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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와 판의 꿈꾸는 편지

2013. 12. 30. 17:11 | Posted by 용기있는 꼬마 눈사람

 

 

 


판 크라운라스

편지 회수 담당인 판은, 어쨌든 아주 성가신 녀석이야. 뭐냐 하면 선배 바람을 불고 있어.

항상 싱글벙글하고 있어서, 붙잡을 만한 데가 없어.

알아차리면 도망치고 있고. 요술쟁이같이 약삭빨라서, 요리 실력도 좋아.

하지만, 틈만 나면 땡땡이 쳐대.

아, 이 녀석이 주는 차만은 마시지 않는 편이 좋다고.

 

 

 

 

크레이브 소릿슈

항상 찡그린 얼굴인 크레이. 내 반년 후배로 우편국이 됐어, 성실하지만 무른 후배군.

선배를 전혀 존경하지 않는 건 어떨까 하고 생각해?

배당을 담당하고 있는건, 전할 상대가 있는 곳을 대충 아니까.

은으로 된 오른팔의, 신비한 힘에 바로 의지해버리는 것도, 어떨지.

 

 

 

 

 

1화

마녀의 집의 고용인

 

우리가 편지를 찾으러 갔 을때, 이 아가씨는, 혼자서, 두려운 소문이 있는 집에 살고있었어..... (크)

 

2화

쥬누비에이브

 

큰일이었어, 그녀에게 편지를 읽게 하기까지. 흡혈귀의 성을 방문했더니, 밤의 종족 이미지가 쳐부서졌어. (판)

 

3화

빅토리아

 

누구야?.... 아아, 증기와 안개의 마을에서 배들에 휘말려버린 품위있는 아가씨인가. 그래서 누구였던 거야, 이 녀석? (크)

 

4화

앨리스

 

이 젊음에 카지노의 우두머리니까, 굉장한 아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녀에게는, 게임에 대해 약 1시간, 이야기를......(판)

 

5화

치카치

 

내 미스로 다 죽어가게 한 새 인간 아이다. 그 탓에, 나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 (크)

 

 

 

 

 

 

 

 

 

 

 

 

 

 

 

 

크레이와 판의 꿈꾸는 편지

 

 

 

 

 

 

 

 

 

 

 

 

 

 

 

 

 

 

 

 

 

 

 

 

 

 

 

CONTENTS

 

프롤로그  영원의 오후 숲

제 1화 마녀의 편지

제 2화 흡혈귀의 성

제 3화 귀족의 의무

제 4화 바퀴벌레들의 카지노

제 5화 새의 무녀

에필로그

 

 

 

 

 

 

 

 

 

 

 

 

 

 

 

 

 

 

 

 

 

 

영원의 오후 숲

 

 커다란 창문에서, 부드러운 햇빛이 쏟아져 들어온다.

넓은 방이었다.

바닥에는, 많은 종잇조각이 흩어져 있다. 편지지에 봉투 우표 시트.

벽에는 큰 것이나 작은 것, 오래된 것이나 새로운 것, 무수한 옷장과 찬장이 늘어서 있다. 그중 하나는, 다리가 부러져 버렸다. 그 밖에도 이래저래 이상이 있는 것 같아서, 서랍이 세 개정도 떨어져 있다. 흩어진 종잇조각은, 거기서 튀어나온 것이겠지.

방의 한가운데에, 커다란 소파가 놓여있다.

소파 가장자리를 베개로 한 명의 소년이 쿨쿨하고 숨소리를 세우고 있다. 몸의 반은 소파에서 떨어져 있다. 가냘픈 체격이다. 하얀색에 가까울 정도의 맑은 금발에, 우아한 곡선을 그리는 코, 화려한 라인을 뽐내는 뺨의 윤곽. 어딜 봐도 미소년이다.

달칵, 거기서 문이 열렸다.

숲의 냄새가 나는 상쾌한 바람과 함께, 후드 차림의 청년이 들어왔다.

그렇게 큰 나이 차이는 없어 보이는데, 청년, 이라는 인상이 되는 것은, 근육이 붙었는가 근육이 붙지 않은 탓인가, 그게 아니면 험상 굳은 눈빛 탓인가. 새까만 머리와, 무뚝뚝한 표정을 더욱더 기분 나쁜 듯이 보인다.

