽까지 후퇴한다.

"이, 이 녀석, 그 아이스크림인가 하는 걸 강매한.....! 뭐, 뭐야 그 대금은 부족함 없이 강도질이라도 하려는 건가! 이런, 도망칠 곳이 없어!--- 썩을, 왜 이 나라는 총 소지를 허락하지 않는 거야! 어제도 적어도 3번은 필요한 상황에 빠졌다고!"

수건을 두른 것이 창을 두드리고 있다. 자력으로 창을 파괴하려는 듯한 모습이다.

"우왁,우와아아! 겨,경찰! 아니, SWAT를 불러야--- 아악, 전화가 없어! 누, 누군가아아아!"

"그러니까, 시끄럽네!"

수건을 두른 것을 밀치고 본적 있는 얼굴이 창밖에서 나타났다.

옆에서 사는 그녀, 하마요지 리쿠다.

"너, 넌! 그 녀석은 친구인가! 잘됐어, 통역해! 여긴 네가 원할 만한 먹을 것이나 값어치 나가는 건 없다고!"

"됐으니까, 조금 열어. 괜찮아, 아무것도 아니니까. 그렇게 쫄지마"

"아침부터 수건을 두른 괴물에게 깨워진다면 누구든 쫀다고! 그럼 이것도 네 짓이냐! 어제도 너 때문에 아침까지 자질 못했다고!"

"생각한 것보다 소심한 사람이네! 그건 사과할 테니까, 조금 열어줄래?"

"거, 거절한다! 나는 테러리스트완 교섭하지 않아!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자존심을 걸고 전면 거절을---"

"아- 정말, 귀찮은 인간이야-. 테루, 쳐, 치라고!"

"라져!"

"그, 그만둬어어어어! 부서져! 부서져!"

양측의 대치는 수 분후--.

너무 두드려서 틀에서 떨어져 나간 창에서, 리쿠와 수건을 두른 것이 진입하는것으로 끝이 났다.


2*3

오키나와 이주 이틀째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었다.

자택을 나오면, 눈앞에 펼쳐진 바다가 푸르게 반짝이고 있다. 오늘은 바람이 약한 탓인가, 어제보다 흰 물결이 보이지 않아.

작은 모래사장 끝에는, 소나무가 한그루 서 있다.

어제는 주변 경치에 눈을 돌릴 여우가 없었지만, 다시 보면 자택 주변에 다채로운 식물이 자라고 있다. 집 앞을 달리는 도로변에는 파인애플과의 생물이 살고, 주거지 여기저기에 국화과 고사리 같은 종류의 화초도 보인다.

"식사를 권하려 왔다면 처음부터 그렇게 말해! 그것만으로 창을 부수고"

요우는 바다에 등을 향하고 주거지의 비탈길 위에 올라선다. 리쿠와 수건을 두른 것도 함께다.

"아무래도 너무 겁낸다고. 도쿠는 소심한 사람이네-"

"그런 정체 모를 생물이 창을 밀고 있으면 누구라도 적의 습격이라고 생각한다고!"

"생각 안 해"

"애초에 쓸데없는 이야기야. 나는 타인의 도움 따윈 필요 없다고 말했겠지"

"아무래도 그런 이상한 약만 먹으면 몸 망쳐. 가까이에 우리 가게가 있으니까 거기서 제대로 된걸 먹는 게 좋아"

"이상한 약이 아냐. 영양제다, 하지만, 과연. 자신의 가게 선전이란건가. 귀찮지만 거절하는 것도 귀찮으니, 부득이 하군... 부득이 하지만, 그래서, 그--- 그 녀석은 대체, 뭐하는 녀석이야. 근처 전투민족인가 뭔간가?"

요우가 쭈뼛쭈뼛 타올을 두른 것을 보면, 그녀석도 이쪽을 봤다.

"테루야"

높은 목소리로, 무뚝뚝하게 말하는 수건 소녀.

"테루야......? 어니, 여자. 번역해"

"여자가 아니라, 리쿠야. 그리고 잘난 듯이 말하지 마. 자, 테루. 너도 그거 벗고 제대로 자기소개해!"

리쿠가 소녀에게서 수건을 뺏는다.

그러면 수건 괴물이, 원피스 차림의 작은 소녀로 변신했다.

새하얀 피부에 푹신푹신한 긴 금발. 나이는 요우보다 한살인가 두살 아래겠지. 미국 가정극에서 뛰쳐나온 듯한, 귀여운 백인 여자아이이다.

"바우스필드 테루!"

리쿠에게서 수건을 다시 빼앗으면서, 소녀가 말했다.

일단, 자기소개를 하게 할 생각인 것 같다. 수건을 다시 얼굴에 두르고, 손을 내민다.

"돈"

"어째서냐!"

"테루의 귀여운 얼굴을 봤으니까 요금! 오백 원"

"용돈 정도의 생생한 금액을 요구하지 마! 보고 싶어서 본적도 아닌데 쫓아버릴까! 나는 어린애 취미가 아냐!"

"하아? 테루는 어린애가 아니고! 상처 입었고! 천원! 지갑 내놔!"

지갑을 들고 맞붙는 요우와 테루.

"테루는 아버지에게서 배운 격투기 쓰지 마"

리쿠가 그렇게 말하고 중재에 들어간다.

"자-아, 테루. 초대면의 사람에게 돈 뺏으면 안 돼. 항상 말하잖아"

"항상 그러는 건가! 무서운데!"

"조금 돈이 정말 좋아하지만 나쁜 애는 아니야. 사이좋게 지내줘. 아, 덧붙여서 저 수건은 햇빛에 타는 거 방지를 위해서라고"

경박하게 웃는 리쿠와는 대조적으로 수건 소녀-- 테루는 실망한 모습이다.

"대단한 선생이라고 해서 기대했는데, 가난뱅이고.... 하아, 실망이고"

"나는 가난뱅이가 아니고, 네가 꼬맹이잖아!"

"아- 정말, 싸우지 마!"

리쿠가 또 중재하려고 하나 무언가를 깨달았다.

"아, 하르방, 안녕하수꽈"

본 적 있는 노인이 비탈길에서 내려왔다.

어제, 모래사장에서 얼굴을 맞대고 무언으로 사라진 노인이다. 변함없이 오이 같은 얼굴이다.

"안녕"

노인이 웃었다. 이쪽과는 다른 호응을 하며 잔 돌멩이에 걸려 넘어질뻔 하고 비틀거린다.

"왁, 하르방, 괜찮아?"

"집까지 데려다 줄까?"

리쿠는 어쨌건, 테루까지 노인의 시중을 들며, 걱정하는 듯한 얼굴을 한다.

"이 정도로 걱정하면 안 돼. 오늘은 무릎 상태가 나빳던 거야. 걱정 없어"

커다란 입을 벌리고 웃곤 다시 걷는 노인. 그 눈이, 히끗 요우를 봤다.

"?"

하지만 요우에게는 아무 말도 없이, 그대로 비탈길을 내려보내고 말한다.

"너희랑 아는 사인가?"

"이 근처 사람은 전부 아는 사이야-. 그런데 그 하르방도 도쿠의 이웃이야. 리쿠랑 정 반대편 이웃이야."

"그저 근처 이웃치고는 굉장히 친했으니까"

"이런 건 보통이고"

이상힌 듯한 얼굴을 하는 테루를 보고, 요우는 이해한다.

"노인을 공경하는 풍습이 있는 건가. 벽지 풍습엔 흔히 있으니까"

"벽지라고 말하지 마. 도쿠가 살던 데랑은 달라?"

리쿠가 물으면 요우는 코웃음 친다. 사람스레 비탈길을 올라간다.

"토지 이전에, 지위나 돈에 집착하는 더러운 노인을 잔뜩 봤으니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새삼스래 공경할 마음은 없어"

"후음. 그래도 나중에 제대로 인사해둬. 도쿠의 앞에 살고 있는 하르방도 사이좋아지면, 분명 좋을 거야"

"홈 파티에 불러서, 같이 마시멜로를 굽기라도? 흐음, 집지키는 개는 강도보다 이웃집에 자주 짖는 것이다"

멍해지는 리쿠와 테루.

"......?"

"즉. 입이 옆에 있으면 트러블도 많고, 대개는 친해지지 못한다는 의미다.-- 하아, 정말이지, 선뜻 충격이라고 말 못해. 앞으로 교양 없는 사람관 말하고 싶지 않아"

"리쿠 언니. 이 녀석 패도 돼?"

"으, 으-음... 조그만 상황을 보자"

이윽고 세 사람은 가느다란 차도로 왔다.

요우가 나하 공항에서 걸어온 국도는, 더 끝에 있다. 자동차로 혼잡한 국도완 달리, 이쪽은 거의 차가 달리지 않는다.

비탈길을 돌아 차도로 들어오면, 바로 쿠키 상자 같은 작은 건물이 나타난다.

상점에는 자동판매기가 5대 들어서 있고 뭔가 장대가 서 있다.

정면에 도착하면, "미소라 상점"이라는 페인트칠 된 점포 이름이 보인다.

"여기가 우리 가게야"

리쿠가 웃었다.

가게 옆에 자갈을 깔아놓은 공간이 있다. 주차장이겠지. 좌측에는 간이식 지붕이 펴져 있고, 의자와 테이블이 놓여있다.

경사면인 가게 뒤편에는 펼쳐진 바다가 보인다.

"그런가. 그럼 가게 안을 보지--"

리쿠의 가게에 들어가려다 출입문에 머리를 강타한다. 이마를 누르고 주저앉는다.

"왜, 왜 그래 도쿠. 갑자기 문에 돌진하고"

"아하하! 바보네!"

"자, 자동문이 아닌 가게와 조우한게 오랜만이였던 것 뿐이다"

일어서서, 다시 한번 가게에 들어간다.

점내는 쿨러가 틀어져 있다. 문명적인 기온에 안심하고, 가게안을 둘러본다.

외견을 보고 알았지만, 안은 좁다. 덤으로 조금 어둡다. 선반에는 봉지에 들어간 과자나, 세제 휴지 같은 생활용품이 들어서 있다. 통로를 만들지 않은 것인지 곤란할 정도로 좁다. 안에는 낡은 카운터와 오래된 레지스터가 있다.

"어서 오세요"

카운터에 여성이 나타났다. 나이는 40세 전후인가. 계란형의 얼굴에 얇은 어깨, 검은 머리를 뒤로 묶고 있다. 아시아틱한 풍모지만, 짤랑짤랑하고 목에 걸은 목걸이와 꽃무늬 원피스의 센스는 조금 모자란다. 그녀가 점주겠지.

"아아, 너희들 말이야"

리쿠와 테루가 거리낌 없이 점주에게 말을 건다.

"엄마, 이게 어제 말한 도쿠야. 뭔가 먹여줘. 아, 리쿠는 야키소바"

"한턱내?"

"으-음 뭐, 됐나, 좋아, 엄마"

"네네, 오늘뿐이야"

"야호! 테루, 낙지볶음밥!"

"그쪽의 너는?"

"..... 오키나와 소바"

걸려 있는 메뉴 중에서, 무난한 것을 고른다. 처음 듣는 요리뿐이지만 '소바'라는 것은 워니가 통구이를 만들어낼 것 같은 해프닝은 아닐터다.

"기다려"

웃으며 점주가 카운터 안에 있는 통로로 사라졌다.

기다리라고 말해서, 요우는 기다리기로 한다.

하지만 리쿠와 테루는 기다리지 않았다. 재빨리 가게를 나가버린다.

상품을 늘어놓은 곳에서는 보이지 않았지만, 카운터 옆에는 아이스크림을 넣어둔 냉동고가 있다. 빌이 말한 냉동고도 있다.

좋은 냄새가 난다. 점주가 사라진 통로 안에서다. 거기가 주방 인것 같다.

당분간 그러고 있으면, 그릇을 가진 점주가 나타났다.

"자, 저 애들 것도 받아줄래?"

카운터에 놓아둔 것은, 확실히 소바였다. 돼지고기와 파, 분홍 생각이 올려져 있다.

"오늘은 첫 방문 서비스, 돈은 됐어"

미소로 말하지만, 요우는 지갑에서 화폐를 꺼내 대금을 지불 했다.

"그냥 말해본 핫도그가 반경 10미터를 휘감고 폭발한 이래, 그런 서비스는 거절하고 있어.--- 그래서 이것은, 여기서 먹는 건가? 너랑 마주 보고?"

"..... 그래도 괜찮지만, 밖에 의자랑 테이블이 있어"

"알았다"

요우는 젓가락과 자신의 소바만을 가지고, 가게 밖으로 나왔다.

의자로 향하면, 이미 리쿠와 테루가 앉아있다.

"우리 건? 벌써 됐어?"

"아아"

자기들의 식사를 가지러 가는 둘을 곁눈질하며 자리에 앉는다.

소바를 후루룩거린다. 가츠오부시 베이스의 국에 평평한 국수를 담근 심플한 맛의 요리다.

하지만, 덥다. 냉방이 안 돼는 실외에서 먹으면, 땀이 멈추질 않아. 메뉴에는 차가운 중국음식도 있었지만, 오이를 먹을 수 없어서 요우의 선택지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옆에는, 푸른 바다.

하늘에서는--- 굉음.

미군기지에서 날아온 전투기겠지.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을 수 대의 비행기 그림자가 일직선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보였다.

리쿠가 돌아오는 기척이 났다.

"먹지 못할 건 아니네"

더운데 소란스럽다는 최악의 식사 환경 속에서 요우는 한번 한숨을 흘렸다.


2*4

 

"그거 혼자선 못 가져가, 리쿠가 도와줄 테니까"

가진 돈을 몽땅 털어 구입한 상품 량을 보고, 점주가 말했다. 카드는 쓰지 않았다.

생활에 필요한 것을 고르면 많은 양이 됐다.

"필요 없어"

세면 용구나 샴푸, 티슈나 수건 같은 소모품이 주다. 그 외에도 미네랄워터나 컵, 냄비, 속옷, 컵라면이나 초코바, 여름용 이불도 샀다. 커다란 비닐봉지 4개에 나눠 담는다.

"그래? 조금 기다려"

점주가 카운터 안으로 들어간다. 짐수레를 가지고 돌아온다.

"이거 써. 다음에 돌려주면 되니까. 어차피 또 먹으러 올 거지?"

"수레가 있는데 카드가 없는가.... 그런데 에어컨이 고장 났는데, 수리 가능한 업자를 모르는가"

"아아, 단골이 있으니까, 보러 가게 할까"

"부탁해. 그리고 가스도 쓰고 싶어. 전화나 인터넷 같은 통신수단이 없으니까, 수배하고 싶어도 하지 못해"

"네네, 가스랑 전화도 말이지"

부담 없이 맡아주는 점주.

"아아, 그래도 에어컨은 시간 걸릴지도. 이 시기, 그런 업자는 바쁘니까"

"흠. 내가 고치는 게 빠를지도 모르겠는데. 공구도 파는 건가?"

빵빵히 부풀어 오른 봉지를 3개, 수레에 실으면서 묻는다. 실리지 않는 건 손으로 들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너, 고칠 수 있어?"

"내가 고칠 수 없는 건 헐리우드 배우의 바람기 정도다. 대략 공구세트가 필요하지만 없으면 드라이버 몇 개만 있어도 돼"

"파는 물건엔 없는데.--- 그래, 네 옆집 하르 방이 마침 가지고 있어. 조금 쓰고 싶다면 하르 방에서 빌리면?"

그 오이를 방불케 하는 노인인가. 리쿠에겐 호의적으로 대하지만, 요우에 대해선 속뜻이 있어 보이는 기분이---.

"생각해보지"

"부디-."

수레와 비닐봉지를 들고 가게를 나오면, 많은 말소리가 들렸다.

의자와 테이블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재빠르게 요우의 모습을 발견한 리쿠가 이쪽으로 오라고 손짓한다.

"아, 도쿠! 좀 와봐! 모두 소개할 거야!"

"필요 없어"

"그러지? 귀찮은 인간이지? 이봐, 이리 와!"

"끄, 끌지마! 물건이냐!"

리쿠가 뛰어와 요우의 팔에 자기 팔을 휘감았다. 억지로 요우를 의자로 데려간다. 아주 가는 소녀의 피부 감촉에, 실수로 두근두근해버린다.

"나, 나는 바빠! 쓸데없는 시간을 소비할 틈은---아, 너!"

요우는 사람이 모여든 중심에 있는 인물을 보고, 생각지도 못하게 방어했다.

수건을 머리에 두른 노부인도 있다. 잊을 리가 없다. 어제, 반쯤 죽은 요우를 익사시키려고 한 용서 못 할 악마다.

"할 망을 알아?"

"우리 할망 한테 뭔가 물만 있어? 있으면, 테루가 상대한다고!"

의외 인듯한 얼굴을 하는 리쿠, 묘하게 익숙한 자세를 취하는 수건 소녀. 느슨하게 주먹을 쥔 앞으로 기운자세는, 미국 해군의 격투술과 닮았다.

"아아 어제 두린아이가"

이상한 말을 하고, 이상한 미소를 띠운 노부인. 요우를 죽이려 했던 걸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이제까지 몇 명이나 죽인 건지 상상하는 것만으로 두렵다.

"불만 있는건 이쪽이다! 나는 어제, 이 녀석에게 살해당할뻔했다고! 젠장, 또 나를 습격하러 온 건가! 그렇게 둘까!"

리쿠네가 멍해진다.

바로 대 폭소한다.

"할 망이 그런 짓 할 리가 없어-"

"우리 할망 한테 트집 잡지 마!"

"캬악!"

리쿠나 다른 얼굴들이 크게 웃고, 테루의 로우킥이 요우의 넓적다리에 직격 한다.

"큭.... 네 조모였던 건가! 어쩐지 이해 가는 흉포성이다.....!"

"도쿠가 이상한 말 하니까-"

"뭐, 뭐가 이상해! 현재 내가 다 죽어가던 때 말이야! 열중증으로 약해저있던 참에, 무리하게 자스민 티를 먹여서 익사시키려고 했다고!"

"열중증으로 약해져서, 자스민 티?... 산삥차인가?"

(*오키나와에서 일반적으로 마시는 산삥차(さんぴん茶).
산삥차란, 소위 재스민차를 뜻함. 녹차에 재스민향을 첨가한 것이기 때문에, 원래는 녹차라고 해야 하나 일반적인 재스민차만큼 향이 강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라네요...)

사람들 속에는 소년도 두 명 정도 있다.

그중 사이 키 큰 쪽은, 반바지에 샌들이라는 가벼운 옷차림이다. 짧은 머리와 햇빛에 탄 얼굴이 스포츠맨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제법 남자답지만, 그래서인지 제일 인상적이라 판단했다. 요우의 생애에 잘생긴 남자와 호의적인 관계를 맺은적은 일 초도 없다.

"그건, 널 도와준 게 아닌가?"

어깨를 움츠리는 요우.

몇 박자 늦어서---- 요우의 머리가, 소년이 하는 말을 이해한다.

듣고 보면, 확실히 그렇다. 그 상황은, 요우가 도움받을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뭐라고...."

비틀거린다.

이 정도로 쇼크를 받은것은 펜실워니어 대학 이사장의 손자를 본 이래 처음이다. 친척 일동 괴물이 모두 모인 곳에서 천사가 태어난다. 그런 불가사의하고 부조리한 수수께끼는,  살짝 DNA 검사를 15회 정도 시험해봐도 풀리는 일은 없었다.

"이 몸이... 이런 노부인에게 도움받았다고? 즉, 나는 저 노부인에게 동정받은 건가....? 떨어질 때까지 떨어졌단 건 이런 건가.... 폭파된 비행기 해발 18000미터의 높이에서 떨어졌을때로, 이 정도의 절망은 맛보지 못했다..... 어찌된 거야......"

"어기, 리쿠... 왠지 혼자서 중얼거리고 있어. 괜찮아, 저 녀석?"

"기분 나쁘고"

"저게 리쿠네 옆집으로 이사 온 도쿠란 사람이네. 보는 대로, 이상한 인간이야"

리쿠가 키 큰 소년을 가르킨다.

"이쪽도 소개해 둘게, 도쿠. 이 큰 게, 나츠. 나츠키야. 1살 위 고등학교 2학년생. 근처에 살고 있으니까, 잘 이 근처를 어정거려"

"도쿠? 이상한 이름이네-. 랄까 리쿠랑 동갑인 건가. 좀 더 어릴거라 생각했어"

스포츠맨 풍의 소년이, 리쿠와 닮은 바보같은 얼굴로 웃었다.

"그래서, 이 동생은 하루. 하루마사. 초등학교 6학년이야."

"안녕!"

기세 좋게 손을 든 것은, 키가 작은 쪽 소년이다. 팔꿈치나 무릎에 반창고를 붙였다. 기운 넘치는 어린애다. 장래가 유명한 얼굴이라, 이 녀석도 적이다.

"그래서, 이쪽이 리쿠의 친구 카오리!"

".....아, 안녕하세요"

이제껏 조용히 있던 원피스 차림의 소녀가, 꾸벅 인사했다. 긴 머리와 쳐친 것 같은 눈이 어른스러운 인상을 준다. 경찰이나 소방관 포스터 모델을 하면 어울릴 것 같다.

그들의 신원 따윈 요우에겐 어찌되든 좋았다. 아까 받은 쇼크 때문에 일어서질 못하겠다.

"이 몸이 이런 완전히 말라비틀어진 노부인의 은혜를 받다니... 약해졌다곤 해도 뭐지, 썩을... 이런 형태로 영웅 경력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줄은...."

자기 혐오에 망연자실한 요우의 앞에 할머니가 뭔가를 내밀었다.

"받아"

투명한 봉지에 들어있는 공 같은 것이다. 요우는 경계하고 후퇴한다.

"히익! 뭐야? 포, 폭탄인가?"

"왜. 그냥 안다기야"

(* 정확히는 사타안다기 오키나와 전통 도넛)

리쿠가 말했다.

"모두 할망 한테 받은 참이야. 맛있다고?"

튀긴 것의 일종 같다. 아이가 기뻐하는 것을 보니 과잔가 뭔가겠지.

할머니가 요우에게 말을 건다.

(죄송합니다 한계입니다..... 할머니는 지금 요우에게 일본인도 못 알아듣는 오키나와 사투리로 말을 걸고 있습니다......)

"제대로 밥은 먹는 건가?"

"하?"

"너무 가늘어서 여자애 같다고"

"무슨 말인지 몰라! 그리고 이런 건 필요 없어!"

"그렇게 말하지 마 먹어봐"

"필요 없다고 말했겠지! 이 이상, 배푸는 건--- 극!"

거부하면 문답 무용으로 그것을 입에 쑤셔 넣는다. 그 민첩함은 광전 석화. 많은 수라장을 살아나온 영웅 사도 요우마저 피하지 못했다.

"무극! 쿡! 켈록! 켈록!"

목 막힌 요우를 가리키며 아이들이 크게 웃는다.

안다기라는 것은 달았다. 미국에서도 잘 먹었던 도넛과 비슷하지만, 좀 더 소박한 달콤함과 딱딱하게 씹히는 맛이 특이했다.

"이 이번엔 자살 시킬 생각인가! 젠장 타지인이라고 얕보고!"

요우는 얼굴을 새빨갛게 만들고 수레를 가지고 아이들 에게서 떨어졌다. 섬사람들에 향해 집게손가락을 들이대고, 말한다.

"이 천재를 웃음거리 취급한 것을, 언젠가 후회하게 될테니까! 기억해둬!"

"살면서 기억하라고 말하는 사람 처음 봤고"

"응, 조금 별난 녀석이네"

"그렇지?"

"아하하하!"

제멋대로인 섬사람을 남기고, 요우는 상점에서 떠난다.

"무척 야만적인 민족이다. 생활 습관이 맞지 않다면, 앞으로의 생활에 불안이 느껴져. 거기에 쓸데없는 간섭이나 하고. 이래선 미국에서 탈출한 의미가 없잖아......"

탕탕하는 소리를 내며 한 손으로 수레를 끌고, 또 하나의 손으로 커다란 비닐봉지를 들고 있다. 길모퉁이를 돌아 비탈길로 들어섰을 때는, 양팔이 꾀 피로하다.

"사, 상상 이상으로 무거운데... 이건 중량을 착각했단 것보다, 나 몸이 약한것이 원인인가. 운동부족에 어제의 피로가 아직 축적되 있는 모양이다"

광대한 바다를 내려다 보면서, 비탈길을 내려간다.

그러면 등 뒤에서, 탁탁하고 가벼운 구두 소리가 들렸다.

"저기, 도와줄까?"

그렇게 말을 걸고 요우의 옆에 선 것은 카오리라는 소녀였다.

"필요 없어"

요우는 소녀의 얼굴도 보지 않고, 무정하게 말한다.

완벽하게 거부당해, 카오리는 당황한 모양이다. 한 번더 말을 걸지, 그게 아니면 떠날지 망설이며 허둥지둥 요우의 얼굴과 물건을 비교한다.

"귀찮은 일에 휘말리는 건 사양이다"

"엑?"

"리쿤가 뭔가 하는 여자와 싸운 것의 중재라도 부탁할거겠지?"

"......엑?"

카오리가 눈을 동그랏게 뜬다.

"친구라고 소개했을 때, 너는 순간 얼굴의 구륜근과 표정근을 굳어지게 했다. 그후 입술을 씹고, 긴장한 모습으로 리쿠와 눈을 맞추지 않았다. 죄악감을 느꼈을 때의 전형적인 반응이다. 눈을 맞추지 않은 주제에, 빈번히 상대의 얼굴을 살피는 행위는 상대와의 관계를 복원하고 싶다는 의사가 느껴져"

요우는 수레 앞으로 돌아서서 브레이크를 걸면서, 신중히 비탈길을 내려간다.

"양자의 관계가 좋지 않다 해서, 리쿠에게 과실이 있다면, 그 성격에서 그녀가 사죄해야겠지. 그게 아니란 것은, 원인은 너에게 있고, 더욱더 너 자신의 문제로 관계회복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의미하지"

"...."

정곡인 모양이다. 카오리는 말이 없다.

"거기서 타인의 힘을 빌리고 싶다는 거다. 그것도 뒤탈없는 새빨간 타인인 나에게 말이야.--- 공교롭게도 말이야. 나는 어린애 싸움에 머리를 들이밀 마음은 털끝도 없어."

쌀쌀맞게 거절 받아, 소녀의 커다란 눈에 작은 눈물이 고였다.

"훗, 나한테 눈물공세는 통하지 않는다고. 대학 제일의 미녀가 울며 매달렸지만 용서 없이 단위를 떨어트려 버린 적도 있어. 나중에 그녀의 판에게 맞아 죽을 뻔한 적도, 지금은 우스갯소리---윽"

자기 자랑을 하며, 요우와 함께 있던 사람이 긴장을 늦춰버린다. 수레에 다리가 걸려 넘어져 버린 것이다.

지지대를 잃을 수레가, 요우를 치어 죽일 듯이 다가온다.

"히익-"

하지만 충돌하기 직전 우뚝 수레가 멈췄다.

간발의 차로 카오리가 양손으로 수레를 받친 것이다.

"...."

공포로 새파래진 요우와, 무표정인 카오리. 양자의 시선이 교착해--.

소녀가 눈을 피했다. 빠끔하고 중얼 인다.

"... 손 놓아주지 않을래"

"서, 서두르지 마! 냉정히 이야기하지 않겠는가! 네 요구는 뭐야!"

이리하여----


요우는 비닐봉지. 카오리가 수레. 역할배분을 하고, 두 사람은 비탈길 아래를 내려오는 꼴이 됐다.

"리쿠짱은 굉장히 다리가 빨라"

카오리가 말했다. 교섭, 아니 협박으로 요우가 이야기를 듣는 것을 승낙한 것이다.

"썩을... 뭐야, 이 섬 주민은... 변변한 인간이 없어......"

"제대로 이야기 들어"

카오리가 뺨을 부풀린다. 아가씨인가, 불쾌함을 어필하는 제스쳐마져도 그녀의 원피스와 똑같이 분위기 있다.

"드, 듣고 있으니까, 내 뒤로 수레를 이동시키지 마! 치어죽일 생각인가? 썩을 이런 어른스러운 인간이, 엽기살인 범인이 되는 거야"

"... 중학생때 중거리 달리기로 인터하이에도 나간 적 있고. 나는 운동을 못하니까, 리쿠짱은 자랑스러운 친구였어"

(인터하이- inter+highschool 고교(高校) 대항 경기 대회.)

"너는 자길 나(私)라고 부르네. 다른 여자는 자길 이름으로 부르는데"

"나, 출신은 요코하마야. 지금, 그런 건 어찌 돼 든 괜찮지?"

"히이! 일일이 내 등 뒤로 돌리지 마! 이야길 계속해"

"허지만, 리쿠짱...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육상 그만둔 거야. 모두 기대했는데. 그 이유도 확실히 가르처주지 않고... 이전에 그걸 끈질기게 물어서... 그 후로 조금, 서먹서먹해져서..."

본심, 어쩌든 좋은 이야기다.

육상경기를 그만둔 리쿠와, 그런 리쿠가 동경하던 모습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카오리.

무엇을 할지, 하지 않을지는 본인의 자유가 있다. 왜냐하면 요우의 짐작대로 카오리의 어리광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카오리 자신도 그것을 자각하고 있는 건지, 쉽게 물러나지 않는 것은 리쿠에 대한 동경이 강한 것이다.

"본인이 바라지 않는 것을 강제하지 마. 친구라면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이상"

빨리 일단락 지으면 카오리가 물고 늘어진다.

"하, 하지만! 리쿠짱, 중학교 때 육상부에서 뭔가 있어서, 그제 원인인 걸지도...."

"쓸데 없는 망상이다"

"하지만 체육 시간에 달릴 때는 즐거워 보였는걸! 달리는 게 싫을 리가 없는데"

"그래서, 내가 어쩌라고? 그 여자를 개조해서, 꺄하하하고 즐겁게 웃으면서 달리는 올림픽 선수로 만들면 만족인가?"

"그, 그런 게 아니라! 리쿠짱이 왜 달리기를 그만둔 건지 티 않나게 묻고싶어서....."

"티 않나게, 인가. 새빨간 타인인 나에게 약간 곤란한데.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받아주지"

"이를테면 이렇게....『야아, 나랑 달리기하지 않을래? 우와아, 너는 다리가 빠르네. 그런데 왜 육상을 하지 않아?』같은 느낌으로"

"훗, 성인 남자가 비키니를 입고 은행 강도질을 할 정도의 자연스럽고 자연스럽네"

"....."

"히익! 그러니까, 나를 치지 마!"

간신히 카오리가 인도에 발을 디뎠다. 요우의 옆으로 돌아와, 눈물 짖는다. 울고 싶은 건 이쪽이다 라고 크게 부르짖고 싶다.

"쳇, 앞으로 사춘기 꼬마는 싫어... 이 세상에 가장 이유가 통하지 않는 희귀종들"

토라진 것인지, 그게 아니면 포기한 건지. 카오리는 그것을 끝으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요우의 자택에 도착했다. 물건을 두고 무언으로 떠나려는 카오리를 보고, 요우는 탄식한다.

"하아.... 저 여자가 다시 육상경기 돌아가면, 너는 만족인 거지?"

"에?"

"소원을 들어준다고 말하는 거다"

"어, 어떻게 된 거야?"

"친구가 다시 육상경기로 돌아갔으면 하는 거지? 그런 여자를 그런 마음이 들게 하는 것 따윈 간단해. 조금 약점을 붙잡는 것만으로도 괜찮아"

"......"

"나는 천재니까. 그 녀석은 다시 트럭을 달리고, 너의 사이도 원대로 돌아오겠지.-- 내가 고치지 못하는 건 피에로의 낯빛정도니까. 맡겨둬"

히죽 웃는다.

"물건 옮겨다 준 심부름 값이다. 사양하지 마"

"...."

카오리는 불안한 듯이 요우의 얼굴을 바라봤지만--.

바로 등을 돌리고, 도망가듯이 요우의 자택에서 달리며 떠났다.


2*5

사온 물건의 정리를 끝내고, 요우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이걸로 겨우 논문에 집중할 수 있어......"

거실 벽에 붙여둔 문자와 기호투성이인 종이 다발로 향한다.

"파괴자"--.

그것은, 어떤 위험의 도래를 경고하는 내용이다.

요우는 그것을 완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

흰 종이를 새롭게 벽에 붙이고, 펜을 잡는다. 땀 방울이 이마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일찍이 미완성인 그것을 공표해, 국가에 경고했다. 하지만 그것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요우는 과대망상 별난 사람으로, 비판과 멸시의 대상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결코, 포기한 건 아니다.

평범한 두뇌라도 이해할 수 있게 하려면, 이 논문을 완성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논문이 인정되면 다른 나라도 눈을 뜰 것이다. 요우가 올바르다는 것을 누구나 인정해, 잃어버린 위치를 되찾아, 파멸을 미연에 막은 영웅으로 이전 같은 명예를 되찾을 수 있다.

요우는 천재이고, 영웅인 것이다.

누구난 존경하는 곳이야말로, 요우에게 어울린다.

많이 있는 팬도, 또다시 기대해 응해 요우를 찬미할 것이다.

이런 돼지우리에 자는 나날은, 화려한 컴백극의 프롤로그에 지나지 않아--.

"...."

개방한 창문에서, 자꾸 매매의 울음소리가 울려온다.

요우는 빤히 하얀 종이 노트를 의문스러운 듯이 바라봐, 다음 문장을 쓰기 위해 집중한다.

땀 방울이 떨어졌다. 매미 소리가 짜증 난다.

땀이 흐른다. 매미가 시끄럽다.

땀이--- 매미가----.

"집중할까 보냐아아아아아!"

펜을 바닥에 내리친다.

이 맹렬한 매미 소리는, 고문에 필적한다. 환경에 익숙해진 주민이라면 어쨌든, 요우는 섬세한 것이다. 일 년 내내 온도가 알맞게 조절되는 밀실에서 움직이지 않고, 커피에 설탕 하나 들어가지 않은 것이라면, 한 달 동안 파업할 확신이 있다.

"히이익!"

죽기 직전의 매미가 창에서 실내로 날아온다. 형광등에 달라붙어 울어댄다.

"짜증나나나나앗! 제, 젠장! 벌레 새끼까지 나를 바보 취급하 는 건가! 나가! 이봐!"

요우가 아무리 위협해도 매미는 모른 체 한다.

"썩을! 네놈이 나가지 않는다면, 내가 나간다! 언제까지고 눌러앉아 있을 거라면 화학병기 사용도 마다치 않는다고! 살충제라는 거다! 각오해둬!"

팔을 휘두르며 요우는 자택에서 뛰쳐나왔다.

그리고 3분 후 후회한다.

지글지글 타오르는 태양 아래, 머리 위를 통과하는 미군의 전투기를 올려다본다.

"...... 이대로는 어제의 계속, 오늘도 바짝 말라버려. 살충제를 사러 아까 그 가게로 갈까. 아니, 또 그 녀석들이 있으면 성가신데...."

집 앞의 오솔길을 걷는다. 옆에 있는 모래사장과 바다가 태양을 반사해, 눈부시다.

"어쩔 수 없어 근본적인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걷고 나서 7초하고도 조금. 요우가 다리를 멈춘 것은 이웃집이었다.

옆집이라고 해도 리쿠의 집은 아니다. 또 다른 옆집이다.

돌담 벽으로 둘러싸인 단층집으로 부지면적은 요우의 자택과 별로 다르지 않다. 단 구조가 콘크리트가 아닌 목조로 뾰족한 기와지붕이 인상적이다.

계속 바닷바람을 맞고 있는 탓에 기둥이나 벽이 당연히 긁힌 흔적이 있지만 요우의 자택보다 나아 보이는 게 신기하다.

부지에 들어가, 현관문의 초인종을 누른다. 하지만 반응이 없었다.

"옆집 사람인데, 주인은 있는가?"

뜰에는 수도꼭지와 구겨진 호스, 그리고 가는 철봉과 철망으로 구성된 직육면체가 있다. 거기에 무수한 담쟁이가 달라붙어, 여주가 매달려있다.

사전에서 본 적 있지만, 실물을 보는 건 처음이다. 비터 멜론이란 작물이다.

"그 노인, 외견만이 아니라 정말로 오이를 재배하고 있었던 건가. 비터멜론 할아범이네"

달칵하는 소리가 나고, 옆에서 문이 열렸다.

"무슨 일 인가?"

탱크톱차림의 노인이, 요우를 내려다본다. 가늘고 긴 얼굴과 체격 탓에 쓸데없이 키가 커 보인다. 기세에 눌려 요우는 순간, 꿀꺽 침을 삼킨다.

"미, 미소라 상점의 주인이 말했다. 여기서 공구를 빌릴 수 있다고"

"흠, 미소라짱인가..... 어디에 쓰려고"

자신의 이마를 가볍게 문지르는 비터 멜론 노인. 주름투성이의 얼굴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건지 읽기 어렵다.

"자택의 냉방이 움직이지 않아서, 수리한다"

"너, 수리 가능한 건가"

"내가 고치지 못하는 건 펜실베이니아 역 아나운서의 독어 사투리 정도다."

"흠... 기다려"

노인이 집 안으로 모습을 지우고, 다시 돌아온다. 그가 요우에게 향해 던진 것은, 그냥 공구세트가 아니다.

"이건 공구가 아니라 목장갑이라고 말해. 이상하다고. 일본어가 잘 전해지지 않은 모양이다"

"좋아, 외출"

몇 분 후.

요우는 목에 수건을 두르고, 양손에 목장갑을 끼고 있다. 밀짚모자도 새로 빌렸다.

다시 말하자면--- 찌는 듯한 날씨에 뜰에 있는 비터 멜론밭의 잡초를 뽑고 있다.

"이상하다고. 나는 공구를 빌리러 온 건데, 어째선지 밭일을 하고 있어"

비처럼 흐르는 땀을 닦고, 머리를 갸우뚱하는 요우. 이런 촌스러운 작업에 힘쓰다니, 태어나서 처음이다.

"불평하지 마. 공구를 빌리고 싶다면, 당연해"

뒤에서 잡초를 뽑으면서, 노인이 말했다.

"당연.....? 흠, 이 지방에서는 공구를 빌리려면 잡초를 뽑는 게 뭔가의 관계성이 있는 건가. 전통적인 의식인가 뭔간가? 그게 아니면 풍토나 민족성과 관계가....."

작업은 한 시간에 달했다.

아니, 정확히는 그게 한계였다.

"..."

뽑은 잡초의 산 옆에서, 요우는 엎드려 쓰러졌다. 쓰러진 요우를 비웃는 듯이 머리 위를 전투기의 굉음이 지나간다.

"벌써 지친 건가 어쩔 수 없네, 안에 들어가"

그렇게 말하고 노인이 요우를 운행한 건은 거실이었다.

드디어 공구를 가져오는 건가 하고 생각했더니, 오래된 선풍기도 함께였다.

"최근, 이 녀석의 상태가 나빠"

고쳐, 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번 의도는, 요우에게도 바로 전해졌다.

"흠.... 내가 이 공구를 쓰는걸 시험 할 셈인가, 좋지"

밭일보다, 상당히 의기양양한 분야다. 바로 금속제 상자에서 드라이버를 꺼내 선풍기의 토대 부분의 커버를 벗긴다. 유치한 짜임새의 기판과 배선이 드러났다.

"목마르지, 자"

노인이 얼음이 들어간 컵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자스민 티였다.

이 집에도 냉방을 켜지 않는 모양이다. 하지만 장지문을 열어둔 실내는, 요우의 자택보다 체감 온도가 낮다, 그저 중도동을 한 후라, 그런 느낌이 드는걸 지도 모르겠지만.

산들바람이 불어, 풍령의 가벼운 음색이 울린다.

비터 멜론 할아범의 집 거실은 검소 그 자체라, 식탁과 TV 그 외에는 선반이 하나 놓여있을 뿐이다.

요우는 공구상자에서 펜치를 꺼내고, 선반에 놓여있던 이상한 물체를 알아차린다.

도자기로 작은 상(象)이다. 신사에서 보이는 코마이누와 닮았다.

(코마이누-신사나 절 앞에 돌로 사자 비슷하게 조각하여 마주 놓은 한 쌍의 상)

"시사야"

(시사-오키나와에서 액막이로 지붕 사방에 붙여 놓는 옹기로 된 사자상.
)

요우의 시선을 눈치챈 것인지, 툇마루에 앉아있던 비터 멜론 할아범이 말햇다.

"오키나와의 수호신이야. 본토인은 그다지 보지 못하니까"

"...나는 본토 사람이 아니야 미국인이다"

정확히는 미국과 일본, 양쪽의 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설명할 생각은 없었다.

풍령의 소리, 매미의 울음소리.

거기에 전투기의 굉음.

평화로운 관경과 무기가 뒤섞여 혼재하는 섬.

그것이, 이 토지인 것이겠지.

".... 그 녀석은 어떻게 됐어?"

갑자기 비터멜론 노인이 말했다.

"질문의 의미가 불명이야"

"네가 오기 전에, 살고 있던 하르 방 말이야. 그 녀석한테서 집을 산 거지?"

"아아--"

요우의 뇌리에 그 집을 구입하게 된 만남이 되살아났다.

그러면, 작은 두통이 덮쳐온다.

".....?"

요우는 어떤 노인과 미국에서 만나, 그 집을 양도받았다. 그것은 틀림없다.