정신적인 의미로, 이래저래 무거운 짐을 떠맡는 타임으로 생각된다.

지금은, 현실에 무거운 짐을 껴안고 있다. 찬장을 수리하기 위해 손에 넣어온, 널빤지에 쇠망치에 못 같은 것이 나무상자에 들어가 있다. 청년은, 소파를 향해 걸었다. 소탈하게 보이지만 발소리가 전혀 나지 않는다, 집안 침입 프로가 쓰는 걷는 방법이다.

청년은, 소파 옆에서, 나무상자를 소년의 머리에 떨어트렸다.

쿵 하는 소리를 내고, 소파가 나무상자를 받아낸다.

소년의 머리가, 거기에 으스러진다--- 고, 순간 그렇게 보였지만.

 

"너무하네에, 크레이군. 찌부러 지면 어쩔 거야"

 

맑은 금발 소년은, 어느 사인가 소파 등받이 위에 서 있다.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이동한 것이다. 그 얼굴에는, 조금 시니컬하게 싱글싱글거리는 미소가 떠올라있다.

 

"밥 당번, 대신해 달래서 가줬다고"

 

흑발의 청년이, 소년을 노려보고, 낮은 소리로 으르렁거렸다.

 

"네네, 육체노동 담당 크레이군은, 내 밥을 정말 좋아하네에"

 

"누가. 배고프니까, 성미가 급한 거야, 이쪽은"

 

"크레이는, 항상 성미가 급하잖아. 어쨌든, 잽싸게 요리할 테니까"

 

그렇게 말하고, 중력이 없는 것처럼 둥실 하고 소년이 뛰었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포즈로 착지 --- 바닥의 종잇조각을 밝고 다리가 미끄러졌다.

흑발의 청년이, 소년의 발목 근처를 찬다. 미끄러지는 기세가 가속해서, 다리가 높게 떠오른다. 청년의 손이, 소년의 허리에 더해져 있다. 거길 중심으로, 빙글하고 일 회전. 다시 직립.

총총총 맑은 금발의 소년이 걸어간다. 열어둔 문 건너는 주방.

 

"어이, 도와줬는데 감사는 하나도 없어?"

 

"후배군의 일은, 선배인 내 서비스죠"

 

소년은 그렇게 말하면서 청년을 보지도 않고, 정확히 사과와 컵을 던져 넘겼다.

 

"일이, 방금?"

 

청년이 오른손으로 사과를 받아낸다. 금속제 손이다. 가볍게 쥐면 사과가 부서졌다. 왼손으로 받아낸 컵에 과즙을 들이부어 즉석 쥬스의 완성.

 

"확실히 건망과 암시 최면 약초 차가, 다 떨어졌었지, 덤으로 만들까요:

 

찬장을 열었을 때, 큰방에서 찌르릉 하는 벨 소리가 들렸다.

흑발의 청년 -- 크레이보다 순간 빠르게, 맑은 금발의 소년이 돌아왔다. 벽에 걸린 커다란 오래되고 오래된 상형 전화기에서, 수화기를 손에 쥐고, 상자에 설치된 송화기에 얼굴을 가까이한다.

 

"네, 이쪽, 베태랑 두뇌 담당 판과 육체노동 신인 크레이의 우편지국입니다. 회수와 배달의 일이죠? 이제 닿지 않은 편지 쓰이지 않은 편지, 정말로 가지고 싶었던 편지, 평범하지 않은 편지의 회수와 배달은, 숲의 우편국에서도 우리담당 입니다. 그럼, 자세한 이야기를"

 

금발의 소년이, 이야길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본 크레이는, 부엌으로 들어갔다. 식빵을 두껍게 잘라, 꺼내둔 프라이팬에 기름을 둘러, 계란 프라이를 만들었다.

판이 전화로 지금 이야기를 끝냈다.

 

"라는 이유로, 일을 알려드립니다, 후헤이훈"

 

바꾼 맑은 금발의 소년 -- 판의 입에, 흑발의 크레이가 계란 프라이를 얹은 토스트를 밀어 넣는다. 크레이는 이미, 기다리는 도중에 먹는 것을 끝냈다.

크레이는, 크로셋에서 옷을 꺼냈다. 어느 지구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도 공무원 같은 제복으로 보여, 실제론 어느 지구에서도 제복으로 쓰인 적 없는 옷. 움직이기 쉬운 튼튼한 우편국의 옷이다. 또 후드 달린 상의를 몸에 걸치고, 커다란 우편 가방을 어깨에 걸친 크레이는, 판에게, 애용하는 흰 코트를 넘겨주고, 물었다.

 

"어디야?"

 

판이, 대답 대신 찬장 중 하나에서 가이드 북을 꺼냈다. 그것을 보고 크레이가 중얼거린다.

 

"미국 .... 아니, 누덕누덕 기워 붙인 지구에선, 신대륙이라고 불렀나"

 

"사슴고기 스테이크가 맛있는 곳인 모양이야. 기대되네에"

 

"관광할 여유 따위, 있을 리 없잖아"

 

크레이와 판이, 문을 열었다.

거긴 숲. 영원의 오후 숲이라는 이름이 붙은, 시간의 틈에 존재하는 숲이다. 상쾌한 바람이 상할 불어, 햇빛이 반짝이고 있다. 녹색 사이사이에 작은 성이나, 사무소 같은 빌딩, 과자 같은 장식이 달린 작은 집 같은 것이 여기저기 세워져 있다. " 기사: 견고한 지킴이" "교섭인: 중재는 맡겨줘" 같은 간판이 걸려있다. 크레이와 판의 집에도, 걸려있다.

"우편국: 지국, 사라진 편지의 회수와 배달 전문. 그 외 우편업무는 본국으로 부디"

"소속: 판 크라운라스, 크레이브 소릿슈"

나란히 늘어선 나무 틈에서, 희게 빛나는 안개가 샘솟았다. 물론, 그냥 안개가 아니다.

 

"왔다 왔다. 그럼, 갈까"

 

판이 미소짓고, 짙은 안갯속으로 다리를 디딘다. 바로 그때 시간과 공간이 녹았다.

크레이가 불쾌한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물고, 뒤를 이었다.

 

"..... 이 일에 스카우트되고 3개월. 안개를 빠져나가 시간과 공간을 넘는것은 ..."

 

그들은 우편국. 구하고 버려진 것들을 누덕누덕 기워 얽은, 마지막 지구를 향해, 이런저런 시대, 이런저런 토지에, 전하지 못할 편지를 전해 인연을 잇는다.

앞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그런 그들이 전한, 몇 통인가의 편지에 대한 이야기다.

 

 

 

 

 

 

 

 

 

 

 

 

 

제 1화, 마녀의 편지

 

 

 

 

 

 

 

 

 

세상 밖에 있는 영원의 오후 숲과,

세상 안에 있는 다른 숲을,

하얀 안개가 잇는다 ---.

 


 

 

 


 

 

1.

 

 


 

 

 

 

 


기차가 옅은 안개를 빠져나가면, 공석이었던 의자에, 젊은 남자가 둘, 앉아있다.

통로 측에 앉아있는 것은, 맑은 금발의 미소년. 방실방실 웃고 있다.

창가의 또 한 명은, 기분 나쁜 듯이 턱을 괴고 있다. 흑발에 눈매가 나쁜 청년이다.

마주 보는 시트에 앉아있는 노인은, 눈을 말똥말똥 크게 끄고, 그들을 바라봤다.

 

"당신들, 대체 어디서 온 거야?"

 

방금 전 까지, 노인의 앞자리는 텅 비어있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기묘한 안개를 기차가 빠져나가기 전까지는.

상냥한 미소를 띠고, 밝은 금발의 소년이 답했다.

 

"싫네에, 아저씨. 우린, 전 역에서 계속 여기에 앉아 있었어. 그 술, 내가 나눠준거 아냐"

 

소년이 노인 옆, 비어있던 자리에 놓아둔 머그컵을 가리켰다.

 

"그랬...나? 가까부터 있었누, 이런게...?"

 

"자잘한 건 신경 쓰지 마. 또 한 잔 어때?"