그런데-- 그때의 기억에 잡음이 끼어들어 대화가 단편적으로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력에는 자신 있지만, 드문 현상이다.

"그 녀석은, 그 집을 누구에게도 팔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들 부부가 같이 살자고 불러도 건너 생활지 맞지 않을지도 몰라 그래서 언제라도 돌아올 수 있게 말이야"

".... 친구였던 모양이네. 리쿠란 여자한테서 들었다"

"그거야 오랜 사이지. 50년 이상이야"

요우는 평정을 가장하고, 수리에 집중한다.

기억이 분명치 않은 것은 자신에게서 불필요한 정보니까 겠지. 실제, 이렇다 할 이야기도 없었고 신경 쓸 건 아니다.

"나는, 어떻게든 믿질 못하겟어... 그 녀석이 간단히 집을 팔다니 "

과연---. 그가 요우에게 보여준 경계심은 이방 사람이기 뿐만은 아니다.

속속들이 알고 있던 친구에 대한 의문을 포함된 모양이다.

"네가 말하는 인물이, 내가 조우한 인물과 동일인물일지는 몰라. 하지만"

요우는 손을 움직이면서 말한다.

"묘하게 허물없는 남자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리쿠라는 여자와 닮은 듯하다. 펜실베이니아 국립역사공원에서 미아가 돼,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묻지도 않았는데 자신에 관해 이야기하고, 바보같이 큰소리로 웃었다"

"아아, 그 녀석... 틀림없이 그 녀석이야"

노인이 그리운 듯이, 그리고 기쁜듯이, 눈을 가늘게 떴다.

"나에 대해서도 끈질기게 묻고, 달갑지 않았다"

관광객이라면 어쨌든, 요우는 그때, 역사공원 같은데 있었던 거지?

순간, 미국에서 만난 노인의 말이 떠올랐다.

거긴 좋은 녀석들뿐이야--.

그렇게 말하고, 웃었다.

"국립역사공원에서 미아가 돼,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묻지도 않았는데 자신에 관해 이야기하고, 바보같이 큰소리로 웃었다"

"아아, 그녀석... 틀림없이 그 녀석이야"

노인이 그리운 듯이, 그리고 기쁜 듯이, 눈을 가늘게 떴다.

"나에 대해서도 끈질기게 묻고, 달갑지 않았다"

관광객이라면 어쨌든, 요우는 그때, 역사공원 같은 데 있었던 거지?

순간, 미국에서 만난 노인의 말이 떠올랐다.

거긴 좋은 녀석들뿐이야--.

그렇게 말하고, 웃었다.

"그 노인도-- 그렇게 말했다"

"그랬을 거야. 여긴 상처를 낫게 하는 데에는 좋은 곳이야"

상처를 낫게 해?

요우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멈췄다.

묘하게 걸리는 말이었다.

자존심에 상처 입었다는 의미론 요우는 확실히 상처입었다.

하지만, 낫게 한다니?

"너도, 머리가 좋아 보이는 모양이야. 하지만---"

"알아듣는 말로 말해"

"총명하단 의미야"

"후, 뭘 감추려고, 난 천재니까"

드라이버를 움직이면서 히죽 웃는다.

"영웅이란 녀석이야. 일찍이 미국 대통령마저도, 내 팬이었던 때가 있어. 본래는 이런 곳에 있을만한 인간이 아니야"

"그런가"
또 머리가 아팠다. 자신이 초대면의 노인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잘 생각나지 않아.

"그래-- 그 노인은, 어째선지 내가 자신과 달았다고......"

컵에 입을 대려던 노인의 손이 딱 멈췄다.

"그때, 나는 뭘...."

어느 순간 작업이 중단돼버렸다. 정신 차리고 작업에 돌아온다.

"---- 흠, 뭐어, 어찌되든 좋아. 서로 이해가 맞았을 뿐이다. 그 노인도, 미국에 이주하게 되서 미련을 없애고 싶었갰지"

"아니... 잘 알았다"

비터 멜론 노인이 컵을 내려놓았다. 바다를 바라보는 그 표정은, 그에게선 보이지 않는다.

"이상하네... 지금 보면, 그런가, 그런가"

".....?"

"모처럼 오키나와에 왔다면. 느긋이 있어 여긴 좋은 녀석들뿐이야"

비터 멜론 할아범이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어차피 하마요지 리쿠처럼 웃어넘길거라 생각해서, 예상외의 반응이다.

"거긴, 분명 고민이나- 중압적인 곳이겠지 "

요우는 탁 손을 멈췄다.

중압--.

그 말에, 요우의 가슴속에 뭔가가 끓어올랐다.

아무런 예고도 없다.

이유마저 모른다. 너무나 당돌한 충동이었다,

"나는 천재다. 천재는 망설이지 않아"

번뜩이며 노인을 노려본다.

"나는 영웅이다.-- 영웅에게 중압감 따윈, 없어"

적의. 아니, 살의마저 집어넣은 눈빛을 노인이 바다를 바라보는 채로 받아넘긴다.

"그런가"

요우는 잠깐 노인을 노려봤지만, 혀 차는 소리와 함께 선풍기로 방향을 돌린다.

어째서 자신이 노여움을 기억하는지는 몰라. 하지만 노인의 농담이 무기가 되다니 그것이야말로 영웅에 어울리지 않는 행위다.

"--- 끝났다고"

정체불명의 감정을 눌러 죽이고, 선풍기 커버를 닫는다.

전원을 넣고, 한번 움직여 본다. 문제없이 정상으로 작동한다.

"훗, 내 평소대로의 완벽한 일이다. 이걸로 합격이겠지"

"합격?"

노인이 머리를 갸우뚱한다.

"잘 모르겠지만 알겠다고 가져가"

드디어 공구를 빌려도 좋단 허가가 나왔던 때였다.

"하르 방!"

몇 명의 어린애들이, 집 부지 내에 뛰어들어온다.

선두에 있는 것은 상점에서 소개받은 동생 쪽이다. 이름은 하루마사라고 했나. 같은나이 대의 남자아이나 여자아이를 끌고 와, 합계 5명의 단체가 툇마루에 쇄도한다.

"또 낚싯대 빌려줘!-- 아, 도쿠가 있어!"

하루마사가 도쿠를 가리켰다. 어린애가 질색인 요우는, 당연한 듯이 무시한다.

"저기, 하르 방! 또 도와줄 테니까 괜찮지!"

"됐어 됐어, 오늘은 형이 일해줄 테니까. 물건만 가져가"

"야호!"

"응? 어이 기다려, 거기 어린애"

요우가 불러 멈추면 달려가던 하루마사가 뒤돌아봤다.

"도와주다니 무슨 소리야"

"도쿠도 뭔가 빌리러 온 거 아니야? 그러니까 하르 방을 돕는 거지? 하르 방은 뭐든 가지고 있고 대단하지!"

요우의 표정이 조각처럼 굳는다.

".....? 나, 갈 거야?"

이상하게 머리를 갸우뚱하는 하루마사.

요우는 기세 좋게 일어선다. 자신이 하고 있던 것의 의미를 이제야 이해한다.

"네 네놈. 이, 이 몸에게, 한 짓이 잡일을 시킨 것인가!"

얼굴을 새빨갛게 만들고, 노인을 쏘아본다.

그냥 잡일이라면 작업의 의미도 이해 간다. 너무 득이 없어서 여태껏 몰랐던 것이다.

"미국의 영웅인 내가, 이런 노인에게 부려 먹히다니, 무슨 굴욕이야! 완전히 속은 자신이 한심해!"

공구상자를 껴안고, 현관에서 집 밖으로 뛰쳐나간다.

"이 창피함은 일생 잊지 않을 테니까! 기억해둬!"

 분노에 맡기고 호통치며, 요우는 부지에서 뛰쳐나왔다.

"..... 이상한 녀석이야"

"응, 이상한 사람이라고"

등 뒤에서 주민의 어이없는 목소리가 들린다.


2*6


자택으로 돌아오면, 대형 트럭이 집 앞에 정차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야마다 타로씨, 물건을 전하러 왔습니다-"

작업복 남자들이, 짐받이에서 골판지 상자를 옮기려 하던 참이었다.

"누구냐, 야마다 타로는! 그런 녀석 여기에 없어!"

"에? 이상한데 주소는 틀림없는데도"

"---아, 역시 여기면 돼! 그러고 보니, 그런 위명을 썼었지! 무엇을 숨기리 내가 야마다 타로다! 물건은 적당히 빈방에 넣어둬!"

분노를 담아 소리 지르고 현관에서 집으로 들어오는 요우.

공구 상자를 거실에 내려놓고, 갈아입을 셔츠를 찾는다.

"썩을, 일평생 워스트 3에 들어갈 쓸데없는 시간이었다! 이 몸이! 천재, 사도 요우가, 한 짓이, 그런 할아범에게....!"

갈아 입을 옷을 가지고 욕실로 향한다.

"이런 땅에서 더러워지다니 멕시코에서 마피아가 장치한 지뢰에 긁혀서 죽을뻔한 이후로 처음이다! 그때는 대통령의 사죄로도 용서하지 않았다고!"

일각이라도 빨리 땀과 진흙을 흘려버리려 수도꼭지를 튼다.

물이 나왔다. 하지만 3초 정도 흘러나오고 바로 멈춘다.

"...."

샤워기를 들여다보고, 수도꼭지를 몇 번 돌려도, 다시 물이 나오지 않았다.

요우는 툇마루로 돌아와, 절망에 고개를 떨군다.

"FUCK......"

노부인에게 동정받고, 노인에게 사용당하고, 여자애에게 비웃음당해---- 결국 더러워진 몸을 씻지 못하는 곳까지 굴러떨어졌다. 너무 비참해 오열이 흐를 것 같다.

"안녕! 야끼소바 가지고 왔어! 이거, 저녁밥 하지?"

월등하게 밝은 목소리가 부지 내에서 들렸다.

리쿠가 온 것 같다. 요우는 얼굴을 들 힘도 없다.

"왁. 왜, 왜 그래, 도쿠? 죽을 것 같은 얼굴하고"

"....눈물이 나오는걸 참고 있어"

"그런가, 괴로운 일이 있었던 거네. 뭐어 하지만, 기운내!"

팡팡하고 있는 힘껏 등을 친다. 요우는 반대로 좋은 일도 있었지만, 리쿠는 죽이고 싶을 정도로 하이텐션이다.

"저기-. 물건을 다 옮겨서 사인이나 도장 부탁합니다"

"네네-"

"왜 네가 대답해"

"응? 야마다 타로? 누구, 이거. 뭐어, 됐나"

"감사합니다-"

"왜 사인이 아무것도 아닌 듯이 수리되는 거야"

"수고하셨습니다"

바라건대 멀어져가는 트럭과 함께 리쿠도 사려졌으면 하는 것이다.

"-- 그래서 뭐가 있었던 거야 도쿠"

긴 속눈썹이 요우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요우는 가냘프게 웃는다.

"샤위기에 물이 나오지 않아... 욕실 수도관이 녹슨 모양이야"

"그런가, 엄마한테 수리를 부탁할게. 하지만 업자님도 바로 오지는 않아"

"...."

"어쩔 수 없네- 여기는 누님이 발 벗고 나서줄까"

동갑이지만, 이라고 반문할 기력도 없었다.

어짜피 변변치도 않을걸 생각하는 게 틀림없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의외로 리쿠는 몸의 더러움을 흘려버리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동시에--- 변변치 않아, 란 예상도 적중한다.

"어때? 이 더위론, 그냥 물로는 시원해지지 않지?"

"....."

가부좌를 튼 상태에서, 요우는 머리로 물을 끼얹는다.

단 장소는 자택의 뜰.

물을 방출하고 있는 것은, 리쿠가 가져온 원예용 호스에서다.

"구멍 안 나서 다행이다. 어릴 때 쓰던 거라서"

어린애용 간이 비닐 풀.

그것이 리쿠가 제안한 해결책이다. 부엌에 끼운 호스를 리쿠가 가지고, 꽃무늬 풀에 앉은 요우가 머리에서 그것을 뒤집어쓴다.

덧붙여 요우는 수영복을 가지고 있지 않다. 반바지와 티셔츠를 입은 채이다.

"앗, 테루"

수건 괴물이, 불쑥 집 앞에 나타난다.

"웃을 뿐이라면 웃어도 돼...."

전부 포기한 상황으로, 요우는 가냘픈 웃음을 띤다.

"라져"

테루가 진지한 얼굴로 집게손가락을 세우고 ㅡ 그곳에서 달려간다.--- 라져라는 의미의 말은 미 공군 같은 곳에서 쓰이는 용어다. 신변에 공군 관계자라도 있는 거겠지.

-- 테루는 바로 돌아왔다.

마사하루와 5명의 아이를 데리고 왔다.

"봐, 모두, 잘 보도록. 저렇게 되면 안 되고"

"아하하-! 어린애 풀에서 놀고 있어-!"

"어른인데 이상해-!"

"도망쳐-!"

혼자서 웃으며 만족하면, 테루나 어린애들이 기세게 달려가 버린다.

"....따르라고 했지만 비웃으라곤 안했어....."

풀 안의 물에 얼굴을 파묻고 눈물을 숨기는 요우.

리쿠가 기분 좋게 웃는다.

"하하하, 도쿠, 기운 내! 저 애들도, 내일이면 잊어버린다고!"

"...."

"이, 이쪽 노려보면서 떠오르지 마 무서우니까"

".....굉장히 기분 좋아 보이네"

"아, 알겠어? 사실 아까 친구랑 화해해서"

부끄러워하는 모습과 뺨을 부풀리는 리쿠를 보고, 요우는 한숨을 쉰다. 풀에 고인 물을 손으로 뜬다.

"그런가"

"리쿠, 중학교 때는 육상부에 있었는데---"

" 완전히 흥미 없으니까 말 안 해도 된다고"

"고등학교 육상부에는 들어가지 않았어. 그랬더니, 이제까지 응원해줬던 애가 실망해서...."

요우를 무시하고 계속하는 리쿠. 차별주의자에게 말하려는 소녀는 그런 생물 같다.

"달리지 않는 이유를 말하지 않은 사이에 조금 서먹머석해져서-"

리쿠의 표정이 그늘진다. 처음으로 보는 표정이지만, 그런 것보다 샤워기가 빗나가서 미친 듯이 요우의 안면에 명중하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든 해줬으면 한다.

"어차피 시시한 이유겠지. 개인경기가 맞지 않았다, 일까"

리쿠가 깜짝 놀란다.

"엑 어떻게 알았어!"

"스포츠 선수의 멘탈리즘을 분석해 카운셀링을 응용한 연구에서, 집단의식과 개인주의의 상호작용에 대한 고찰을 도운 적이 있어"

"저, 전혀 모르겠습니다"

"신체능력 이외에도, 인격 면에서 개인경기에 적합하지 않은 경향이 있어"

리쿠가 말을 우물거린다.

"..... 같은 400M를 달린 애가, 한번 리쿠보다 좋은 타임을 낸 적이 있어서"

"스포츠맨이라면 분함을 양식으로 분발하는 장면인데"

"그 애, 굉장히 기뻐보여서.... 그 얼굴을 봤더니---"

리쿠가 순간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이상하게 울고 싶다고 판별되는 표정이다.

"-- 그 상대보다 좋은 타임을 낸 것에 주저한 건가"

소녀가 흠칫 표정을 굳혔다. 요우는 물로 얼굴을 씻고, 한숨 쉰다.

"동료의식을 잘못 알았네. 그런 동정을 받으면, 나라면 널 목 졸라 죽인다"

"아, 상대한테 실례라는 것 정도는 리쿠라도 알아!"

그렇게 말하고 리쿠가 입을 삐죽인다.

"하지만, 리쿠가 또 그 애에게 이기는 게 정해진 것도 아니고.... 혹시 이겨도, 또 질지도 모르고.... 별로 적당히 한 게----"

"어린애 냄새나는 변명이다"

"어린앤걸"

"그것도 오만한 꼬마다. 이길 자신이 있었으니까, 쓸데없는 망설임을 품는 거겠지"

리쿠가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바로 머릴 들고 얼버무리려는 듯이 웃는다.

"응, 왠지 여러 가지, 리쿠에겐 달릴 자격이 없는듯한 기분이 들어서, 그만뒀어. 그것뿐이야"

"흠, 자격 따윈 대단한 문제가 아냐. 보지 않았던 것 뿐이다"

"......응"

리쿠가 미소 짓는다.

"아까, 카오리에게 그걸 겨우 말했어. 그런 시시한 이유로 관뒀다고"

"그런가"

"뭐라고 말했는지 알아?"

"응?"

리쿠의 미소가, 요우에게 접근했다. 원예용 샤워기의 힘이 강해진다.

"카오리가 말이야. 울면서 사과하면서. 강요해서 미안해 라고"

"아, 아팟! 수압이! 코, 코는 그만... 켈록! 켈록!"

"그래서- 걱정 끼쳐서. 도쿠가 리쿠에게 심한 짓 하려고 해서. 리쿠의 약점은 뭐야? 너 같은 게 리쿠에게 대적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쿨럭! 그, 그만둬! 그, 그런 건, 거짓말이 당연하잖아! 조금 협박해본 것뿐이다!"

덧붙여 가까이 다가와 리쿠의 손이 요우의 머리를 덥석 움켜쥐었다.

"왜 그런 착한 애를 협박해? 응?"

"착한 애라고? 그 여자, 나를 치어죽이려고 했다고! 복수 한 번 정도는 당연해!"

"뻥치지마! 그런 어른스런 애가, 그런 짓 할 리가 없어!"

"너, 너는 그 여자의 본성을 모르는 것뿐이다! 시험 삼아 칼을 쥐여줘 봐도 좋아! 기분 나쁘게 웃으면서 혀로 핥을게 틀림없어!"

리쿠가 겨우 호스를 껐다.

"정말, 성격 나쁘다고! 결과적으로 화해했지만!"

"성격 나쁜 게 누군데! 히이이! 피! 코피가! 이, 이건 이미 살인 미수라고! 소송 걸 테니까, 그사이 변호사를 준비해!"

눈물로 호소하는 요우에게 샤워기를 내던지고, 리쿠가 등을 돌렸다.

"치우는 건 맡길게! 나중에 수박 가져줄게!"

"필요 없어! 두번 다신 오지 마!"

소녀의 등에다 대고 노성을 지르고, 요우는 코피 섞인 풀에 잠긴다.

"흠.... 죄악감을 품은 인간을 솔직하게 만드는 건 간단해. 조금 압박을 주면 돼. 그 카오리라는 여자는 훨씬 전에 한계였으니까, 더욱더 간단해"

요우의 초조함을 평온하게 흔들리는 수면이 들이마셔 녹아간다.

여하튼, 이건 이거대로 쾌적하다.

"내가 고치지 못하는 건, 이런 악취미적인 꽃무늬 풀을 사는 센스정도다......"

 


2*7

 

저녁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정말 조금 더위가 가신다.

툇마루에서 바닷바람이 불어오고, 옆집에서 풍령 소리가 들린다. 지금쯤 비터멜론 할아범도 툇마루에서 바람을 쐬고 있겠지.

"파괴자의 탄생은, 문명 멸망의 카운트 다운 개시를 의미한다...."

요우는 벽에 붙인 문자를 바라보면서, 레코더에 내용을 불어넣는다.

"다행히도, 파괴자의 탄생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야 말로 내가 이 사이 그 전모를 예견해서, 계획을 저지 해야 한다"

녹음과 계산. 다른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며 백지 부분에 계산 식을 추가해간다.

"그것은 천재의 의무이자 영웅의 사명이다. 나 이외엔 누구도---응?"

문득 창 밖에 기척을 느껴, 뒤돌아본다.

"히이이이익!"

장신의 다른 수건 괴물이 둘, 뜰에 우두커니 서 있다.

"도쿠, 너무 놀라. 리쿠랑 테루야"

머리에 두른 수건을 벗으면, 리쿠의 얼굴이 나타났다. 거친 티셔츠 차림으로, 목욕한 후인지 머리가 젖어있다. 접시에 올려둔 수박 토막을 가지고 있다.

"수박 가져왔으니까 먹지?"

"필요 없다고 말했을 터야! 게다가 거긴 현관이 아니라고!"

"덥고-. 쿨러 어디? 엑, 왠지 엉망진창이고!"

"아, 이봐. 왜 멋대로 불법침입 하는 거야, 꼬마!"

캐미솔 차림의 테루가 거실에 올라온다. 해체된 상태의 에어컨을 보고 놀란다.

"수리하려고 했지만, 부품 그 자체가 안돼서 포기했다.-- 어이, 왜 멋대로 TV를 켜"

"리쿠 언니도 자, 빨리. 수박 먹자"

"네네, 테루는 성급하네"

"집주인은 무시인가... 점점 숏건의 밀수계획이 필요해졌다"

그녀들의 행패를 저지하기에는, 지금 요우에게는 그 수단이 없다. 적은 체육 회계의 육상부원과 무투파 강도 소녀이다. 육탄전으로 승리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구석에 놓아둔 테이블에 리쿠가 접시를 늘어놓고 테루가 리모콘컨으로 TV를 조작한다.

"왁, 테이블 정도는 닦지? 닦지도 않아? 청소?"

"더러운 TV고-. 화면도 작고. 더럽고. 최악이고"

"제멋대로, 네놈들..... 아, 그건 걸래가 아니라 내  셔츠--악, 젠장 애초에 옆집 여자는 어쨌든 왜 썩을 꼬마까지 있는 거야"

둥글게만 셔츠로 테이블을 닦으며, 리쿠와 테루가 사이좋은 듯이 얼굴을 맞댄다.

"여름 방학 숙제를 하기 위해 오늘은 합숙회인걸-"

"걸-"

"그거라면, 빨리 숙제하는 걸 하라고"

"그게 정말, 우리만으론 진행되질 않아서"

"카오리 누나가 오지 않은 건 착오고"

".... 여기에 그 사디스트가 더해질 가능성을 생각하면 한기가 느껴져"

"누가 사디스트야. 자, 도쿠도 먹어"

요우는 포기의 탄식을 하고, 수박만을 잡고 벽으로 돌아간다.

"아, 이봐. 앉아서 먹어. 버릇없어"

"네가 매너를 말하다니... 더티 하리에게 신호를 지키라고 말하는 기분이다"

"더티 뭐라고 뭐?"

"흘러 넘겨-. 도쿠는 때때로 이상한 말을 해"

수박을 볼이 미어지게 배어 무는 소녀들.

요우도 뾰족한 끝단에 잎을 댄다. 입안에 신선한 달콤함이 퍼진다.

"당분 보급의 보탬 정도는 되는가-- 우와아악!"

타올을 두른 테루의 얼굴이 새하얀 걸 보고 나자빠지는 요우.

"정말, 시끄럽네. 그냥 팩이고"

"그 나이에 그런걸 하는 건 리쿠도 어쩌지 하고 생각하지만"

"이 계정, 피부를 신경 쓰지 않는 쪽이 여자로서 어떨까 하고 생각하고"

"... 리쿠도 여자를 버린 게 아닌걸...."

"리, 리쿠언니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미인이고! 그리고! 가슴 크고!"

깜짝, 하고 반응하고, 요우는 슬쩍 뒤돌아본다. 말하고 보면, 확실히 리쿠는 스타일이 좋은 부류에 들어가는 걸로 보인다.

테루가 날카로운 눈으로 이쪽을 바라본다. 요우는 당황해서 벽으로 시선을 돌린다.

"여,  역시 이 식에는 변수가 부족한데, 응. 이 경우 생각할 수 있는 요소는....."

".... 방금, 리쿠언니를 봤어?"

"무, 무슨 소리냐! 나는 일 때문에 바빠! 생트집 잡지 마!"

경계하는 리쿠와 테루를 곁눈질하자, 리쿠가 네 손발로 기어 벽에 접근한다.

"도쿠, 아까부터 뭐 하는 거야. 낙서?"

"일이라고 말했지만? --- 윽, 그 자세는 그만둬"

"헤?'

"가슴! 리쿠언니!"

리쿠의 셔츠 가슴께에 햇볕에 탄 피부가 보일것 같다. 테루가 당황해서 끌어안고 작은 손으로 덮어 가린다.

"리쿠 언니는 너무 무방비해! 그냥 피부 보여주는건 있을 수 없고!"

"이, 이런 여자의 피부에 흥미 없어! 하지만, 얼마냐!"

"500원!"

"지불 가능한 금액을 제시하지 마! 생트집이지만-- 아, 아니, 별로 보고 싶은 게 아니니까!"

"와하하! 실례했습니다. 도쿠는 남자애라는 느낌이 없으니까, 방심했어"

뺨을 붉게 물들이고 웃으며 머리를 긁적이는 리쿠.

뒤에서 새하얀 얼굴의 테루가, 더욱저 하얀 눈으로 요우를 본다.

"그냥 남자가 아니고. 인기 없는 남자고. 이런 게 제일 무섭고"

"어이, 기다려, 멋대로 정하지 마. 내가 인기 없을 리가 없겠지. 나는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이 섹시하다고 말하면서 유혹받은 적이 있을 정도라고"

리쿠가 코웃음 친다.

"그런가. 도쿠는 인기 있구나....."

요우는 관자놀이에 혈관을 세우며 펜을 버린다.

"좋아, 결투다. 나를 모욕한 죄는 피로 대신하게 하겠어"

"대통령? 굉장하고!"

의외의 반응이 옆에서 끼어든다. 테루가 눈을 빛내며 요우를 올려다본다.

이 나라에 와서, 처음 받는 반응이다. 아주 나쁘지도 않은 기분이다.

"호우, 너는 말을 알아듣는 모양이네. 장래가 보인다고"

"저기, 테루? 그런 거 믿으면---"

"대통령과 이야기한 적 있어? 대통령이 섹시라니 무슨 말?"

"웃, 그게 아니야. 대통령 부인, 즉 퍼스트레이디에게 유혹받은 적이 있다고 말한 거다. 뭐, 실제론 퍼스트레이디로 분장한 어떤 나라의 스파이지만"

"오-, 퍼스트레이디! 스파이! 뭔가 굉장해 보이고!"

"천재인 내가 가짜를 간파해, 납치된 진짜를 구한 거야. 그때는 큰일이었지. 폭파된 관저에서 탈출해 총격전을 빠져나와...."

"폭파! 총격전! 헐리웃 같고!"

얼굴의 팩을 구기고 흥분하는 테루.

하지만 그런 테루에게, 리쿠가 손짓한다.

"테루. 조금 이리와"

"뭐야 뭐야?"

리쿠가 테루에게, 뭐라고 속삭인다.

"저기.... 도쿠는..... 라서..... 인기 없어..... 대통령....."

"이상하네. 겨우 이거 설명했는데 인기 없다는 단어가 들렸다고"

"그러니까.... 라는.... 거야"

"....."

비밀 이야기를 끝내고, 테루가 요우를 보는 눈이 일변했다.

그렇게나 눈을 빛내던 소녀가, 경멸하는 듯한 얼굴로 혀를 찬다.

"실망이고"

"비난하면 안 돼. 도쿠는 조금 허세 부린 것 뿐이야"

"어이! 내 이야기를 거짓말이라고 말하는 건냐! 섭섭하다고!"

"테루는 순수해. 뭐든 믿으니까 그만둬, 도쿠"

"순수한 녀석이 친구의 피부에 500원을 받는가!"

"그런 거, 귀여운- 농담이야. 그렇지, 테루?"

"농담? 뭐가?"

"......"

흔들, 무언으로 일어서는 리쿠를, 요우가 제지한다.

"지, 진정해. 너희의 살생에 말려드는 건 사양이다"

"... 일단 도쿠도 도쿠야. 어딘가의 대학교수라던가. 대통령이라던가 거짓말만 잔뜩 하면 안돼. 그런 거 아무도 안 믿고, 우릴 놀리는 거야?"

분노의 창끝이 부당히 요우에게 향한다. 불온한 공기를 느끼고, 요우는 당황해 자신의 캐리어를 끌어당긴다.

"노, 놀리는게 아니야. 나는 천재고, 미국의 영웅이다. 농담이 야냐"

훈장투성이의 재킷을 꺼내, 두 소녀에게 보여준다.

"뭐야, 그거?"

"보면 알겠지. 훈장이다. 이 훈장의 수만큼 나는 미국에 공적을 세운 거다. 그것도 이만저만한 공적이 아니야. 어떤 나라엔, 나는 구세주라고---"

"....."

빤히 재킷을 의문스럽게 바라보는 테루가, 돌연 그에게 그것을 빼앗았다.

"앗, 뭐 뭐하는 거야! 아아악! 기, 기다려! 어디가! 돌려줘!"

재키ㅛ을 가진 채로 테루가 툇마루에서 밖으로 뛰쳐나간다. 말릴 틈도 없이, 앗하는 사이에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무....!에엑....! 어.....!"

너무 당당히 낚아채는 피해를 봐, 패닉에 빠진 요우를 리쿠가 달랜다.

"뭔진 모르겠지만, 어차피 빨리 돌아올 거야. 수박 아직 1통 있어?"

"아니....! 하지만..... 에에에에에엑.....!"

다행히도 리쿠의 예언은 바로 적중했다.

테루가 재킷을 가지고 다시 거실로 돌아왔다.

"대디한테 물었더니, 기지 매점에 비슷한 거 판다고 실망했고"

"그건 선물용 가짜다! 그런 거랑 같은취급 하지마!"

재킷을 빼앗아 훈장의 수를 센다. 하나하나가 요우의 축적된 경력인 것이다. 멍청하게 잃어버리면 미안하다.

"하아.... 도쿠는 정말 굉장한 사람이야?"

리쿠가 멍한 얼굴로 물었다. 아무래도 믿을 마음은 없는 모양이다.

요우는 눈물이 글썽글썽한 눈으로 두 소녀를 노려보고, 재킷을 소중하게 가방 안에 넣는다.

"흠! 너희 평범한 인간이 믿다니 처음부터 생각하지도 않았어!--- 아니, 오히려 그 녀석들에게 몸을 숨기기엔 그편이 형편 좋으니까!"

"그 녀석들이라니?"

"CIA다! 내 머리에는, 얼마든지 국가비밀이 가득 채워져 있으니까! 그 녀석들 언제나 나를 감시하려 하고!"

"시 아이 에- 굉장하고! 영화에서 본 적 있고!"

"아아 정말, 또... 이제 어느 쪽이든 좋아. 그 벽에 붙인 것도, CIA?"

리쿠가 창을 던지는 듯한 동작으로 벽을 매운 논문을 눈으로 지적했다.

"질문의 의미를 모르겠지만... 이건, 내 논문이다. 이것을 완성하는것이 이 섬에온 목적이다. 그러니까 정말로, 부탁이니까, 방해하지 말아줘....."

마음 깊은 곳에서 간원했지만, 쓸데없는 것으로 끝났다. 요우의 자택에서 나가게 하려 했던 것이, 오히려 논문에 흥미를 품게 한 모양이다. 기호와 수식이 들어선 종이다발을, 계속해서 의심스럽게 바라본다.

"흠 흠, 알았어. 이 답은 2개야"

"이 근처에 글자가, 얼굴에 보이고"

"내 존엄을 건 논문을 잘도 적당히 모욕한 것들이다, 네놈들"

"응, 영어는 전혀 모르지만 이건 도쿠의 여름 숙제?"

리쿠가 천진난만한 얼굴로, 요우를 뒤돌아본다. 요우는 크게 웃는다.

"나에게 숙제를 낼 절도의 인간을 알게 된다면 부디 만나고 싶은 것이다"

"데모리셔-....?"

테루가○으로 둘러싸인 문자를 읽는다. 리쿠와 달리 그녀는 보이는 대로, 영어를 이해 가능 한 것 같다.

"데모리셔. 일본어로 옭자면, 파괴하는 자라는 의미다"

말하면서, 논문을 계속 써내려간다.

"뭘 부수는거야?"

리쿠가 물었다. 요우는 즉답한다.

"세상을"

두 소녀가, 멍해진다.

"인류가 내포한 사회적 문명의 확대와 일치에 관해 본능에 관한 필요성의 완성예상 알고리즘이 도출한, 포화상태의 주기 및 최종 공정의 고촬--- 그것이 이 논문의 테마다"

계산 식을 써넣으면서 무지한 인간이 질문한다---.

그 구도에,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대학에 재적 돼 있던 때, 요우는 자신의 사실에서 학생들에게 강의했다. 자료의 산에 둘러싸인 좁은 공간에서, 10명 정도의 학생과 화이트보드를 마주 보고 논쟁한다.

교단 자신의 데스크에는 진한 커피.

창가에서는 조수가 들여온 유리의 꽃향기.

가족애, 우정, 연애--- 그것들 전부와 무연했던 요우가 유일하게 타인과 간섭할 수 있는 게 수업이란 시스템임이 틀림 없다.

".... 설명이 필요한 모양이네"

바보 같은 얼굴로 머리를 갸웃하는 리쿠와 테루를 보고, 요우는 탄식한다.

익숙한 친근한 관경이다. 요우는 무지한 학생에게 애가타, 수업의 레벨을 낮추는거다.

타인에게 흥미가 없는 요우가, 어째서 그렇게까지 교편은 잡고 있었는가. 그 이유는 그것이 대학에 재적할 수 있는 수단이었단 것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냐.
 
"세상을 명망 시킬 재능을 가진 주(主)는 역사상, 여러 번 출현했어"

논문의 내용은 기밀 중의 기밀이지만, 상대는 바보 같은 어린애다. 다소 설명한 정도로 이해할 리도 없고, 문제없겠지.

이 섬에 오고 나서 상태가 미칠 것 같아서 재활이 필요하다.

육감을 고치는 의미로도, 이 논문에 대해 복습하는 걸로 하자.

"하지만 세상은 멸망하지 않았어. 어째선지 아나?"

리쿠와 테루가 얼굴을 서로 마주 봤다.

"왜?"

"정의의 편이 있어서, 힘냈어!"

"생각하는 건 꼬마가 훨씬 났네. 머리를 갸웃거리는 것뿐이라면 원숭이도 가능해"

리쿠가 입을 삐죽이는 한 편 테루가 얇은 가슴을 필요 이상으로 편다.

"인류 문명을 지키는 것이 정의라면, 그것을 행한 인간이 있다는 것이다. 뭐 대개는 세상을 명말 시키기 전에 수명을 다해 죽지만, 대항세력에 죽은 건 어느 쪽이냐다 너희도 세계사를 배우고 있다면 집히는 지도자나 혁명가의 이름 하나 둘 정도는 있겠지"

"그런 거, 있었어?"

"세계사는 사회 말이야?"

"이제 됐어. 어쨌든, 나는 그들의 능력이나 행동을 분석해서 파괴자라는 카테코리에 분류했지만.... 뭐, 그런 녀석들은 확실히 있다. 하지만 그들은 하지 못했다. 이런저런 이유가 있지만, 어떤 3개의 조건이 부족했던 탓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뭐가 부족했어?"

리쿠가 질문한다.-- 사실은 파괴자를 정의하는 조건의 산출은 시물려이션 쪽이 재밌지만 일부러 거긴 생략한다.

요우는 새로운 백지를 벽에 붙이고 일본어로 써내려간다.

"기간, 무기... 그리고 정보다"

그것들의 문자를 쓰고, 밑줄 긋는다.

"시간?무기?"

"정보?"

"그렇다. 먼저 시간이지만, 수명이라고 명해도 좋아. 세상을 파멸에 이르게 하기까지는 광대한 시간이 필요하다. 수족이 되는 군사를 얻어서, 그것들을 세뇌해 장악해 훈련해 사명을 전달해 목적지에 이동하는 시간-- 세계규모로 그것을 실행하기엔 인간 하나의 인생으론 부족해. 최대한이라도 대륙 하나 지배할 정도다. 파괴자라 해도 자신의 수명을 늘일 순 없어"

"흐-음....."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미묘하게 맞장구치는 소녀들.

"다음은 무기. 죽창으론 세상은 멸망하지 않아. 총으로도 무리다. 문명을 멸망 시키려면 그것이 가능할 정도의 강력한 무기가 필요하게 된다."

요우는 계속한다.

"다음으로, 정보. 파괴자 한 명으로 문명을 멸망 시키기는 불가능하다. 어쨌든 수십억의 사람을 찾아, 찾아내, 죽인다는 과정은 품이 너무 들어. 이것을 해결하려면 세상 속의 인간을 패닉으로 에워싸 의심암기에 빠져 서로 죽이게 할 필요가 있어. 그것을 위해서는 인간으로서 공포를 전염시킬 정도의 정의나 정보전달이 필요하다. 소문이라는 열화 되기 쉬운 정보전달속도가 느린 수단도 안된다"

".... 뭔가 무서운 이야기가 됐어"

"무서운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 당연해"

요우는 이야기를 그만두지 않는다,

"일찍이 파괴자도, 세계전체를 저주할 뿐인 재능과 증오를 가지고 있었다. 그저 부족했을 뿐이다. 시간과 무기, 그리고 정보라는 조건이"

갑자기 요우는 TV에 가까이 다가가, 리모컨을 조작한다.

『빈발하는 테러 활동이, 이윽고 미국뿐만이 아니라, 중동 아시아에 불이 옮겨붙어---』

뉴스 채널으로 돌린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 시대의 흐름이, 파괴자에게 부족했던 조건을 채워주고 있어"

"?"

"인간이나 물자의 수송수단이 비약적으로 향상된 거야. 무기나 식재를 끌어모으면서, 몇 달에 걸쳐 옆 나라를 공격하던 시대완 달라. 지금은 지구의 반대편까지도 배나 비행기에 타면 몇 일만에 쳐들어갈 수 있게 됐다. 문명이 발달한 것으로 파괴자의 목적 달성이 몸의 생애로 수습되는 기간 내로 단축됐다고 말해도 좋아"

아니, 단축됐다고 해야 할까--.

문명의 발전에는 적잖이 그 시대에 숨어있는 파괴자의 영향도 있었겠지.

그렇게 생각하면, 파괴자는 자신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다음 세대의 파괴자를 위해 준비를 계속해 왔다고 말해도 좋을지도 몰라.

"무기도, 그렇다. 대량파괴무기, 라는 이름 정도는 들어본 적이 있을터다"

"굉장한 폭탄이라던가?"

테루가 말했다. 요우는 끄덕인다.

"핵폭탄인가. 그것도 파괴무기의 일종이지. 과학의 발전이지만, 더욱 많은 사람을 확률적으로 죽이는 무기를 만들어냈다."

"그럼, 정보라는 건?"

리쿠가 표정을 흐리는 것을 보면, 요우는 비웃었다.

"네가 말했다"

"에?"

"정보전달 수단이 반전한 것으로 몇만 킬로미터가 떨어진 장소의 사건도 가까이서 느끼게 됐다. 일반인에게 전해질 때까지, 보도나 인터넷에서 공포는 전염되지. 군인을 가진 권력자도 마찬가지다. 멀리 떨어진 나라의 테러사건마저, 자국에 영항 받는다. 국민의 불안을 제어하지 못하게 됐을 때 위정자는 밖에서 적을 만들어내 통제를 도모한다. 이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어. 그럼, 그것이 세상 속 나라에서 팽창하길 계속하면 어떻게될까--"

테루가 벽의 노트를 마구 만진다.

"잘 모르겠지만.... 여기에, 그 방법이 쓰여있어? 숫자뿐이고"

"네가 지금 만진 곳은 이슬람의 원리주의의 이데올로기의 유동적인 변화와 그것이 미치는 연관조직의 확대와 수축, 그리고 타문화에 대해 공격에 달하는 조건을 산출하기 위한 알고리즘이 쓰여있어. 각 종교간의 대적의식의 변화에 관련된 시뮬레이션도다"

"?"

또 머리를 갸웃하는 두 소녀. 요우는 다를 종이를 펜으로 두드린다.

"이건 어떤 대국이 몰래 원조한 게릴라에 대한 것이다. 간섭했다고 생각되는 측 나라의 파워 밸런스에 의해 변수는 변하지만, 이것들도 곧 알고리즘화 돼"

"......?.....?"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우는 리쿠와 테루.

"요약하자면, 테러리스트 조직의 분석을 하고 있어. 혹시 내가 파과자였다면, 이미 어느 정도의 전력을 가지고, 훈련을 끝내, 언제라도 행동 가능한 상태에 있는 그들을 쓴다. 그들을 써서 뭘 하냐 하면---"

요우는 백지에 문장을 쓴다.

"세계 동시 다발 테러다"

또 밑줄.

"파괴자의 첨병으로 쓰는 전력은, 각국이 가진 군사라고 해도 좋아. 하지만 그건 조금 귀찮다. 어딘가의 나라에서 그것을 움직이면, 반드시 여러 나라에서 수를 써 그것을 부수려 할 테니까. 그러면 오히려 적이 늘어날 뿐이다. 그것보다도 세계규모의 테러 활동, 그것도 게릴라적인 동시에 파괴활동을 하는 것으로, 타국과 협력하는 정도로 각국의 국내를 교란하는 편이 유리하다"

리쿠와 테루가, 침묵했다. 이제까지 요우가 하는 말을 하나도 믿지 않았던 주제에, 무서운 화제가 되면 기가 죽을 수밖에 없다.

리쿠가 말한다.

"테러리스트는, 뭔가 하려고 하면 누가 방해하지?"

"어중간한 파괴라면"

요우는 히죽 웃는다.