 

어디서도 아닌 요술처럼 소년의 손안에 작은 수통이 나타났다.

 

"당신, 술 마시는 나이인가?"

 

"글쎄, 어쪄죠. 문제 있다면 그만두지만"

 

10대로밖에 보이지 않는 플래티나 블론드 소년이 손을 가볍게 흔들면, 수통이 사라졌다.

 노인은 눈을 끔뻑였다. 장년, 방 밖에서 일하고 온 것이겠지, 햇볕에 그을린 손에, 소년이 어느 사이 머그컵을 쥐었다.

 

"술을 가지고 돌아다닌다고, 자기가 마신다고만은 할 수 없네"

 

아까완 반대 손에, 작은 금속 수통을 쥐고 있다. 쪼르르 술을 따라서, 주위에 고급술 냄새가 채워지면, 노인은 참지 못하고 컵을 입으로 옮겼다.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판 크라운라스고, 후배군이 , 크레이브 소릿슈. 여기서 당분간, 계속 수다 떨었어?"

 

플래티나 블론드 소년이, 상냥하게 웃으면서 말한다. 노인은, 눈이 풀리기 시작했다. 자잘한 것은 어찌되도 좋았다.

 

"그랬을까.... 미안하네, 잊어버려서"

 

"괜찮아. 괜찮아. 아저씨는, 다음 역에 살고 있어서, 지금부터 돌아갈 참이었지. 우리 직업은 우편국. 편지를 회수하거나 배달하거나 하는 거야. 사업이지만 말이야"

 

판이라는 이름을 댄 플래티나 블론드 소년은 자기들이 입고 있는 옷을 가볍게 두드려 보였다.

크레이는 언뜻 노인을 보고, 창으로 시선을 돌린다.

창밖은 잿빛 숲이 이어져 있다.

여긴 신대륙 동부. 다른 지구에서는, 미국 동해안이라고 불리는 지방이다.

뾰족한 나뭇잎을 가진 나무들에, 하얀 눈이 드문드문 쌓여있다. 나무 사이를 달리는 작은 그림자가 보였다. 늑대일까.

그 모습을 확인한 때, 크레이의 입에, 처음으로 어렴풋한 미소가 떠오른다.

야생의 생물을 좋아하는 것이다.

판 쪽은, 변함없이 노인에게 마을 이야기를 듣고 있다.

 

"... 그래서, 이야기의 계속인데, 아비게일 파토남은 어떤 사람?"

 

"우리... 그 마녀 할멈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건가?"

 

비틀비틀 머리를 흔들면서, 노인은 말했다. 꽤 취기가 돌았다.

 

"어떠냐고 말해도 말이야..... 나는, 잘 몰라. 소문으론, 마녀였던 모양이다"

 

"마법이라던가 쓰는 거야? 조금 시대에, 마법 따위 좀처럼 들리지 않아? 구대륙 흡혈귀나 남방 대륙에서도 쓰지 않죠. 완전히 과학으로 구축됐고, 증기기관차의 선로가 깔리면 정령도 악마도 철에 제거된다고 하고"

 

"사실인진 나도 몰라. 마을의 오래된 사람이 말했을 뿐이야. 몇 번인가 본적은 있지만, 내가 이사 와서 3개월 정도에, 죽어버렸어"

 

"아아, 역시 그렇게 된 거네. 죽어버린 마녀 할머니, 인가"

 

판이 얼굴을 찌푸렸다. 그 표정을 보고, 노인은 위로하는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아아, 그런가. 우편국이라는 건, 편지라도 전하러 가는 거네. 안심해, 제자라는 젊은 아가씨가 있으니까, 대신 받아주면 될 게야. 제법 미인이야"

 

"전할 뿐이라면 편해서 좋지만 말이야"

 

"그것뿐이라고 해도, 편하지 않다고"

 

옆에 앉아있던 크레이가, 중얼거렸다. 차분하고 진정된 저음이다. 눈빛이 무섭다. 노인은 떨림이 있었지만, 판은, 태연하게 있다.

 

"우리 일은, 전해야 할 편지를 찾아내는 시점에서, 이미 귀찮은 경우가 많아서 말이야. 그건 제쳐놓고, 마녀씨의 제자는, 어떤 아가씨야?"