"제1, 대규모의 파괴를 세상 속에서 동시에 일으킨다. 이걸로, 먼저 여러 나라를 지키려고 반격이 둔해진다.-- 그리고 제2, 파괴자는 반격을 받지 않게 완벽히 모습을 감춘다."

"모습을... 감춰?"

"파괴자는 머리가 좋아. 이제 발판에 서서 목청껏 사람들을 동요시키는 시대가 아니야. 몸을 감추고, 남몰래 각지의 테러리스트와 커뮤니케이션을 해 그들에게 대량 파괴병기를 전해 타이밍을 재서 행동에 옮기도록 이끈다. 테러조직은 자신들이 부서지고 있는 것도 모르고, 몸의 신념과 함께 행동했다고 세계동시 다발적 테러에 가담하겠지"

"....."

"지금 조건은 만족했다. 그 뒤는 파괴자의 재능을 가진 자가 나타나면--- 세상은 끝나"

테루가 테러 보도가 흐르는 TV를 봤다. 저렇게 방약무인한 금방의 소녀가, 작은 동물처럼 몸을 움츠리고 리쿠에게 달라붙어 있다.

"혹시, 최근 TV에서 보이는 이 테러도...?"

"그래, 파괴자가 안에서 그들을 조종하고 있어"

리쿠와 테루가 겁먹은 모습으로 몸을 붙이는 걸 보고--.

요우의 속이 풀린다. 불법침입에 대한 보복은 이 정도면 되겠지.

입꼬리를 올리고 콧소리를 낸다.

"-- 그럴 리 없잖아"

"헤?"

눈을 동그랗게 뜬 소녀를 보고, 요우는 펜 끝을 빙글빙글 돌려 보인다.

"파괴자가 완벽히 존재를 감춘다고 해도, 이 몸만은 예외다. 나는 세상에 하나뿐인 천재라고. 나와 같은 정도의 재능을 가지고 있는 녀석을, 나만은 놓치지 않아. 그런 녀석은 또 존재하지 않아 .그 전조조차 없다고 단언해"

리쿠가 얼굴을 새빨갛게 만들었다. 놀린걸 알고, 테루가 요우의 명치를 차버린다.

"뭐,뭐야 정말!"

"바보"

"컥! 포... 폭력은 그만둬!"

"심술부리지 마! 테루는 그런 거 바로 믿어버린다고!"

"엑! 방금 건 리쿠언니도 믿었고!"

"저, 전부 거짓말이라는 건 아니라고! 빈발하는 테러활동은, 확실히 그럴듯한 연관성이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 혹시 이것이 파괴자에 의한 준비 라고 하면---"

사실, 일련의 관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파괴자 자신이 없는 이상, 깊이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한 것 뿐이다. 하지만 그래도, 강행으로 요우가 생각한 알고리즘에 맞춰 풀어낸다면---.

"슬슬 대량 파괴 병기를 입수해도 좋은 때네. 핵은 안돼. 나라면..... 그래, 독일의 국립연구소에 알맞은 게 있어. 노린다면 그거네. 거기엔 "헬"이라는 두려운 것이---"

"이젠 됐다니까!"

이번엔 리쿠가 정강이를 걷어찼다. 요우는 다리가 밀려 바닥을 구른다.

"쿠오옷.....!"

"하지만"

테루가 TV를 보고, 슬며시 말한다.

"파과자 라는 게 정말로 있다면, 왜 세상을 부수려고 하는 거야?"

"복수, 혹은 변덕이겠지"

"헤?"

"미녀에게 차였다. 어쩌면 햄버거에 싫어하는 피클이 들어있었다.--- 그런 때, 기분전환으로 세상을 부수려고 생각할 수도 있단 거다"

리쿠가 어이없는 얼굴이다.

"하아? 그런 걸로?"

"파괴자가 될 힘을 가진 자라면, 세계 따윈 그 정도의 가치도 없어"

리쿠에게 등을 돌린 채로, 요우는 표정을 지우고 말한다.

"... 이를테면, '세상'에서 파괴자를 거절했다던가"

리쿠가 일어선다.

"의미를 모르겠어. 이제 갈래, 테루"

"라져. 아, 도쿠. 수박 돈!"

"알단, 들어두지 얼마냐"

"5만 원!"

"이번엔 부당히 높아! 누가 없애버려, 빨리 돌아가!"

"좋아... 리쿠의 피부 따위, 어차피 수박 한 조각 정도 인걸..."

축 쳐져서 떠나려는 리쿠가 생각난 듯이 뒤돌아본다.

"아, 도쿠. 뭔가 필요한 거 있어? 있으면, 우리 가게에다 사둘 건데"

정말로 쓸데없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여자다. 요우는 조금 생각하고 말한다.

"...그렇네. 컴퓨터랑 휴대전화가 가지고 싶은데 그 가게는 무리겠지"

"음- 생각해 볼게"

그렇게 말하고, 빤히 요우의 얼굴을 의심스레 바라보는 리쿠.

"뭐야? 아직도 일 있어?"

"뭔가 할 말 없어?"

".....?아! 너, 너의 가슴을 본 건 불가항력이었다고! 사죄할 생각은 없어!"

"아냐!"

가슴을 누르고, 리쿠가 수박껍질이 담긴 접시를 본다.

"수박 가져왔으니까 고마워 정도는 말하지!"

".....? 네가 멋대로 가져온 거겠지?"

"아냐!"

"애초에 나는 태어나서 타인에게 예의를 말한 적이 없어"

"하아?"

리쿠가 이상한듯한 얼굴로 요우를 본다.

"그전에 이렇게나 거절하고 있는데 왜 너는 끈질기게 나에게 간섭하는 거야. 뭔가 목적이라도...... 아----"

"뭐, 뭐야"

당황하는 리쿠를, 다시 한번 관찰한다. 햇볕에 탄 피부는 시골어린아이의 것이지만, 잘 보면 확실히 얼굴 조형은 나쁘지 않아. 스타일도 그렇 저렇이다. 머리가 짧은 건 요우의 취향은 아니지만. 요우는 시선을 돌리고, 우물거리며 말한다.

"그, 그런가.... 나, 나는 너 같은 교양 없는 어린애에게 흥미는 조금도 없지만.... 뭐, 뭐어 네가 나에게 마음이 있다면, 인색하지는 않달까..."

"기분 나쁘고! 어린애한테 너무 우쭐해 하고! "

돌아온 테루가, 요우의 정강이에 스트레이트를 먹인다. 아까 맞은 곳에 데미지를 받아, 웅크리는 요우.

"...아, 아직 있었던 건가, 네놈..."

리쿠도 진지하게 손을 내밀어, 그만하란 재스쳐를 한다.

"전에 살고 있던 하르 방에게 잘 부탁한다고 부닥받은것 뿐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무슨...! 제로라는 숫자를 간단히 쓰지 마! 제로는 아니겠지!"

"바보! 죽어! 갈래 테루 언니!"

"네"

리쿠가 끄덕이고, 떠날 때 이쪽을 돌아봤다.

그를 걱정하는 줄 알았더니 베, 하고 혀를 내민다.

"큭... 섬주민 놈들....."

바닥에 엎드려 레코더를 손에 든다.

"섬 주민의 불시 습격에 부상 당했다... 오늘은 논문작성을 쉴 수밖에 없어....."

거기서 말을 끊고 생각한다.

"..... 제로는 아닌 거지.....?"

그 물음에 답한 것은 상심을 달래는 부드러운 파도소리뿐이다.

 

2*8

밤.

상점에서 구입한 이불을 뒤집어쓰고, 요우는 눈을 감았다.

침실이 아닌 거실에서 자는 것은, 집안에서 여기가 제일 통풍이 좋아서다. 온도 조정이 이루어지는 침실에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자던 때가 그립다.


"....."

제법 잠들지 못했다.

그 원인은, 낮에 있었던 일이 머리를 빙빙 돌아서다.

--- 그 녀석은 어땠지?

옆집에 사는 비터멜론 노인의 말.

요우는 그 질문에 애매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역사공원에서 이 집을 가진 주인과 만났다. 그것은 틀림없다.

그 인물의 얼굴도,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거기서 나는 대화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누군가와 한 대화를 잊어버리다니 태어나서 처음이다.

그 이외의 기억은, 확실히 하고 있다. 태어난 조산원 축복의 말에서 시작해, 양친의 얼굴이나, 어릴 적의 기억.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학생생활. 대학교수의 호적에, 온갖 국가적 도모의 위기를 구한 영광의 나날. 어떤 날에 요우와 같이 살게 된 연상의 조수 얼굴도 전부 기억하고 있다.

당연, 그 '백악관'도 미국의 중진들에게 비웃음당한 그때도---.

"응.....?"

생각나지 않는다.

요우가 바보 취급당해, 탄압당해 미국에서 탈출하는 계기가 된 이야기.

그 '백악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각기 요우를 떠들어대는 중진들의 얼굴만은 잘 기억하고 있다.

"누구나 내 논문을 믿지 않았다... 그랬을 거야... 그러니까 누구나 나를 망상환자 취급했다... 그랬을 거야....."

그래서 요우는 잡음에서 몸을 떨어트리기 위해, 이 땅에 온 것이다. 아무도 모르는 땅에서 논문을 완성해, 자신을 바보 취급한 연중을 되돌아보게 하기 위해.

그런데도 가장 중요한 그렇게된 순간이 기억나지않는다.

"....."

벌떡 요우는 몸을 일으킨다.

어째선지 심장의 고동이 빨라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잘 수 있을 리가 없다.

달리 생각나지 않는 게 없는가.

그 답은, 바로 알았다.

미국을 떠나기 직전, 대학의 사실이 불타는 모습을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

"나는-- 왜, 자신의 연구실을 불태운거야....?"

자신을 해고한 대학에게 보란 듯이 한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정말로 그런것 일까? 그냥 싫어하게 하기 위해, 역대 유명교수가 쓰던 전통 높은 그 연구실을 불태워? 그게 과연, 천재인 요우가 할 행동일까?

일본식 방으로 향한다. 점심에 들여온 요우의 사물. 그중에는 대학 사실에서 가져온 것이 있다.

예전 사물을 손에 쥐면, 기억이 확실히 떠오르지 않아.

"그 군인 꼬맹이에게 쳐 맞은 탓이 틀임 없어. 정말이지, 사람을 팡팡 치고. 그게 아니면 모인 피로 탓에, 사고능력이 저하된 것인가..."

창문에서 달빛이 들어오는 일본식 방에, 골판지 상자의 산이 솟아있다.  

요우는 그 중 하나를 손에 쥐고, 테이프를 벗긴다.

"......"

꽝이었다. 거기엔 시계나 애용하는 컵 같은 잡화밖에 없다.

두 번째에 손을 뻗는다.

또, 꽝. 이번엔 의류다.

세 번째, 네 번째도. 어찌 되든 좋은 것밖에 들어가 있지 않다.

"......"

정체 모를 초조감이 요우를 찔렀다. 전력을 다해 골판지 상자의 산을 쓰러트린다.

충격으로 얼마의 골판지 상자가 내용물을 쏟아낸다. 하지만 논문은 없다..

요우는 학자이자, 박사이자, 교수다.

그럴 터인데-- 그의 경력의 증거가 되는 물건이, 하나도 없었다.

"바보같은....! 어째서, 없어.....? 이제까지 써온 논문이... 펜실베이니아의 사진 한 장 마저도... "

드디어 남은 골판지 상자가 마지막 하나가 됐다.

두려워하며 손을 뻗어, 그것을 연다.

"-----"

이미 조금, 비명을 질러버린 참이었다.

마지막 골판지 상자의 내용물은-- 텅 비어 있었다.

"......."

얼굴을 경직시키며, 후퇴한다.

빈 골판지 상자를 부치다니, 보통은 생각할 리도 없다. 그런 짓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숨이 거칠어졌다. 폐가 목을 매는 듯이 괴롭다.

"바보같은......! 바보같은......! 이것을 보낸 건--- 누구야......"

팟 하고, 거실에 뛰어서 되돌아온다.

매달리는 듯이 꺼내든 것은, 스틱 타입의 디지털 레코더였다.

이것은 두려워 하며 손을 뻗어, 그것을 연다.

"-----"

이미 조금, 비명을 질러버린 참이였다.

마지막 골판지 상자의 내용물은-- 텅비어 있었다.

"......."

얼굴을 경직 시키며, 후퇴한다.

빈 골판지 상자를 부치다니, 보통은 생각할리도 없다. 그런 짓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숨이 거칠어졌다. 폐가 목을 매는 듯이 괴롭다.

"바보같은......! 바보같은......! 이것을 보낸건--- 누구야......"

팟하고, 거실에 뛰어서 되돌아온다.

매달리는 듯이 꺼내든것은, 스틱 타입의 디지털 레코더였다.

이것은 펜실베이니아를 떠나기 직전에 기록을 남겼을 터였다.

이것의 첫 음성을 재생하면---.

"......"

재생하려면, 어째선지 몸이 거부한다. 머리 깊숙이에서 경보가 울린다.

그것을 들으면 안 돼---.

누군가가 귓가에서 울부짖는다.

"하악.....! 하악....!"

전신에서 땀이 내뿜어지고 레코더를 든 손이 떨린다.

액정화면에 비친 날짜를 조정한다.

첫 한마디가 들리지 않는다면, 적어도---. 

날짜와 시간을, 나하 공항에 도착하기 직전으로 설정한다.

덜덜 떨리는 손끝으로 어떻게든 재생버튼을 누르는 데 성공했다.

『8월 10일.... 비행기 기내에서 잠이 들어.....』

"...... !"

요우는 생각지도 않게 그것은 놓아버린다.

『눈을 떴을 때는 오키나와에 도착해 있겠지.....』

무기질적이고 무감정한 목소리.

"야----'

바닥에 떨어트린 레코더에서, 비켜선다.

"누구의---- 목소리야----"

들린것 은, 요우의 목소리라곤 생각 할 수 없는 낮은 소리였다.

『계획은 착실히 진행되고 있어.... 몇 일후에는 그것을 손에 넣겠지.... 독일에 있는 '헬'을....』

"우와아아아아악!"

레코더를 발로 차버린다.

바닥에 내팽개쳐둔 캐리어에 손을 집어넣어, 깊숙이 넣어둔 재킷을 꺼낸다.

훈장투성이인 그것을 손에 쥐고 마음속으로 안심했다.

일찍이의 영광을 상징하는 재킷까지 사라졌다면, 정말로 미쳐버릴 참이었다.

"누구야, 이전에 레코더를 녹음한 인간은......"

재킷을 뒤집어쓰고 바닥 위를 구른다.

"누구야--- 어제, 이 섬에 내려온 인간은"

완전히 패닉한 상태다. 머리를 휘젓고, 자의식을 유지한다.

"나는 사도 요우...... 세계 제일의 천재로, 미국의 영웅으로.... 미국에 있었던 것도, 이섬에 내려온 것도, 이 몸이다..... 지친 탓에, 일시적으로 혼란한 것뿐이다....."

몸에 뒤집어쓴 재킷을 강하게 붙잡는다.

-- 아아.... 도쿠는 정말 굉장한 사람이야?

-- 기지 상점에서 비슷한 거 팔고 있다고.

리쿠와 테루의 말이, 뇌리를 스친다.

"이 재킷은, 진짜다.... 가짜가 아니야....."

기억나는 것과 기억나지 않는 것.

그 대비는 압도적으로 기억나는 것이 많다.

그러니까,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그러나---.

형언할 수 없는 혼란과 공포에 머리가 가득 채워져, 이윽고 한계가 왔다.

뚝 하고 요우의 의식이 두절 되는 것을 느끼고---.

요우는 의식을 잃었다.

 

 

 

 

3*1


"좋은 아침"

눈을 뜨고, 정말 수 센티의 거리에 하마요지 리쿠의 얼굴이 있었다.

"----"

상황을 이해하기엔 3초가 걸렸다.

"이미 아침이야. 좋은 아침"

리쿠가 얌전한 얼굴로 되풀이한다. 어째선지 그녀는 머리맡에 정좌해, 위에서 요우의 얼굴을 엿보고 있다. 잠버릇으로 짧은 머리와 부르러워 보이는 입이, 요우의 코끝에 있다--.

"우와---아아아아악!"

요우는 이불에서 탈출해, 벽면으로 후퇴했다. 새빨간 얼굴로 항의한다.

"뭐뭐뭐뭐뭐 뭐야, 너! 어디서 들어왔어! 아, 창인가! 아니 잠깐, 아무래도 비상식이잖아! 내내내내내가 잘 때를 습격하다니 어쩔 생각이냐!"

"이거 봐"

기죽지도 않고 리쿠가 TV의 전원을 켠다.

『---에 의해서 전문가를 부르겠습니다. 연일같이 해외에서 테러리스트에 의한 파괴행위가 전해지는 중, 이번 사건은 어떤 견해를---』

전국방송의 아침 와이드 쇼같다. 아나운서와 해설자가, 양복을 입은 학자풍의 인물과 의논하고 있다.

『이번 케이스는 이제까지에 비해, 에에, 위험하기 짝이 없다는 억측이라 부르기도 어렵네요. 여하튼 오늘 미명에 습격당했다는 장소가 특수한 것입니다. 이 시설, 독일의 국립연구소인데---』

".....!"

요우의 심장이 뛰었다.

『이곳은 국영 화학기술 연구소이고, 에에, 국제적으로 봐도 굉장히 중요한 시설입니다. 물론 그 많은 것이 국가기밀이고, 어떤 피해가 있었는지 아직 공표되지 않은 것도 신경 쓰이네요. 이것은 가정입니다만, 심각한 손해를 입었을 가능성도....』

『범인 측에서 성명을 내지 않는다는 것에서도, 당국은 당황해 하는 모양이고요. 지역 신문 정보에 의하면, 이 시설을 습격한 것은 훈련 받은 병사로 보인다고---』

"도쿠... 어제, 독일의 연구소가 습격당한다고 말하지 않았어?"

굳은 미소를 띠는 리쿠. 그 얼굴에는 불안한 기색이 보인다.

『정확히 예상해두고 싶은 것은 이번 습격으로 어떤 피해가 있었던 것인가. 그리고 일련의 테러 활동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 그 두 가지 인데.』

『피해에 관해서는, 에에, 어쨌든 화학 연구소 시설이니까. 최첨단 화학약품이나 기밀 기계가 강탈당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돈이 될테니까요.』

『테러 활동과의 관련성은?』

『이것은 다른 사건이라고 생각해야겠죠. 범행성명이 없으니까. 거기에, 특수한 것을 다루기엔 고도의 전문지식이 필요합니다. 시설 내부에 정통할 필요도 있겠죠. 이것은 테러라기보단. 돈이 목적인 계획적인 강도인 가능성이---』

"----시시해"

요우는 한숨을 쉬고, 일어섰다. 리모컨을 빼앗아 TV를 끈다.

"에?"

"그냥 우연이다. 세계가 테러로 허둥거릴 때 돈 목적으로 무리가 욕심부린 것에 지나지 않아. 바로 당국에 포획 당하고 끝이다"

"그, 그런 거야?"

리쿠는 멍해진 모양이다. 감정이 표정에 잘 나오는 소녀다.

"어제, 도쿠가 위협하니까, 리쿠는 완전히--"

"그런것 보다"

요우는 이불에 몸을 감싸고 얼굴을 붉힌다. 아까 리쿠의 입술을 생각해내, 자신의 입술에 손등을 파묻고 눈을 피한다.

"나, 나에게 이상한 짓은 하지 않았겠지...."

갸웃 리쿠가 고개를 기울인다.

"이상한 거?"

"그, 그러니까, 그.... 자고있을때, 내 몸에....."

리쿠가 퍼뜩 알아차린다. 그녀도 얼굴을 불게 물들인다.

"바보! 왜 리쿠가, 도쿠 같은 거 한테! 무슨짓 할 리 없어!"

"저, 정말인가....?"

"빰을 물들이고 고개 숙이지 마! 죽어!"

리쿠가 펜을 주워 던진다. 이마에 직격 당해 요우도 격분한다.

"네놈! 불법침입에도 모자라, 성희롱까지 하는 건가!"

"누가 성희롱이야! 자의식 과잉이야! 이 고물!"

"고, 고물이라고! 나는 천재라고! 두드리면 고쳐지는 라디오가 아니야!"

"뭐-가 천재야! 대단한 선생이라고 거짓말이나 한 주제에! 이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라고... 요, 용서 못해! 이렇게 되면 실력행사다! 밖으로 나와!"

"할 테면 해봐!--- 모자란놈"

"네, 네놈--- 악"

간단히 넘어져 리쿠가 요우에게 덮인 상태로.

둘은 뜰 건너, 부지 밖에서, 이쪽을 보고 있는 인영을 알아차린다.

우연히 그곳을 지나가고 있었겠지.

낚싯대를 가지고 있는 어린애 마사하루다.

"......칫"

리쿠가 귀까지 새빨갛게 물들이고, 뭔가를 말한다.

얇은 옷의 두 사람, 그것도 소녀가 소년을 밀어 넘어트린 형태로, 서로의 옷을 붙잡고 있다.---

그런 상황을 보고, 마사하루가 기쁜 듯이 달려간다.

"리쿠 누나 저질렀다-! 도쿠랑 엣찌-!"

"아냐!"

리쿠가 절규한다.

"잠깐, 하루! 이봐아!"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리쿠가 창에서 뜰로 뛰어간다. 뒤돌아보면서 말한다.

"다른 사람한테 퍼트리는거 막고 올게!--- 랄까, 왜 네가 부끄러워하는 거야!"

"너, 너, 역시, 그런 목적으로"

"아니, 아닙니다. 정말, 그런게 아닙니다. 착각하지 말아주시겟습니까"

진지한 얼굴로 그만하란 제스쳐를 하는 리쿠.

"됐으니까 도쿠는 옷 갈아입어! 나중에 데리러 올테니까!"

"데리러?"

"휴대폰 가지고 싶었지! 나중에 키타야 갈 거니까, 도쿠도 데려가 줄게!"

그런 말을 남기고, 달려가는 리쿠. 전 육상부원답게 훌륭한 스타드 대쉬지만 뒷모습까지 귀가 빨개져 있단걸 알았다.

"챠탄?"

잘 모르겠지만, 휴대전화를 구입 가능한 장소에 안내해주는 모양이다.

"......"

어찌나 소란스러운 아침이다. 태풍 충격이라도 받은 기분이다.

바닥에 떨어진 리모컨을 주워, 다시 TV를 켠다.

『이 독일 연구에서는 많은 연구가 행해지고 있어---』

채널을 돌려보지만, 어디서든 같은 화제다.

소란 피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거기에 긴장감은 없다. 남일 같은 식이다. 실제로 먼 이국의 테러 피해가 번지면 어떻게 될까--.

평화에 익숙해진 나라니까 반동이 크다는 것은 쉽게 상상이 간다.

"-- 우연이다"

요우는 거실에 앉아서 수건을 머리에 감는다. 전신에서 차가운 땀이 뿜어진다.

"내가 그 연구소에 대해선 잘 알고 있지만--"

TV를 보는 요우의 뇌리에 피해를 받은 연구시설의 내부상황이 떠오른다. 건물의 구조뿐만이 아니다. 주된 연구원의 얼굴이나, 그리고 연구소의 최심부에 봉인된, 두려운 재앙--.

그 모든 것이,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헬'에 대해선 알고 있지만...."

리쿠의 앞, 아까는 평정을 가장한 것이다. 하지만 내심 불안함과 초조함이 잔뜩 있었다. 뉴스 영상을 봤을 때도, 가까스로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공동 연구를 제의하고, 그 연구소를 방문한 적이 있으니까.... 그래서 알고 있는 것뿐이야. 그 이외에 특별한 이유 따위 있을 리가 없어...."

요우는 일찍이 독일 정부에서 의뢰를 받아, 그 연구소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뿐이다. 그 이상, 싶은 의미는 없다--.

"......"

발밑에 떨어져 있는 레코더를 보고, 꿀꺽하고 침을 삼킨다.

어제 일어났던 일.

요우가 가지고 온 화물에 일찍이 자신의 흔적을 보여주는 것은 없었다.

레코더에 녹음한 목소리도--- 음질은 깨끗한데 마치 죽을 장소를 찾는듯한 노인의 지친 목소리었다. 의기양양하게 나하 항공을 내려온 요우완 다른 사람이다.

"난......."

벽에 붙여둔 노트를 본다.

"파괴자"---.

그 문장에서 눈을 돌리고, 떨리는 손으로 레코더를 손에 쥔다.

"8월 13일. 오늘은 조금 바람이 강해--"

떨림을 숨기는 듯이 몸을 둥글게 말고, 말한다.

"이 이외엔 아무것도 없는, 잔잔한 아침이다--- "

레코더에서 들린 낮은 목소리가.


-- 거짓말마.

그의 귓가에서, 그렇게 속삭인듯한 기분이 들이었다.

 

3*2


"너, 넌----"

국도를 달리는 화물겸용 승합차의 조수석에서 요우는 운전석에 앉은 남자를 올려다봤다.

"손에서 아만타디움 합금의 손톱을 꺼내고 그러진 않겠지......?"

"앙?"

콧수염과 날카로운 눈초리, 그리고 근육질인 몸의 남자가, 힐끗 요우를 노려봤다. 그 풍모는 어떤 헐리우드 영화의 초능력 히어로를 쏙 빼닮았다.

"말할 땐 확실히 말해! 여자냐! 배로 소리를 내!"

일본제 휴 잭맨이 한 손을 핸들에서 떼, 요우의 배를 붙잡는다.

(휴 잭맨은 오스트레일리아의 배우, 영화 제작자로 영화, 뮤지컬, 드라마 등에서 활동한다. 그는 세계 빈곤 퇴치 프로젝트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2009년 4월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올랐다.)

"캬악! 거, 거리낌 없이 만지지마! 성희롱이라고!"

"어이, 가늘잖아. 정말로 여자 같은데"

"아, 아파! 누르지 마! 아, 앞을 보고 운전해!"

8인승 화물겸용 승합차의 차내는 비린내가 났다. 운전석 문에 있는 수납 케이스에는 꾀죄죄한 목장갑과 낚시 바늘. 계기판 위에는 스프링 달린 참치 장식, 그리고 요우의 발밑에는 방해 말곤 아무것도 아닌 텅빈 에어컨 박스가 있다.

이걸 잭맨의 취미인 수공예입니다. 라고 말한다면, 요우는 맨하튼의 타임스 스퀘어에서 삼바를 알몸으로 춰도 좋다.

"테루 누나, 감자 칩 혼자서 먹고 있어! 나츠 오빠가 가져왔는데, "

"테루 뿐만이 아니고! 리쿠 언니도 카오리 언니도 먹고 있고!"

"테루짱 너무 많이 먹으면 살쪄? 모처럼 날씬한데"

"자, 하루. 사탕도 있으니까 이 정도로 해둬-"

"정말, 나츠. 또 테루의 어리광 받아주고. 안돼, 테루. 모두와 먹는 거야"

시트를 젖혀둔 뒷좌석에서는 5인의 소년 소녀들이 소란스럽다.

리쿠, 테루, 나츠키, 마사하루, 그리고 카오리다.

"그런데 날씨 좋네. 낚시하는데 데려가 줄까, 낚시. 밖으로 나와"

그렇게 말하고 낚싯대를 빼는 행동을 하는 잭맨.-- 나츠키와 마사하루의 아버지 같다.

"거절한다. 탔던 배가 전복해서 백상어와 대결한 이래, 3톤 이하의 선박에는 타지 않기로 맹세했다"

어째서, 이런 섬 주민의 대이동에 요우가 동행하고 있는 가. 그 이유는 이렇다.

먼저 리쿠와 테루, 카오리 3명이 번화가에 놀러 가기로 했다. 그것을 나츠키가 듣고, 동생과 함께 가기로 했다. 그러자 마을에 용무가 있는 듯한 잭맨이 차를 꺼내, 휴대폰을 사고 싶은 요우도 운행돼버렸다는 이유다.

"내 배는 그런 부드러운 게 아니야. 좋아, 이번에 태워주지"

"그럼 적어도 상어한테 지지 않게, 나도 금속 뼈대를 개조할 때까지 기다려줘"

탄식하는 요우의 시트가 이상하게 흔들린다.

"이제부터 갈 챠탄은 말이야 이런저런 놀 거리가 많은 곳이야"

카오리다. 뒤에서 몸을 기대고 피식 웃는다. 스트레이트의 머리나 고상한 옷은 섬 주민 중에서 혼자만 도회적인 인상이 있다.

"상점도 있으니까, 휴대폰도 살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그게 목적이니까"

"그런데 리쿠짱 한테서 들었는데"

싱글벙글 웃으면서, 카오리가 요우에게 얼굴을 붙인다. 작은 소리로 속삭인다.

"리쿠짱을 육상으로 다시 돌아가게 해준다는 이야기.... 그냥 짓궂은 말이였지?"

"아? 아, 아니, 그건---"

"그리고오, 마사하루군한테서 신경 쓰이는 걸 들었어. 오늘 아침에...."

카오리가 양손을 살짝 그의 목에 둘렀다. 그 차가운 손의 감촉에, 등골이 얼어붙는다.

"그, 그 꼬마......! 하필이면, 어째서 이 녀석한테 일러바쳐---"

"이방인이.... 리쿠한테 이상한 짓 하면 용서 없으니까?"

"히익! 어째서 그렇게 손이 차가워! 놔, 놓으라고!"

"카오리-. 나츠가 사탕 달라고. 도쿠도 줄까?"

"응, 고마워. 리쿠짱. 아, 도쿠는 필요 없대"

아가씨 티나는 미소로 돌아보며 뒷좌석으로 돌아가는 카오리.

해방돼서 가슴을 쓰다듬으며 내려다보는 요우를 보고, 잭맨이 태평하게 웃는다.

"어제 오늘 막 온 참인데 제법 사이 좋아 보이네, 어이"

"호러 영화에서 전기톱을 들이대는 히로인에게 같은 말을 해봐. 내 기분을 대변해줄것이 틀림없어"

식은땀을 닦고, 창밖을 바라본다.

화물겸용 승합차가 달리는 국도 변에는 끝없이 이어지는 숨이 있다.

"저 건너에는 뭐가 있는지 알아?"

그냥 보고있었을 뿐이지만, 잭맨은 요우의 식선이 신경쓰인 모양이다.

요우는 답한다.

"카데나 비행장. 제18 항공단을 시작으로 미국 공군이 주둔하는 미군 기지다"

"오? 자세하네. 혹시 마니아야?"

"그냥 지식으로 알고 있을 뿐이다"

"훗, 그럼 오늘부터는 그냥 지식이 아니게 되는 거네"

핸들을 조작하면서, 잭맨이 웃었다.

"오키나와에 산다면 싫어도 저것과 함께 살아야 하니까"

"싫어도, 인가"

"없는 걸로 할 수 는 없겠지"

피식 웃는 잭맨. 그것을 마지막으로 기지에 관해 말하려고 하지 않는다.

오키나와에 사는 인간으로서, 이제까지 많은 문제를 마주하고 있었던 거겠지. 신참자 요우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사정을 말하지 않는 것도, 그 나름의 생각이 있는 것일지도 몰라.

"이만한 규모의 군사력이 하나의 섬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세계적으로 봐도 신기하지. 아시아권 전체에 대해 억제력으로, 그것이 필요한지 어떤지 의견이 갈리는 거겠지"

요우의 말에 잭맨은 웃는 채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억제력의 대상을 강요받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그들이다.

"초대면의 인간과 정치나 종교에 대해 말할 정도로, 나는 어리석지 않아. 하지만 이들의 군사력이 사라지는 것이 어느 때인지 정도는 알아"

"호우, 어떤 때야"

"세상이 평화로워 졌을때가... 혹은 세상이 끝났을 때다"

그것이 필요하지 않게 된다.

혹은 좀 더 강대한 힘으로 구축된다.

너무 강대한 힘은, 이 이외에 소멸시킬 방법을 모른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후자의 가능성이 높지만... 조금,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게 됐다"

요우는 한숨을 쉬고, 백미러를 올려다본다.

거기에 비추고 있는 것은, 경박하게 들떠있는 바보 같은 얼굴이었다.

"세상은, 의외로 평화로운 걸지도 몰라"

잭맨이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는다.

"그런것도 몰랐던 건가?"

그렇게 묻는다면, 요우는-----.

예스라고 대답할 수 없다.

적어도 이 섬은, 요우가 살아온 것 중에서 가장 평화로운 곳으로 보였다. 세계 유수의 군사력을 이웃하고 있는 주제에.

"영웅의 천적이니까"

요우는 창 밖을 바라보면서 중얼거린다.

"평화라는 것은"

그래.

어리둥절하게, 기억이 혼란할 정도로.

이런 평화로운 섬에 있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요우는 알 수 없게 됐다.

3*3

"신규 계약이군요. 감사합니다. 보호자는 없습니까?"

"그런 거 없어"

오랜지 색이 눈에 띄는 점내.

요우는 막 흘러넘친 영업 스마일을 띄운 접수원과 마주 보고 있다.

"신기종으로 바꾸고 싶고-. 리쿠 언니 사줘-"

"억지 부리지 마 리쿠도 우미 언니 걸 물려 쓰고 있는데"

"오빠, 나도 휴대폰 가지고 싶고-"

"중학생이 될 때까진 참아. 가끔은 내걸 빌려줄 테니까"

"아, 이거 귀여울 지도 리쿠짱 봐봐"

요우네는 챠탄 마을에 있는 휴대폰 전문 가게에 있다. 그들을 여기서 내려준 잭맨--- 나츠키와 마사하루의 아버지는, 자기의 일을 끝내기 위해 떠난 뒤다.

요우는 카운터에 앉아, 그 이외의 각 방면에 디스플레이된 기종을 보고 있다.

"나는 보호받을 필요가 있을 정도의 약자가 아니니까"

접수원 여성은 20대 전반으로, 눈이 치켜 올라간 미인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영업 스마일을 무너트리지 않는 모습은, 틀림없는 프로페셔널이다.

"...... 미성년자에게 계약을 할 수 없어 20세 이상인 분의 동의가 필요합니다만"
"연대 보증인 이라는 건가?"

"그렇군요, 그렇게 생각해주셔도"

"본체는 현금으로 지불할 거고, 사용료는 미리 내도 좋아. 그래도 인가"

"죄송합니다. 규칙이라서....."

"도쿠? 왜 그래?"

입씨름을 하는 요우와 접수원을 알아차리고, 리쿠가 가까이 왔다.

"부모님이나 20세 이상의 형제가 있으면, 그런 방향으로....."

"그런 거 없어"

요우는 태연히 말한다.

리쿠와 디스플레이를 보고 있던 아이들이, 놀란 모습으로 이쪽을 바라본다.

"돈이라면 있어. 보증인의 대리 서비스인가, 거기에 가까운 것도 없는 건가"

"대단히 죄송합니다"

고소하는 접수원을 대신해 테루가 끼어들었다.

"돈? 도쿠는 부자야?"

테루는 과연 마을 밖에선 평소처럼 수건을 두르진 않았다. 하지만 무슨 생각인지, 커다란 선글라스로 얼굴을 숨기고 있다.

"응? 이제까지 실컷 나라나 군, 기업의 연구에 협력해서 보수를 받았고, 특허도 있으니까 엔화로 치면 10억 정도 저축하고 있다고"

"시.....! 오,오오오오오오오오......!"

떠는 테루.

테루 이외의 얼굴들이, 얼굴을 서로 마주 본다.

"또, 시작했다-. 테루를 놀리는 건 그만해 도쿠"

"뭐가 시작한 거야? 뭔가를 시작한 기억은 없지만"

"10억....! 전부 주세요!"

"어째서냐! 욕심부리는 정도가 있다고! 부부의 이혼 조정이라도, 적어도 절반 정도지만!--- 칫, 이렇게 된다면"

눈빛이 변해 달려드는 테루를 누르고, 리쿠를 의문스럽게 바라본다. 본인은 15살이라고 말했지만, 그 나름의 체형과 모습으로 다른 가능성을 생각한다.

빤히 평가되, 리쿠가 반사적으로 가슴을 양손으로 숨긴다.

"뭐, 뭐야?"

"너...... 사실 아이를 가진 부모 같은 게 아닌가? 혹시 그렇다면 보증인으로 고용하지"

"무슨......!"

리쿠가 쇼크를 받은 모습으로 굳는다. 유감이지만 연령 사칭은 아닌 모양이다. 그녀의 등 뒤에서 히죽 웃으며 "죽여버린다?"라고 무언으로 입을 움직이는 카오리가 두려웠다.

"나츠.... 리쿠는 그렇게 늦었어.....?"

".....어, 어른스러워! 리쿠는 어른스러운 거야!"

요우는 탄식했다. 의자에서 일어선다.

"시간을 뺐겼네"

"네?"

"계약은 없다. 이번엔 포기하기로 하지"

그렇게 말하고 가게를 나오는 요우.

바로 아이들도 뒤에서 따라온다.

"괜찮은 거야, 도쿠? 뭣하면 리쿠 엄마한테 부탁해서라도---"

"필요 없어. 처음부터, 타인한테 부탁할 생각은 없어"

"리쿠가 애가 딸렸다면 부탁했을 주제에...."

"그건 농담이다. 뒤에 잇는 여자가 무서우니까,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

리쿠가 카오리를 돌아본다. "?"하고 귀엽게 머리를 갸우뚱하고 계속 멍하게 있는 카오리.

"다음엔 적당히 이 근처를 볼 테니까, 택시를 잡아서 돌아가는 걸로 하지. 그럼"

"엑? 안내해줄 거야? 챠탄 처음이잖아?"

나츠키가 불러 멈추자, 요우는 코웃음 쳤다.

"이 정도의 지리로 미아가 될 시절은, 말을 기억했을 때 졸업했어. 거기에 너희 꼬마들의 보호라니 질색이다"

"엑? 리쿠네가 보호받는 입장?"

"도쿠는 장해 보이네--"

리쿠와 마사하루의 항의를 뿌리치고, 요우는 혼자서 걸어갔다.

정당히 걸으면, 사람이 많이 지나는 에리어가 나왔다.

국도에서 계속해서 자동차가 흘러넘치고, 펼쳐진 도보에서는 통행인이 오가고 있다. 장난감 같은 서양식 건물이 늘어서, 멀리서 감시 차량 같은 커다란 고리가 보인다.

영어로 쓰인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미하마 아메리칸 프렌치.

그게 이 대로의 이름 같다. 이 지망 사람뿐만이 아니라, 보기에도 관광객 같은 얇은 옷을 입은 사람들, 거기에 외국인의 모습도 보인다.

"에어컨의 구입이나 컴퓨터를 살 수 있을듯한 장소는 없어 보이네...."

시야에 비치는 점포나 통행인의 짐을 보면, 일목요연하다. 그들이 손에 쉬고 있는 것은 아이스크림이나, 신발, 거기에 옷.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겐 놀러 오는 장소이기도 하고, 관광객은 쇼핑센터나 놀이공원이 목적이겠지.

"점심만 먹고 빨리 돌아갈까"

"테루가 추천하는 가게는 저기고"

바로 옆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커다란 선글라스로 얼굴을 숨긴 소녀가 옆에서 걷고 있다.

"....."

주변을 둘러본다. 옆에 있는 것은 소녀뿐이고, 달리 기억하는 얼굴을 찾을 수 없다.

"자, 주스 마셔"

테루다. 종이컵에 담긴 음료수를 요우에게 건넨다.

"왜, 네가 여기 있어?"

"왜냐니... 그런 거, 도쿠랑 같이 놀고 싶었고"

눈을 피하고, 부끄러운 모습으로 입을 삐죽이는 테루.

"나와 함께? 그러니까, 왜--"

어깨를 으쓱이는 요우의 팔에 테루가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팔을 감았다.

실수로 두근두근하고, 어떤 것을 알아차리는 요우.

아직 어리다곤 해도, 테루가 장래 유망한 외견을 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반짝이는 금발과 하얀 피부, 그리고 커다란 눈동자. 조용히 서 있으면, 그 나름대로 사람의 눈을 끄는 얼굴이다.

"과, 과연. 어린애에게 흥미는 없지만.... 거기까지 네가 나를 신경 쓰인다면 이쪽으로선 나쁜---"

"ATM 여기니까. 일단 10만엔 꺼내서, 커다란 케이크 먹고 싶고!"

딱 ATM 앞에 도달해, 요우는 뻐끔거린다.

"FUCK...."

"아, 훅이라고 말했다! 그거 말하면, 대디한테 바로 혼나고!"

"어린애보다 아내한테 욕먹는 게 좋은 거겠지.-- 뭐 좋아. 조금 이제 생활비를 꺼내려고 했던 참이야. 한턱내지"

테루의 팔을 흔들어 풀고, 요우는 자동문을 빠져나와 현금 자동 지급기로 향한다.

"엑, 어째서 의미를 모르겠고!"

"이쪽의 대사다!"

지갑을 꺼내 현금카드를 기기에 넣는다.

"10만엔 10만엔"

"노래하지 마. 손장단 치지 마"

전자음과 함께 카드가 들어간다. 액정화면 위에 주의가 표시된다.

"해외 은행 계좌는 처리하지 않는 건가? 이래서 시골은...."

다른 카드로 시험해 보지만,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신용카드를 넣어도 똑같다. 표시되는 문장은 변함없다.

-가지고 계신 카드는 현재, 처리할 수 없습니다.

그 한 가지 뿐이다.

"....."

이리하여 요우는 1엔도 손에 넣지 못하고, 자동문으로 나오게 됐다.

"어째서야, 전부 쓸 수 없다니.... 미국 정부의 소행인가? 아니, 이건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았거... 일단, 연중이 이 계좌를 알았다면, 발자취를 붙잡기 위해 동결 따윈 하지 않고, 내가 헤엄쳐 그물에 걸리게 할터다.... "

멍하니 중얼거리는 요우의 옆모습에, 테루가 거대한 한숨을 쉬었다.

"실망이고... 선행 투자가 쓸데없었고"

요우에게 준 주스는 선행투자를 할 속셈이었던 것 같다.

"도쿠 정말 가난했어. 점심... 사줄까?"

"부, 불쌍한 눈으로 보지 마! 나를 깔보지 마! 꼬마에게 밥을 사줄 정도의 변변함과 서비스 정신은 있으니까!"

"사주는 거야? 야호-"

이해 가지는 않지만, 선행투자 주스를 받아버린 이상 어쩔 수 없다.

수십분후, 요우와 테루는 핑크색 외벽인 매점 앞에있다.

밖에 설치된 의자와 테이블에 앉아 통행인을 바라보며 타코스를 먹는다.

(타코스-옥수수 가루를 반죽하여 얇게 펴서 구워 만든 조각에 야채나 고기를 싼 멕시코 요리.)

"스테이크가 아니고"

다람쥐처럼 뺨을 부풀리면서 테루는 불만스럽게 말한다. 옥수수를 바탕으로 소고기를 저며 양파에 얻고 살사소스를 뿌렸다.

"예약도 필요 없어 보이는 레스토랑에 들어올 정도라면, 정크푸드쪽이 나아"

요우도 그것을 먹는다.

"맛있으니까 용서하고"

"뭐하는 놈이야, 너는. 그렇게 항상 비싼 요리를 젓가락으로 먹는 건가?"

"으-응, 아이스크림이던가 10엔 초코렛이라던가 껌이라던가"

"길들인다고 하는거다, 그런 건..."

"모처럼 데이트해주는 건데. 도쿠는 인기 없으니까 이게 첫 데이트네"

"정하지 마. 나는, 나름대로 인기 있어. 유명한 헐리웃 여배우의 에스코트를 한 적도 있다고"

"헐리웃 여배우? 굉장하고!"

"그 후, 그 여배우는 목만 남아서 샹들리에의 장식품이 됐으니까"

"......"

"물론 내가 범인을 알아내, 배상을 지불하게 했다"

걷잡을 수 없는 잡담을 하며, 요우는 현금카드를 바라본다.

그걸 쓸 수 없어서 막연한 불안함이 가슴을 스쳐 간다. 요우 이외에는 누구도 알지 못할 터인 계좌에서, 돈을 뽑을 수가 없다.--- 그런 일은 볼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요우의 실종을 알고, 그 잠복처를 알아내려는 사람은 많다. 요우의 팬 대표이기도 한 우수한 조수도 있다. 그 여자는 당연--- 미 당국이나 CIA도, 눈에 핏발을 세우고 요우를 찾고 있을 터다. 아까도 생각했지만, 혹시 그들에게 계좌의 존재가 들켰다면, 그것을 단서로 요우의 행방을 잡으려고 하겠지. 동결시키려는 어리석은 책을 취하지 않는다.

그들 이외에 요우의 계좌에 갑섭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계좌의 주인이기도 한 사도 료우, 본인뿐이다.

"....."

지끈, 하고 요우의 머리에 희미한 아픔이 왔다.

좌절과 함께 초조함이 요우의 발밑에서 살그머니 다가온다.

현금카드를 바라보는 요우의 두통이, 증가한다---.

"얌. 바람이 강해졌고"

건방짐을 부추기며, 테루의 선글라스가 흘러내렸다.

요우는 정신을 차린다.

"... 오늘은 수건을 두르지 않았네"

내심 초조함을 숨기고, 어찌 되든 좋은 것을 말한다. 물이 빠지는 듯이 두통이 사라지고, 잘 모르는 불안도 안개처럼 흩어졌다.

돈 따윈, 어떻게든 된다. 사소한 문제다--.

마음속에서 자신에게 말하면서, 깊이 생각하는 것을 그만둔다. 문제를 뒤로 미루다니, 자신답지 않은 판단이지만-- 지금은 논물을 완성 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사소한 문제에 시간을 들이면 안 된다.

"이런 마을 안에 수건 같은걸 둘렀다 간, 그냥 수상한 사람이고"

테루가 자못 당연한 듯이 말한다. 그 얼굴에는, 수상한 선글라스가 올려저다.

"그 선글라스도 어쩔지 생각하는데"

"선글라스는 어쩔 수 없고. 테루는 아이돌이니까, 눈에 띄었다간 큰일나고"

요우는 머리를 갸웃했다.

조금 생각해 보지만, 요우의 지능을 더해도 그녀가 하는 말의 의미를 모르겠다.

"앗! 저 사람, 방금, 테루를 봤고! 들키면 사인 공격당해!"

테루가 그렇게 말하고, 길을 지나가는 가족들에게서 얼굴을 돌린다.

요우는 그 가족들이, 테루보다 더 먼 곳을 보는 듯이 보인다.

".....?"

"뭐야, 그 눈은"

테루가 노려보면 요우는 처음부터 의문이였던 것을 말한다.

"일본에서 말하는 아이돌이란건 흔히 말하는 그건가. 노래하고 춤추는....."

"당연하고. 오키나와에선 유명한 액터즈 스쿨이 있어. 이제까지 몇 명이나 유명인을 배출해냈고"

"이 섬에 그게 있는 것과, 네가 아이돌을 자칭하는 것과 뭔가의 관계가?"

"그러니까, 테루가! 거기에 다니는 거야! 이전에, 드디어 TV에 데뷔했고!"

의기양양한 얼굴로 몸을 내미는 것을, 미묘하게 눈을 휘는 소녀.

"지방 방송으로 2초 정도였지만"

"그걸로 사인공격에 당한다면, TV에 비친 심령현상이라고 생각한 게 아닌가...."

"아, 앞으로! 앞으로 유명해 질 거고!"

얼굴을 불게 물들이고 우기는 테루. 타코스 조각이 요우의 이마에 날아왔다.

요우는 이마를 닦고, 콧소리를 낸다.

"유명해 져서 어쩔거야?"

"돈을 잔뜩 벌고, 많은 사람들에게 어리광부려서, 세계제일의 부자와 결혼해서, 성에 살고 매일 놀면서 지내고, 그리고....."

"시원할 정도 욕망의 덩어리네"

요우는 어이없지만, 테루는 진지 그 자체다. 이상의 미래를 꿈꾸며, 눈을 반짝이고 있다.

그런 소녀를 보고, 요우의 뇌리에 어떤 기억이 되살아났다.

이 세상에 태어난 순간은,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인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요우의 곁에서는 한 사람, 또 한 사람이 멀어지고-- 이윽고 완전한 고독이 방문한다.

고독해지고 나서 늘어난 것은 적이다.

선망, 존경, 기대----- 그것을 모두 덮을 정도의 거대한 질투, 시기, 그리고 증오.  

늘어난다고 하면 팬도 그렇다.

천재인 요우를 존경해, 동경해, 숭배하는 자들도 많이있다.

그중에는 유명인이나, 재능이 넘치는 인물도 많았다. 요우의 재능을 이해하기에는, 그것뿐 으론 일정 이상의 재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팬"들도, 결국엔 요우의 적과 같은 존재로 변했다.

그들이 최후에 띄운 것은 조소.

이제까지 요우에게 의지해 도움받으며 살아왔던 사람들이 손바닥을 뒤집는 것을 몇 번이나 보아왔다.

그런데도, 작은 계기로 또 요우에게 매달리는 것이다.

요우는 그때 기분이 나빴던 건지, 다시 그런 기대에 재차 부응해왔다.

어째서냐면, 그것이 천재이고, 영웅인 요우의 사명이니까---.

"그만둬"

요우가 그렇게 말하면, 테루가 멍해진다.

"유명해진 정도로, 쓸만한건 없고---"

테루의 천진난만함에, 먹힌걸지도 모른다.

요우의 안에서, 작은 초조함이 태어났다.

"너에게 그런 재능은 없어. 어차피 부끄러워 도망가는 게 끝이다"

"....."

테루는, 바로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모양이다. 하지만 곧 얼굴을 불게 물들인다.

"테, 테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왜---"

"나는 알아. 어째서냐면, 나는 천재니까"

요우는 웃었다.

"너에겐 재능이 없어. 쓸데없는 노력 따위, 빨리 그만둬"

그 말을 끝내지도 전에--.

적던 타코스가 요우의 안면에 명중했다.

더욱더 타코스로 기가 죽은 틈에, 텅 빈 배에 화살 같은 주먹이 꿰뚫는다.

"쿠엑!"

"FUCK! 죽어!"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고함치며 테루가 그곳에서 달려가 버린다.

그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본 요우는 탄식했다.

"대디한테 혼나는 게 아니었나.....?"

주변의 시선이 집중돼 얼굴을 더럽힌 타코스를 닦는다.

이걸로 시끄러운 꼬마에게 시달릴 리는 없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속이 시원해진 요우였지만-.

멀리서 화난 얼굴로 접근하는 아이들을 보고---.

"역시 애딸 린 부모 원숭이야 저건..."

생명의 위험을 느꼈다.

3*4

공격을 예측한 요우에겐 리쿠의 손을 피하는 것은 쉬웠다.

하지만 연결 공격으로 발길질 하는 것은 회피하지 못했다.

"캭!"

옆구리를 걷어차여 요우는 의자에서 굴러떨어진다.

"테루한테 사과해!"

어깨를 치켜든 리쿠가 요우에게 삿대질한다.

나츠키나 마사하루 카오리도 요우를 노려본다.

무슨 일인가하고 주변의 이용객들의 시선이 모인다.

"칫.... 말보다 먼저 폭력이라니 원숭이다운 행동이야"

요우는 옆구리를 누르며 리쿠의 등에 숨은 소녀를 노려본다. 고자질한 본인, 테루가 요우를 향해 혀를 내민다.

"재능이 없다니 그런 거 간단히 말하면 안 돼!"

자기 일도 아닌데, 리쿠는 진심으로 화난 모양이다.

"특히 테루는 공격에 약해! 이제까지 잔뜩 어리광부려왔으니까!"

"그건 그거대로 교육에 나쁘다고 생각하는데..."

"테루한테 사과해!"

요우는 일어서, 가까이에 있던 점원을 손으로 제지한다.

"사죄? 그런 거, 태어나서 한 번도 한적없어.--- 나는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어. 예행연습을 해준 것 뿐이다"

아이들이 어깨를 늘어트린다.

"그 녀석은 세계 제일의 유명인이 되고 싶은 모양이다. 세계제일의 평가를 받는 인간이란, 동시에 세계제일의 비판을 받은 인간 이기도 해"

말하며 웃음을 띤다.

"간단히 인간에게 말하면 안 돼? 아니, 타인의 악언 정도 간단히 입에 내는 게 아냐"

"....."

"자신을 모르는 상대 정도가 그 녀석의 재능인 거야. 이 정도의 악언으로 포기할 정도라면 처음부터 큰소리 치지마"

눈을 반짝이며 꿈을 말하는 테루를 보고 초조했던 것은, 그것이 첫 번째 이유였다.

시기 당하는 압박과 낙담을 견디는 것,

요우는, 그 격차를 알고 있다.

"잘난 듯이. 왜 도쿠 같은 게 그런 말을 하는거야"

"나는 천재로, 영웅이라고"

요우는 그곳에서 떠나려고 했다.

초조하다곤 하나, 어린애를 상대로 너무 열받아 버렸다. 이런 시시한 말다툼이야말로, 쓸데없는 시간임이 틀임없다.

"세계최대의 찬사와 최악의 매도.- 둘 다 알고 있는건 나뿐이야"

말을 남기고, 요우은 옆길로 지나가려고 한다. 하지만 그녀가 들이받아 멈춰서 버렸다.

"거짓말쟁이!"

참을 수 없는 듯이 리쿠가 소리친다.

"도쿠가 천재라니, 어차피 거짓말이야! 왜 그런 거짓말을 하는 거야!"

"그런 비판은, 이미 싫증 나도록 들었어"

쌀쌀맞게 말하고 이번에야말로 아이들을 지나친다.

"태어났을 때부터 계속해서 들어왔으니까"

이번엔 누구도 요우를 막는 사람이 없었다.

등 뒤에서 남은 아이들의 대화가 들린다.

"형, 나 저 녀석 싫어!"

"성격 나쁘네!"

"리쿠짱 이제 그만하자 응?"

"으으..."

요우는 천재다.

옆에서 들리는 잡음도 요우에게는 데미지가 되지 않는다.

"..."

길에서 택시를 잡아, 자택으로 향하는 차내에서, 요우에게 이변이 생겼다.

"손님 괜찮요? 얼굴, 새빨개요?"

운전수가 걱정할 정도로, 이상한 상태겠지.

15세의 소년이 양쪽 귀를 틀어막고 떨면, 걱정하는 게 당연한걸 지도 몰라. 미국에서라면 약물중독자로 보겠지.

"나, 나는...."

-- 도쿠가 천재라니, 어차피 거짓말이야!

리쿠가, 요우를 힐책하는 소리가 고막에 달라붙어 떠나질 않는다.

거기에 편승하는 것처럼 과거의 비판이나 매도가 겹쳐진다.

거만한 어른들이, 모두 요우를 중상하는 광경. 수가 너무 많아서 매도하는 내용은 판별되지 않을 정도의, 누구나 요우를 비난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거, 거짓말 같은 거 아니야.... 나는... 으으으...."


---  그랬을 터인데.

길에서 택시를 잡아, 자택으로 향하는 차내에서 요우에게 이변이 생겼다.

"손님, 괜찮아? 얼굴, 새빨개"

운전수에게 걱정받을 정도로, 이상한 상태겠지.

15세의 소년이 양 귀를 틀어막고 떨면, 걱정받는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미국에서는 약물중독자로 보이겠지.

"나,나는..."

- 도쿠가 천재라니, 어짜피 거짓말이야!

리쿠네의, 요우를 힐책하는 소리가 고막에서 떠나질 않는다.

거기에 편승하는 듯이 과거의 비난이나 매도가 겹친다.

거만한 어른들이 모여 요우를 중상하는 관경. 수가 너무 많아 내용이 판별되지않을정도의, 누구나 요우를 비난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거, 거짓말 같은게 아니야... 나는... 으으..."

낮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환상을 거절한다.

이 섬에 오고 다소 혼란한 건지, 이런 건 관계없다.

자신의 기억이 요우가 어떤 사람인지는 확실히 말했다. 탁월한 두뇌로 많은 문제를 해결해왔다는 실적--- 그 하나하나를, 요우는 제대로 기억하고 있다.

요우는 천재이고, 미국의 영웅인 것이다.

정말 조금만.

미국에서 탈출하기 직전 기억의 일부, 결손이 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거짓말쟁이라고 불리는 것에 동요할 필요는 없는데도-.

"병원 가는 게 좋다고 형씨"

쓸데없는 말을 남기고, 자택 앞에서 택시가 달려가 버린다.

두통이 도졌다. 발한양도 이상하다.

"상태가 이상해....어, 어쩔 수 없지, 논문은 나중에 조금 쉬고---"

지금은 쉬자--- 그렇게 생각하고, 현관으로 향하면.

"히익!"

우리 집 현관 앞에, 사신이 서 있다.

아니, 아니다.

노부인이다. 머리에 헝겊을 감은 이를테면---- 요우를 2번은 죽일 듯한 자객이다.

"뭐, 뭐야, 당인...아, 아니, 지금은 위험해. 나를 죽일 생각이라면, 나중에 다시 와. 나는 상태가 나빠서, 그럴 참이---"

뒷걸음질치는 요우를 보고, 노부인이 머리를 갸웃한다.

"상태 나쁜건가?"(죄송합니다 사투리입니다)

"뭐, 뭐라고?"

"제대로 된거 않먹으니까 그러지. 이거 먹어"(사투리예요)

노부인이 다리 밑에 둔 커다란 발포 스티로폼 상사를 봤다.

그 옆에는 커다란 리어카가 있다. 그것을 써서 옮겨온 모양이다.

"오징어야"(세이카)

"무슨 우산?"(세이카사)

"리쿠에게 말하면 요리해 줄 거야"

".....?......?"

"젊은 애가 배곯으면 안돼"

그렇게 말하고 노부인은 웃으며 요우의 등을 쳤다.

"아파!"

캬캬캬,하고 악마 같은 웃음소리와 함께 노부인이 리어카를 끌고, 사라졌다.

"뭐, 뭐였던거야..... 게다가 이건 대체- 캬악!"

현관 앞에 놓인 상자 뚜껑을 열면, 커다란 물보라 올라왔다.

상자 안에는 바닷물과--- 한 마리의 오징어가 있다.

그냥 오징어가 아닌. 요우의 신장 2/3는 될만한 거대한 오징어다. 게다가 살아있다.

"오징어....인가?"

요우는 그것이 일본 남부 난해에 서식하는 대형 오징어라는 걸 안다.

상자 안에서 폭주하는 오징어와 노부인이 사라진 방향을 번갈아 본다.

이만큼 훌륭한 오징어다. 희소한 것인 것은 틀림없다. 거듭 말하자면 그 나이에 이만한 대물을 가지고 오는 수고도 엄청나다. 그 사실에 비추어 요우의 천재적인 추리력은 하나의 결론을 도출했다.

"과연.....평화교섭인가"

어떤 미개한 토지에 사는 민족은, 우호의 증거로 귀중품을 타민족에게 바친다 한다.

"그 정도의 전사다... 내 실력을 간파하고 형세 불리로 판단한 건가. 연단이다. 네 의사는 확실히 받아들였다고. 이 공물은 정전 협정 증거로서--- 아팟!"

상자를 엿보는 요우의 뺨을 폭주하는 오징어의 지느러미가 때린다.

"써, 썩을......! 배울 뇌마저 없는 하등 생물 주제에.....!"

요우는 상자를 끌고 욕실로 가져간다.

오징어를 바닷물과 함께 욕조 풀어놓으면서, 생각한다.

"좋아, 너를 폰토 피단이라 명명하지"

전설의 거대 오징어, 크라켄을 기억하는 인물에 관련해 명명한다.

"있는 힘껏 성장해라. 네가 있는 한 섬 주민에게 습격을 받은 일은 없을터--- 아파!"

동정을 가지고 말을거는 요우에게 마저, 지느러미로 치는 반항정신. 걱정할 것 없이 건강히 성장할듯하다.

뺨을 문지르면서 거실에 돌아와, 앉는다.

이걸로 겨우 쉴 수 있다.

안심하면, 벽에 붙여둔 논문이 시야에 들어온다.

"....."

파괴자.

천재, 사도 요우에 의한 세계파멸의 길을 그린 미완성의 논문.

그것을 보고 있으면, 돌연---.


"......!"

뇌리에 어떤 광경이 생생히 떠올랐다.

"백악관"에서, 권력자들에게 파과자의 논문을 강구하는 자신의 모습.

그것은, 그저 환각--.

그럴 터이다.

어째서냐면, 그 환각 속에서 요우가 가리키는 논문은--- 지금, 눈앞에 잇는 그것보다도 앞서 가 있다.

아니, 앞이 아니다.

순간의 백일몽으로 엿본 논문은, 좀 더 앞---.

최후의 한 문장까지, 확실히 쓰여있는 듯이 보였다.

"----!"

멍하니 있을 수 없게돼, 요우는 벌떡 일어났다. 샌들으로 갈아신고 자택을 나온다.

"바보같은.... 있을 수 없어. 그냥 망상이다. 그때, 그곳에서 쓴 논문은 미완성이였을 터.... 그래서 누구도 그 가치를 이해할 수 없어 이 몸을 추방한거야... 나는 논문을 완성시킬 필요가 있어...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그것을 하기 위해, 나는 이런 벽지의 섬에 온 거야---"

중얼거리면서 걷는다, 자택 앞에서 작은 해변으로 나온다.

테니스 코트 정도의 크기 정도 밖에 안되는 모래사장이다. 레저 스포츠의 한복판이라 해도 관광객 같은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지방 아이 같은 게 몇 명, 옷을 입은채로 미역을 감고 있다. 수영복을 입는단 학습이 없는 걸지도 모른다.

"....."

요우는, 모래 위에 앉는다.

바다를 바라보며 생각에 빠지는 센티멘탈리즘은 없다. 그냥 자택에 있는 것이 싫었을 뿐이다. 지금 또 논문을 봐도, 냉정해질 자신이 없다.

얼마 나의 시간 동안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를 바다를 보고 있었을지.

해면이 귤색으로 물들쯤, 옆에서 말을 걸어 왔다.

"왜 그래"

목소리로 알았다. 옆집의 비터 메론 노인이다.

누군가와 잡담할 기분은 없었다. 적당히 대응하기로 한다.

".... 빌린 공구는 거실에 있어. 가지고 가"

노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옆에서 사람의 기척이 사라진다.

잠시 있다, 또 기척이 돌아왔다. 달각 달각하고 공구상자가 흔들리는 소리가 들린다.

"뭔가 했더니, 욕실에 커다란 오징어가 있네. 그건 어떻게 된 거야"

"테룬가 하는 꼬마의 조모가 두고 갔어"

쌀쌀맞게 말한다. 노인이 즐거운 듯이 웃는다.

"우하하. 그 할멈인가. 그건 옛날부터 그랬어. 내가 이렇게 어렸을 적에도, 배고파하는 어린애를 보면 먹여주고 말이야. 나나 네게 있는 곳에 살던 할아버지도, 전후 때부터 제법 돌봐줬어"

"노인의 옛날이야기에 어울려줄 정도로 지금 나는 한가하지 않아"

"리쿠한테 맡겨. 그 엄마라면 잘 요리해줘"
 
"요리라고.....?--- 아, 그건 먹으라는 의미인 건가? 분명히 위 용량을 초과하고 있다고!"

놀라서 생각지도 않게 얼굴을 들면 비터멜론 노인이 유쾌하게 웃었다.

그 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곳에서 떠나려한다.

"..... 기다려"

생각지도 않게 불러세우는 요우.

"너한테 말한 그 집에 전에 살았던 사람말인데... 그건 거짓말이야"

노인이 뒤돌아보고, 이상한 듯한 얼굴을 한다.

"아니, 정확히는 잘 기억하지 못한다고 할까"

요우는 노인에게서 눈을 비하고, 또 바라를 바라본다.

"그 집에 예전에 살았던 주인과 이야기 했을 때의 기억이 어째선지 애매해"

어째서, 그런 참회하는 것 같은 말을 하는 건가. 요우 자신도 잘 몰랐다.

그저 숨기는게 더 위미가 없다고 생각햇을 뿐이다.

"거짓말이 아니야"

"....?"

"그 녀석은 잘 웃는 녀석이다. 여기를 나갈 때도 그랬어"

뒤돌아보면, 노인이 미소를 띄우고 있다. 그리운 듯이, 하지만 연륜이 들어간 주름에 그늘을 포함하고 있다.

"그 녀석은 오키나와 사람이 아니었어. 원랜 본토인이야"

"....."

"그 녀석은 전에 살았을 던 곳에서, 도망쳐온 거야"

요우는 눈을 크게 떴다.

다른 땅에서, 도망왔다---.

그것은 마치 요우 자신의 처지와 닮아있다.

"처음엔 전혀 웃지 않았어. 하지만 그 녀석은, 언제나 웃어. 그 녀석이 향하는 미소라면, 그렇게 정해져 있어"

그렇게 마라고, 이번에야말로 떠나려는 노인.

"....."

요우는 어리둥절했지만, 이윽고 일어섰다.

빠르게 자택으로 돌아간다.

-- 그 노인은, 어째선지 날 자신과 닮았다고....

이전, 자신이 비터멜론 노인에게 말한 말이 뇌리를 스쳤다.

심장이 빨라지고, 전신에서 땀이 나온다.

"나, 나는 결코 도망친 게....."

샌들을 벗어 던지고 거실로 돌아와, 벽에 붙인 미완성 논문 앞에 선다.

"나는....!"

그 문자가, 요우의 안구에 비친다.

"도망 따위---"

아직 머릿속에 뒤엉킨 상태의 기억이 떠올랐다.

완성한 논문.

요우를 매도하는 어른들의 관경.

"내 논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보들을 되돌아보게 하기 위해.... 그것을 위해, 이런 곳에 왔어----"

두통에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자신의 처지를 말한다. 마치 극본을 읽는 듯한 어조로.

"벌써 완성했을 리가 없어.....! 완성했다면, 이런 섬에 올 의미 따윈 없어....! 도망친 의미 따위 없어.... 세계제일의 천재인 내가, 대체 왜 도망친다는 거야--"

말하면서, 얼어붙는다.

두려운 형상이, 머리에 떠오른다.

"파괴자에게서....?"

너무나 바보 같은 생각에, 옅은 미소를 띤다.

"있을 수 없어--- 파괴자 따윈 없어. 혹시 그렇다면, 내가 모를 리가 없어... 하지만, 혹시---"

뒤돌아서 TV를 노려본다.

'혹시 정말로 파괴자가 존재한다면..... 그 연구소를 습격한것이 이미 존재라는 파괴자라고 한다면... 이 다음은---"

리모컨을 손에 쥔 팔이 떨린다.

"동시 다발 테러 계속에서 각국의 눈을 돌리기 위해 이제까지 제일 거대한 테러를 일으킨다---- 대량 살상 무기는 아직 사용하지 않지만--- 장소는, 그래, 이기리스 근처에-----"

TV의 전원을 켠다.

『방금 전 일어난 이기리스에서의 자폭테러의 속보입니다. 이 폭발에 의한 피해자는 사망자를 합쳐 50을 넘는 규모가 될 것 같습니다. 아침 통근시간을 노려 일어난 이 테러활동에 관해서 이미 범행성명이---』

"으와---아아아아아악!"

리모컨을 내던지고 그곳에 엉덩방아를 찍는 요우.

뭐야 뭐냐고, 의미를 모르겠어.

"이, 있을 리가 없어.... 파과자 따위, 이 곳에 존재할 리가---"

요우는 머리를 감싸고 부들부들 떤다.

"그것이 가능한 사람은 남들과는 다른 재능을 가진 천재밖에 없어.... 나 이외에, 그런 게 있을 리가 없는데----"

딱, 요우는 말을 멈췄다.

요우 밖에 할 수 없다.

떨림이 멈추고, 심장마저 순간 박동을 멈추었을지도 모른다.

"----"

세상에 있는 테러리스트를 비밀스레 조종하고.

자신이 손을 쓸 것도 없이 대량파괴 무기를 손에 넣어.

세상을 의심암귀의 전쟁상태에 빠트리면서, 자신은 아무도 모르는 곳에 잠복한다.

그것은 완벽히 수행하는 것이 파괴자 이다.

"나 이외에-- 그런 천재는 없어....?"

파괴자가 이미 존재한다면?

세상의 파멸을 인도하며 이미 모습을 감춘 후라면?

그래-- 그 본인마저도 파괴자라는 존재를 모른다면?

모든 If를 만족하게 하는 답이 딱 하나 있다.

"내가... 파괴자라고 한다면....?"

요우 이외의 천재는 없다.

이미, 파괴자는 존재한다.

그 조건을 만족하는 답은, 달리 없었다.

"와야 할 종말에서 도망가기 위해, 이 섬에 온 것이라면....?"

있을 수 없다. 그런 거 있을 리가 없다.

필사적으로 부정하는 요우의 눈에--.

바닥 위에서 굴러다니는 디지털 레코더에 뛰어들었다.

"....."

레코더를 손에 쥐고, 조작한다.

이전에는 몸에 거부했다. 녹음 기록의 첫 번째 소리.

이제까진, 그것을 들을 필요가 없었다.

아니--- 듣지 말아야 한다.

"시시해... 나는 천재로, 자신의 논문을 완성하기 위해 여기에 온 거야... 이것을 들으면 모든 걸 알아"

매우 소란스러운 경보가 머리에서 울리지만, 무시한다.

액정화면에 비춘 것은, 최초의 녹음인 음성 파일.

"내가 파괴자일 리가 없어... 하지만 파괴자가 있다면, 나 이외엔 있을 수 없어... 난 천재니까...."

요우는 각오를 다지고, 이윽고 재생버튼을 누른다.

『8월 6일.... 나는 오늘부터 자신의 행동을 녹음할 필요가 있다... 조수에게 받은 카운셀링으로 의사에게 가게되서이다...』

낮고 지친듯한 목소리.--- 역시, 어떻게든 자신의 목소리라곤 생각 할 수 없다.

하지만 목소리의 이질보다도, 어떤 단어가 신경 쓰인다.

"카운셀링...? 뭐야, 그런... 나는, 그런 거 받은 기억은-----"

『이것은 내 요양 기록 녹음이 되는 거겠지....』

요우의 손에서 레코더가 떨어졌다.

하지만 기기는 멋대로 음성을 계속해서 재생한다.

『나는, 부서져 버렸다... 나는 자신이 천재라는 망상에 빠진 모양이다--』

뭔가가 레코더를 격하게 친다.

자신의 주먹이다.

무의식으로 요우는 레코더에 주먹을 휘둘러, 강하게 재생을 멈췄다.

"아, 아니야---"

몸을 둥글게 말고, 떨면서 중얼거린다.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냐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요우는 천재이자, 영웅이다.

또는 그 정체는 혼을 악마에게 팔아넘긴 파괴자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어느 쪽도 아닌 가능성이 돌연 뛰어올랐다.

그냥---- 병자.

자신이 천재라고 망상에 홀린, 망상광.

그게 답이라면--.

"나는 병자 같은게 아니야... 나는 천재로...."

뭔가가 비틀려 일그러져 부서진다. 그렇게 느꼈다.

뭔가의 답이.

뭔가의 현실이.

요우는 긴장의 실이 끊어져 기절할 때까지 출구 없는 자문자답을 반복했다.

4*1

요우는 눈에 핏발을 세우고, 벽에 붙인 백지의 종이 다발에 계산 식을 써넣는다.

창 밖이 밝아오는 듯 했다. 디지털 레코더를 주워, 액정화면의 녹음단추를 누른다.

『8월 14일-- 오늘은 바람이 강하다. 태풍이 가까이 있는 모양이다....』

짧은소리로 목소리를 불어넣고 레코더를 던진다.

그리고 또 종이에 문자를 써넣어간다.

"이봐 이봐... 다음 다음 새로운 논문의 떠올라... 나는 역시 천재야"

강한 미소를 띠고, 또 새로운 노트를 난폭하게 벽에 붙인다.

바람이 집을 두리는 소리가 요란스럽다. 하지만 매미 소리가 나지 않는 만큼, 어제보단 낫다. 태양을 구름이 가리고 있어서 약간 기온이 내려간 것도 좋다.

무엇보다 방해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굉장했다.

"드디어 신바람이 난다고....!"

볼펜의 잉크가 떨어져서 던져버린다. 새로운 펜으로 수식을 갈겨쓴다.

세계각지에 숨어있는 테러리스트의 세력 분포도와 위험도, 더욱더 그것들이 영향을 끼쳐 일어나는 리스크의 확대와 확산.

사상의 차이에 의한 대립과 국가의 군사력에 의한 억제와 반발.

과거부터 이어지는 현재의 테러 인자.

세상 속에 잠재하는 파괴의 씨앗이 요우의 머릿속에서 알고리즘화해, 미래에 일어날 현상을 예측, 예지에 이른다.

계산의 베이스가 되는 데이터는, 요우의 머릿속에 이미 입력돼있다.

"하하... 병자가 이런걸 할 수 있을 리가 없어..... 이런 계산이 될 리가 없어....... 나는 망상광 같은 게 아니라고....."

모든 요인이 포화상태가 됐을 때, 세상은 파탄으로의 카운트 다운을 시작한다.

세상을 명하기 위한 시간, 무기, 정보란 세 가지의 조건은 만족 됐다.

나머진 스위치를 넣는 것 뿐이다.

세계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테러의 시작 버튼이다.

그 스위치가 눌리는 것으로 세계는 공포상태에 빠진다.

일반인도 피해자가 되어, 누구나 죽음의 공포와 무관하지 않게 된다. 그렇게 되면 혼란한 국민을 제어하지 못하는 국가가 나타나, 타국을 침략하는 것으로 부를 빼앗으려 한다.

그것이 도미노 게임처럼 연쇄해서---- 세계 규모의 전쟁이 일어난다.

그렇게 되면 다음은 간단하다.

현대에 와서, 수십만 명의 단위로 적을 죽이는 게 가능한 병기는 드물지 않다.

"세계멸망의 스위치를 누르는 것이-- 파괴자다"

파괴자가 언제 어떻게 스위치를 누를 것인가.

그것을 시물레이션 한 것이 요우가 쓴 논문의 참뜻이다.

이 획기적인 논문이 공표되면, 세상 모든 국가가 전율하겠지. 그리고 요우를 인정하고 그에게 구원을 청하는 것이다. 파괴자를 저지할 수 있는 것은 천재인 요우 이외엔 없다.

그렇게 요우는 잃어버린 명예와 자존심을 되찾는 것이다.

영웅, 사도 요우의 화려한 컴백이다.

"나는 천재야.... 파괴자는 아직 없어...... 나는 정상이야....."

벽 한 면을 종이로 매워지고, 옆 벽에도 새로운 종이를 붙인다.

창에서 새어오는 태양이 지고 어두워져도 요우는 계산을 계속했다. 식사는 적당히, 수면을 취할 생각은 없다.

"8월 15일. 최상이다. 일찍이 없었던 스피드로 논문이 완성에 가까워지고 있다---"

창에서 햇빛이 흘러들어올 때쯤 레코더에 달려들어 녹음한다. 그리고 레코더를 내평겨치고, 또 벽에 달라붙는다.

벽이 눈문으로 가득 차 결국엔 바닥에 붙어 계산을 계속하던 때였다.

"도쿠!"

최상에 취한 요우의 곁에, 잡음이 비집고 들어온다.

거실의 창을 멋대로 열고 툇마루에 흠뻑 젖은 소녀가 나타났다.

리쿠다.

동시에 격한 잡음이 고막을 흔든다.

집 밖에서, 바람과 비가 불어 들어온다.

논문 작성에 정신이 없어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 강풍이 나무들을 비스듬히 기울이고, 툇마루 쪽에 선 소녀를 때리는 비는 마치 산탄총 같다.

""으으---"

리쿠가 절규했다.

논문뿐인 이상한 광경에 기가 죽은 건지.-- 그게 아니면 비웃음을 띠고 리쿠를 의문스럽게 바라보는 요우의 눈에 앞도 된 걸지도 모른다.

"----"

요우는 바도 소녀에게서 시선을 뗐다. 재차 계산 식을 써넣는다.

"할망이 없어! 찾는거, 도와줘!"

리쿠가 부르짖는다. 숨이 거친 걸 보면, 정신없이 달려온 것 같다.

"밭을 보러 가고 나서 집에 돌아오지 않아서! 모두 찾아도 보이질 않아서.... 오늘 아침부터 감기 기운 있었다고 말하고--"

요우는 무시한다.

리쿠가 거실에 올라온다. 요우를 붙잡는다.

"조금이라도 남의 도움이 필요해! 부탁이야, 도쿠!"

"생각한 이상으로 파과자가 나타날 징조가 강해... 이건 위험해... 위험하다고"

"도쿠도 할망한테 도움받았잖아! 저기, 도쿠!"

"--- 방해다!"

요우는 얼굴을 일그러트리고, 리쿠를 내친다.

리쿠가 어리둥절했다. 윤기잇는 검은 머리가 흠뻑 젖어있다. 티셔츠가 벌어져 속옷 라인이 보이지만, 서로 그런 건 신경 쓰지도 않는다.

"이런 촌구석의 노인이 죽던지 살던지 알까 보냐!"

쌓였던 짜증을 토해내는 듯이 요우는 고함쳤다. 그게 뜬 눈이 리쿠를 노려보고, 머리를 긁으면서 몸을 떤다.

"나는 천재야! 영웅이야! 파괴자의 논문을 완성해야만 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세상이 파멸해!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는 영락한 그대로야! 나는 이런 곳에 있어도 될 인간이 아니야!"

짜증 내는 어린애처럼 부르짖는 요우를 보고, 리쿠가 입술을 씹었다.

"또, 그런 소리야...."

요우는 움찔한다. 요우를 노려보는 소녀의 눈에, 눈물이 고여있어서다.

"이제 부탁 않해!"

리쿠가 몸을 뒤집었다. 창을 닫지 않고 폭풍 빗속을 달려간다.

"쳇....!"

요우는 혀를 차고, 논문으로 방향을 돌렸다.

뭐가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라도 있는 건지, 욕실에서 격한 물보라 소리가 들렸다.

"시끄럽다고, 폰토 피단!"

엉뚱한 데다가 고함친다.

"상태 좋았는데 방해하고....!"

재차 펜을 쥐고, 계산 식을 쓰려고한다.

"아아, 정말 상태가 좋아. 얼마든지 계속 쓸 수 있을 것 같아"

혼잣말을 해도, 그 말에 반해 손가락이 움직이려고 하지 않았다.

"얼마든지 다음을 알아----"

몸의 움직임과 함께 시간까지 멈춰버린 것 같다. 집을 두드리는 폭우소리가 그것은 그냥 착각이라고 주장한다.

"다음을--- 알고있어.....?"

요우는 얼굴을 들었다.

벽을 매우고 있는 논문.

이 이틀간 그것들은 바닥에까지 이르고 있다.

바닥의 절반이 노트로 깔렸고 그 끝은 공백이다. 아무것도 없다.

라지만 요우가 주시하는 공백--.

그 끝에 계속해서 문장과 계산 식이 눈에 떠오른다.

"----"

하마터면 정신을 잃을듯한 충격이 요우의 정수리에서 발끝을 꿰뚫는다.

"문장은--- 이미 완성돼 있는건가....?"

상태가 좋다, 라는 것은, 그렇게 믿은 것이다.

착각. 오해.

요우는 이미 완성한 논문을, 재차 써내려가는 것에 지나지 않아---.

"거짓말이야---"

펜을 떨어트린 손으로 머리를 누른다.

"뭐가 어떻게--- 논문이 완성돼있는 거라면--- 나는 어째서, 이런 섬에-- 왜 기억하질 못해---"

무의식적으로 바닥 위에 있는 레코를 본다.

요양.

망상.

낮은 소리로 말하던 단어가, 머릿속에서 서로 싸운다.

"....."

아무 것도 생각 할 수 없었다.

아니, 머리가 생각하는 것을 거부했다.

얼마 나의 시간을 멍하니 있었던 걸까.

"--- 그러고 보니, 어제부터 샤워하지도 않았네...."

창 밖에서 불어닥치는 비바람을 바라보며, 전혀 관계없는 소리를 중얼거린다.

현관에서 샌들을 신고, 우산도 쓰지 않고 집 밖으로 나온다.

금세 바람과 비에 라이트 훅을 먹었다. 수 미터 정도 비틀거린다.

"....."

자연 샤워에 취해 우두커니 서 있으면, 또다시 요우완 전혀 관계없는 생각이 떠오른다.

- 이젠 부탁 않해!

눈물을 머금고 그렇게 부르짖던 소녀의 얼굴이다.

"..... 어제부터 식사도 하지 않았어"

텅 빈 눈으로 빠끔하고 중얼거린다.

상점으로 가서 배를 채우기로 하자.

건성으로 비탈길을 오르면 상점가가 있는 거리가 나온다.

몇 명의 사람이 급하게 달려간다. 큰 소리로 부르며, 길 옆에서 흔들고 있는 것이 보인다.

행방불명이된 노부인을 찾는 것이겠지. 요우에겐 어찌 되든 좋은 일이다.

걸으면서, 요우는 관계없는 사고를 계속했다.

어느 때, 어떤 대학교수의 인공 생명 프로그래밍에 관한 연구를 도왔다. 자율행동을 하려 하는 인공생명체를 프로그램으로 묶어, 그것을 어떤 일정 범위로 움직이는 것이다.

인공생명체들에 주어진 사명은 "구역 내를 수색해, 더욱 안전한 장소를 찾아내는 것". 그것은 인류의 사회 형성 패턴이기도 하다. 그것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으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인류 문명의 흔적을 찾아내는 것이 최초의 명목이었다.

대학교수는 우수했고, 바로 인공 생명의 모델화에 성공했다.

그것은 바로 실용화됐다.

미국 육군에 의한, 잠복 중인 게릴라 수색의 수단으로서.

더욱 안전한 장소는 즉, 차페물이 많고, 외부에서 보기 힘든 장소이기도 하다.

간단히 말하자면--- "사각"이다.

어떤 것을 찾으려고 해도 보이지 않는 다면, 사각을 산출해, 그곳을 찾으면 된다---.

"시골 지리는 어려워.... 상점에 가고 싶은데, 길을 헤매버린 모양이네"

어렴풋이 중얼거리며, 상점 앞을 그냥 지나친다.

시야에 비치는 주택지를 머릿속에서 와이어 프레임화시켜, 비에 젖어 달리는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차례로 짜 넣는다.

어째서 지금, 자신관 전혀 관계없는 프로그램을 머릿속에서 재현하고 있는 것인가.

이유는 없다.