 

판이 물으면, 노인은 딱하단 표정으로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나는 외견밖에 모르지만, 소문으로 들은 것에 의하면, 솔직함과는 거리가 먼 아가씨인 거야. 떠맡으려는 사람도 있었는데, 마녀의 저택에 눌러앉은 듯해. 저주로 묶여있다는 소문도 잇지만, 어떨까. 마법을 독학하고 있을지도 몰라"

 

"흐음? 그렇게나 무서운 아이야? 미인이죠?"

 

"... 그렇지 않을까, 예쁜 복장으로 안정됐다던가, 살롱에서 남자에게 술을 따른다든가 그런 부류의 미인이 아니야"

 

창밖으로 시선을 던지고 노인은 말을 이었다.

 

"저 숲이 어울리는, 그런 미인이야"

 

두꺼운 구름이 자욱하게 낀 하늘을, 암녹색 나무들이 들쑥날쑥 찌르고 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깊이 어두운 숲은, 무참히 밝은 구르터기 황야로 바뀌었다.

 

"저게, 벌채 흔적?"

 

판이 말하면, 노인은, 끄덕였다.

 

"여긴, 작은 마을이었다. 하지만, 숲에 신기한 나무가 발견되 .... 이렇게 잘려나가, 철도도 통한다. 나 같은 것이 흘러 들어와서, 주민 수는 수배가 된 모양이야"

 

원래 수액에 상처의 치유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나무인 건가, 근래, 농축하면 더욱더 효과가 있단 걸 알았다.

구대륙의 나라들은, 제국연맹과 왕국연합으로 나뉘어, 이미 전쟁을 3년이나 계속하고 있다. 그래서 이 나무 진액은, 날아갈 듯이 팔린다.

나무들은 배어버려 지고, 거기에 살고 있던 동물들도 모습을 지웠다. 지금, 휑하게 잘린 그루터기
벌판은, 어떤 움직이는 것도 없다.

 

".... 늑대는 ... 잘 못 본걸까"

 

크레이가 중얼거렸지만, 그 말은 노인의 귀에 닿지 않은 모양이다.

 

"마녀 할머니의 저택은, 마을을 벗어나, 숲 속에 있어. 가까이 가면 화를 입는다는 소문으로 말이야...... 실제, 저택에 밀어닥친 젊은이가 도망쳐 돌아온것도 그래 .... 마녀의 망령이 나온다고"

 

"정말로? 제자가 마술로 뭔가 한 게 아냐?"

 

판은 농담할 생각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취해있어도, 노인은 정말 진지하다.

 

".... 아까도 말했지만, 그냥 아가씨가 아냐. 눈을 보면 알아. 저쪽 형씨 같은, 두려운 눈빛이었어. 애초에, 소문으로, 그 아가씨는 이랑종(異狼種)이라는 이야기야. 그렇다면, 무엇을 해도 이상하지 않아...."

 

취기가 돌아 노인이 푹하고 머리를 떨어트렸다. 그것과 거의 동시에, 기차는 역 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도착한 모양이네. 자아, 내릴까"

 

판은, 잠든 노인을 방치한 채로 일어섰다.

 

"어이, 판. 네가, 이야기를 듣기 위해 약을 넣어서 이렇겠지만"

 

크레이가, 꽁하게 말을 건가. 안 그래도 나쁜 눈매가, 좀 더 험상궃다.

 

"하지만, 무거워 보여. 이 아저씨. 네가 옮기고 싶다면 말리지 않지만?"

 

판은, 뒤돌아보지도 않고, 빨리 객차를 나간다.

크레이는, 긴 한숨을 쉬면서, 노인의 몸을 가볍게 들쳐 맺다. 장신이지만, 어느 쪽인가 하면 가느다란 체격이다. 것 보기론 예상 가지 않는 파워다.

크레이는, 홈에 내려, 근처 벤치에 노인을 재웠다. 성큼성큼 걸어, 판을 따라간다.

 

"바로 가는 건가?"

 구대륙의 나라들은, 제국연맹과 왕국연합으로 나뉘어, 이미 전쟁을 3년이나 계속하고 있다. 그래서 이 나무 엑기스는, 날아갈듯이 팔린다.