구태여 말하자면, 지금 요우는 미칠 지경이다.-- 그것이 이유다.

"....."

차도에서 벗어난 좁은 길에, 안전한 장소--- 외부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장소를 발견했다.

걸어서 가까이, 상태를 본다.

아무것도 없다.

요우는 또 걸어간다.

필사적인 형상의 인간과는 엇갈린다. 요우는 무시하고, 다른 장소를 찾아낸다.

"......"

아무도 없다.

요우는 길로 돌아와, 또 걸어간다.

그러면 샛길에서 뛰어나온 리쿠와 마주쳤다.

"도쿠.....!"

그녀는 놀란 모양이다. 적의를 드러내고 노려본다.

"뭐하러 온거야.....!"

요우는 그녀를 무시했다.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둘러본다.

3개의 장소를 찾아냈다. 비탈길을 내려간다.

리쿠가 뒤에서 따라왔다.

"그쪽은 이미 다른 사람이 찾았다고! 도와줄 거라면, 다른 곳을---"

요우는 상관없이 민가 사이의 좁은 길에 들어가, 찾아낸 사각을 엿본다.

가는 다리를 찾았다.

"----"

리쿠가 요우의 시선 끝을 보고 숨을 삼킨다.

본 기억 있는 노부인이 쓰러져있다. 머리의 헝겊이 벗겨져, 얼굴빛이 새파래져 있다.

민가와 민가의 사이를 지름길로 지면의 구덩이에 발이 걸려 넘어진 거겠지. 옆머리에서 피가 흐르는 것은, 넘어졌을 때 담에 부딪힌 것인가. 풀숲에 가려져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

요우는 천재니까, 결과를 냈다.

망상광 환자가 이런 게 가능할 리가 없다.

"구급차를 불러"

요우가 말하면, 소녀가 깜짝 놀랐다. 휴대폰을 잊은 것인지, 주머니를 만지작거리며 울거같은 얼굴을 한다.

요우는 탄식하고, 발밑에 떨어진 굵은 나뭇가지를 주웠다.

주저 없이 민가의 창문을 깨부순다. 비바람 소리와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가 섞인다.

"구급차다"

요우가 턱으로 노부인을 가리키면, 주민이 당황해서 안으로 들어간다.

"---어이, 너, 달리는 건 자신 있었겠지"

내내 서 있던  리쿠에게 요우는 "어떤 일을" 지시했다.

이상한 듯한 얼굴을 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고, 달려가는 리쿠.

그 후, 바로 많은 사람이 모였다. 안에는 요우가 기억하는 얼굴도 있다.

"할 망! 들려! 정신 차려!"

"구급차, 불렀으니까!"

사람들이 소리 지르는 중 잭맨--- 나츠키의 아버지가 심장 마사지를 한다.

하지만 잭맨의 표정은 딱딱하다. 요우가 보는 한, 노부인의 호흡은 이미 정지해있다. 비전문가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시끄러운 주거지에, 유달리 커다란 비명이 울렸다.

"할 망!"

요우를 내치고 작은 인영이 노부인의 곁으로 달려왔다.

테루다. 평소의 푹신푹신한 금발에 젖어 볼륨이 1/3로 줄어들어 있다.

"할 망! 괜찮아!"

"비켜, 테루! --- 나츠키!"

노부인에게 매달리려고 하는 테루를, 잭맨이 누른다. 아버지에게 명령받은 나츠키가, 테루를 노부인에게서 떼어놓는다.

"구급차는 아직 인가....!"

비통한 잭맨의 목소리에 주변 사람도 상황을 헤아린 모양이다.

"이제 충분히 살았겠지"

요우가 태연히 한 말에 아무도 반론하지 않았다. 단 한 사람, 테루만이 지금도 물어 뜯을듯한 얼굴로 그를 노려본다.

그곳에 침묵이 내려앉은 것 같다.

그곳에---.

"도쿠! 이걸로 된 거야?"

하얀 상자를 품은 리쿠가 달려왔다. 요우의 예상보다 0.8초 정도 빠른 도착이었다.

요우는 고개를 끄덕이지도 않고, 상자를 홱 낚아챈다.

"비켜"

노부인에게 가까이, 잭맨을 밀친다.

"비에 젖지 마"

냉담하게 말하면서, 노부인의 입가에 손을 대고 호흡을 확인한다. 다음은 맥을 확인한다.

심장이 멎어있다.

몇 명이 사람이 우산을 각자 가지고 노부인을 비에서 지켜줬다.

하얀 상자를 열면, 그것에는 구명용 의료물품이 들어있다. 요우가 가져온 화물 안에 있던 구명 도구이다.

"....."

요우의 작업은 재빠르게 행해졌다. 노부인의 기도를 확보한다.

상자에 비치된 AED 세동장치에서 패드를 꺼내서 테루에게서 빼앗은 수건으로 닦은 노부인의 흉부에 직접 부착한다. 상자 안에 있는 모니터를 확인하면서, 신호도 없이 전기쇼크를 가한다. 노부인의 몸이 진동하는 것처럼 보여서, 사람들이 비명을 지른다.

노부인의 심장은 움직이지 않는다.

"나는 만나자마자 당신에게 살해 당할 뻔 했지만--- 그런 나를 도우려고 한 모양이네"

요우는 상자에서 주사기를 꺼냈다.

"쓸데없는 짓이나 하고"

푹하고 만들어낸 소리 같은 솜씨로, 노부인에게 주사를 찔러넣는다. 강심제다.

그리고 거기에 AED로 전기 쇼크를 가하면---.


".... 흠"

요우는 콧소리를 냈다.

상자 안에 비추는 모니터에, 반응이 생겼다.

한번 멈춘 노부인의 심장이 재차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목숨을 구해야하는 비참함을 당신도 맛보는 게 좋아"

내뱉는 듯이 말하고, 요우는 일어섰다.

그대로 가버리려고 하면, 리쿠에게 어깨를 붙잡혀 멈췄다.

"어, 어떻게 된거야....?"

"보면 알겠지. 소생했어. 구명사가 올 때까지 안정하게 해둬"

낭담하게 말한다. 멀리서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상황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소용돌이친다. 제각기 안도의 말을 흘린다.

"도쿠.....!"

리쿠가 표정을 밝혔다. 눈물을 머금고, 오열을 참는 모양이다.

잭맨도 요우를 보고 있다.

그들 모두가 감사의 미소를 띄웠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부끄러워하면서 약간 영웅기분에 취하겠지.

요우에게는 질리도록 느낀 시선이다.

그럴 터인데---.

"---!"

그들의 얼굴을 보고, 머리가 깨질듯한 충격에 덮쳐졌다.

망치로 머리를 맞아 중심이 뒤섞여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기억을 맨손으로 파낸듯한--- 격한 혐오감과 구역질에 시달린다.

섬광처럼----.

봉인된 기억의 파편이, 뇌리에 되살아난다.

"백악관"에서 권력자들에게 논문을 강구하는 요우,

마지막에 비춘 논문은--- 틀림없는 완성본이었다. 요우의 말을 듣는 얼굴들에 그것을 비웃는 사람은 없다.

사실은, 요우의 논문을 믿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요우는 추방당한 거지?

"으악.....!"

번개에 맞은 듯이 몸을 젖히고, 비틀거린다.

그 계기가 된 것은 노부인을 구한 요우를 보는 주민의 시선이었다.

"보----"

요우를 보는, 신뢰와 기대의 눈빛.

그래, 그것은---.

그 백악관에서 논문을 공표한 직후의, 권력자들의 눈빛과 완전히 똑같다.

누구나 요우를 바보 취급하지 않았다.

그뿐 아니라, 누구나 요우를 믿어---.

요우는 그 손을 뿌리친다.

"보, 보지마---"

"엑?"

"그런 눈으로... 날... 보지마아!"

주민이 놀라서, 이상한 얼굴을 한다.

하지만 요우의 눈에는 그들이 더욱더 요우를 칭찬하는듯이 보였다.

천재이자 영웅으로--- 자신들의 구세주.

자신을 바라보는 선망의 눈빛에, 백악관에서 본 권력자들의 그것이 겹쳤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대량의 모르는 사람들이, 한 사람 또 한 사람 증식해간다. 그 녀석들은 매달리는 듯한 눈으로 요우에게 홀려 그의 다리에 달라붙는다.

"으으으으으으.....!"

어떻게든 생각해내고 싶지 않았던 기억의 파편이, 격류가 되어 되살아난다.

일찍이 백악관에서 사실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국입 역사 공원에서 만난 노인과, 무슨 이야기를 했던 것인가.

어째서 요우는 대학 사실을 불태운 것인가.

어째서 패배자처럼 어깨를 늘어트리고 미국에서 도망쳐왔는가---.

"우와아아아아아!"

되살아나는 진실에 견디지 못하고, 요우는 도망치듯이 그곳에서 달려간다.

폭우 속을 정신없이 달려나가--.

어느순간, 자택에 뛰어들어왔다. 복도에서 발이 걸려 넘어져 거실로 굴러 들어간다.

"으으으으으.....!"

머리를 감싸고, 신음한다. 얼굴을 일그러트리고,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것을 떠올려 버렸다.

아니---.

떠올려선 안 되는 것을 떠올려버렸다.

요우는 도망친 것이다.

자신의 처지에서.

자신의 책임에서.

그렇게 된 계기는 요우를 비웃는 소리도, 대학에서 추방된 것도 아니다.

모든 것은, 그래--.

다름 아닌 요우 자신이 안고 있던 어떤 망상에 의해---.

"도쿠!"

리쿠가 창에서 거실로 뛰어들어왔다. 요우를 쫓아온 모양이다. 이런 시간이라도 현관을 사용할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갑자기 어떻게 된 거야? 머리가 아파?"

몸을 둥글게 말고 괴로운 듯이 얼굴을 일그러트린 요우를, 소녀가 엿본다. 

"왁!"

리쿠가 깜짝 놀라 소리를 높인다.

요우가 달려들어 리쿠에게 안겨서이다.

"새, 생각났어-- 전부, 생각나 버렸어---"

부들부들 떨며, 헛소리를 중얼거리는 요우.

리쿠는 가슴에 붙은 요우에게 당황하면서 고소하곤 안아준다.

"대체 뭘 생각해 낸 거야"

"나, 난--- 난---"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 말을 입에 낸다.

"천재가 아니야-- 천재일 리가 없어---"

리쿠의 한숨이 목에 닿았다. 웃는 모양이다.

"응, 도쿠는 그런 굉장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아"

"그래서, 도망친 거야-- 천재가 아닌 나는--- 미국에서 도망쳤다---"

"그런가. 도망친 건가"

"나는---"

남의 눈치도 보지 않고, 오열한다.

"나는--- 부서졌어"

"....."

"아니-- 부수고 싶었어--- 전부다---- 그렇게 하면----"

"......"

"그렇게 하면...... 드디어, 끝날 거라고 생각했어"

요우가 말하는 의미의 1%마저도 리쿠는 이해하지 못하겠지.

하지만, 그래도---. 요우의 머리를 쓰다듬는 감촉은 다정했다.

"그런가"

"여기에 오면, 평범하게 살 수 있다고--- 그 노인이--- 그래서, 나는---"

소녀의 가슴에 머리를 묻고, 울음소리를 흘리는 요우.

"아니-- 그마저도 진실인지 어떤지-- 지금의 나는, 아니-- 나 자신이 그렇게 했으니까--- 뭐가 사실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리쿠의 손이 또 요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면, 그렇게 하면 돼"

"....."

"여기는 도쿠를 괴롭히는 사람 따위 아무도 없어"

리쿠의 다정한 목소리가, 요우를 미치게 하는 기억의 역류를 녹여서 사라지게 한다.

요우는-- 도망친 것이다.

자신을 숨기고, 이제까지의 자산도 전부 처분했다.

그렇게 해서, 평범하게 살기 위한 장소로, 이 섬을 택했다.

하지만 아직 완전히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게 느꼈다.

"지금의 나는 진짜 내가 아니야...."

"응"

"나는-----"

요우가 무의식으로 어떤 것을 중얼거릴 때가 왔다.

격한 비바람이 몰아치는 뜰에 인영이 나타났다.

정장을 입은 중년의 남성이 둘이다.

"거기 너에게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수염을 기른 남자가 말했다.

그 뒤에는---  부지 밖에 멈춘 순찰차가 있다.

4*2

카테나 경찰서 조사실은 요우의 자택 거실보다 넓었다.

조사는 침착하게 진행됐다.

"뭐어, 기소당하는 일은 없겠지. 결과적으로 할 망을 구했으니까"

싸구려 책상을 두고 사십 대 중반의 남성이 말했다. 수염을 기르고 머리는 짧다. 하얀 셔츠가 꽉 끼는 체형은, 좋게는 달마, 나쁘게는 험프티 덤프티다.

가끔 들리는 윙윙거리는 소리는, 바람 소리다. 강풍이 건물 전체를 작게 흔든다.

"그래도 말이야, 의사 면허도 없는 인간이 약물을 다루는 건 범죄야. 강심제, 라는 건가? 형씨, 의사면허 가지고 있수?"

"....."

요우는 멍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옷은 젖은채 지만, 경찰서에서 빌린 수건을 머리에 감고있다.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네"

탄식하고, 펜으로 귀속을 긁는 험프티. 책상위는 조서가 올려져있다.

"형씨, 할 망에게 주사 썼지? 목격자한테서 들었는데"

"......"

"왜, 그런 걸 가지고 있어? 며칠 오키나와에 있었던 모양인데, 미국에서 왔다고? 일본어 보르는가보네?"

"...."

"이 패스포트에 올려져 있는 이름과 주소는 형씨게 틀림없어?"

요우는 입을 움직이던가,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는다.

험프티가 펜을 책상에 놓고 고소했다.

"하아.... 침묵도 좋은데, 적어도 조서 쓰는데 협력해줄래. 그러면 서류송청으로 바로 석방이야. 서로 편하게 하자"

요우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런 요우를, 험프티가 의문스럽게 바라봤다. 머릴 들지 않아도, 그 의문 깊은 시선을 느낄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웃어도, 결코 상대에게서 눈을 돌리지 않는 것이 경찰관이다.

"하지만 뭐, 부모 형제도 없는데, 그 나이에 혼자서 오키나와라니. 뭐하러 왔어? 관광은 아닌 모양인데"

잡담으로 꾸미고 있지만, 그것은 본명을 묻는 질문이겠지. 주사의 위법적인 사용보다도, 요우의 정체에 이상함을 느낀 모양이다.

"의사 흉내 내고 게다가 집에선 이상하게 인연을 끈은 모양이고. 그건 뭐야? 그냥 낙서한 건 아니겠지"

"....."

"거기에 이 패스포트의 이름.... 야마다 타로? 실례지만, 굉장히 평범한 이름이네"

"....."

"형씨--- 뭐하는 사람이야?"

훗, 하고 요우는 입을 느슨하게 했다.

당연 야마다 타로라는 이름은 본명이 아니다.

모든 것을 떠올려버린 요우는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쓸데없는 걸 알아버렸을 뿐이지만----.


"나는 천재다...."

요우는 간신히 머리를 들었다.

험프티가, 흠칫 어깨를 움직였다.

"--- 그렇게, 생각했다"

많은 박사 칭호를 얻어, 펜실브아니아 대학의 최연소 명예 교수가 된 천재.

미국의 정부기관은커녕,  군, 기업에 달하기까지 모든 조직에 협력해, 확고한 실적과 명성을 쌓아올린 영웅으로서, 많은 팬을 가진 상징적 존재.

그것이 사도 료우.

그리---- 생각해 온 것이다.

하지만, 그 환상은 부서져 버렸다.

지금 여기에 있는 요우는, 극히 평범한 일반인과 같은---- 아니, 그 이하의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그냥.... 부서져버린 잡동사니다"

자신의 비참함에, 자기혐오마저 느껴지지 않는다.

있는 것은, 포기뿐이다.

"그래서, 도망쳤어....."

눈살을 씨푸리는 험프티 덤프티.

그 후, 얼마의 질문을 받았지만, 요우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베터랑 형사가 결국 끈기가 딸려 연기도 아닌 한숨을 쉰다.

"말해줬지만, 아까 의미 모를 내용 말인데, 반대로 귀찮다고. 정신감정을 하게 되면 약물 조사가 필요할지도 몰라"

요우는 자조하듯이 웃었다.

"그건 상관없어... 중독자인 편이, 더 죄가 가벼워"

"응? 뭐라고 말했어----"

험프티가 되물었을 때였다.

조사실 밖에서 누군가가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책상이 쓰러질듯한 소리에 이어, 한 두 사람이 아닌 대량의 구두소리도 들린다.

".....!"

요우가 놀라서 어깨를 떨었다. 머리를 들고, 눈을 크게 뜬다.

"뭐야....? 밖이 소란스러운데-- 어, 어이! 왜 그래!"

험프티가 놀랐다. 요우가 의자에서 굴러떨어져, 방구석에서 떨고 있어서다.

"시, 싫어....!"

부들부들 떨면서, 요우는 머리를 감싸 안는다.

"찾아버렸어... 으아아아... 이제 끝이야...."

"무슨말이야? 괜찮아? 진정해!"

조사실 밖에 있는 것이 어떤 사람인지 요우는 확실이 알았다.

그 구두소리는, 경도를 더한 합성수지의 군화다. 그 수는 대략 12개. 미히하게 들리는 금속음의 높이와 수부터, 소총이나 수류탄을 장착한것을 안다.

"싫어어어어어어!"

요우의 절규와 동시에, 조사실 문이 강하게 열렸다.

실내에 뛰어들어온 것은---- 완전무장의 군사였다. 위장복과 두꺼운 군화, 소총이나 수류탄, 나이프라는 전투태세다. 방탄성 방호 마스크다.

"무슨....!"

일어서는 험프티에게, 군사 중 하나가 붙잡았다. 마지 흉악범 앞에서 일반인을 보호하는 듯이, 유무를 말하지 않고 실외로 데려가 버린다.

남은 군사가, 일제의 요우에게 뛰어들었다.

"우아아아아아! 그만해! 놔!"

폭주하는 요우를, 군사 셋이 달라붙어 제압한다. 양팔을 가슴 앞으로 교차시켜, 그 위에서 덮어씌우는 듯이 강하게 흰옷을 입힌다.


"그, 그만둬---"

부르짖는 요우의 입에, 재갈 대신 고무 봉이 더해졌다. 필사적으로 저항하지만, 힘센 군인들에게 당해낼 리가 없다.

"-----"

약 1분도 지나지 않아 요우는 완전히 몸의 움직임이 봉해져 버렸다.

구속복이 입혀져, 양발, 양손을 밸트로 고정 당한다. 입에는 재갈이 물려져,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눈 정도이다.

축 늘어져 움직이지 않는 요우를, 군사 두 명이 안아 조사실을 나온다.

"미군이 무슨 일이야!"

사무실에서, 아까 그 험프티가 군사에게 덤벼들었다.

요우는 깜짝 몸을 흔들었다.

군사에게 저항하는 험프티의 건너----.

서장실에서, 하나의 여성이 모습을 드러내서다.

결국--- 찾아내 버렸다.

이 세상에서 가장 들키고 싶지 않은 상대에게.

요우가 미국에서 도망친 것은, 그 녀석에게서 1cm라도 멀어지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금 전, 경시총감의 사인이 달린 위임장을 서장에게서 수리했습니다. 그의 신변은 공식적으로 미국정부가 인수하겠습니다"

물 흐르는 듯한 일본어로 그렇게 말한 것은, 백인의 여성이었다.

170cm 이상인 장신과 굽이치는 금발. 가는 어깨와 눈꼬리가 올라간 눈동자. 한눈을 고급품인 걸 아는 비스니스 정장.

지금부터 잡지 사진 촬영이라도 있는 걸까 하고 생각할 정도로 완벽한 복장을 한 미인이다.

"그에 관한 이 나라의 일절의 범죄는 면죄 받았습니다. 이번 체포도 말소해 주싶시오. 그는 좀 더 커다란 용의가 미국에서 걸려있습니다"

담담히 말하는 여성.

요우는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를 안다. 점잖은 외견과는 모순되게 아직 10대인것도.

"좀 더 커다란 용의....?"

얼굴을 일그러뜨린 험프티의 질문에, 미녀가 답했다.

"국가반역죄입니다"

여성이 증오를 담을 푸른 눈에--.

몸을 떠는 요우는, 얼굴을 돌릴 수 없었다.

4*3

장신의 금발미녀를 선두로, 요우를 구속한 군사들이 서의 계단을 내려온다.

지나가던 길에 일반 내객용의 로비에 익숙한 얼굴들이 있다.

"--- 도쿠?"

하마요지 리쿠가 말이 막혔다. 요우의 이상한 모습을 봤으니까 다.

리쿠 뿐만이 아니다. 카오리나 나츠키, 마사하루도 있다. 테루의 모습이 보이지 않지만, 그녀는 지금 쯤, 병원에 있는 노부인의 곁에 있는 게 틀림없다.

"....."

하얀 박각시 신세가 된 요우는 어렴풋이 리쿠들의 얼굴을 바라본다.

"뭐야, 당신들! 도쿠를 어쩔 셈이야!"

리쿠가 가까이 가려 하지만, 군사 한명에게 의해 막힌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길가의 돌멩이를 피해 걷듯이 아무런 표정도 보이지 않고, 옆을 지나가려한다.

그 길을, 나츠키가 가로막았다. 평소완 돌변해서, 위험한 얼굴이다.

"도쿠를 어디로 데려가는 거야 그 녀석은 아무런 나쁜 짓도 하지 않았겠지"

앞길이 막혀 여성이 얼굴을 찌푸렸다. 손수건을 꺼내 입을 누른다.

".....? 어이, 듣고 있어?"

"실례--- 쓰레기 시궁쥐가 인간의 말을 짖껄여서, 욕지기가 났습니다"

나츠키는 물론, 아이들 전원이 아연해한다.

"아무것도 나쁘지 않아? 아뇨, 그는 당신들 같은 빵 케이크를 태운 후의 프라이팬에 눌어붙은 쓰레기들에겐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커다란 죄를 범했습니다. 더러운 얼굴에 연옥을 박아넣고 싶지 않다면, 거길 비키세요"

여성이 이마를 처 올리고 신호했다. 군사 두 명이 앞으로 나와, 나츠키를 벽에 밀어 붙친다.

"무슨....! 썩을, 기다려!"

"도쿠!"

리쿠가 불러도 요우는 반응이 없다.

이제 손가락 하나도 혀 1mL도 움직일 기력이 없었다.

죄를 폭로 당해 현실에 취한 때, 자신은 대체 어찌 될 것인가----.

그 상상을 한것 만으로도, 이상해질 것 같다.

아니.

이미, 휠씬 전에 요우는---.

"서둘러주세요"

여성의 지시로, 요우을 운행하는 군사들이 카데나 경찰서에서 나온다.  
밖은 여전히 폭우였다. 멀리서 보이는 도로가 침수돼있는 것을 봐도, 오히려 기세는 증가하고 있다.

군용 차가 몇 대와 정중하게도 쇠창살이 달린 호송차가 대기하고 있다.

군사들이 군용차에 올라탄다.

요우는 몇 명의 군사나 금발의 여성과 함께 호송차로 향한다.

요우가 올라타고 바로 호송차가 달린다.

"그에게 갈아입을 옷을 충분히 신경 써주세요, 그가 그럴 마음이라면, 당신들 따위 3초만에 지옥행입니다."

군사들이 방호 마스크를 벗고 요우를 붙잡았다. 구속복을 벗기고, 바들 옷을 입힌다. 요우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옷을 갈아입는 인형 역에 임한다.

"당신을 찾아낸 건 우연이었습니다---"

라는 여성의 말은, 요우에게 향한 것이었다.

"이 섬에 체재하고있는 공군 대령이, 길에서 당신을 본 모양입니다. 가족과 쇼핑을 하던중 아이와 말다툼하는 당신을 본 것. 아이와 말다툼, 이라는 의미 없는 행동을 하는 시점에서 의심했던 참이지만, 다른 단서 없이, 이 수일, 섬 안을 철저히 수색했습니다"

대령 정도 되면 요우의 얼굴을 알아도 이상할 게 없다. 완벽히 모습을 감췄을 터이지만, 미군이 기르는 개의 가족 서비스 탓으로 찾아내다니, 얼간이 짓에도 정도가 있다.

"이제, 도망칠 수 없습니다."

살의마저 들어간 눈초리가, 요우를 꿰뚫는다.

"당신이 범한 죄는, 반드시 속죄하셔야겠습니다"

맹 스피드로 달리는 호송차는, 빨리도 목적지에 가까워져 가는 모양이다.

커다란 문 앞에 일단 정시해, 위장복을 입은 문지기에 운전수가 입장 허가증을 모인다.

재차 호송차가 출발해, 광대한 부지에 들어간다.

화려하게 포장된 도로와, 하얀색을 바탕으로 한 건물 몇개.

그냥 마을이 아닌 것은, 바로 알았다. 무턱대고 긴 도로가 늘어져잇고, 그 끝에는 평탄한 아스팔트가 보인다.

그냥 평지가 아니다.

활주로다.

여기가, 어디인지---.

생각할 것 까지도 없이, 요우는 알고 있다.

호송차가 정차했다.

차량 뒤편의 문이 열려, 눈 부신 빛이 망막을 자극했다.

"...."

요우는 약한 발을 움직여 차량을 내린다.

구속복은 이미 입고 있지 않다.

요우가 갈아입은 것은 주문제작한 고급 슈트다. 목에 감긴 넥타이를 고정한 것은, 다이아몬드가 들어간 링이다.

소매를 지나지 않고 망토처럼 어깨에 하오리를 걸친 재킷이 격한 바람에 나부꼈다. --- 훈장투성이의 그것은 자택에 숨겼을 터이다. 조사당하는 사이에, 이미 그쪽은 수색했다는 것이겠지.

멋대로 세팅 당한 올백머리가, 비에 젖어 빨리도 엉망진창이 된다.

"천재로서의 책무에서 도망친 책임은, 조수인 저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현역 대학생으로서, 요우의 조수-- 노라 달링이 요우의 옆에 선다.

요우와 그 조수를 마중한 것은, 군복을 입은 미국 군인들이었다.

"대통령에게서 긴급한 협력요청이 나와 있습니다. 닥터 사도"

수만의 군인을 통솔하는 자가 그렇게 말해도, 요우는 그것이 현실이라고 믿지 않았다.

"....."

완전히, 버렸을 터다.
완전히, 부쉈을 터다.
천재로서의 쌓아올린 경력도.
전부 부셔서, 도망쳤을 터인데---.
요우는 도망칠 수 없었다.

"당신의 논문을 훔쳐내, 그것을 실행하려는 자가 잇습니다"

조수, 노라의 목소리가, 죽음의 선고처럼 들렸다.

"지금 틀림없이 세계 동시 다발 테러를 계획하고 있는 '파과자'를-- 당신이 멈춰주십시오"

이 섬에서 보낸 몇 일.
그 평화로운 일상과 너무나 멀어진 세상에-----.

요우는 돌아와 버렸다.


5*1


미국의 뉴욕주 맨해튼에서, 사도 료우는 태어났다.

양친은 일본인의 비즈니스맨. 바쁜 부모를 대신해 요우를 키운 것은, 미국계 미국인인 베이비시터 여성이다. 일을 열심히 하는 그녀는 요우의 감성을 기르기위 해서도, 메트로 볼로그 미술관이나 브루클린 히스토리칼 소사이어티, 브롱스 동물원 같은, 뉴욕 시내에 있는 눈에 띄는 명소를 유모차로 망라했다.

3살의 요우가 예술 문화를 이해하는 모양이다, 라고 베이비시터는 양친에게 알렸다.

양친은 베이비시터의 정신을 의심할 뿐으로, 별로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런 양친이 이혼한 것은 요우가 5살이었을 때다. 어머니와 함께 일본에 귀국한 요우는 도쿄에서 초등학교 5학년이 됐다. 그때는 요우의 남들과 다른 재능이 당연한 사실이 되어있었다.

그 후, 이유가 있어서, 맨해튼에 사는 아버지의 곁으로 돌아가게 된다.

주변의 추천으로 요우는 고등학교에 월반으로 다니게 됐다.

암흑시대의 개막이다.

10살부터 12살이 될 때까지, 연상의 동급생들 안에서 고독히 살았다. 명백히 다른 색의 그를, 모든 사람이 괴롭혔다.

또 이런저런 일이 있어 아버지와 결별하고, 요우는 뉴욕을 나왔다. 장학금으로 펜실워니어 대학에 들어간 것이다. 거기서 요우는 12살부터 1년도 채 못 돼 5개의 박사칭호를 취득해, 그 대학을 졸업. 동시에 명예교수로 취임했다. 이례 중의 이례지만, 이사장이 천재 소년을 기부금을 모으기 위해 이용했을 뿐이라는 사정도 있다.

거무칙칙한 학생 시절이 종언을 고하면 세상이 변했다.

국가나 기업이, 모두 요우에게 협력을 구하게 됐다.

요우는 그들에게 응해, 칭찬받았다.

우등생에 질투의 대상에 지나지 않았던 학생 시기와는 크게 달랐다. 실적을 올리면, 그만큼의 명예와 존경을 받았다. 그렇게 되면 요우의 두뇌도 풀 회전해, 가속했다.

그렇게 요우는 -- 정말 순간, 인간의 테두리를 벗어나 버린 걸지도 모른다.

세상의 발단이 되는 사상과 시사열을 해결해, 어떤 결과를 도출해버린 것이다.

그것이 "파과자"의 이론.

세상을 파멸에 인도하는 카운트 다운을 가리키는 논문이었다.

요우는 완성한 그것을, 어떤 인물의 앞에서 강구했다.

미국 대통령.

그곳은 화이트 하우스. 그린룸이라고 불리는 회의실에서, 요우는 의기양양하게 강연했다.  

원탁에 앉은 대통령이나 정부요인과 군 관계자가, 그것을 듣고 있다.

요우의 설명이 끝나면----.

그 곳에 침묵과 긴장감이 머물렀다.

행복인가 불행인가, 원탁에 앉은 흰 순썹의 사람은 요우의 이제까지 실적을 잘 알고 있다. 그중에는 직접 의뢰받아, 다른 누구도 해결하지 못할듯한 트러블에서 구해준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요우의 팬이 된 자도 적지 않다.

조용히 있는 것은 요우의 팬뿐만이 아니다.

요우의 논문을 검증하기 위해 모인 학자들도, 일동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것이 학자들의 평가였다.

대통령과 원탁에 앉은 얼굴들이 요우를 봤다.

그 눈.

그것이 요우를 파탄으로 인도했다.

- 그렇게 되면, 세상을 구하는 것도 그뿐이라는 것인가.

요우는 "엑?" 이라고 생각지도 못하게 소리를 내버렸다.

어째서 그것을 생각하지 않았지?

당연히 귀결이다.

요우 밖에 세상파탄의 가능성을 알아채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혹시 그것이 실행될 때--- 저지할 수 있는 것도 요우밖에 없다.

원탁에 앉은 얼굴들의 기대에 찬 눈초리.

그것을 보고, 최고조에 달한 요우의 이미지력이 상상한 것은---.

70억에 가까운 수의 구원을 원하는 눈빛이었다.

백인이나 미국계 아시아계나 소수민족에 이르기까지.

천재이기에, 자신에게 매달린 전 인류의 모습을 확실히 이미지 해버린 것이다.

그냥 망상. 하지만 현실에서 일어날 미래.

그것은, 이제까지 감당해온 기대와 무게가 완전히 달랐다.

-우두둑,

요우는 자신의 재능에, 금이 가는 소리를 확실히 들었다.

생각하면, 당시의 요우는 재능의 최고조인 동시에, 피로도 또한 피크에 달한 것이겠지. 평범한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난제를 해결하길 계속해, 100%의 확립으로 그들을 구하길 계속했다. 그것이 천재의 사명이기도 하고, 영웅의 일이니까 다.

- 사람들을 구한다.

그 이외에 요우의 삶의 방식은 없었다.

가족도 안됐다. 친구도 없었다. 연인도 없다.

천재인 요우가 있을 곳은--- "영웅"이란 테두리 안밖에 없었다.

그렇게 움직이길 계속한 끝에, 최대의 압각이 요우를 짓누른 것이다.

약 70억 인분의 중압----.

인류란 종의 무게가 요우를 덮쳐 우두둑거리는 소리를 내며 요우에게 밀어닥친 것이다.

그래, 그 순간, 요우는 부서져 버린 것이다.

-라고, 하는 건 조크입니다.

어느 순간, 요우는 그렇게 말했다. 굳은 미소와 함께.
 
대롱령 이하, 그곳에 있는 전원이 얼어붙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 전부 조크입니다. 즐겨주셨습니까?

부들부들 떨며, 폭포 같은 차가운 땀을 흘리면서 요우는 웃는다.

당연, 그린 룸은 시끄러워졌다. 세상에서 가장 권위 있는 곳에서 시시한 수작을 부린 것이다. 누구나 요우를 비난했다.

요우를 감싸는 사람은 있다. 누군가의 측근 같은 가늘고 긴 체격의 청년 같은 사람은 최후까지 요우를 감쌌다. 열열한 요우의 팬 같다. 그 밖에도 요우를 옹호하는 사람은 있다.

하지만 그들 팬에 의한 보조도 허무하다.

요우는 단죄당했다.

미국의 요인을 화이트 하우스에 모아 웃기지도 않은 조크를 날린 것이다. 그 응보로, 요우의 경력이 실추됐다.

화이트 하우스에서, "기행"을 벌인 천재 소년은, 모든 업계에서 조소의 대상이 되었다. 이제까지 요우의 재능에 혜택을 받은 어른들이, 멋지게 손바닥을 뒤집었다.

대학에서 추방 선고를 받은 것도, 당연하다.

요우는 자긴에게 절망하고, 자포자기했다. 자신의 사실을 불태우고, 하나도 남김없이 과거의 영광을 지웠다.

천재는 사라졌다-.

주변에서, 그렇게 야유했지만, 그것은 사실이었다.

화이트 하우스의 1건 이래, 요우는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빠졌다.

이전 같은 레벨 높은 발상을 하지 못하게 되고, 사고능력이 쇠퇴라는 것도 느꼈다. 경도의 기억장애마저 발병해, 자신이 무슨 사람인지도 모르게 된 적도 있다.

하지만 요우는, 그런 자신의 변화를 주변에 숨기고---.

쌓아올린 경력를 태워버리고---.

이젠 천재가 아니란 사실만을 숨기고, 미국에서 도망친 것이다.


5*2

카데나 기지의 지령 동에 해당하는 건물 내.

그 최상층에 있는 한 방에서, 요우는 안내됐다.

상당히 넓은 회의실이다. 벌어진 두 줄, 옆에 4줄로 늘어선 테이블 안에 군복의 착석 자가 있는 것은 전방의 3열이었다. 테이블에는 마이크나 스피커가 설치되, 바닥 사이를 케이블이 메우고 있다.

왼쪽의 벽에는 액정 모니터가 늘어서, 옆에는 국기가 걸려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같은 10여 개 이상은 있다.

요우의 조수인 노라가, 테이블에 앉아 군복들을 소개한다.

"도쿠, 이쪽이 제18 전술 함공단 부사령관인 아도스 대령, 이쪽은 390 정보대의 이스터 중사, 해군 요크셔도 소령, 육군의 갈 소령입니다. 또 각 군에서 정보활동 담당의 분들도 들어와 있습니다."

오키나와 미군기지에 주둔하는 부대의 높으신 분네들이 집결했다.

군복들이 일어나, 요우에게 목례했다.

"......"

요우는 어렴풋이 그 얼굴들을 바라봤다. 특히 공군 대령의 얼굴을 빤히 본다. 요우가 있는 곳이 들킨 원인인 제악의 근원이다.

요우가 노려봐, 바위처럼 딱딱한 얼굴인 대령이 기가 죽는다. 살짝 눈을 피한다.

대령이라는 지위의 인간답지 않은 태도에 요우는 깜짝 어깨를 움직인다.

"저쪽 모니터에 비추는 것이 NCTO장관인 리처드 숀씨입니다."

벽 모니터에서 유일하게 전원이 들어간 상태의 화면이 있다.

하얀 눈썹과 하얀 턱수염을 기르고 매의 눈을 한 초로의 남성이 비추고 있다. 위압감 있는 풍경과 의심 깊어 보이는 눈빛에서 보면 순수한 군인이겠지.

노라가 말한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다짐해두기 위해 보충합니다. NCTO란 정식명칭 국제 테러 대책 정보집. 미국의 태러 대책을 전문으로 하는 조직입니다. 발족에서 또 수년 미만이지만, 이미 선진국을 중심으로 타국에도 지지를 받아 국제적으로 연계를 하고있습니다. 테러에 관해서 말하자면 FBI나 CIA 국가안전보장국에 우선하는 최상위 기관입니다"

요우에게는 상식적인 이야기다. 설명들 받을 것까지도 없다.

조수의 설명을 흘려듣는 요우의 앞에, 10대 후반의 남자가 나왔다. 가늘고 긴 몸과 천연 파마가 특징적인 백인 남성이다.

"그는 NCTO의 보좌관 엘릴오씨. CIA에서 파견했습니다. 이 섬에서 도쿠의 수색을 도와줬습니다."

"이곳에 동석하게 돼 영광입니다, 닥터! 당신의 팬입니다! 이전, 화이트 하우스에서 만났지만, 기억하십니까? 그 때는 CIA 장관의 보좌관으로 동행했지만---"

흥분한 모습으로 요우의 오른손을 잡고, 강하게 악수하는 천연 파마.

과연, 요우가 발견된 것은 이 CIA의 개 때문인 것 같다.

".....FUCK"

"FUCK! 들었습니다! 그 영웅, 닥터 사도가 나에게 FUCK이라고! 오늘 블로그 갱신 힘내야지!"

견디기 어려운 공기 중, 어울리지 않게 엄청나게 기뻐하는 천연 파마. 요우의 팬은, 누구나 이런 느낌이다.

노라가 가볍게 인사했다.

"나, 노라 달링은 이대로, 도쿠의 조수로서 의뢰인의 교섭, 연락계를 책임지겠습니다"


펜실워니어 대학의 학생이기도하고 요우의 조수이기도 한 여성, 노라 달링.

그녀야말로 요우의 팬 대표라고 해도 좋다. 자신도 월반으로 대학에 입학한 수재이기도 하면서, 요우와 처음 만났을 때 그 재능에 심취한 여성이다. 반은 억지로 그녀는 요우에게 따라붙으면서 그의 신변 이야기에서 연구를 도와주거나, 그의 서포트 역을 자청하게 되어 현재에 이른다.

"....."

요우는 노라에게서 눈을 돌렸다. 바로 전까지 생활을 함께하고 있던 조수마저도, 지금의 요우에게는 별세계의 주민으로 보인다.

『닥터 사도. 먼저 사죄를 하지. 당신의 논문을 분실한 건이다』

모니터 안에서, 리처드 숀 장관이 말했다.

『화이트 하우스에 닥터가 제출한 논문이, 어떤 자에 의해서 도난당한 것은 비상히 유감이다. 정치적 책임으로 범인을 찾아내 도난품의 탈환에 전력을 다해.---- 이상이 대통령의 전언이다. 확실히 전했다고』

사죄와는 모순되게. 뛰어난 장관이 주눅이 드는 모습이 없는것은----.

그 눈동자 깊이 숨긴 요우에 대한 의심과 적의 탓이겠지.

『한 층더 나아가서 닥터가 강구한 대로의 사건이 빈발하는 현상 증거와, 앞으로 일어날 위험성의 배제에 협력을 부탁하고 싶다. -- 이것도 대통령의 메세지다. 즉, 이것은 대통령의 명령이다. 너에겐 NCTO의 고문으로서 사건해결에 협력받지』

"......"

『예의 화이트 하우스의 1건-- 나도 그곳에 동석했다』

흠칫 요우는 어깨를 떨었다.

70억 인분의 압박에 짓눌린 그 1건.

요우의 두뇌가, 재능이, 금이 가, 붕괴해버린 순간을 떠올린다.

『지금, 닥터가 충고한 대로의 위험이 발생했다.--- 이것은 너에겐 찬스다 이 일련의 사선--- "파괴자"가된 범죄자가. 사실은 너 자신이라는 의문을 품과 동이세 불명예를 씻을 최대의 기회니까』

요우에게 테러사건의 주모자란 용의가 걸려있다---.

너무나 당연한 일리다.

이 정도의 위협으로 세상을 흔드는 것이 가능한것은, 천재에 닮은 재능을 가진 주인뿐.

더구나 요우는 사전에, 그 위협을 예언한 것이다.

이것만으로 요우에게 용의가 걸릴 이유는 충분하다.

『성과를 냈을 때에는, 네가 나라에서 도망쳤을 때 범한 불법출국이나 패스포트위조 등의 범죄 면제, 거기에 대학에 복귀할 조력도 아끼지 않겠다고 대통령은 말하신다.』

"불명예를.... 씻어....?"

생각지도 못한 전개에, 요우는 멍한 얼굴을 들었다. 틀림없이 중요참고인으로 불려 온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되돌릴 수 없는 실추를 범한 천재가, 이전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다---.

그런 일발 역전의 찬스가 부여해지는 것은, 예상하지 않았다.

"장관이 말하는 대로입니다. 도쿠에게는 간단한 일이겠죠"

노라 달링이 확신에 가득 찬 표정으로 끄덕인다.

그녀가 말하는 대로다.

요우는 일찍이 노라와 함께, 모든 난제를 타파했다.

때로는 국가규모의 음모를 간파하고, 때로는 획기적인 장치를 발명하고, 때오는 등골도 얼리는 연쇄살인귀를 붙잡고, 때오는 석유왕이 잃어버린 애완동물을 무사히 찾아냈다.

의뢰의 성공률은 100%.

사도 요우에게 불가능은 없다.

그래서야 말로,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천재. 구국의 영웅이라 칭송받는 것이다. 노라가 매스컴을 싫어해서 미디어 노출을 피하지 않으면, 세상 속에 요우의 이름이 울려 퍼지겠지.

이번 의뢰도 완벽히 소화해낼 수 있다고 약속할 수 있다.

단---- 지금 여기에 있는 요우가, 이전의 자신이라면의 이야기지만.

『앞으로 관계되는 각 나라와 국제회의를 연다. 닥터는 회의에 참가해 일련의 테러 사건에 관한 고찰과 해명에 이어지는 의견을 부탁하고 싶다.』

뛰어난 장관이 말하면, 벽 모니터에서 일제히 영상을 비췄다. 인종이나 연령, 성별은 제각각이지만, 누나 세계 각국의 중요인물이다.

요우는 회의실 전방에 눌러 앉혀져, 정면에 있는 한층 더 돋보이는 커다란 모니터 옆에 앉았다.

리처트 숀 장관이 형식적인 인사를 하고, 이번 회의를 설명한다.

그 후, 정면의 모니터에 세계지도가 비쳤다.

『-- 보이는 바와 같이 미국뿐만이 아닌 아시아나 아프리카 제국에 이르기까지 소규모의 테러활동이 다발하는 상황입니다. 우리 NCTO는 애초에 이것을 우연에 의한 소산물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아니었다. 왜냐면 미국 국내에서 이슬람계 테러 그룹이 군의 무기고를 습격해서 빼앗은 무기가... 러시아 국내의 반정부 테러그룹에 의해 사용되는 사태가 일어나서입니다』

압수된 무기의 사진이나, 테러그룹의 조직도 같은 것이 모니터에 표시된다

『결코 어울릴 리 없는 사상을 가진 테러그룹이 어째서 무기를 공유하는가... 그런 일은 비상히 드물고 본래는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일어났다. 거기에 좀 더 수수께끼인 것은--- 무기를 실제로 사용한 그룹은 그것이 다른 테러 조직에서 공급된 것을 몰랐다는 사실입니다』

『몰랐다?』

모니터에 비추는 인물의 한 사람이 의문의 소리를 올렸다.

『에에, 돈으로 무기상인에게서 샀다는 인식밖에 없었다. 그 무기상인을 체포하고 군부를 횡류한 물건이라고 듣고 그것을 구입했다고 증언했습니다. --- 이것뿐이라면 우연이라고도 볼 수 있어. 하지만 한번이 아니라 중동 아시아나 호주에 이르기까지, 온갖 테러 사건에서 비슷한 케이스가 발생하는 것이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비슷한 케이스라는건 구체적으로 얼마나 돼야 사건이 그렇게 되는 건가?』

또 다른 인간이 묻는다.

리처드 숀 장관이 화면 건너에서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모두 매일 아침 이를 닦으며 뉴스를 보고 있겠죠.-- 거기서 전달되는 테러사건 그 전부입니다』

『......!』

『즉 의도적으로, 하지만 그러면서 눈치채지 못하게 테러그룹끼리 연휴를 하게 만들 의사를 가진 자가 있다는 것입니다. --- 대체 어떤 자가 어째서 그들의 무기를 유통 시키고 있는 것인가... 우리는 영국이나 독일의 정보기관과 연휴 해서 찾는 것의 아직 밝혀내고 있습니다』

회의실이 침묵에 싸인다.

『거기에 어제 독일 국립 연구에서 두려운 것이 도난당했습니다. 습격사건 그것은 보도로 알고게시겠죠. 하지만 무엇을 훔쳤는지는 공표되지 않았다』

리처드 숀 장관이 다짐하는 듯이 잇는다.

『"헬"--- 독일이 국가 프로젝트로 연구해온 신형 탄저균입니다』

탄저균.

그 단어를 들은 회의실의 참가자들이 숨을 들이마시는 분위기가 전해진다.

『탄저균은 비상히 강력한 살상력을 가진 세균입니다. 독일은 그것이 생물병기로 테러 행위에 사용될 경우를 예상하고, 보다 유효한 항체를 만들려고 피륙에서 변형한 신종을 만들어냈습니다. ---- 그것이 "헬"이라 명명된 탄저균입니다. 2그램으로 3백만 명 이상이 치사량에 이르는 독소를 가지고 있으며, 연구소에서 도난당한 양을 환산하면---- 3천억 인을 살해 가능한 양에 달합니다.』


『---』

인류를 40번은 사멸시킬 생물병기가 도난당했다.

그 사실은 세상의 중요인물을 절규시키기에는 충분할 정도의 임팩트가 있다.

겨우 들린 것은, 누군가가 낸 참기 어려운 고통스러운 목소리였다.

『그 정도의 생물병기가 도난당하다니--- 그 소재마저 모른다고?』

『그렇게 인정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더하자면 연구소에서 "헬"을 훔치는 것이 가능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에서 그것을 병기로서 쓰기 위해 살포장치도 당연히 이미 준비했다고 예상합니다』

『어찌 된 일이야......』

『우리가 어떻게든 멈춰야 하는 테러그룹의 유통 루트도-- 혹시 거기에 "헬"이 풀리면 어디서 언제 그것이 사용될 것인지 상상도 가지 않아....』

『......』

『- 하지만 이 사태를 예상한 인물이 단 한 명 존재합니다』

모니터 건너편에서 리처드 숀 장관의 날카로운 눈빛이 요우를 본다.

『닥터 사도 그는 세상에 존재하는 테러 그룹을 안에서 조종해 게다가 그들을 네트워크화라는 것으로 세계규모의 동시 다발 테러에 이르게 하는 존재-- "파괴자"에 관한 논문을 제창해, 경계를 호소한 적이 있습니다. -- 어떤 사정으로 그 논문이 사라져버렸지만, 우리나라의 연구소는 현재 그 논문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런, 설마.....』

『아니, 닥터 사도라면 이상할 것도 없어. 우리나라라도 그는----』

모니터를 통해 웅성거리는 참가자들. 그들의 안에서도 요우의 팬이 있는 모양이다.

리처드 숀 장관이 말한다.

『거기에 더해 그 자신이 파괴자라는 가능성은 낮아. 이미 이 수일간 그의 알리바이는 확인돼 있습니다 』

붙잡히고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미 있는 대로 전부 조사한 모양이다. 있는 곳까지 들켜 버리면, CIA의 정보수집력으로 어떻게든 된다.

『이상을 근거로 우리 NCTO는 닥터에게 직접 어드바이스를 받기 위해, 회의에 참가하도록 했습니다』

모니터에 비추는 사람들이, 일제히 시선을 움직인다.

세상을 움직이는 중요인들이, 요우에게 주목한다---.

『사상이 이상한 세상의 테러리스트가 연계해, 그것이 세상의 파멸에 이르는 스위치가 된다고 제창했다』

리처드 숀 장관이 말한다.

『나는 뭐라 해도 이 스위치를 누르는 것을 저지해야만 한다』

"......"

『그 스위치가 되는 테러는 언제 어디서 방생하는 겁니까?』

너무 간단한 질문이다. 아무튼, 파괴자를 제창한 것은 다른 사람도 아닌 요우 자신이다. 이제까지 그가 말한 그대로의 사태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것이 도달할 끝도 요우만이 알고 있다.

요우가 또 세상을 구해, 영웅이 되는 것이다.

틀림없는 천재의 컴백에 걸맞은 스테이지라 말한다.

"....."

요우는 헤죽 웃었다.

지금 자신이 입에 담아야 할 말은 하나밖에 없다.

그 너무나 명쾌함에 떨림이 치솟는다.

떨림뿐만이 아니다.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져 식은땀이 내뿜어져---.

『닥터?』

모니터 안에서 리처드 숀 장관이 흰 눈썹을 움직였다.

재촉받아 결국 요우는 그 단순한 답을 입에 담는다.

"--- 없어"

목소리가 작아서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화면에 비추는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린다.

"몰----라---"

천재라면, 간단하다.

그래서 요우에게는---.

아니.

천재, 사도 요우가 아닌, 그냥 잡동사니로 영락한 지금의 자신에게는---.

도출할 수 없었다.

"모른다고...."

요우는 눈물을 맺히고, 머리를 끌어안으며 신음한다.

회의실을, 완전히 정적이 감싼다.

세상의 중요인물이 전원, 표정을 얼려버린다.

"몰라...."

몸이 부들부들 떨며, 차가운 땀을 내뿜는다.

무엇하나 몰라. 정말로 모르는 것이다. 파괴자가 실재하는 것마저, 지금의 요우는 느낄 수 없었다. 그 녀석이 어디에 나타나서, 무엇을 할지 말해도 안 하느니만 못하다.

예전에 부서져버린 요우에게는, 너무나 난해한 문제였다.

"아, 아무것도 몰라...."

허공을 의문스럽게 바라보고, 떨리는 목소리로 반복한다.

그것이 지금의 자신.

재능을 잃고, 모든 책임을 해방하고 도망한, 비참한 패배자.

그런 자신을, 일찍이 천재였던 사도 요우가 조소하는 환각이 보였다.

"몰라... 나는, 몰라....."

부서진 테이프 레코더처럼, 몇 번이고 되풀이하며 중얼거린다.

그것이.

사도 요우하는 존재가, 완전히 세상에서 포기해버린 순간이었다.

5*3

 세계 동시 다발 테러에 관한 국제회의는, 용두사미로 막을 내렸다.

각국에서 대응책이 올라왔지만, 어느 것이고 애매한 것뿐이다. 무엇보다 파괴자가 된 흑막이 실재하는가 어떤가마저, 확실히 단정 지을 수 없는것이다. 가정에 지나지 않는 적의 대응책을 생각하는 것에 반대하는 소리도 올라왔다.

사도 요우의 존재는, 완전히 무시당했다.

노골적으로 그를 탓하는 자는 없었다. 하지만 누구도 의견을 말하지 않은 시점에서, 이번 회의가 실패로 끝났다는 것은 누구의 눈에도 명확하다.

결국, 일련의 테러행위는 각국에서 임기응변으로 대처한다, 라는 호소로 회의는 종료했다. 요컨대 아무것도 결정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각국의 중요인물이 통신을  끊고, 최후로 리커드 숀 장관이 남았다.

『닥터』

깍지낀 양손 위에 이마를 대고 NCTO의 톱이 눈을 부라린다.

『나는 대통령에게 회의의 일부 시작과 끝을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

"시간이 부족했던 것뿐입니다!"

CIA 출신 천연 파마, 엘릴오가 요우를 감싼다. 다른 군 관계자, 공군 대령이나 육군 해군의 중진들은 빨리도 회의실에서 나가고 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소환당하면, 아무리 천재라 해도 당황하는 게 당연합니다! 그의 미국에 대한 이제까지의 공적과 충성심을 생각하면, 조금만 더 유예를"

『언제 어느 때도 최고의 결과를 내니까 천재라고 불리는 거겠지?』

"그.....! 그것은...."

『닥터에게는 휴양이 필요한 모양이다. 대통령에게도 그렇게 전언하지』

차가운 말, 리처드 숀 장관의 백미가 모니터 화면에서 사라졌다.

군부의 인간이 회의실에서 줄줄이 나간다.

남은 것은--- 무언으로 조금씩 떠는 요우.

조각상처럼 서 있는 조수, 노라 달링.

그리고, 이미 위로의 말마저 찾지 못하는 천연 파마였다.

"----"

요우는 한숨을 쉬고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기대

낙담

모멸

조소

카메라 너머라고 해도 요우를 바라보는 눈빛이 변화를 충분히 느꼈다.

리쳐드 숀 장관은 지금 쯤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있겠지.

- 천재는 사라졌다.

틀림없는 사실이다.

사실이기에 요우는 그 사실을 숨기고, 이런 섬에 도망쳐 온 것인데---.

"우아아아악....!"

요우는 부르짖으며 마이크나 스피커 테이블을 쓰러트린다.

"닥터......!"

곤란해하는 천연 파마를 무시하고, 이번엔 케이블을 잡아당기고 벽에서 모니터를 떨어트린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머리를 감싸고 절규한다.

완전히 화풀이. 유치하고 하등한 야만인의 행위다. 생각지도 못하게 그런 행동을 할정도로 ,요우는 바보가 돼 있는 것이다.

"그, 그만둬 주세요, 닥터! 상처 나요! 달링 여사, 당신도 멍하니 있지말고, 그를 멈춰주세요!"

"도쿠...."

이제까지 한마디도 없이 미동하지 않았던 금발 미녀가 요우를 의문스럽게 바라봤다.

그 가지런한 얼굴이 믿을 수 없는 것을 본듯이 일그러졌다.

"당신은 대체 --- 누구입니까?"

흠칫 요우는 절규를 멈췄다.

"정말로 그 닥터입니까.....? '몰라'라니, 천재인 당신이 말할 말이 아니야......"

노라 달링이 본적 없을 정도로 당황했다.

일찍이 천재였던 사도 요우를 제일 잘 아는 것이 그녀다.

그런 인물이 다른 사람으로 생각할 정도로---.

지금의 요우는, 일찍이의 영광마저도 남아있지 않았다.

"-----!"

요우는 조수의 시선에서 도망쳤다. 미국에서 도망한 때와 같아.

회의실을 뛰쳐나와 지령탑을 뛰쳐 내려간다.

격한 비바람이, 요우를 환영했다.

지령탑 앞에는 원래 장소로 돌아가려던 공군대령이 있다.

"닥터?"

놀라는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요우는 옆에 정차한 군용차에 뛰어든다. 얼룰 무늬 사륜구동으로 통칭 험비라고 불리는 차량이다.

쓸모없는 쓰레기에 지나지 않는 요우도 차 운전 정도는 할 수 있다.

악셀을 밟아 험비를 급발진시킨다.

그를 제지하는 목소리가, 엔진음과 비바람 소리에 사라졌다.

빨리 경계명령이 떨어진 것인지, 기지 입구에 군사가 가로막았다. 총을 들고있다.

하지만 요우는 악셀을 늦추지 않는다.

착란상태에서 폭주했을 뿐인 손님에게, 발포허가까지 내리진 않은 모양이다.

실제, 요우는 커다란 저항도 없이. 군사들의 틈을 돌파할 수 있다. 뒷바퀴를 미끄러트리면서 국도로 뛰어드는 험비.

"---"

시선이 일그러진 것은, 앞유리의 빗방울뿐만이 아니다.

비바람과 엔진음뿐인 소리만이 들리는 세상에서, 요우는 차를 달린다.

"썩을-- 썩을---"

터무니없을 정도로 비참하다.

미국뿐만이 아니라, 회의에 참가한 주요각국에서도, 요우의 무능함이 알려져버렸다. 지금쯤 천재의 가련한 최후를 비웃으면서 한잔하고 있겠지.

"도망쳤다고 생각했는데---"

다리가 멋대로 악셀을 밟는다. 팔이 멋대로 핸들을 꺾었다.

"이제 와서 왜--- 나를 뒤쫓아와--- 이런 나를---"

비에 젖은 앞유리에 어떤 인물의 얼굴이 떠올랐다.

조소를 띄운 그 녀석은, 마치 여자같은 얼굴을 한 동양인이었다. 충동적으로 패버릴 정도로, 눈매가 나쁘다.

"천재, 사도 료우----"

요우를 뒤 따라 온 것은 미국도 파괴자도 아닌.

다른 누구도 아닌, 일찍이의 자기 자신.

과거, 확실히 존재했던 사도 료우가, 영락한 사도 요우를 뒤 따라 온다---.

"이제 놔줘--- 나는 이제 사도 요우가 아니야---"

자신의 기억을 고치고, 위조하기까지 도망쳐 온 것이다. 그 이외에 과거의 자신에게 도망칠 방법이 없었겠지.

미국에서 도망친 기억에 아직 애매한 부분이 남아있는 것은,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천재의 한면 정도는 남아있었던 적의 자신에게서 자신의 기억을 조작하는 정도는 쉽다.

"이렇게 될 때까지, 쫓아올 것까지는 없잖아---"

무의식으로 운전하는 험비가 일직선으로 향하는 것은---.

요우에게 남겨진, 단 하나의 있을 곳.

패배자의 둥지.

작은 모래사장의 옆에 우두커니 서 있는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단층집이다.

"......"

요우는 험비에서 내려, 자택으로 들어갔다.

비바람 너무 강해서 뜰을 걸었을 분인데 완전히 젖었다.

복도에 물보라를 피우고, 거실로 향한다.

지금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파괴자"의 노트로 채운, 살짝 어두운 공간.

"나는.... 부서져 버린 자신을... 여기서 치유하고 싶었던거야...."

이런 섬까지는 아무도 쫓아오지 않아.

일찍이 요우는 그렇게 생각한 것이 틀림없다.

여기까지 도망치면 아무도 방해하지 않아.

그렇게 생각했는데--- 도망을 성공하지 못한 것은 그 판단을 했을 때의 요우마저도 이미 부서지기 시작했단 것이겠지.

"....."

고소를 띄운다.

이 섬의 주민.

하마요지 리쿠를 시작으로, 억지로 쓸데없는 이야기만 잔뜩 불태우려 하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그들의 간섭에 대해서는, 천재였던 적의 요우라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 틀림없다.

리쿠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소리높여 울었던 것을 생각해내고 얼굴을 붉힌다.

"그 여자의 감촉만은... 뭐어,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하지"

부끄러운 소리를 해도, 그것을 듣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바닥에 굴러다니는 디지털 레코더를 주워, 입을 댄다.

"8월 15일 결국엔 있는 곳을 들켜버렸다. 다음으로 도망칠 곳을 찾아야...."

먼지가 쌓인 거실을 둘러보고 중얼거린다.

"나는-- 일찍이의 나에게서 도망친다"

이제 존재하지 않는 천재의 환영을 뿌리칠 때까지 도망치길 계속한다.

"누구도 천재를 찾으려고 하지 않는, 좀 더 먼 곳으로---"

기대도 낙담도 이제 충분할 정도로 맛봤다.

"....."

손바닥의 레코더를 바라본다.

부끄럽다.

그러기에, 이제 두려워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 레코더에 녹음한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것은... 아직 내가 완전히 기억을 되찾지 않았단 건가....."

무엇을 생각하고 일찍이의 요우는 도망 끝에 이 섬을 선택한 것일까? 미군기지가 있는 이 땅은, 도망칠 장소로 어울리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던 것일까?

"... 자신의 기억을 조작조차도 불완전 하다니... 나는 정말......"

자신의 기억이 빠진, 최후의 한 조각을 버리려고 한다. 새는 어지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본 속담 떠날 때는 뒤처리를 깨끗이 해라)

요우는 레코더의 날짜를 조작해 재생스위치를 누른다.

『8월 6일 ... 나는 지금부터 자신의 행동을 녹음할 필요가 있다... 조수에게 잠자코 받은 카운셀링에서, 의사에게 조언받으라고 해서이다.... 』

냉정하게, 낮은 소리.

타인의 목소리로 잘못 들은 적도 있지만, 지금은 확실히 안다.

이것이 일찍이 요우 자신--- 천재의 재능을 조금이라도 남겨두었을 적 자신의 목소리다.

『이것은, 내 요양기록이 되겠지. 나는... 부서져 버렸다. 나는 자신이 천재라고는 망상에 빠진 것이다---』

요우는 눈을 감았다.

이것을 녹음한 때의 기억이, 천천히 되살아난다.

요우는 이때 펜실워니어 대학 사실에서 혼자, 짙은 커피를 마시면서 녹음하고 있었다. 창 밖에서는 학생들의 소란스런 못소리와, 디 스틸 핑크 라는 새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지금도 천재로 있다는 망상이. 그때, 화이트 하우스에서 내 재능이 사라져버린것은 아무도 알아선 안 된다.--- 알려지지 않은 사리에 이 나라를 뜨려고 생각한다. 그것을 위해, 그 노인에게서 집을  산것이다』

움찔하고 요우는 어깨를 움직였다.

그래, 요우는 틀림없이 한 명의 일본인에게서 이 집을 샀다.

그것은 망상이 아니다.

『그가 살고 있던 장소는 일본의 오키나와라는 섬이다...』

과거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 사이에, 그 노인과의 첫 만남도 떠올랐다.

그것은, 그래---.

요우가 부서지기 시작했을 참의 일이었다.

 

요우는 인디펜던스 국립역사공원을 방문했다.

그 공원은, 미국 탄생지역으로 꼽히는 국립 공원이자 유명한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세계 유산이기도한  독립기념관이기도 하고, 거기선 일찍이 독립 선언의 채택이나 헌법제정회의를 했다. 선언을한 때 울렸다고 한 자유의 종도 유명하다.

어째서 그런 곡에 다리를 옮긴 것인다.

미국이란 대국이 시작한 땅에서하묜, 요우 자신이 또 부활할 힌트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바래서이다. 그런 시시한 감상에 매달릴 정도로, 요우는 깊이 생각했다.

자유의 종을 치며 역사에 남은 소리를 울렸다.

하지만 요우는-- 부딪힌 충격에 부서져, 엉망진창이 되어, 두 번 다시 소리를 낼일은 없다.

"안녕하수꽈! 형씨, 일본인인가?"

독립기념관 앞에 있는 워싱턴 상의 발밑.

돌계단에 앉아 멍하니 있던 참, 마른 노인이 말을 걸었다. 디지털카메라와 등산용 가방을 가지고, 아무리 생각해도 여행자 풍이다. 꽤 고령이지만, 햇볕에 탄 피부와 바보같이 밝은 미소가, 남아도는 에너지가 느껴지는 인물이었다.

"...."

스르륵 요우는 이마를 잡는다.

"살았다! 여긴 너무 넓어서, 돌아갈 길을 몰라"

귀찮을 정도로 큰소리로 말하고 허락도 받지 않고 그 녀석은 요우의 옆에 앉았다.

"저기, 형씨 혼자야? 부모나 친구와 오지 않은 건가?"

"....부모는 없어 친구도"

"앗챠! 그런가, 괜한 걸 물었다! 미안하우이!"

짜증낼 기력도 없었다. 요우는 무언으로 흘려듣는다.

"그래서, 어떻게 돌아갈 수 있는지 가르쳐줘!"

바라는 대로, 가르쳐준다. 애초에 공원을 온 루트는 요만큼도 떨어지지 않았다.

"알기 쉽네! 형씨 머리 좋나 보네!"

짓궂은 칭찬을 받았다. 요우는 아주 최근 바보 취급 당한 참이다.

돌아가는 길을 가르쳐줘도, 노인은 일어서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도 죽을 것 같은 얼굴이네"

"....별로 죽어도 좋아. 아니---"

 요우는 중얼거린다.

"죽는 편이 좋아....."

재능을 잃은 것을 알면, 이제까지 요우를 숭배한 사람들은 그것을 바라겠지. 영락한 천재를 볼 정도라면, 영웅의 칭호를 묘비에 두고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을 바랄 터다.

나라도 같다. 요우가 이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기밀유지를 위해 요우의 암살을 생각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 라고 할까, 틀림없이 그렇겠지.

이제까지 요우를 눈엣가시라고 생각한 학자들에 이르면, 그를 말살할 찬스와 광희난무(狂喜?舞)할게 틀림없다.

"지금의 나에게 적은 없어--- 아니, 원래, 적도 같은 편도 없었어. 나는 언제라도 혼자야....."

자신의 동료와 만난 적이 없다.

그게 어느 정도의 불행인지, 요우 이외엔 결코 모르겠지.

태어나고 나서 계속 요우는 혼자였다. 있는 것은 한 명의 천재와, 이 이외의 인간이란 두 종류뿐이다. 양자는 항상 상대를 두려워하고 상처입혀왔다.

공존이 용서되는 것은--- 천재가 평범한 사람을 위해 힘쓸 때뿐.

그래서 요우는 그들을 돕고, 인간인 척을 하는 것으로 고독을 얼버무려온것이다.

"하지만 지금, 죽고 싶어-- 도망치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에는.... 난 인간의 이웃으로 있고싶다고 바란 거야...."

도방치고 싶어, 라는 말을 듣고, 노인이 놀란 모양이다. 

"그런가"

헤죽 웃는 노인의 얼굴도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

그 후로도 노인은, 뻔뻔스럽게 요우의 사정을 물었다.

요우는 건성으로 무엇을 말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야기가 끝나면, 노인은 먼눈으로 중얼거렸다.

"내랑 같네...."

뭐가 어떻게 닮은건지, 그는 말하지 않았다.

대신 말한 것은, 어떤 섬에 남은 자신의 집이었다. 같이 살자고 아들 부부가 말해서 미국에 온 것, 남겨둔 집을 처분할 마음도 없다고 한다.

"좋은 곳이야. 따스하고, 무엇보다 좋은 녀석뿐이야"

 노인이 표정을 빛내며 말했다. 요우는 세일즈맨은 싫어하지만, 눈앞의 노인에게 그런 표정으로 추천받았다간 집 한 채나 두 채를 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요우는, 실제로 사게 된다.

"거기선 모두가 도우며 느긋이 사니까"

노인은 그렇게 말하고 웃었다.

그 2주 후---.

요우는 펜실워니어 대학의 연구실을 불태우고, 미국에서 도망쳤다.


역사공원에서 일어난 일을, 확실히 기억해냈다.

옆에 사는 비터멜론 노인도, 이걸로 변명이 되는 모양이다.

『오키나와--- 그래. 오키나와야. 짓궂게』

"----에?"

자신 과거의 목소리에 생각지도 않게 반문한다.

"짖궂다고....?"

『실로... 조금 좋아』

조금 좋아?

그것은, 어떤 의미인 것인가?

요우의 머리가, 또 지끈거리며 아프다.

『내일은 미국을 뜬다. 그 전에, 나는 자신의 유산을 처분하려고 생각하고,  정든 집이지만, 이제 존재하지 않는 천재의 흔적을 남길 의미도 없어....』

그 것이 그날의 마지막 음성이었다.

"짖굳어.....? 조금 좋아....? 대체 뭐야?"

두통에 얼굴을 일그러트리면서, 신음한다.

일찍이 요우는, 제2의 인생을 보낼 장소로 오키나와를 선택한 것이 아니었나?

대부분 기억을 되찾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직 자신의 안에는 숨겨진 기억이 남아있는 모양이다.

『8월8일 준비는 만반이다. 이제부터 미국을 뜬다』

동요하는 요우를 멀리하고, 레코더는 멋대로 다다음날의 음성을 재생한다.

『그래서, 또 국내에서 테러 사건이 일어났다. 이번에도 또 내가 제창한 파괴자의 알고리즘에 들어맞는 사건이다. 파괴자가 태어나버린 것인가?』

주변에 사람이 있는건가 소리가 다소 작다.

『아니, 있을리없어.... 파괴자는 천재가 아니면 안 돼. 하지만 나 이외의 천재는 없을터다.... 그러니까, 없어.... 아니, 내 논문이, 사악한 어떤 자에게 도난당했다면....? 하지만 그것을 훔친 것만으로 제대로 이해 가능한 인간이 있는 것인가? 으으.... 그런 인간이 나타났다면, 멈출 수 있는 것은 나밖에... 아,아니, 나는 이미....』

소리가 떨린다. 착란한 모양이다.

『혹시, 나는 이제 아무것도 아니야... 으으... 어쩔 수 없어... 용서해줘....』

용서해줘---.

대체, 누구에게 용서를 구하는 거지? 프라이드 높은 요우가, 수치도 체면도 버리고 용서를 구하는 상대는 대체....?

요우는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으으...."

자신의 입에서도 과거의 자신과 완전히 같은 신음소리가 흘렀다.

『8월 10일 비행기의 기내에서 잠든다. 눈을 떴을 때는 오키나와에 도착했겠지』

음성파일이 완전히 교체된다.

『계획은 실제로 진행되고 있어. 수일 후에는 그것을 손에 넣겠지. 독일에 있는 '헬'을』

일찍이 자신의 목소리가, 지친 것을 알았다.

『파괴자는 또 하나의 나다. 내 논문 탓이라 해도, 그 녀석은 확실히 나와 같은 레벨에 도달하고있다....』

"....으으...."

요우는 머리를 누른다. 휘청거리는 다리가, 무의식으로 창으로 향한다.

『또 하나의 자신에게서 도망친다... 이제 하나의 자신을 멈출 수 없어...아아아...』

창에서 맨발 소리가 밖으로 나온다.

격한 비바람 소리 안에서도, 레코더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다.

『한계다... 이대로는, 나는 정말로 미쳐버린다... 안돼, 미치는 건 허락할 수 없어... 이제 자신의 기억을... 두뇌를 재정리해, 처리능력을 부수고 재기동하는 수밖에 없어....』

아니, 귀로 듣는 게 아니다.

알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무엇을 생각하는지를.

『자신의 머리를 재구성하다니 천재였을 적의 나라면 간단하지만.... 하지만 지금의 내가 그것을 할 수 있을지 어떨지는... 잘하면, 일반인 정도의 지능은 남길지도 몰라... 하지만 그것은 바라는 바다. 마음 깊숙이서, 계속 바래 왔던 것이다』

"으으으으으....."

비바람이 불어닥치는 뜰을, 비틀비틀 걸어가는 요우.

『드디어 정말로 되고 싶었던 존재가 되는 것이다--- 평범한 인간으로』

"으으으으.....!"

『하지만 실패하면, 이번에야말로 정말로 부서지겠지....』

"으아아아아아....."

『그리고 어떤 존재가 되더라도 혹시 '파괴자'가 실재한다면---』

요우의 자택 앞에 수 대의 군용차가 정차했다. 금발미녀와 군인이 나타난다.

노라다.

"도쿠!"

달려오는 조수를 무시하고, 요우는 자신이 타고 온 험비로 향했다.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당신이나 되는 분이 어째서 도망 따윌!"

노라는 비통한 표정이다. 지금도 울 것 같은 그녀의 얼굴을 요우는 처음으로 봤다.

"일찍이의 당신은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그 일찍이의 요우는, 레코더를 통해 현재의 요우에게 말을 건다.

『혹시, '파과자'가 있다면--- 모든 것에서 도망친 나를 단죄하겠지』

매달리는 노라를 내치고, 요우는 험비에 올라탄다.

"으으으으으.....!"

얼굴을 일그러트리면서도 시동을 건다.

즉각 노라가 조수석에 올라탄다. 이번엔 떨어지지 않게.

"도쿠!"

『된 거야... 그것은 당연하다. 영웅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이상, 그 결말을 하나밖에없어... 그걸로 용서받을 거라 절대 생각하지 않지만....』

"으아아아아....!"

요우는 액셀을 밟고, 험비를 몰았다.

목적지는, 알고 있다.

그곳에는, 이미 과거의 자신이 예상하고 있다.

『그저, 최후의 어리광으로, 한시라도 평범한 인간으로 살고싶어---』

일찍이의 요우가 미소를 품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설령 한시간이라도....』

요우를 놓치지 않으려고 군용차들로 뒤를 잇는다.

앗 하는 사이에 주거기를 빠져나와, 일방 1차선의 국도로 나온다. 태풍 탓인지 그게 아니면 붐비는 시간대인지, 요우와 다른 차도를 달리는 자동차는 적지않다.

"왜-- 중도반단이야--"

요우는 눌러 죽인 목소리로 말했다.

전부 생각났다.

정말로 이번에야말로, 전부 다 생각났다. 너무 바보 같아서, 분해서 눈물이 맺힌다.

일찍이 요우는 사소한 어리광을 부탁한 것이다.

하지만, 그 어리광은 이루워지지 않았다--.

"평범하게 살지도 완전히 부서지지도 못했어....."

"도쿠?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어디로 가는 겁니까!"

"그 공항에 내렸을 때, 나는 다시 태어난거야... 머릴 리셋하고 평범한 인간이---되고 싶었던 인격을 얻으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 실제로 여기에 있는 나는--- 그냥 '부서졌을뿐'이다... 중도반단에 천재의 재능을 남긴, 애매한 쓰레기야..... "

"도쿠!"

시끄러운 조수를 태우고 요우가 향한 곳은---.

오키나와 본섬과 외딴섬을 잊는 다리 옆이었다.

지리는 이해하고 있다.

여기밖에 없다, 라는 장소를 일찍이 요우는 이미 계산했다.

"공항에 내리기 전의 나는-- 파과자의 표적을 알고 있었어....."

험비는 방파제 옆을 달려, 막다른 길에서 정차했다.

울타리와 방파제 건너에는, 물가에 붙는 형태로 커다란 바위산이 떠있다.

요우가 차에서 내리는 동시에, 그 바위산에서 검은 인영이 뛰쳐나왔다.

잠수복으로 몸을 감싸고, 머신건을 가신 인물들이다.

"파괴자가 세계 동시 다발 테러의 스위치를 넣는 것은--"

요우를 노린 정장의 남자들이 총을 난사한다.

 

5*4

세계 동시 다발 테러의 발단이 되는 것은, 이 오키나와다.

혹시 파괴자가 실재한다면, 틀림없다.

요우가 파괴자라도 그렇게 한다.

"도쿠!"

노라가 도쿠에게 뛰어들어 험비 안으로 숨는다.

다행히도 머신건의 총탄은 두 사람을 스치는 정도로 끝났다. 요우의 어깨가 피를 튀기고 노라의 잘린 금발이 허공을 춤춘다.

요우를 뒤쫓아온 군사들이 권총을 꺼내 수수께끼의 습격자에게 응전했다. 군용차를 방패 삼아 발포하지만, 한 군사가 어깨를 맞아 뒤 쪽으로 휙 사라진다.

"닥터! 여사! 저들은 뭐하는 자야!"

우락부락한 미국계 군인이 험비로 달려왔다. 예비 권총을 노라에게 넘긴다.

권총의 탄창을 밖으로 꺼내 탄을 확인하고 안전장치를 벗기며 노라가 부르짖는다.

"불명입니다! 닥터! 설명을!"

격한 비와 바람 그리고 총소리 탓으로, 아주 가까운 거리라도 큰 소리를 내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다.

시간은 저녁이다. 완전히 해가 떨어질 때까지, 앞으로 수십분 정도.

"나는 알고있었어... 파괴자의 목적이.... 그런데도.... 아아... 어찌나 수치를 모르는 거야...."

자신의 몸을 안고 부들부들 떠는 요우.

그런 요우를 보고, 노라가 입을 씹었다. 미국계의 군인에게 돌아선다.

"당신은?"

"브렌 바몬! 계급은 하사! 이 무리를 지휘하고 있다!"

"무리의 구성과 공적은?"

"10인 구성의 분대다! 무기는 최소한밖에 없어!"

총탄 전이 한 참 일때 군사중 하나가 이쪽으로 작은 뭔가를 던졌다.

군장이 그것을 잡아, 자신의 한쪽 위에 장착한다. 노라도 2개를 받아서 귀에 끼고 또 하나를 요우의 귀에 장착한다.

소형의 무선 통신기다. 골전도로 장착 자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도 가능하다.

노라가 귀에 손을 댄다.

"적의 상황은 알겠습니까?"

통신기를 통해서, 대원들의 정보가 전해졌다.

『암벽에 숨은 자가 셋! 물가에 셋! 전원 잠수복을 입은 것을 입고 머신건과 권총으로 무장했습니다! 얼굴을 중동계!』

『옆에 버려진 소형 잠수정이 보입니다! 20기 이상 있어!』

『같은 편이 한 명 다운!』

사람 수로 이긴다 해도, 화력에 차이가 있다. 길게는 버틸 수 없겠지.

"응원을 요청한다!--- 그게 아니면 후퇴인가?"

군장에게 시선을 향해 금발 미녀가 일순 침묵했다. 하지만 바로 말한다.

"버텨주세요. 도쿠만 진정하면 이 정도의 적 따위 일순간으로 제압합니다"

"뭐라고?"

군장이 의문스럽게 요우를 봤다.

"도쿠! 상황 설명을! 왜 이곳으로 온 겁니까! 연중은 뭐하는 자입니까?"

떠는 요우를 노라가 붙잡는다.

"으으으으으으......나는....나는....."

"도쿠!"

격하게 흔들려서 요우는 머리를 감싸 안는다.

"지금.... 여기야---"

"엑? 뭐가 말입니까?"

"파괴자가 세계 동시 다발 테러의 스위치를 넣는 장소와 타이밍이야! 장소는 여기 오키나와! 타이밍은 이제 곧이다!"

그만두지 않고 요우는 계속 부르짖는다.

"파괴자는 이 섬에 있는 미군을 헬으로 파멸시킬 생각이야!"

노라와 군장이 얼어붙었다.

단 수 그램으로 수십만 명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상상력을 가진 탄저균.

우연한 산물이라곤 하나, 그것이 변형해, 더욱더 치사성이 높아진 신종이 태어났다.

북구신화에서 재난이나 불행을 일으키는 죽음의 여신 헬. 그 이름을 딴 신종은, 본래의 탄저균보다 더욱더 수 배의 위력을 가진다.

"군을 파멸시킨다....? 헬이란 대체... 그는 무슨말을 하는 거야?"

당황하는 군장. 그들 같은 말단 군사는 일련의 정보도 전해지지 않은 모양이다.

노라가 갈라진 목소리로 말한다.

"헬이란 탄저균--- 생물병기입니다. 그것을 이 땅에서 뿌리는 것으로 세계 동시 다발 테러의 발단으로 삼으려 계획하는 적이 있습니다"

"----"

절규하는 군장.

노라가 동요를 눌러 죽이고, 요우에게 묻는다.

"도쿠.... 어째서, 오키나와를 노리고 있다고?"

"파멸의 지도, 시작의 권총을 쏘는데 이 정도로 적합한 장소는 없어... 여긴 아시아나 중동방면에 대란 미국군의 일대 거점이야. 여기가 파멸하면, 타국에 있는 미군기지도 테러를 경계해서 몸을 봉하고, 실질적으로 미국이란 억제력은 무력화 돼..... "

머리를 감싸면서, 요우는 중얼거린다.

"그렇게 되면 각국에 대항하는 테러리스트는 활성화되겠지. 파괴자는 이미 그들에게 헬의 분배도 진행되고 있을 터다. 이 섬을 시작으로 각국에 생물병기에 의한 테러가 다발하면... 나가눈 그 이상의 군사력으로 그들을 진압할 수 없게 돼"

이것은 망상이 아니다.

현대에는, 그런 종언을 실현할 수 있을 만큼의 두려운 무기가 아주 많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게 대량파괴병기의 응수에 제동이 어려워졌을 때--- 세상이 끝난다"

시작 신호가 울려 퍼지면 이제 다신 되돌릴 수 없다.

인류문명 붕괴가 지금 이 땅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 대령에게 연락을"

노라가 굳은 얼굴로 군장을 바라본다.

"여기에 있는 적의 수와 잠수정의 수사 맞지 않습니다. 이미 실행부대는 상륙한 뒤로 보입니다. 육군이나 해군들을 연계해서 각 기지나 관련 시설에 엄중 경계 태세를 펼쳐주세요, 테러리스트가 시설에 침입하는 것이 두렵습니다. 생물병기에 대응하기 위한 장비의 준비도"
 
"라져!"

"-침입할 필요는 없어"

요우는 굳어진 미소를 띠었다. 노라가 뒤돌아본다.

"엑?"

"헬은 물에 강해...."

요우는 강한 비가 쏟아져 내리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어두워지길 계속하는 하늘에서 소용돌이치는 빗방울이, 미친 듯이 춤추는 사신으로 보였다.

"설마 기지 밖에서 헬을 살포할 셈이라도?"

금발의 조수가 눈을 크게 뜨고 항의한다.

"이 폭우 속에서? 그런 짓을 하면 탄저균이 공중에 확산 돼버려 살상력이 떨어지는 것은---"

"파괴자라면 가능해-- 섬 내의 정확한 풍향과 풍속을 계산하면, 리얼타임으로 변화하는 가장 좋은 확산 포인트를--- 기지 내에서 뿌리는 것보다도 효율적으로 기지 전체를 탄저균으로 덮어버릴 포인트를 계산가능해---"

경악하는 노라와 군장.

"적은 이 태풍을 집단에 상륙하기 위해서가 아닌--- 헬의 살포에 이용할 셈이라는 겁니까......?"

"어디서 살포할지 모르는 것은, 아떻게 대처해야.....!"

『같은편이 한 명 다운! 큭... 또 한 명 다운! 군장!』

무선기에서, 비통한 목소리가 울린다.

군장이 이를 갈았다. 열세에다 절망적인 테러계획을 듣고, 동요를 감추지 못한다.

"- 최저한의 병력을 지기에 남기고, 그 이외 군사를 섬 안에 전개할 수 있게 대령에게 요청을"

먼저 냉정함을 되찾은 것은 노라였다.

"더해서 내 PC에 군의 기상 데이터에 엑세스할 권한을 주십시오. 리얼타임으로 섬 내의 풍향과 풍속의 계측값을 볼 수 있게, 일본의 기상청에도 협력받겠습니다"

"무, 무슨 짓을 할 셈이냐?"