나무들은 배어버려지고, 거기에 살고있던 동물들도 모습을 지웠다. 지금, 휑하게 잘린 그루터기
벌판은, 어떤 움직이는 것도 없다.

 

".... 늑대는 ... 잘본것이었을까"

 

크레이가 중얼거렸지만, 그 말은 노인의 귀에 닿지 않은 모양이다.

 

"마녀 할머니의 저택은, 마을을 벗어나, 숲속에 있어. 가까이 가면 화를 입는다는 소문으로 말이야...... 실제, 저택에 밀어닥친 젊은이가 도망쳐 돌아온것도 그래 .... 마녀의 망령이 나론다고"

 

"정말로? 제자가 마술로 뭔가 한게 아냐?"

 

판은 농담할 생각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취해있어도, 노인은 정말 진지하다.

 

".... 아까도 말했지만, 그냥 아가씨가 아냐. 눈을 보면 알아. 저쪽 형씨 같은, 두려운 눈빛이었어. 애초에, 소문으로, 그 아가씨는 이랑종(異狼種)이라는 이야기야. 그러다면, 무엇을 해도 이상하지 않아...."

 

취기가 돌아 노인이 푹하고 머리를 떨어트렸다. 그것과 거의 동시에, 기차는 역 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도착한 모양이네. 자아, 내릴까"

 

판은, 잠든 노인을 방치한 채로 일어섯다.

 

"어이, 판. 네가, 이야기를 듣기 위해 약을 넣어서 이렇겟지만:

 

크레이가, 꽁하게 말을 건가. 안그래도 나쁜 눈매가, 좀더 험상굿다.

 

"하지만, 무거워 보여. 이 아저씨. 네가 옮기고 싶다면 멈추지 않지만?"

 

판은, 뒤돌아보지도 않고, 빨리 객차를 나간다.

크레이는, 긴 한숨을 쉬면서, 노인의 몸을 가볍게 들쳐 맺다. 장신이지만, 어느 쪽인가 하면 가느다란 체격이다. 것 보기론 예상 가지 않는 파워다.

크레이는, 홈에 내려, 근처 벤치에 노인을 재웠다. 성큼성큼 걸어, 판을 따라간다.

 

"바로 가는 건가?"

 

"... 마녀의 제자와, 마녀의 망령이라는 게 신경 쓰이네"

 

총총총 걸으면서 판은 말했다.

 

"순조롭게 편지를 회수하기에는, 사전의 조사가 필요하겠죠"

 

라고 말하고, 판은, 아주 새로운 역사를 나와, 역 앞 광장을 둘러봤다.

 

"저기, 어느 쪽이 맛있을까나? 사슴고기  스테이크만으로, 가게 이름이 말이야..."

 

판이, 아주 새로운 레스토랑과 꽤 오래된 술집을 번갈아 보고 있다.

 

"맛보다. 마녀의 오래된 소문을 듣기 좋은 쪽이겠지. 너, 두뇌 노동을 담당하는 자각이 없다면, 육체노동을 떠맡아"

 

크레이는, 오래된 술집을 향해서, 걸어갔다.

 

 

 

 

 

2.

 

 

 

역 앞의 광장, 판과 크레이가 있는 반대 측을, 한명의 소녀가 걷고 있다.

 

(..... 보고 있네)

 

그녀는, 몸을 움츠렸다. 거리를 걷고 있으면 노골적인 시선이 평소처럼 항상 따라다닌다.

그것은, 자신이 이 마을에 있는 누구와도 달라서다,  라고 그녀는 생각한다.

그녀가 이랑종이니까, 라서가 아니다.

그런건 겉 보기만으론 바로 모른다. 특징적인 외견이다. 치켜 올라간 눈이라던가, 양이 너무 많은 회색 머리라던가, 뾰족한 송곳니라던가.

하지만 그녀 자신이 나는 주변과 다르다고 느끼고 있는 것은, 먼저 무엇보다, 이름이다. 이름을 가지지 않은 것은, 자신 정도다.