"여기를 탈출해, 도쿠에게 헬의 살포 포인트를 계산하게 하겠습니다"

단호히 노라가 말했다.

"무리다---"

요우는 더욱더 몸을 말고, 딱딱거리며 잇소리를 낸다.

"나, 나에게는 무리야... 지금의 나는 이미...."

"아니요, 해주셔야겠습니다!"

노라가 요우의 어깨를 붙잡는다. 소리 지른다.

"당신이라면 가능합니다! 아니요, 당신밖에 없습니다! 어째서냐면 당신은 세계 유일의 천재라서입니다! 세상을 구할 영웅이라서입니다!"

"그, 그만둬어! 아냐! 아니야! 나, 나는....!"

저항하고 날뛰어도 노라의 팔을 뿌리칠 순 없었다.

마치 자신을 얽매는 강철의 사슬처럼---.

요우를 천재라 부르는 그녀의 팔이 요우를 구속하고 놓지 않는다.

『이제 탄환이 조금밖에 없어! 군장, 후퇴 명령을.....!』

"닥터! 네가 뭐하는 자인진 모르지만, 이 사태를 벗어날 수 있다면 그것을 해줬으면 한다! 이 대론 너 자신도 죽어버린다고!"

"시시한 소릴 하지 말아주세요! 쓸모없고 굼뜬 돼지가!"

노라가 귀신의 형상으로 군장을 노려본다.

"도쿠의 목숨 따위 문제가 아닙니다!"

군장은 바보처럼, 요우까지도 입을 크게 벌렸다.

"세상을--- 인류를 구한다는, 영웅의 사명을 다하지 않고 어쩌자는 겁니까!"

금발미녀의 푸른 눈이 요우를 의문스럽게 바라본다.

"이제까지 계속 그렇게 해왔겠죠! 몇 번이고 사람들을 구해왔겠죠! 어째서입니까? 그것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천재의 일이니까 입니다! 그것을 할 능력밖에 없으니까 입니다! 그것을 해서 간신히 살짝 미움받지 않아도 사람의 소리에 섞이지 일 수 있었던 거겠죠! 동료에게 따돌림받지 않게 몇 번인가 인간인 척을 계속해오고! 인간이 아닌주제에!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천재 주제에!"

"------"

조수의 매도가 금간 요우의 뇌 균열을 후벼 판다.

봉인했을 터인 기억.

양친이 두려워하고, 멀리하고, 때론 상처받아, 버려버린 유년기.

사회나 학교란 틀 안에서도 독립해 모른 공격을 받아낸 학생 시기.

요우에게 같은 편은--- 아니, 이해자마저 한 명도 없었다.

천재와 인류.

그런 풍으로 분류돼버린 양자는, 마치 천적처럼 서로 거절했다.

겨우 우호 관계를 맺는 것이 가능해진 것은 요우가 성장해서다. 닥터라고 불리게 돼, 충실한 인류의 하인으로서 그들에게 공헌하기 때문이다.

"천재가 아닌 당신은 그저 쓰레기입니다"

노라가 요우의 몸을 흔든다. 부서진 TV를 흔드는 듯이.

"영웅이라면, 인류에게 도움을! 그것도 아니면 불태워서 버린다고!"

태어난 그 순간부터---.

서로 달라붙어 살아가는 인류라는 종을, 멀리서 에워싸 바라봤다.

그런 요우에게 있어서, 그들에게 아무런 용무도 없는 낙인을 강요한 것은---.

이제 천재가 아닌 것이 들켜버리면---.

화형에 처하는 것보다도 두려운 벌이었다.

"----"

떠올랐다.

이사 갈 곳에 화물과 함께 텅 빈 상자를 보낸 이유.

본래라면, 거기엔 가족이나 친구들의 사신을 넣으려 했는데--- 그것이, 하나도 없어서다. 누구도 이해해주지 않고, 가족과도 결별한 요우에겐, 미국에서 가져갈 추억 따윈 전무했다.

그래서 신세계에는, 거기에 들어가야 할 것이 가지고 싶었다.

단 한 장이라도 좋아.

천재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과 섞여서, 미소를 띤운 자신의 모습을---.

"으으으----"

요우는 눈을 크게 뜨고, 험비의 그늘에서 움츠러든다.

수일 전의 자기 자신은, 어쩔 수 도 없는 바보였다.

천재로 있을 수 없게 됐다면, 차라리 완전히 부숴버렸어야 했다. 평범한 인간이 될지도 모른다는 아련한 기대를 하고, 기억이나 인격을 리셋시킨다는 바보 같은 짓을 한 것이다.

그 결과가, 이것이다.

중도반단인 천재만을 남기고, 게다가 이 섬에 온 목적을, "논문을 완성하기 위해"같은 이상한 해석을 한 형태로 믿었다.

이 섬에 온 목적---.

그래, 요우가 잃은 기억의 단편은, 어느 것이든 그 목적에 관련돼있다.

요우가 오키나와에 온 것은, "어떤 소원"을 위해서였다.

그럼에도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쓸데없는 어리광을 추가하려 한 덕분에--- 모두 엉망이 됐다.

"도쿠가 사전에 이곳으로 온건은 파괴자에게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죠?"

노라가 부르짖었다.

아니다.

요우의 진짜 소원은, 그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천재의 재능이 조금이라도 남아버린 이상 요우에게는 선택의 여지 따윈 남아있지 않겠지.

"-아, 아직 이곳에 있는 적을 제압하지 못하고 이, 있는 건가"

빠끔거리며 요우가 중얼거렸다.

노라가 손가락 끝으로 안경을 고쳐 썼다. 열린 문에서 조수석에 놓아둔 PC에 손을 뻗는다.

"한 명도 쓰러트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쿠 지시를! 군장 도쿠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부하에게 탄을 보존하게 해주십시오! 저는 군과 기상청의 데이터를 조정하겠습니다!"

"라져!"

"으으으으으으-"

체육 자세로 단단히 양다리를 끌어안고, 요우는 엄지손톱을 물어뜯는다.

전신이 떨리며 눈꼬리에 눈물이 맺힌다.

생각하자마자, 사고가 젖어 확산 돼버리는 것을 느꼈다.

금이 간 양동이에 필사적으로 물을 들이붓는 것과 같은 것이다. 어린아이의 놀이와 같은 간단한 계산인데, 필요한 수식이 잘 성립되지 않는다.

"--- 그래서, 적은 중동에서 훈련받은 모양이다. 파괴자가 미군에 한을 가진 이슬람계를 부추긴거겠지....6명 다 남자로, 나이 대는 20대 전반에서 40대 후반. 10시 방향에 있는 남자부터 시계 방향으로 A부터 F까지 지정. B를 특히 신중히, D가 잘 총탄을 조각낸다.... 아마도 리더는 F다...."

총성이 들리는 방향과 패턴에서, 적의 정체를 분석한다.

군장이 숨을 들이마신 걸 알았다.

"총성만으로, 그런걸 아는 건가....?"

"으으으으으...." 

슈퍼 컴퓨터가 부서져서 주판을 쓰는 느낌이다. 일찍이는 생각할 것까지도 없이 가능한 시뮬레이션이다.

"A랑 B와 D가 총탄을 조각내고 있어... F가 몸을 숨길 타이밍이 가까워. C는 이쪽이 쏘면 몸을 숨길 테니까 표적은 2시 방향에있는 E다.... 준비해... 3,2,1--"

군장의 호령으로, 같은 편 무리가 일제히 2시 방향으로 발포했다.

바위산에서 뛰쳐나온 적 하나가 전신에 총탄에 덮쳐졌다.

『다운!』

"안돼!"

군장들이 차의 그늘에 숨는다. 동시에 적이 반격에 들어갔다.

격한 총성을 요우는 재분석한다.

"A가 쏘면서 이동하고 있어... B와 D가 엄호사격.... 9시 방향으로 들어간 A가 뛰어나온다... 3,2,1---"

"쏴!"

같은 편의 총성으로 옆으로 이동하던 적이 벌집처럼 됐다.

『다운!』

"사각이 생겼다... 둘을 20시 방향으로 이동시켜...."

"요쿠! 키무! 엄호해라! 간다!"  

『라져』

"F가 그 둘을 노리고 뛰어나온다... 3,2,1---"

"쏴!"

『다운!』

"B가 남은 3발로 탄을 쪼갠다... 아까 둘을 그대로 전진시켜... 총탄을 쪼개면 뛰어들어"

『다운!』

"D의 총격 패턴이 흐트러지고 있다... 이제 곧 도망간다... 3,2,1---"

"쏴!"

『다운!』

"C가 긴장하고 있다... 갑자기 달려나온다.... 3,2,1---"

총성이 울려 퍼진다.

『다운!』

최후의 적이 쓰러지고, 군사가 일제히 바위산의 그늘로 들어간다.

『클리어!』

『클리어!』

『제압완료!』

『생물병기 같은 것은 확인돼지 않습니다!』

군사들의 정보를 받고, 군장이 요우를 의문스럽게 바라본다.

"정말로 1분도 걸리지 않고 저정도의 적을... 너는 대체....?"

"천재입니다.--- 군장, 대령은 뭐라고?"

노라가 일어서, 요우의 목덜미를 붙잡는다. 험비의 뒷좌석에 요우를 집어넣는다.

"카데나 기지내에 닥터를 호송해 보호하도록. 또 생물병기 살포 포인트를 알아내는데 전력을 다하길 바라는 바이다"

"알겠습니다. 서두르죠, 도쿠"

"--- 시, 싫어..."

뒷좌석 시트 위에서, 요우는 몸을 만다.

"나, 나에겐 무리야... 무리야..."

방금 전투로, 확실히 알아버렸다.

절정기 보다 지금의 자신은 10분의 1의 계산능력도 없다. 이런 쓰레기에게 영락한 뇌로, 파괴자의 계획을 저지할 순 없었다.

"군장, 기지로 향하죠"

"요쿠! 운전해! 다른 놈은 엄호다! 닥터를 후송해!"

운전석에 백인의 군사 조수적에 군장 노라는 요우와 함께 뒷좌석에 앉는다.

엔진 소리를 내며 차량 대열을 짜며 달려간다.

전방에 2대, 후방에 1대의 군용차가 배치되 험비를 지키는 형태다.

"자아, 도쿠! 선 전체의 풍속과 풍향의 리얼 타임 정보입니다! 헬의 살포 포인트는 어디입니까?"

노리기 노트북을 요우의 코앞에 들이민다.

액정화면에는 오키나와 본섬의 지도와 무수한 화살표가 비추고 있다.

"아, 안돼... 나는 아무것도 몰----"

신음하는 요우의 얼굴이, 액정화면서 격돌했다. 노라가 그의 얼굴을 노트북으로 쳤기 때문이다.

요우의 코에서 피가 뿜어져 나온다.

"--- 당신이 모르는 것 따윈 하나도 없습니다"

눈만을 움직이며 금발미녀를 보면, 바로 근처에 악마 같은 푸른눈이 있다.

"어째서냐면 당신은 천재라서입니다"

"----"

"파괴자라는 썩을 테러리스트 같은 것에게 늦을 리가 없습니다"

그것은 노라 달링이라는 그냥 조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천재 사도 료우의 팬.

한층 더 나아가 전 인류의 대변 이기도 하다.

한번 도망쳤을 터의 압박이---.

재차, 요우를 뒤쫓아온다.

"으으으으으으......."

눈물을 머금고 요우는 화면을 의심스럽게 바라본다.

눈을 크게 뜬 요우의 눈동자 안에서, 반응 없는 화면 위의 화살표가 일그러졌다. 그것들은 기호와 숫자로 형태를 바꿔, 소용돌이처럼 섞여, 좀더 고차원의 이미지로 변환돼간다.

요우의 사고가 인루가 모르는 기호로 채워진 세상으로 이끌려간다.

일찍이 요우가 자택 뜰에 들어가던 것처럼 있기 좋은 세계.

요우 이외의 인물은, 누구도 그 세상을 모른다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순수하고 아름다운 그 세계는, 요우의 도망칠 곳도 있다.

설령 현실세계에서 거절 당한다 해도, 이 세상만은 요우를 언제나 환영해준다---.

"헤..... 헬 살포에 적당한 예측지점은 현시섬으로 5개---- A, B, C, D, E 라한다. 대, 대략 예측지점은, 여기, 여기, 여기, 여기, 여기다... 바로 접근하고 있는 부대를 향하는....."

요우가 화면을 만지는 부분이, 붉은 표적이 되어 지도위로 떠오른다.

머리가 무겁다---.

일찍이의 요우라면 순식간에 해답을 도출하는 것이 가능할 터다.

그런데도 지금은 하지 못한다.

또 머릿속에서 뭔가가 갈라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쪽의 PC와 기지 사령부의 통신을 동기시킵니다! 현지에 전해지도 있습니까?

"아아! 지금 부대가 포인트로 향하고 있다!"

"느, 늦어... 풍향이 변했다.... 포인트를 수정한다---"

그렇게 말하면서, 요우는 흠칫 얼굴을 올린다.

해변에서 국도에 들어가는 교차점을 보고, 부르짖는다.

"잠복하고 있어! 스피드를 올려....!"

"--- 잠복하고있다! 스피드를 올려!"

군장의 명령을 받고 군열이 스피드를 올렸다.

직후, 옆 숲길에서 커다란 트레일러가 뛰쳐나왔다.

"......!"

격한 충돌음이 험비의 뒤에서 울렸다.

뒤에서 달리고 있던 군용차가 트레일러와 충돌했다. 빙글 돌아 전신주에 부딛친다.

요우의 험비는 직전에 가속한 것이 다행히 아슬아슬하게 충돌을 회피하는 것이 가능했다. 혹시 정차했다해도 도로가 막혀 선 채로 죽었겠지.

뒷바퀴를 미끄러트리면서 전방의 2대와 함께 국도로 들어간다.

그러면 폭우소리와 섞여 총성이 들렸다.

앞을 달리는 같은 편 군용차에 불꽃이 피어오르는 게 보였다.

『전방에서 3대의 4WD가 접근! 발포해, 병행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테러리스트는 아까 바위산에서 상륙한 연중뿐만이 아닌건가...!"

"적이 미군이나 해상안전 경계 구역을 알고 있는 것으로 가정한 경우-- 상륙 포인트는 거기 외에도 적지 않게 군데군데가 있어.... 애초에 이렇게 간단히 섬에 상륙 가능 했던 것도, 해상 경계망을 상세히 알고 있어서다...."

군장이 뒷좌석의 요우를 돌아봤다.

"파괴자라는 자식은-- 군의 관계자라는 건가?"

"그렇지도 몰라, 관계자니까 정보를 손쉽게 손에 넣은 걸지도 몰라--- 파괴자의 정체는 뭐야... 본인은 결코 모습을 보이지 않아....."

"도쿠는 살포 포인트 특정을 서둘러 주세요! 군장, 사령부와 연락은 제가 맡겠습니다! 당신은 부대의 지시를! 도쿠를 잃으면 테러를 저지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세상의 위기를 막는 것이 가능한 것은 요우 단 한 명---.

요우는 그 압박과 고독감에서, 도망친 것인데---.

"포인트 B가 정해지고 있다..... 으으으으으....."

이전엔 놀이터였던 고차원의 세상이, 몹시 쌀쌀맞은 듯이 느껴졌다.

넌 여기의 주민이 아니다--- 그렇게 말하는 기분이 들었다.

"여, 여기다....!"

요우는 얼굴을 일그러트리고, 화면 상의 1점을 지정했다.

혼자선 외로우니까 인간이라는 테루리에 섞이기위해 일한다.

그것만을 생각하고 요우는 잃어버린 날개를.

잊어버린 수영법을.

이를 악물고 되찾길 계속한다.

"1부대가 포인트 B에 도착! 표적을 발견! 교전합니다!"

폭우, 엔진소리, 총성을 노라의 커다란 목소리가 가른다.

"포인트 C와 D가 이동했다... 여기와....으으...."

또 머릿속에서 뭔가가 금이 갔다. 땀이 뿜어져 나오고, 화면을 바라보는 요우의 얼굴이 굳어진다.

"여기,다..."

『신병이 옵니다! 이쪽은 이미 탄이....!』

적을 가까이하면 3대의 군용차가 필사적으로 응전한다.

"씨발 놈들! 기지에서 응원은 아직인가....!"

"부대가 포인트 C 포인트 D에서 표적에 접촉! 조건은 개시! 포인트 B는 --- 제압 완료! 살포장치를 회수! 아직 헬은 살포되지 않았습니다! "

"포인트 A와 E가 이동했다. 이동지는---"

삣하는 소리가 들렸다.

험비의 앞유리에 탄환이 명중한 것이다. 탄이 군장과 노라를 스키고 후방의 유리를 관통한다.

그것이 요우의 두뇌가 완전히 붕괴하는 결정적 한발이 되었다.

"A와 E의 포인트는.... 으으으으으....."

요우의 안에서 조립된 알고리즘이,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붕괴해간다.

이전의 요우라면, 리얼 타임 같은 건, 풍향을 읽어서 살포 포인트를 도출하는 것이 가능하다.

파괴자도 그것이 가능하다. 그것은 이미 의심할 것도 없다.

하지만 집중력이 부서진 요우는, 이미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왜그러십니까, 도쿠! 포인트을 지정해 주십시오!"

"모, 몰라---"

"에?"

"이런 간단한 계산을 나는 이제하지 못해....."

요우의 항복선언에 노라와 군장은 말을 잃었다.

머리가 새하얗다.

이제 천재도 평범한 사람도 아니다.

1 더하기 1도 모르는 그냥 쓰레기다.

"그렇겐 안됩니다---"

노라가 요우를 붙잡고 노성을 지른다.

"당신은 천재로 영웅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안됩니다! 지금, 세상이 위기에 빠진 것도 당신탓 이겠죠! 당신이 그런 논문을 쓰니까! 당신 같은것과 무관계한 인류가 살해당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책임져!"

 "알아.... 내 탓이야... 전부, 내탓이야....."

부들부들 떨면서, 요우는 초점이 맺히지 않은 눈으로 노라를 바라본다.

"인류가 망하려는 것도... 파괴자가 태어난 것도.. 그리고 세상을 구하지 않는 것도 전부 내 탓이야...."

있는 힘껏 얼굴을 일그러트리고, 눈물을 흘리는 요우.

"그래도, 지금의 나는 어떻게 할 수 없어---"

".....!'

절규하는 노라.

『탄이 떨어졌다..... 썩으을!』

무선기에서 군산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군용차 1대가 스피드를 올렸다. 적의 4WD에 부딪힌다.

철과 철이 부딪치는 커다란 소리.

2대의 4WD를 길동무 삼아 군용차가 빙글 돈다.

아스팔트 위에 떨어져 2대의 차가 요우의 곁을 굴러 뒤로 사라진다.

남은것은 적의 4WD가 2대. 이쪽은 험비와 엄호 군용차가 1대뿐이다.

"썩을!"

적을 길동무삼아 사라진 부하를 보고, 군장이 몸을 아프로 내민다. 전방을 달리는 적에 향하고 발포한다.

"어떻게든 해줘 닥터! 이대로는 우리나 군뿐만이 아냐.... 이 섬에 있는 일본인도 휘말려 들어버린다고?"

"----"

이 섬에 사는  사람.

그 말에, 요우는 흠칫 몸을 떨었다.

그렇다.

헬이 살포되면 미군은 파멸한다.

하지만 피해가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을 터인데---.

몰랐던게 아니다. 무의식적으로 그 사실을 머리에서 지워버린 것이다.

"내--- 탓이다---"

새하얗게 물들어버렸을 터인 머리에 섬 주민의 얼굴이 떠오른다.

하마요지 리쿠를 시작으로 요우의 새로운 짐의 이웃들.

요우를 익사시키려고 한 노부인이나 비터멜론 노인, 테루나 카오리, 나츠키나 마사하루의 얼굴이 떠오르고 사라진다.

그런 연중들이 어떻게 되든 요우에겐 관계없다.

그렇게 생각했을 터인데, 그들의 사체를 생각한 것 뿐으로, 어째선지---.

형용할 수 없는 공포에 소름이 끼쳤다.

"그 녀석들이 죽는 것도--- 내탓인가---"

"그 녀석들....?"

노라가 어깨를 으쓱했다. 팟하고 요우의 몸을 흔든다.

"설마 경찰서에 있던 원주민들 입니까? 그런 쓰레기 같은 것들 보다도 인류 전체를 생각해주세요! 그것이 천재의 사명이겠죠!"

"그 녀석들은 관계없어-- 하지만, 죽어--- 나 때문에---"

멍하니 중얼거리는 요우를 보고, 노라의 표정이 차가워진다.

"--- 싫어어어어어어어어!"

이 세상의 끝처럼 절규해 금발미녀가 가슴을 몇 번이고 친다.

"어떻게 된 겁니까, 도쿠! 제정신으로 돌아오세요! 특정인간에게 동정하다니, 그런 쓸데없는 감정-- 이전의 당신은 가지지 않았는데! 당신 이외는 똑같은 인간입니다! 돼지입니다! 당신은 인류 전체를 구할 영웅이면 됩니다! 특정 인간을 특별 취급이라니, 그런 인간 같은 시시한 생각을 하면 안됩니다!"

"내 탓에---"

"유일한 예외는 나! 노라 달링 만이면 됩니다! 나야말로 당신의 유일한 이해자입니다! 내가 없으면 아무도 같은 곳에 있을 수 없어... 그랬을 거겠죠! 그런 쓰레기들이 당신을--- 천재를 이해 할리 없어!"

"이해 따위 안 해---"

요우는 눈을 크게 뜨고 멍하게 중얼거린다.

"하지만, 여기에 있어도 된다고 말했어..."

"-----!'

노라가 소리없는 비명을 질렀다.

요우의 새로운 집.

그 너덜거리는 작은 집에 와준 아이들은 그가 천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무엇하나 기대하지 않고 그들 뒤쫓지도 않아.

- 좋은 녀석들 뿐이야.

국립 공원에서 만난 노인은, 그에게 그렇게 말했다.

- 거긴 상처를 치유하기엔 좋은 곳이야.

옆집 비터멜론 노인은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여기엔 도쿠를 괴롭히는 사람 따위, 아무도 없어.

참견쟁이 소녀가 요우를 안으며 그렇게 말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알았다.

하지만 혹시 그것이야말로---.

사람의 테두리에 더해진다는 것이 아니었던 것일까?

하지만 그런 그들도 요우의 탓으로 전부, 죽어버려---.

"...! 그 쓰레기들! 먼지들! 나의 도쿠에게 뭘 불어넣은 거야!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천재를 더럽혀버리고! 기억해두겠어....!"

매도하면서 앞 시트에 몇 번이고 자신의 머리를 박는 노라. 이전부터 히스테릭한 점은 있었지만 이렇게나 착란한 것을 보는 건 처음이다.

이마에서 피를 흘리는 조수가 기세 좋게 요우를 바라본다.

"도쿠 당신은 그들관 다릅니다...!"

"아, 아니야, 나는---"

"당신은 고독한 천재로, 세상을 구할 영웅입니다. 그렇게 되지 않으면 안 돼. 어째서냐면---"

노라의 푸른 두 눈이, 푸르게 흔들리는 불처럼 보였다.

"천재가 아니면 그들을 구할 수 없어"

"---"

요우는 경직했다.

영웅이라면 그들을 구한다.

"그들을 구하고 싶다면 외톨이 천재로 돌아가죠"

천사처럼 아름다운 악마가, 요우의 귓가에 속삭인다.

"감정이란 쓸데없는 것을 버리고... 그들과는 결코 어울리지 못하는 영웅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왜 구할 필요가 있지?

그것은 그들이 요우에게 곁에 있어도 된다고 말했으니까.

하지만, 일찍이의 자신 같은 존재는 그들과 함께 있을 수 없다.

요우는 대체 무엇을 위해--.

"나는---"

쓰는데 익숙하지 않은 감정이란 프로그램이, 버그를 일으켜서--- 합선됐다.

대신, 흩어졌던 재능을 주워 모은다.

조각을 모아, 접착제를 붙여 누덕누덕 기운상태로 회복해간다.

"...."

노라의 팔을 떨치고, 요우는 pc 화면을 무표정으로 의문스럽게 바라본다.

쓸데없는 건 하나도 없다. 대답밖에 존재하지 않는 고차원의 세상이 재차 요우를 이끈다.

의식은 고차원의 수식이 난비하는 이차원에, 하지만 오감은 현실에.--- 이형의 세상을 넘어 사고를 돌리는 요우의 두 눈동자에 별 같은 빛을 발하는 반짝임이 생긴다.

요우의 반짝이는 눈동자가, 화면의 한 점을 붙잡았다.

"- 포인트 A는 여기다"

요우의 손가락이 떨어진 곳에, 빛나는 점이 떠오른다.

"지급, 부대를 향하게 해 주십시오!"

변모한 요우를 보고 노라가 기쁜 소리로 무선기에다 부른다.

"포인트 E가 이동한다-- 기다려"

흠칫 요우는 머리를 들었다. 바람 소리에 귀를 귀울인다.

"3시 방향에서 동풍이 불어. 적이 밸런스를 무더트린다. 저격해"

말을 끝내는 동시에 국도를 강타하는 강렬한 돌풍이 덮쳤다.

차에서 몸을 내놓고 있던 적이 밸런스를 무너트려 총격이 멈춘다.

미리 돌풍에 대비한 군장과 같은 편의 군용차가 적의 4WD에 총격을 쏟아 붓는다. 총을 가진 적이 탄환을 맞아 도로에 떨어져, 앗하는 사이에 후방으로 사라져간다.

"포인트 C와 D를 제압 완료! 헬의 살포장치를 회수! 포인트 A는 여전히 교전중! -- 도쿠! 최후의 포인트 선정인 아직입니까?"

"떠들지 마. 아직 안 정했어. 라는 건 적도 아직 거기에 도착하지 않았을거야"

반짝이는 눈으로 화면을 바라보면서, 억양 없는 목소리로 말한다. 더욱더 덧붙인다.

"....사선이 비었다고, 어설픈 자식, 오른쪽으로 이동해 총에 맞는다고"

험비의 핸들을 쥔 군사가, 앗하는  순간에 오른쪽 차선으로 차를 옮긴다.

직후, 아까까지 험비가 달리고 있던 공간에 총탄의 비가 쏟아졌다.

"아아 도쿠!"

자기 목숨의 위험까지 눈썹하나 까딱 않고는 요우에게, 노라가 상황도 잊고 안겨든다.

"돌아온 거네요, 나의 도쿠! 그것이야말로 당신입니다!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최고의 영웅! 지금의 당신이라면, 나, 무슨짓을 당해도 좋아....!"

뺨을 비비는 조수에게 요우는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다. 근처에 다가온 입술도, 부드러운 몸도, 정욕이란 쓸데없는 본능과는 무연한 요우에겐 아무런 의미도 없다.

"포인트 E가 발생했다.-- 여기다"

거치적거리는 조수를 치우고, 결국엔 최후의 살포 포인트를 산출해낸다.

하지만---.

"부대가 포인트 E에 도착! -- 표적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믿을 수 없는 얼굴로 노라가 소릴 지른다.

계산을 잘못했다---.

노라나 군장의 얼굴이 놀라서 요우를 돌아본다.

하지만 요우가 띄운 것은 환희의 미소였다.


"과연, 그런 건가!"

눈에 띄운 별을 반짝이며, PC를 의문스레 바라본다.

포인트의 지정이 빗나간 것으로 요우는 어떤 것을 확신했다.

"포인트 E가 본명이다. 틀림없이 그 근처에 대부대가 있어. 주변의 군사를 집결시켜 "

"도쿠?"

시선으로 물어오는 노라에 대해 요우는 얼굴을 들며 웃는다.

"파괴자가 포인트 E의 발생을 한번 무시했다. 나와 대결할 생각이다"

"일부러...?"

"나는 좀 더 앞의 수를 읽는다고 하고 말하는 거겠지.-- 자, 포인트 E가 사라지고, 이동을 시작했다. 다음 발생 포인트로 이동해"

요우는 크게 뜬 눈으로 액정화면을 바라본다.

"우리를 매복시킬 모양이다. 파괴자는 나를 기다리고 있는건가...."

"----큭!"

앞유리가 부서지는 소리. 괴로운 신음 소리.

그리고 격하게 좌우로 흔들리는 험비의 차내.

적의 총탄이 운전수의 미간에 명중한 것이다. 흩뿌려지는 피와 쇠 냄새가. 창에서 불어 닥치는 바람에 의해 차내에 충만하다.

"닥터! 적의 이동을 가르쳐줘! 장비도 부하도 한계다!"

도움을 원하는 군장의 소리를 하지만 요우는 무시했다.

"파괴자가 나를 신경 쓰지 않을 리가 없어"

무엇보다 요우의 친부모 인것이다.

그런 파괴자가 요우에게 말을 걸지 않을 리가 없다.

"E가 2번째 살포 포인트를 발생시켰다고.-- 여기다"

".... 포인트에 부대를 소집! 하지만 표적은 없습니다!"

"그런가! 2수 앞이라는 건가 3수 앞을 읽은 거네 너는!"

요우는 기쁘게 웃었다.

틀림없다!

파괴자는 요우와 같은 세상의 주민이다.

"처음뵙겠습니다 네"

계기는 요우가 생각해낸 논문이라 하나-- 요우는 지금, 드디어 만난 것이다.

육친이나 친구보다도, 아득히 가까운 존재에.

아득히 사랑스러운 존재에.

"너는 나의 동류네....."

요우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마음속 깊이 웃었다.

총성이 험비를 덮쳤다.

같은 편 군용차는 험비를 지키려는 참이지만, 이미 싸울 상황은 아니었다. 차체는 총탄에 의한 구멍투성이로, 몸을 기대고 발포 해야할 군사는 피투성이다.

군장이 응전하지만, 총탄이 스친 관자놀이에서 피가 흘러나온다.

"큭....!"

"도쿠! 이대로는 우리가 버티지 못합니다! 전투 지시를!"

"방해하지 마"

요우는 노라나 군장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지금,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대화'를 하는거다---"

동류와 같은 레벨로 취하는 커뮤니케이션이, 이렇게나 즐거울 줄은.

요우는 흥분했다.

그것은 결코 쓸데없는 감정이아냐.

태어나서 처음으로 품은, 연모에 가까운 감정이었다.

".......!"

요우 이외의 전원이 갈라신 신음 소리를 올린다. 앞유리가 전부 부서져, 파편이 차내에 흩뿌려진다. 돌풍과 비가 쏟아진다.

이미 전투라고 부를 것이 아니다.

같은 편 군용차가 결국 미끄러진다. 운전수가 총에 맞은것이다. 그대로 국도를 벗어나, 민가의 벽에다 결돌한다.

"이, 이젠 버티지 못합니다.....!"

"멈추지 마! 멈췄다간 저격당한다....!"

"도쿠! 지시를....!"

"다음은--- 여기다. 최후의 공작원은, 틀림없이 여기 있어"

노성과 비명을 무시하고, 요우는 액정화면을 만졌다.

군장이 우렁차게 외치고, 최후의 총탄을 적에게 향하고 쏜다.

운전수가 적의 총탄을 피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비틀거리며 운전한다.

그런 극한상태에 노라가 귀의 무선기에 손을 대고, 부르짖는다.

"포인트에 전 부대 도착!"

요우는 히죽 웃는다.

"--- 없습니다! 목표를 확인할수없습니다!"

"......!"

절망적인 얼굴인 군장과 운전수.

뭔가가 파열되는 소리가 울렸다.

적의 총탄을 받은 타이어가 폭발한 것이다.

험비가 격하게 흔들리고 결국---.

"----!

스핀을 일으켜 가드레일에 올라타 좌우로 구른다.

위 아래의 감각이 사라지는 진동과 전신을 치는 충동.

몇 번이고 돌아, 험비가 가로수에 격돌했다. 앞유리 말고 다른 유리도 전부 금이간다, 엉망진창으로 일그러진 차제의 내부에 신음 소리가 울린다.

"도---쿠---무사---합니까---"

측두부에서 피를 흘리는 노라가 요우를 향해 떨리는 손을 뻗는다.

"......"

요우는 몽롱하면서도 천천히 눈을 뜬다.

아무래도 자신은 차내에서 뒤집힌 상태인 모양이다. 전신에 타박상을 입고, 후두부와 미간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안다.

운전수는 피투성이가 되어 기절했다.

조수석에서 머리를 누르면서 군장이 부르짖는다.

"위험해....! 녀석들이 온다고.... 도망쳐, 닥터!"

4WD의 라이트가 접근해온다.

도망가라 말해도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요우는 한숨을 쉬고 빠끔하고 중얼거린다.

"이제, 끝인가....."

일찍이의 감각이 무산되는 것을 느꼈다.

엉망인 상황에서 붙잡힌 재능이 재차 소리를 내며 부서져간다.

".....!"

총성이 울렸다. 노라와 군장이 몸을 긴장시킨다.

하지만---.

"무슨----"

영각하는 군장의 시선 끝에서 총탄을 받은것은 적의 4WD었다.

가로등에 비쳐서 군용차 무리가 가까이 오는 것이 보였다.

"겨우 응원부대의 행차인가...."

안도의 한숨을 흘리고, 몸에 힘을 빼는 군장.

"도쿠"

동시에 노라도 안도의 표정을 띠었다.

"방금 전 도쿠가 지시한 포인트에 적이 나타난 모양입니다. 이미 임전 태세로 대기하고 있던 전 부대가 단숨에 제압했습니다. 살포장치도 무사히 회수한 모양입니다."

"--- 20수, 앞이다. 뭐어, 그 정도라고 생각했어"

별의 반짝임이 사라진 눈동자를 조용히 감는다.

천재, 사도 요우.

그 동류, "파괴자"---.

"이제, 끝나버렸어...."

오랜 생각이 가득 쌓인 친구와의 이야기 정도의 결말은---.

찰나의 귀환을 끝낸 천재의 승리로 끝났다.


5*5


세계동시 다발 테러의 저지를 끝내고, 요우는 카데나 기지로 되돌아왔다.

기지로 향하는 차내에서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었다. 요우는 머리에 열상을 소독하고, 몸에 붕대를 감았지만, 목숨에 관련되는 상처는 없다.

노라도 상처를 입었다. 특히 오른쪽 다리의 염좌가 심해, 자력으로 걷는 것이 곤란할 정도다.

호위 병사들에 이르러서는 상처 없는 자가 없었다. 군장은 간신히 두 다리로 서 있지만, 얼굴 절반을 붕대로 감고 있다. 치료를 받는 부하들이나 안치된 시체자루를 신묘한 표정으로 지켜보는 모습이 엿보였다.

"...."

구호차의 창문에서 요우는 밖의 상태를 멍하니 바라봤다.

기지의 상태는 어수선하다. 출입구를 빈번히 군 식량이 들어오고, 세균으로 몸을 지키기 위한 방호복을 집은 사람들을 태운 밴이 기지에서 뛰쳐나오는 것도 봤다.

구내에 달하는 이과 팀이 파견 돼, 탄저균의 검출을 행하고 있다. 지금은 헬은 어디서도 검출되지 않은 모양이다.

동시다발 테러의 최초의 하나는 막았다.

시작의 스위치가 울리지 않으면, 세계 각지에 있는 테러리스트도 침묵한 채다.

이 사이에 NCTO가 남은 헬의 수색이 전력을 다하겠지.

테러리르트 끼리 인재나 무기의 유통을, 어째서 NCTO가 파악하지 못한 것일까. 그 이유는 이미 알고 있다.

"닥터!"

구호차의 뒷문이 열려, 강한 바람이 차내에 불어닥친다.

공군대령이다. 옆에는 측근 군사들과 호위병을 두른 노라, 거기에 군장이다.

"잘해줬다! 대통령이 바로 감사의 인자를 전하고 싶다고 하신다"

딱딱한 얼굴을 푼 대령이 요우에게 군용 위성전화를 넘겼다.

요우는 그것을 받아, 상대의 말을 기다리지 않고 말한다.

"여기에 있는 공군대령을 체포해라"

그곳에 있는 전원이, 얼어붙었다. 특히 대령 본인은 놀란 모양이다.

"무슨---"

"분명 나는 이 섬의 쇼핑몰을 방문했다. 그때, 시야에 있던 손님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어. 전부 관광객의 얼굴이다.---- 대령은 없었다"

담담히 계속한다.

"하지만 대령은, 거기서 나를 발견했다고 위증했다. 협박당하고 있는 건가, 그게 아니면 돈이 목적인지는 모르지만, 그는 파괴자의 협력자다. 파괴자 본인은 아니야. 이 정도로 꼬리를 내놓다니, 파괴자의 얼굴마저 모르는 쓰고버릴 말이라는 거겠지...."

노라가 품고 있던 상처투성이의 PC를 보고 말한다.

"파괴자가 헬의 살포 포인트를 도출해낸 것도 내가 보는 것과 같은 군의 데이터를 쓰고 있어서다. 그 엑세스 권을 흘린 것도 대령이겠지.--- 그뿐만이 아니야. NCTO 내부에도 협력자가 있어. NCTO가 일련의 테러를 파악하지 못한 것은, NCTO의 조사가 누설돼서다"

전화 상대도 놀란 건지, 짧은 말을 요우에게 고했다.

요우는 전화를 군사 중 하나에 넘긴다.

"대령을 구속해. 대통령의 명령이다"

"......!"

얼굴을 굳힌 대령을 군장과 군사들이 구속한다.

테러의 가담은 중죄다. 애국자 법에 의해 재판 돼 사형도 받을 수 있다.

"군장"

대령을 연행하는 군장이 멈춰서, 뒤돌아본다.

"너흰 너희의 일을 할뿐이다. 감사를 할 생각은 없어"

".....'

"하지만 너희의 일을 완수한 너와 너희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쪽을 보지 않고 말하는 요우에게 군장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한번 예를 표하고 대령을 운행해 간다.

사라져가는 군사들을 배웅하고 노라가 말했다.

"국방부나 NCTO와의 브리핑의 준비가 된 모양입니다"

결국 수십 분 전의 착란상태는 어리로 간 것인건지 평소처럼 사무적인 태도다.

하지만 한마디 덧붙인다.

"군의 개에게 치하의 말따위.... 평범한 것 같은 행동은 두번 다시 하지 말아주세요"

"....."

시야에 비추는 것은 군복을 입은 군사들.

총과 혈흔.

사체 자루.

이전과 같이, 당연한 요우의 일상으로 돌아온 모양이다.

요우는 사명을 다했다.

영웅의 의무로서, 세상을 구했다.

하지만--- 그것도, 이걸로 마지막이다.

재능을 되찾은 것은 정말 일 분간의 기적에 지나지 않아.

요우는 두번 다시 이전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겠지.

그래서야 말로, 요우는---.

"더욱더 바람이 강해지는 모양이네요. 어디까지 성가신 섬인가요"

휘몰아치는 폭우에 노라는 금발을 집게손가락으로 잡아 귀 뒤로 넘긴다.

"---뭐라고?"

흠칫 요우가 머리를 들었다.

구호차에서 내려 가데나기지를 덮은 바람과 비를 피부로 느낀다.

"도쿠?"

"기상청의 예상으론 태풍은 이미 멀어져도 좋을 때다... 내 예상이라도---"

노라의 PC에 달칵 전원을 넣는다.

액정화면에 섬 내의 기상정보가 비춘다.

예상대로 섬을 덮은 저기압은 멀어져갔다. 섬 전체에 불어닥치는 바람은 약해져 있다.

하지만 일부뿐.

다른 곳에선 바람이 불어와 급속도로 기세를 더해가는 에리어가 있다.

떨림이 올라온다. 숨이 거칠어져, 차가운 땀이 뿜어져 나온다.

"부,부대를...바,바로---"

"뭡니까? 죄송합니다, 바람이 강해서 들리지---"

아니, 부대를 준비시키면 늦어진다. 일일이 지시하면 늦어진다.

요우는 튀어 나가는 듯이 갈려가, 옆에 정차한 군용 지프에 올라탄다.

"토쿠! 어, 어쩌려는 겁니까!"

놀란 조수를 버려두고, 지프를 급발진시키는 요우.

"이제 끝, 이라고?-- 아냐"

조수석에 놓아둔 PC의 화면을 보면서, 폭우에 둘러싸인 기지 내를 달린다.

"그런 건, 부서진 쓰레기의 쓸데없는 생각이다....!"

섬 내에서 유일하게 바람이 강해지는 구역.

그것은 -- 여기였다.

카데나 기지.

이 미군 주둔지 내부가 틀림없었다.

"이전의 나라면 여기까지 예상했을 건데....!"

떠올랐다.

요우가 일순간이라 해도 되찾은 것은 결국 재능을 긁어 모은 것이다.

하지만 파괴자는 다르다.

또 하나의 천재인, 파괴자라면---.

"6개의 새로운 살포포인트가 발생했어...!"

핸들을 꺽어

"이쪽인가...? 아니, 이쪽이다---"

폭우가 내려오는 활주로는, 전투기는 물론 각종 차량이나 사람의 모습도 없었다. 이런 악조건이다, 전투기나 차량은 격납고에 보관된다는 것은 이미 안다.

"썩을...... 한 번만 더--- 딱 한 번 더 원래 재능을---"

활주로를 달리면서, 노트북 화면을 의심스레 바라본다.

이전이라면 수초. 아까의 요우라면 수십 초 정도 걸렸을 계산에, 몇 분을 소비해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쓸데없는걸 생각하지 말고 집중해라---.