그건 겉보기론 몰라? 그렇겠지. 사람들이 빤히 그녀를 보는 것은 ,마녀의 집에 살고 있는 이랑종이라는 평판을, 모두가 알고 있어서 라는 논리는 알고 있다.

 

(... 흠. 관계없어. 아무리 봐도, 얼마든지 바보 취급하면 돼. 익숙해. 어차피, 이제까지고 앞으로도, 계속 혼자였어. 혼자라면, 이름 따위 필요없어 ....)

 

태어나서 계속 혼자였다. 내버려두는 편이, 고마워. 고독밖에 모르니까, 누군가와 함께라니, 어쩌면 좋을지 몰라. 그 사람도.

 

(나는, 제자로 들어가지 않아. 애초에, 아비게일은 마녀 같은 게 아니였다 .... 라고 말해도 쓸데없네)

 

마을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내가 그 저택에 계속 살고있기에는, 평판이 퍼진 쪽이 형편 좋을 지도, 고)

 

그 저택에서 그녀를 내쫓을 것 같은, 끌어내려고 하는 연중이 있다. 그 녀석들을 내쫓을 때, 두려운 저주와 소문이 퍼져, 징계를 내린 녀석이 줄어든다.

아비게일과 함께 살고았던 것은 1년 반 정도겠지. 외톨이가 옆에있었던 것 뿐, 이였다고 생각한다. 둘, 이 아니었다.

앞으로도 계속 혼자. 그거면 된다.

그저, 이 평판이 퍼져서 하나 곤란한 것은, 장보기였다. 두려워해서, 많은 것을 팔아주지 않는다.

 

(지금은 아직, 에렌의 자제가 먹을 것을 나누어 주지만 ......)

 

역 앞 광장에 있는 술집 딸과, 그 동생이다. 저택에서 나와, 거리에 살아, 라고 항상 시끄럽다.

 

(거리에 라니 ... 그런 거 가능할 리가 없어. 먹을 것을 팔아주지 않게 된다면, 황야에서 사냥 ...... 가능할까. 옆 숲의 부족은 시끄럽고 .....)

 

사냥은, 그녀의 종족에게 있어선 본능이다.

한데 묶어서 이랑종이라고 말해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그녀는 인랑(人狼). 늑대의 모습으로 태어나, 사람의 모습으로 오가는 것이다.

그녀는, 이 숲에서 태어난, 최후의 인랑이다. 마지막에서 두 번째인 인랑은, 그녀의 어미.

인간이, 그루터기의 진액을 위해 숲을 베어버렸을 때, 어미는 숲을 지키기 위해 싸워, 살해당했다. 그저 늑대라고 밖에 생각 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날, 그녀는 태어난 지 마침 1년이라, 처음으로 이름을 받을 것이었다.

인랑은, 늑대의 속도로 자라, 인간의 속도로 나이를 먹는다. 이름을 받는 때, 늑대에서 인간의 모습이 되는 법을 배운다. 그날, 그녀는 이름을 받지 못한 채로, 무리하게 사람의 모습이 됐다.

엽사들은, 늑대의 아이는 붙잡겠지만, 잿빛 머리인 어린 인간이라면 눈감아 줘서다.

하지만, 이름도 없는 채로 인간의 모습이 되어, 그녀는 완전한 늑대로 돌아갈 수 없게 돼버렸다.

그녀는, 옆 숲을 찾아, 도움을 구했지만, 늑대로 돌아갈 수 없는 그녀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물론, 인간의 사회에도 들어갈 수 없었다. 이름을 가지지 않은, 가족도 없는 아가씨는, 어디에도 살 수 없다.

 

『여긴 네가 있을 곳이 아냐. 너는 인랑이 아닌 것이다』

 

『여긴 네가 있을 속이 아냐. 너는 인간이 아닌 것이다』

 

『어딘가 가버려』

 

『물러가라』

 

 이름을 가지지 않은 그녀에게, 퍼부어졌던 말은 전부 이렇다.

지쳐서 이 숲으로 돌아온 때, 인간이 떨어트렸던 낡은 못을 밟아, 큰 상처를 입었다.

인간의 모습이 되어, 아비게일의 저택 앞에서 쓰러진 것은, 약 1년 반 정도 전이다.