초조할 정도로 요우의 머리에 어떤 광경이 떠올랐다.

독에 당해 괴로워하면서 죽어가는 마을 사람들의 얼굴이다.

"으으으....! 바, 방해하지 마! 내가 어떻게 할 수밖에 없어....!"

한 손으로 머리를 막 긁어댄다.

사고가 정말 정리되질 않는다.

천재의 정원이었어야 할 그 세상이 그를 이끌어주지 않아.

"두 번 다시 이전의 나론 돌아가지 못해도 좋아... 부서져도 좋아... 죽어도 좋아! 그러니까, 한 번만 더.....!"

앞유리에 비추는 폭우 건너에 환각이 보였다.

조용히 멈춰선, 눈매가 나쁜 사람.

그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천재었을 적의 사도 요우였다.

그 녀석은 괴로워하는 요우를 비웃고 있을 뿐으로, 결코 손을 내밀어 주려 곤 하지 않았다.

"내가 파괴자를 멈추지 않으면--- 그것을 위해 이 섬에 온건데.....!"

일찍이의 사도 요우의 환각이 비웃는 표정과 함께 입을 움직였다.

- 거짓말 하지 마. 네가 이 섬에 온 본래 이유는....

"......!"

환각의 사도 요우가 말을 끝내지 전에, 지프로 그 녀석을 치어죽인다.

자신과 같은 얼굴인 망령이, 비와 바람이 되어 흩어진다.

"썩을......! 썩을.....! 썩으으으으으을!"

어째서 자신이 지금,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이미, 이미 알고 있어서다.

이제, 시간에 맞출 수 없다는 것을.

노트북 화면 상에 새로운 포인트가 생겨났다.

그곳은---.

보기 흉하게 절규하는 요우가 있는 장소와는 완벽히 다른 곳이었다.

"우아아아아아아악!"

수백 미터가 떨어진 위치에 있는, 전투기 격납고.

지금 그곳에서 최악의 생물병기 헬이 살포된다고--.

요우는 확신했다.


5*6

요우가 헬의 살포를 확신한 수분 후.

하얀색 일색의 건축물 앞에서 요우는 지프를 정차했다.

"....."

텅 빈 표정으로 지프에서 내리는 요우.

거대한 상자같은 건물의 주변에 인영은 없었다.

전투기의 격납고이다.

요우는 정면의 셔터가 아닌, 건물 옆에 있는 문으로 향한다.

인증카드를 끼워 넣어야 할 기기에는 바늘이 붙은 코드가 끼어 넣어져, 점토로 소형의 기기가 붙어있다. 해킹장치다.

락을 무효화시킨 문은 쉽게 열렸다.

건물 안에 들어가면 거대한 괴조들이 요우를 맞이했다.

최신형 전투기다. 한번 하늘을 날면 강력한 파괴력을 자랑하는 그들이지만 지금은 어두운 조명에 비춰져 가만히 숨을 감추고 있다.

격납고의 천장에는 예비용 전창 크레인이 늘어트려 져 그것과는 다른 이동형 크레인 차도 있다. 벽에는 지나다니는 통로가 온통 둘러, 정비원의 대기소도 보인다.

그런 공간의 중앙에, 파괴자가 있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접근하는 요우를 알아차리고 그 녀석이 뒤돌아본다.

"닥터!"

기쁜 듯이 표정을 빛내는 모습은, 회의실에서 만났을 때와 전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복장은 변했다. 길고 가는 체형에 딱 어울리는 수지산 정장을 입고 있다. 등에 작은 봄베를 3개 짊어지고, 거기서 뻗어나온 튜브가 목 언저리에 장비된 두꺼운 테두리에 이어져 있다.

본적 없는 장비지만, 그것이 방호복이란 것은 확실하다. 아마 테두리에서 뻗어나온 비닐을 헬멧으로 써서 방호복을 완성하는 것이겠지. 가방 하나에 들어갈 듯한 휴대성도 좋고, 흥미 깊은 장비이다.

"결국엔 따라온 모양이네요! 역시 닥터 사도입니다!"

그 녀석이 진심으로 기쁜 듯이 웃었다.

"일부러 인듯한 대사하지 마...."

요우가 힘없이 말한다.

"나를 기다렸던 건가. 한참 전에 헬을 살포해도 됐을 것인데...."

그 말에 정장남이 피식 웃는다.

요우의 논문을 훔쳐내 세계 동시 다발 테러의 계기로 인류의 파탄을 계획한 파괴자---.

그 정체가 요우의 눈앞에 있는 인물.

테러대책기관 NCTO의 일원이기도 하고 현역 CIA 위원이기도 한 남자.

엘릴오라는 이름의 요우의 광팬이었다.

"어떤가요? 모처럼이고, 이제부터 옥상에서 헬을 살포하는 순간을 관람하지 않겠습니까? 보면 당신이 죽어버리지만, 어차피 보지 않아도 죽어버리고"

그렇게 말하는 엘릴오의 오른손에는 농구공모양의 커다란 기기가 있다.

금속관을 모퉁이에 늘어놓고 그 위아래를 드러낸 기기로 막은 것이다. 금속관 중심에는 유리로 되어있고 그 안의 유리관이 접속돼있다.

헬의 살포장치이다. 

"그런 걸 보여주기 위해 나를 기다렸던 건가....?"

"당신 이외의 누구에게 보여준단 겁니까?"

만면의 미소를 보고, 엘릴오가 양팔을 펼쳤다.

"당신은 정말로 대단해! 이전부터 당신의 광팬이었지만, 그 논문은 엄청났습니다! 아니, 자릿수 같은 게 아니야, 인간의 영역을 초월한 것이야! 좀 더 높은 레벨의 존재가 인간이란 종을 해석해 그 구조를 알고리즘화한 신의 글! 그것에 쓰인대로 하면 인류를 멸하고, 막으면 인류를 구할 수 있어!"

뺨을 붉게 물들이고 흥분한 상태로 몸을 떠는 엘릴오.

그 모습은 애독서나 심취한 영화에 대해 말하는, 틀림없는 팬의 그것이었다.

"한 문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나의 뇌가! 나의 세포가! 활성화해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정도의 수업은 없어! 당신의 생각에 따라, 나는 당신의 세상에 이끌려간 것입니다! 그렇게 나는 당신의 논문을 완벽히 해석해, 파괴자가 되는 것이 가능했다!"

이제 변명의 여지마저 없다.

이 이상이 없을 정도로, 완벽할 정도로--- 무엇이든 요우의 책임이었다.

요우의 논문이 사람을 천재에 이르게 해 세상을 위험에 빠트린 것이다.

"아아, 당신은 나의 스승입니다! 당신의 팬이라 다행이야! 당신의 덕분에, 나는 천재가 됐어! 당신의 동류가 되는 게 가능했어!"

어울리지 않게 흥분하는 엘릴오에게 요우는 조용히 묻는다.

"그렇게 기쁘다면 어째서 세상을 부수려고해... 어째서 파괴자가 되려고 해?"

딱 하고 엘릴오의 홍소가 멈췄다.

요우의 팬을 자칭하는 남자가 띄운 것은, 분노의 표정이었다.

"당신 정도 되는 분이 모르는 겁니까? 당신의 팬이자 학생이자 어린아이인 내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어제, 잠을 잘못 잤나. 조금 상태가 나빠...."

요우는 무기력하게 말한다.

엘릴오가 이해한 얼굴을 했다.

"잘때의 자세는 중요하죠. 저는 침대와 벽 사이에 끼어 자요. 구속감이 참을 수 없어서 추천입니다. 아, 닥터는 엎드려 자는 파입니까? 그게 아니면 위를 향해---"

"어째서 파괴자가 되려고 했냐, 다"

"- 당신이 도망쳐서 입니다"

흠칫 요우는 눈썹을 움직였다.

"화이트하우스에서 논문을 공표했던 때 당신은 절망했겠죠? 그곳에서 정말로 논문의 의미를 이해한 인간이 있었습니까? 그냥 흔한 테러리즘의 위협만을 인식하고, 그 알고리즘의 아름다움을 이해하지 못했어! 그래서 당신은 질려버렸어.-- 그런 당신을 절망시킨 바보 같은 연중은 당신을 모욕하고, 규탄했어"

아니다.

확실히 고독은 느꼈다.

하지만 그것은 그때에 한정된 것이 아니고ㅡ 요우가 도망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게다가 그것은 요우의 팬으로선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이유겠지.

"처음엔 파괴자인 척 만류할 생각이었습니다. 당신의 논문이 올바르다는 것을-- 당신의 논문의 대단함을 바보 같은 인류가 알 수 있는 형태로 보여주기만 할 생각이었습니다. 그것을 씩씩하게 되돌아온 당신이 저지한다! 역시 천재, 닥터 사도! 인류를 구한 히어로! 당신이 경고한 대로의 핀치가 찾아와, 당신의 힘으로 세상을 구했다! 틀림없는 영웅에 어울리는 컴백입니다!"

엘릴오가 과장된 몸짓으로 양팔을 펼친다.

"하지만 당신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 정도로 당신은 인류에게 절망한 거겠지.--- 그래서, 나는 파괴자를 마지막까지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도중에 그만둬 버렸다간, 그것이야말로 당신의 이름에 흠이가. 그런 건 당신의 팬이 할짓이 아니야"

천재, 사도 요우의 컴백극의 스테이지를 만들려 했다.

하지만 천재는 돌아오지 않고 파괴자는 정말로 인류사회의 적이 됐다.

웃어버릴 정도로, 어디까지도 요우의 책임이다.

"이상이 당신의 첫 번째 팬인 저의 동기입니다"

엘릴오가 거리낌 없이 웃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저는 당신을 뛰어넘어버린 모양입니다. 당신을 찾아내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 증거네요"

말한다, 몸을 번복하려 한다.

"대단히 감사했습니다. 닥터. 당신을 존경합니다. 그러면 파괴자의 역을 끝낼 수 있겟네요. 이 섬에 있는 인간을 모두 죽여서, 내일부턴 내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천재가 되기로 합니다"

매점에 까페오레를 사러 가는 듯한 가벼운 어조로 말하고, 엘릴오가 등을 돌렸다. 벽에 설치된 계단을 향하고 걸어간다.

"- 실망이다...."

뻐끔하고 요우가 중얼거렸다.

계단으로 향하려는 엘릴오가 뒤돌아본다.

"뭐라고?"

"- 내가 어떤 마음으로 파괴자를 그려냈는지, 아는가......?"

고개 숙이고, 지면에 시선을 떨어트린 채로, 슬픈 듯이 얼굴을 일그러트리는 요우.

"결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어떤 인간이라도 조종해, 어떤 망설임도 없이 세상을 파멸에 이끄는, 또 하나의 천재... 그것이 파괴자야...."

"그것은 저를 천재로 인정한다는 의미입니까?"

기쁜듯한 얼굴을 하는 엘릴오.

"나는--- 친구를 떠올린 거야"

천천히 얼굴을 드는 요우의 눈동자에서, 눈물이 흘러넘쳤다.

"나와 같은 존재라면--- 파괴자가 될듯한 천재라면, 통할 거라고 생각했어. 이런 나와 함께, 함께 있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정직하게 말하면, 아까까지, 그렇게 생각하고-- 마음속 어딘가에서 기대한거야"

요우의 눈물을 이해하지 못하고, 엘일오가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어긋났다...."

"-- 뭐, 라고?"

"혹시 내 동류라면, 훨씬 전에 헬의 살포를 끝냈을 터다.. 나를 기다린다니, 불순하고 쓸데없는 동기는 결코 품지 않아.... 그 정도의 자객으로 나를 죽이려고 생각할 리가 없어... 자화자찬을 위해 자신이 실행범이 된다는 리스크를 무릅쓰고, 나와의 시시한 잡담 따위 할 이유가 없어... 레벨이 너무 낮아...."

엘릴오가 낯빛을 바꿨다.

"나의 레벨이 -- 낮다고?"

굴욕과 노여움에 얼굴을 일그러트리고, 완전히 요우를 바라본다.

"이런 도발로 화낼 바보도 아냐....."

요우는 엘릴오를 향해 걸었다.

"아까까지 나는 그 이웃의 존재를 느꼈다. 하지만, 그것은---"

엘릴오가 권총을 들었다. 요우를 향해 겨눈다.

"그것은, 그냥... 일찍이의 나 자신이었던 건가...."

파괴자와의 승부로 슬쩍 였본 즐거움과 기쁨---.

뭐라 할 것은 없다.

그것은 파괴자의 안에 있다, 자기 자신의 카피를 봤을뿐이다.

"실제로 존재했던것은.... 내 논문을 덧그려 흉내냈을 뿐인 이런 시시한 인간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을 친구라 착각한 것인가...."

무방비로 가까워지는 요우의 미간에, 엘릴오가 권총을 향했다. 하지만---.

"그 수엔 놀아나지 않아요. 닥터-"

파괴자가 헤죽 웃고 겨냥을 빗긴다.

"당신이란 사람이 무방비로 접근할 리가 없어. 어차피 내가 발포하면 발동할 함정을 장치한 거겠죠? 걸리지 않아요, 나는 그 위를 읽습니다"

"헬 따위 쓰게 하지 않아... 그 누굴 죽게 하게 할까......!"

요우는 엘릴오에게 뛰어들었다. 권총을 가신 팔에 매달린다.

의표를 찔려, 엘릴오가 요우와 함께 지면을 구른다.

"오옷? 그렇게 왔습니까! 뭔가 굉장한 무기를 장착하고 있는 겁니까? 어디에 숨긴 겁니까!"

"으으으으으......!"

요우는 필사적으로 남자에게서 권총을 빼앗으려 한다.

하지만 요우의 완력 따위 뻔하다. 가늘고 긴 엘리오마저 당해내지 못한다.

"전부, 내 탓이야....! 그래서, 책임을 져야....!"

눈물로 엉망진창이 된 얼굴에, 필사적으로 엘릴오에게 매달리는 요우.

떼쓰는 아이 같은 모습을 보고, 엘릴오가 경직했다.

"---엑?"

또 다른 팔 가진 살포장치로, 요우의 후두부를 내려친다.

"설마...엑? 거짓말이죠?"

"큭....!"

요우는 의식을 잃을 것 같지만, 이를 악물고 버틴다.

엘릴오가 딱딱한 미소를 띠었다. 몇 번이고 살포장치로 요우를 때린다.

"혹시-- 아무것도 없습니까? 그것이, 그런 쓸모없는 모습이 당신의 최수의 수단인 겁니까?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천재가! 그럴 리가 없겠죠! 자아, 천재의 깊은 수를 보여주세요!"

"크악.....! 칵......!"

때리길 계속하는 엘릴오. 하지만 하릴없이 맞기만 하는 요우의 모습을 보고 순식간에 얼굴을 일그러트린다.

"우와아아아아악! 거짓말! 그런 거 거짓말이야! 이런 건 천재가 아냐! 내가 존경하는 닥터의 모습이 아냐!"

패닉에 빠진 요우를 때리길 계속하는 엘릴오.

한편, 요우는 피를 흘리면서도, 결코 남자의 팔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누구야, 너는! 당신 따윈 닥터가 아니야! 영웅이 아니야!"

그런 건 알고 있다.

당사자인 요우가 누구보다 제일 잘 알고 있다.

지금 여기에 있는 요우는 천제도 아니거니와 평범한 인간도 아니다.

천재였을 뿐인 그냥 쓰레기다.

이 세상에서 가장 비참하고, 가련하고 누구도 필요하지 않은 존재---.

부서져, 광기에 먹혀버린 쓰레기.

그런 것이 있어도 되는 세상이 이 세상 어디에 있는 거지?

그래서-- 그 목적을 위해 이 섬에 온 것이다.

"그대로야.... 나는 이미, 천재가 아니야....."

몽롱한 의식 속에서 요우는 중얼거린다.

"천재 따위- 이제 한 명도 없어... 파괴자의 존재도 느껴지지 않으니까, 그것을 저지하지 못한다는 걸 알았다.... 오키나와가 목표라는 걸 알고, 그것을 누군가에게 경고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요우의 목 깊은 곳에서 오열이 흘렀다.

자신은 최악이다.

요우는 특히 터무니없는 죄를 범한것이다.

"이 섬에서 미연에 범행을 막아도, 파괴자는 다른 장소를 노릴 거란 걸 알았으니까....! 그래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엘릴오의 크게 뜬 눈이, 요우를 의문스럽게 바라본다.

"당신이 이 섬에 온 것은, 저와--- 파괴자와의 싸움을 위해서가 아니야....?"

"나는 한번 이 섬을 버린거야...! 이제 천재가 아닌 나론 파괴자를 멈출 수 없단 걸 알았으니까, 그래서, 나는---"

요우가 이 섬에 온 진짜 이유.

영웅으로서, 결코 용서받지 못할, 그 이유는---.

"그래서 나는-- 파괴자에게 살해당하기 위해 이 섬에 왔다----"

천재가 아닌 자신은 이제 인류를 구할 수 없다.

영웅의 의무를 다할 수 없다.

인류를 멸할 적과 싸우는 것을 처음부터 포기하고, 그 속죄로 섬 주민과 함께 죽으려 생각한 것이다.

"나는--- 죽기 위해 이 섬에 온 거야"

싸우지도 않고.

섬에서 살아가는--- 하마요지 리쿠 같은 죄 없는 사람들을 못 본 척하고.

책임과 압박에서 죽는 것으로 도망치려고 한 것이다.

"나는, 영웅 같은게 아니야... 그냥 겁쟁에...... 비겁자로--- 아무런 쓸모도 없어, 쓰레기야....."

그 위에, 있는 것이---- 비행기로 이 섬에 내려오기 직전의, 욕심이었다.

설령 한 시간이라 해도 죽기 직전 정도는 평범한 사람으로서 살아보고 싶다고---.

사람들을 구할 사명을 잊고, 많은 죄 없는 사람들을 못 본 척하고, 자신의 책임에서 도망쳐, 빈틈없이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려 했다.

그런 쓰레기 같은 존재가, 지금의 사도 요우.

일찍이의 영웅의 찌꺼기였다.

"거---"

엘릴오가 엉망진창으로 폭주한다.

"거짓말이야아아아아아!"

요우의 옆머리를 후려치며 그를 뿌리친다.

저항도 이 지면에 내던져지는 요우.

"바보 같은-- 내가--- 우리 진짜 팬이 바란 것은, 이런 쓰레기 같은 게 아냐---"

엘릴오가 거친 숨을 내뱉고, 권총을 요우에게 겨눴다. 시궁창이라도 보는 듯한 눈빛으로 방아쇠에 걸은 손가락에 힘을 준다.

"내가.....! 우리가 바란 것은.....!"

파열음이 격납고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그것은 한발이 아닌---.


"......!"

무수한 총탄을 받은 것은 엘릴오였다.

요우는 몸을 약간 움직여서 퉁퉁 부은 눈으로 뒤쪽을 본다.

거기엔 총을 가진 군사들의 모습이었다.

노라의 모습도 있다.

"---"

쓰러진 엘릴오의 눈이 요우와 맞았다.

그 눈에 머문 감정은--- 모멸.

인간 이하의 존재로 영락한 요우를 깔보는 눈이었다.

"그랬지... 나쁜 건, 내 쪽이야...."

기절하기 직전 요우는 웃었다.

요우 자신도 또한 자신을 비웃으며---.

"실망하게 해서.... 미안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죄했다.


5*7

요우는 들것에 실려가는 도중에 눈을 떴다.

한쪽 눈의 시야를 막는 것은 붕대인 모양이다. 주변은 군용차와 군사의 기척으로 채워져, 눈부신 라이트로 비치고 있다.

벤에 실려온 요우에게 목발을 짚은 노라 달링이 곁을 따른다.

"눈뜨셨습니까? 그러면 즉시 다음 의뢰를 검토하겠습니다. 현재, 4개의 4안이 있지만, 먼저 마이애미에서 빈발하는 엽기살인사건에 대해. 이 사건에 관해서는 FBI에서 조사협력을 요청해---- "

"......"

어렴풋이 머릴 기울여 옆을 본다.

1개의 시체자루가 군사에 의해 옮겨지려는 참이었다.

요우의 시선을 알아챈 거겠지. 노라가 의뢰 이야기를 중단했다.

"걱정 마시길. 도난 당한 논문은 반드시 찾아내 보이겠습니다"

그런 걱정 따위 조금도 안 했다.

파괴자의 위협은 이제 지나갔다.

요우는 책임을 다했다.

지금의 자신에게 있는 것은--- 한번은 도망쳤다는 죄의식뿐이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면 좋은 거지?

이런 죄 많은 영웅의 찌꺼기가 살아갈 토지 따위 이 세상에 있는 걸까?

"--- 당분간 일을 미루고, 요양하겠습니까?"

"엑"

생각지도 못하고 노라의 얼굴을 바라보는 요우. 상당히 스파르타인 조수가, 부드러운 말을 하다니 전대미문이다. 그야말로 인류의 멸망이 도망갈지도 몰라.

"지금 도쿠가 이전의 도쿠가 아니란 것 정도는,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말한 노라는 복잡한 모양이다.

"문병 도쿠는 지친 겁니다. 제가 위로해드리면 좋겠습니까...."

"위로해.....? 그, 그건---"

무슨 의미냐, 라고 묻기 전에 자연히 시선이 노라의 가슴에 머문다. 의식해서 어른처럼 보이고 있다곤 하나 노라는 아직 10대로 스타일도 좋다.

요우의 시선을 알아챈 노라가 경멸의 눈초리를 띄웠다. 요우의 머리를 난폭하게 움켜쥔다.

"이성의 육체에 욕정 하는 쓰레기 평범한 인간의 흉내는 좋지만, 평소에도 말씀드리고 있겠죠? 나 같은 것에 신경 쓰지도 않는 천재라면, 무슨 짓을 당해도 상관없지만"

"아파아아아앗! 사, 상처를 후비지 마!"

"어쨌든 도쿠는 일각이라도 빨리, 원래의 컨디션으로 돌아와야. 언제 또다시 도난당한 다른 논문이 악용당할지도 모르니까 "

두근.

비유도 없이 요우의 심장이 파열했다.

방금 전 조수의 입에서 나온 말을 순간 이해하지 못했다.
 . .      . .
"다른..... 논문.....?"

갈라진 목소리로 요우를 보고, 노라가 머리를 갸우뚱한다.

"왜 그러 십니까?"

"도난당한 논문은..... 파괴자뿐만이..... 아니야....?"

"화이트 하우스에 제출한 논문이 도난당했단 보고입니다만?"

의아하게 미간을 찌푸리는 노라.

그 입에서 다음에 나올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이번엔 농담이 아닌, 정말로 인류멸망의 전조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때 도쿠는 세상을 명상시킬 '재액'의 하나로 '파괴자'에 대해 접한 것이 아닙니까"

간신히.

이 마당에 요우는 화이트하우스에서 일어난 일을 완전히 떠올렸다.

슬라이드에 비춘 파괴자라는 문자를 가리키는 일찍이의 자신.

카메라를 줌아웃하는 듯이 그 관경이 멀게 휘감긴다.

파괴자란 문자 외에도 ○으로 둘러싼 문자가 있다.

대가 그것을 "재액"이라 묶어 논하고 있다---.

"--- 그런가...."

생각지도 못하고 흘린 중얼거림에 "네"하고 노라가 끄덕인다.

"그런것 인가..."

구제할 수 없다.

자신은 되돌릴 수 없는 짓을 한 것이겠지.

그리고 세상도 구제할수없다.

요우 자신이 말한 것이다.

천재는 이 세상에 이젠 한 명도 없다고.

남은 것은 일찍이의 천재가 남긴 위험뿐---.

"괜찮습니까, 도쿠? 낯빛이....."

엘릴오가 마지막에 말한 말을 기억해낸다.

-우리 진짜 팬이 바란 것은 이런 쓰레기가 아니야---.

우리.

그래 파괴자가 된 남자가, 우리라고 말한 것이다.

요우의 팬은---.

세상 속에 있다.

"미국으로 돌아가죠 도쿠"

요우를 태운 구호차 밴이 닫혔다.

엔진음이 울리고 진동과 함께 달려간다.

"여긴 도쿠가 있어야 할곳이 아닙니다"

그런 건 이미 알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싫을 정도로 알았다.

자신은, 앞으로 필요하겠지.

천재의 유산 탓으로.

요우는 앞으로도 천재인 척을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변경의 섬에 남아있을 이유 따윈 하나도 없었다.

"....."

요우는 눈을 감고, 일순간 얼굴을 일그러트리고---.

작게, 끄덕였다.

 

에필로그


요우는 어둠 속, 어렴풋이 떠오른 영상을 의문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후후---"

조수에게 양도받은 노트북 디스플레이를 바라보면서, 옆에 있는 노트에 수식을 써내려간다. 지금 틀림없는 최고의 논문이 완성되고 있다.

"후후....크후후...."

철야 작업으로 요우의 눈가에 다크써클이 내려왔다.

거기에---.

"안녕 하수 꽈!"

기운 넘치는 목소리와 함께, 거실 덧문과 창이 한 번에 열렸다.

"캬악!"

갑자기 눈 부신 빛이 들어와 요우가 바닥 위를 뒹군다.

"눈가! 내 눈이이이이이이! 자외선에!"

"도쿠 언제 돌아온 거야-"

"걱정했다고"

"테루는 별고 걱정 안 했고"

거길 창에서 척척 사양 없이 올라 온 것은 리쿠와 나츠키, 테루였다. 평소대로 머리 나빠 보이는 얼굴을 바보처럼 늘어놓고 있다.

다른 창도 열어서 햇빛이 들어오게 하고 리쿠가 놀랐다.

"뭐야 그 상처! 붕대투성이야!"

당연하다. 파괴자를 붙잡은 것은 어젯밤이고, 인체의 상처는 한숨 자도 낮지 않는다.

"경찰서에 있던 녀석들에서 뭔가 당한 건가? 그 후, 어디로 끌려간 거야"

나츠키도 요우에게 다가선다.

요우는 손을 휘두르고, 귀찮은 듯이 섬 주민을 멀리한다.

"할로윈 파티의 예행연습에 어울려준 것 뿐이다! 이 붕대도 말이야! 만지지 마! 이런 건 아무것도 아냐!"

"아, 아무것도 아닐 리가 없어! 잘 보여줘!"

"심한 얼굴이라고. 그런 얼굴로 뭘하---"

"앗, 이거! 테루의 걸그룹 프로모션 TV고!"

노트북 화면 안에 춤추는 소녀들을 보고, 테루가 목소리를 올린다.

리쿠와 나츠키가 뒤돌아본다.

"엑"

"보,보지마아아아아!"

요우는 당황해서 노트북을 낚아채 화면 위를 덮는다.  

하지만 뒤에서 나츠키에게 붙잡혀 어이없이 떨어져 버린다.

"무, 무슨 흉내야 이 자식! 불법침입으론 만족하지 못하고, 프라이버시 침해까지 하는 건가! 놔, 놔!"

"왜 도쿠가 이런 거 가지고 있어....?"

"테루가 어제, 현관에 놓고 갔어. 할 망을 구해준 답례고"

"그, 그런가..... 받아서 기쁜걸 까나 이거?"

".... 아직 잔뜩 재고 남아 있고....."

"기, 기뻐! 테루의 귀여운 노래와 춤을 보면 기쁜 게 당연해!"

"혹시 도쿠.... 않자고 계속 이걸 보고 있었던 건가?"

나츠키가 말했다.

소녀 둘이 뒤돌아 몸을 끈다.

"에--"

"역시 그건 끌린거고..."

"벼, 별로 보고 싶어서 본 게 아니야, 착각하지 마! 이 수중에 있는 것을 본적이 없으니까 신기했던 것 뿐이다!"

새빨개져서 주장하는 요우.

라곤 해도, 테루는 나쁜 마음은 없었던 것 같다. 의기양양이 가슴을 편다.

"하지만 이걸로 테루의 굉장함을 알았겠지? 아이돌 테루의 사인 가지고 싶어? 어떻게든 가지고 싶다면 줘도 좋고"

"그, 그런가? 그럼, 이것을"

나츠키에게서 해방 돼 요우는 수식을 써넣은 노트를 테루에게 건넨다.

"뭐야, 이거? 여기에 사인하면 되는 거야?"

"아냐. 안무와 가사를 분석해서, 보다 주목도를 올려, 게다가 호감도를 올리기 위해 필요한 수정점을 더 써넣은 것이다. 이대로 하면, 인기도 오르겠지"

"그런걸 쓰는 건 신기해하는 레벨이 아니야...."

리쿠가 더욱더 후퇴하지만 테루는 눈을 반짝인다.

"굉장해! 이걸로 테루도 인기인이고!"

"이것을... 그, 마미짱에게....."

"테루가 아니고!"

테루가 정원을 찌르며 돌진해 요우의 명치를 확실히 붙잡는다. 웅크리는 요우.

"큭....! 제, 제대로 넘겨! 난 레코드 회사에 협력을 의뢰받아서 전미에서 이백만 장의 매출을 올린 실적이 있어. 그 노하우를 집어넣은 소중한 논문이라고"

"네네, 도쿠는 굉장해-"

"밥 먹었어? 어차피, 아직 이겠지. 같이 먹으러 가자고"

"이백만 장--- 라져. 테루가 제대로 마미에게 전해줄 거고"

히죽 하고 사악한 미소를 띠고 테루가 집게손가락을 세웠다.

"됐다 됐어. 이걸로 마미 따위 밀어내고, 테루가 제일 인기고"

"됐다 됐어란 이 나라의 말인가? 본인에게 넘기지 않았다간 물어볼 테니까...."

리쿠네와 함께 자택을 나오면, 강한 햇빛이 쏟아진다.

태풍은 어젯밤 사이에 지나가, 오늘은 흔적이 남아있을 뿐이다. 나뭇가지나 뭔가의 기계부품 같은 쓰레기가 주변에 흩어져있다.

"오늘은 순수히 리쿠랑 오네?"

기쁜듯한 얼굴인 리쿠를 요우는 마음껏 노려본다.

"어차피 거절해도 무리하게 끌고 갈 거겠지....!"

"응. 인간, 포기가 중요해"

"포기한 참이지만 어떤 의미 복종이네.... 이 굴욕은 언젠가 풀어줄 테니까"

밉살스럽게 신음하면서 요우는 마음속에서 덧붙인다.

거기에 어차피 이걸로 마지막이고---.

내일은 미국으로 출발한다.

마음을 그렇게 정했다. 오늘은 화물을 정리하기 위해 돌아왔을 뿐이다.

요우를 구한 인간은, 세상 속에있다.

적어도 지금, 이렇게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 아이들과는 다르다.

자신을 필요로하는 사람들을 위해, 또 자신의 책임을 끝내기 위해---.

이런 벽지의 섬에서, 요우가 놀고있어도 좋을 리가 없었다.

"아, 할 망"

먼저 간 테루가, 노부인과 이야기하고 있다.

나츠키가 요우를 돌아본다.

"병원을 싫어해서. 오늘 아침, 빨리 퇴원한 거야"

그래서, 어쨌어. 요우에겐 관계없는 것이다.

노부인이 이쪽으로 왔다.

"도쿠. 할 망이 이야기 하고 싶다고. 우린 먼저 갈테니까"

아이들이 상처 난 사람을 두고, 빨리 비탈길을 내려간다.

"....."

노부인이 요우의 곁으로 가까이 온다.

"--- 고마워"

꾸벅하고 노부인이 머리를 숙였다.

예를 말하고 있다는 것은 어떻게든 알았다. 하지만 그럴 처지가 아니다. 그녀를 구한 것은 어디까지고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요우를 구하려고 한 일의 보답이다.

노부인이 웃으며, 지나가려 했다.

"아-...."

요우는 의미 없는 소리를 냈다. 노부인이 돌아본다.

어차피, 두번 다신 만날 일도 없어---.

여행의 부끄러움은 버려라 라는 것이다.

노부인에게 예를 말할 처지가 아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예를 말해버리면 요우가 한 것은 보답이 아니게 돼버린다.

"처음 만났을 때... 너는, 나를 도와준 모양이네"

머리를 긁으면서, 엉뚱한 방향을 바라보면서 입을 삐죽인다

"..... 고마워"

태어나서 처음으로 감사의 말을 입에 낸다.

노부인이 히죽 웃고, 작게 끄덕인다.

"쳇...."

어째선지 그냥 부끄럽지 않았다. 요우는 빨리 그곳을 뒤로한다.

상점으로 가면, 이미 아이들은 벤치를 점령하고 담소하고 있다. 요우가 금세기 최대의 부끄러움을 견뎠다는데, 느긋한 녀석들이다.

점 내에 들어가면 평소대로 리쿠의 어머니인 점주가 마중했다.

"어서와.... 뭐니, 그 상처"

설명이 귀찮아서 요우는 무시했다. 메뉴를 올려다보고, 새로운 종이 한 장이 추가된 것을 깨닫는다.

"오징어 튀김?"

"아-, 그거 말이야. 어제 리쿠가 가져왔어. 네 거라고? 욕실에서 죽어있었다고 했지만"

그러고 보니 어제 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바스타브는 없었다. 리쿠가 경찰서에서 사라진 요우를 걱정해서 자택에 와 그 녀석을 찾아냈다는 거겠지.

"..... 폰토피단....."

"응?"

"아니.... 키나와 소바와 그 튀김을"

"매번 고마워. 다되면 가지 올 테니까 밖에서 기다려"

함께 밥을 먹는다는 감상 따윈 없다. 일시 동거인의 최후를 알아주는 것도 가주의 의무일지도 모른다. 대금을 지불하고 점 외 벤치로 향한다.

리쿠의 옆이 비어있어서 거기에 앉는다.

"저기, 도쿠. 정말로 그 상처, 어떻게 된 거야? 어제 사람들이 괴롭혔어?"

걱정되는 듯이 얼굴을 들여봐서 반사적으로 몸을 묻히는 요우.

이 얼굴이다.

이 아이들을 떠올리지 못했다면-- 최후의 최후까지, 파괴자를 멈추지 못했을지도 몰라.

"도쿠는 약하니까. 무슨 일이 있으면 우리가 지켜줄 거야"

"무슨---"

생각지 않은 리쿠의 말에 요우는 얼굴을 붉혔다.

"바,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나는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어! 나를 지키다니, 그런 오만한 소린----"

얼굴을 돌리고 말한다.

"부모한테도 들은 적 없는데....!"

"에-? 그럴 리 없어"

"게, 게다가 지켜주는 건 내 쪽이라고! 천재인 내가 없으면 지금쯤 너희는 어떻게 됐을지...."

그렇게 말하고 웃는 요우를 아이들이 멍하니 바라본다.

"하아? 도쿠가 또 의미 모를 소릴 해"

"우린 별로 아무런 보호도 못 받았는데"

"할 망을 도와줬다고 우쭐해졌고!"

"너, 너희들..."

어제 일어난 일을 상세히 설명해 줄까 하고 생각했다가 다시 생각한다.

도와줬다곤 해도 엄밀히 따지면 요우 자신이 뿌린 씨를 거둔 것 뿐이다. 그것뿐이지만, 요우는 한번 --- 이렇게 천진난만하게 웃는 그들을, 죽게 내버려두려고 했다.

요우는 앞으로, 그 죄를 조금이라도 자신의 손으로 갚지 않으면 안된다.

세상을 구하는 영웅으로서.

천재인 척을 계속할 각오는 돼 있다.

"흠, 뭐 좋을 대로 말해. 어차피, 너희완 바로 이별이다"

"---엑?"

아이들이 낯빛이 변했다.

"도쿠, 설마 오키나와에서 가버려----"

"자. 오키나와 소바랑 오징어"

리쿠의 말을 자르고 요우가 부탁한 메뉴가 나왔다.

완전히 점주가 가져올 거라 생각했지만, 그것은 아니었다.

"응? 누구, 이애?"

그렇게 말하고 요우의 얼굴을 바라본것은-- 여신이었다.

쟁반을 가진 여성에게, 테루와 나츠키가 친근하게 말을 건다.

"아, 우미 언니. 뭔가 한턱내!"

"오늘 당번은 우미 누난가"

"엄마가 있다가 모아이에 간다고 해서 우미도 친구랑 놀려고 했는데"

눈매는 리쿠와 닮았지만, 머리가 길다, 리쿠보다도 좀 더 어른스럽다. 나이는 요우보다도 2살인가 3살 위 정도겠지. 무엇보다 가슴의 용량이 리쿠와 다름없는데, 허리와 다리가 몇 할 가늘고 스타일이 예술적이다.

"--- 여기에 영주하자...."

뻐끔 하고 중얼거리고 요우는 자신의 인생의 방향을 전환했다.

그러면 우미를 정신없이 바라보는 요우의 옆구리에, 강렬한 일격이 들어왔다.

"캬악! 뭐, 뭐하는 거야 이 썩을 꼬마...."

"테루가 아니고"

냉정하게 테루가 말해서, 옆을 본다.

리쿠가 진지한 얼굴로 아이스크림에 열중하고 있다.

"도쿠는 금후, 우리 가게 출입 금지입니다"

"엑! 어, 어째서냐.....! 앞으로도 다닐 거라고! 매일!"

"뭔지 잘 모르겠지만, 여기에 둘 테니까 말이야"

소바와 튀김을 두고, 사라지는 미녀.

그 뒷모습을 보고있으면, 또 일격이 들어왔다.

"우린 그런 가게가 아닙니다. 정말 그만두지 않겠습니까"

"이, 이쪽의 대사다....! 멋대로 때리는 건 그만둬, 난 부상자라고!"

"저기, 도쿠. 뭐야, 아까. 이별이란 거"

나츠키가 말해, 요우는 생각했다.

사라진 천재로서의 재능은, 그렇게 간단히는 돌아오지 않아.

요우의 부서지고 병들어버린 마음도 같다.

하지만 리쿠는 말했다.

- 평범하게 살고 싶다면, 그러면 돼.

천재로 있는 것과 같을 정도로, 그것은 어려운 것이겠지.

"아무것도 아냐"

미소를 띠고 말한다.

똑같이 곤란하다면-.

 

 

 

 

 

 

 

 


이 섬에 가져온 텅 빈 상자에 사진 1장 정도의 추억을 집어넣을 때까지---.

여기서, 평범하게 살아봐도 좋을지 몰라.

그렇게 생각했다.

 

 

 

후기


안녕하세요, 이와이키 요헤이입니다.


이번, 이렇게 새로운 시리즈를 전해드렸습니다만, 또 천재군이 나왔습니다. 또, 라는건 대뷔작인 심심풀이 도전자시리즈에서도 일부러 머리 좋은 사람이 나와서입니다.

좋아하니까 어쩔 수 없어, 랄까 작풍이니까 어쩔 수 없어, 라고 이런저런 이유로 주장합니다. 실제, 이제까지 써왔던 시리즈도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이 테마가 돼버렸고.


천재의 정의라는 것은, 무수히 있다는 것이겠죠.

자신은 평범한 사람이 시간을 들여도 될 수 없는 것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치밀한 그림을 그리거나, 굉장한 계산을 순간적으로 할 수있 다는 것이 아니라--- 물론, 그것이 가능한 사람은 굉장합니다. 하지만 어느 쪽이 위라는 게 아니라, 그것관 다르게 본적도 없는 표현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방정식을 만들어내는 사람도 대단해, 라고.

그런 사람은 시간의 흐름에 의해 변화를 뛰어넘어 인류를 별 시대, 다른 스테이지로 끌고 갈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예술이나 과학, 또 다른 분야에서 혁명을 일으킨 사람처럼.


그렇게 생각해보면, 과거에 천재가 있었던 것이 명확하지 않아서. 그렇게 되려면 현대에 그들과 같은 존재하지 않을 리가 없어. 혹시 그들이 현대 사회나 예술을 이용해, 선의와 악의를 가지고 대립했다면 대체 어떻게 될까---.

그런 것을 계속 생각해, 다음 이야기도 써가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무사히 1권이 만들어져서, 다음은 좀 더 취미로 달려서 얼얼한 것을 내놓겠습니다.

 

좋아하는 것, 그 2.

오키나와. 좋아요, 오키나와. 자신은 오키나와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지만, 도시에서 태어난것도 아니어서, 그리움과 멍해지는 있을 곳의 좋은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분명 따스한 풍토와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포용력 덕분이겠죠. 그들의 발을 미소를 보는 것 뿐으로, 어떤 종을 받아들인 감을 기억합니다. 그래서야 말로 오키나와에 가면 미소가 지어지고, 집에 돌와온 듯한 안도감에 잠깁니다.

이 작품을 쓰게되어서 오키나와에사는 분들에게 적지않게 잡담도햇습니다. 이런저런것을 몰랐던 관습도 가르쳐줘서, 이후 조금이라도 내놓고싶습니다.


이번 작품을 쓰게돼서 무시우타시리즈도 담당하고 있는 야마쿠치씨에게 신세 졌습니다. 거기에 일러스트를 그려주신 Bou 선생님에게도 등장인물이 많다고 억지부려 신세 졌습니다. 오키나와에 대해서 지도해주신 이라바씨나, 현지 분들에게 마음에서 우러나온 감사를.

다음 권에서도 분명 신세 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필시 이제 와서 나온다고 생각할 무시우타도 함께, 이번 시리즈에도 전력으로 쓰겠습니다.

다음 권에서 또 독자님과 만나면 기쁘겠습니다.

 

이와이키 요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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