정신을 잃었던 것을, 머리부터 물을 끼얹어져서 눈을 떴다.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눈은 차가워서, 그때는 여름이었는데, 얼어붙는 줄 알았다.

 

  『거기서 자면 냄새나. 자고 싶다면, 냄새를 없애. 헛간에 쓰는 방이 있으니까, 거기라면 자도 돼』

 

빙글 하고 등을 돌려서, 아비게일은 집으로 돌아갔다.

잠시 후 아비게일은 부엌문에서 목을 내밀고 『뭐하는 거야!』하고 노성을 질렀다.

그녀는 오른 다리가 움직여지지 않아서, 기어서 부엌문으로 향하는 도중이었다.

 

『걷지 못하면 걷지 못한다고 말해』

 

아비게일은 어이없는 듯이 말한 것이다.

보면 알겠지 하고, 그녀는 생각했다. 자신의 몸을 뒤돌아보면, 진흙투성이로 상처는 눈에 띄지 않았다.

아비게일은, 80세의 여성이었다. 처음 만났을 때의 그녀는, 지금보다 꽤 작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옮길 수 없다. 하지만, 아비게일은,   어떤 이유를 붙여서도 누구의 힘도 빌리지 않았다.

통나무를 써서 조금씩 물을 끓여, 그녀를 씻기고, 치료해 줬다.

그 사이 계속, 불평을 흘리고 있었지만.

 

 

『왜 내가 이런 짓을 해야만 하는 걸까』

 

 『이만큼은, 제대로 일해서 갚아요』

 

『우리 집에서 일한다면 예의와 교양을 몸에 익혀야겠네. 물론 수업료도 일해서 갚는 거야』

 

물어 뜯을 듯한 어조로 말하길 계속하고, 손짓도 난폭해서, 한번, 상처에 손가락을 찔러 넣어, 격통이 달렸지만, 사과해 주지 않았다.

치료가 끝나서, 그대로 마당에서 자라고 말했다.

 


『당신은 나에게 빚이 있어. 이 대로 도망쳤다간 강도로서 수배해줄 테니까 말이야 』

 

그녀는 이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 갈곳 따위 어디에도 없어 』

 

『그럼, 좋을 대로 여기에 있으세요. 일해서, 내 명령을 지키는 거야. 그래서, 당신, 이름은? 』

 

『..... 지어주기 전에 어마, 죽었어 』
 

아비게일은, 픽 하고 콧소리를 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후로 1년 반, 그녀는, 아비게일의 집에서, 사용인으로서 지냈다.

 

(내가 있는 동안, 아비게일은, 정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

 

적어도, 가사는 무엇하나 하지 않았다. 전부, 그녀에게 밀어붙이고, 하는 법의 설명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불평도 하지 않았다. 세탁에 실패해서 옷을 너덜너덜하게 만들어도, 청소 도중에 장식돼 있던 항아리를 가루도 만들어도, 누룽지 덩어리 같은 요리를 만들어도, 그것을 받아들였다.

 

『 다음엔 잘해.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는 것은, 바보야. 당신, 바보가 아니지 』

 

라고, 그렇게 말할 뿐이었다.

휴식은 없었고, 갈아입을 옷은 3벌과, 사용인의 유니폼뿐. 지금도 입고 있다.

먹을 것은 충분한 양은 아니었지만, 아비게일 자신도 완전히 같아서, 그런 거겠지 하고 생각하고, 그녀는 불평 하지 않았다.

모든 것을 그녀에게 맡기고, 아비게일은, 계속 뭔가의 계산을 하고 있다. 일요일의 밤에만, 술을 한잔 입에 댔다.

취했을 때, 자신이 이전에 수학자였다고 이야길 해준 적이 있다.

하지만 여자가 어쩐 이론을 제창해도, 지금의 세상속 에서는 받아들여 주지 않는 것이다, 라고. 그 말은, 분노가 아닌, 슬픔으로 가득했다.

계속 연구하곤 뭔가의 계산 식이 완성된 그 날에, 아비게일이 쓰러져, 언제나 쓰고 있던 책장을 가리키면서, 그녀에게 한마디만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저 안에 있는 것은 다른 누구에게도 읽게 하는 거 아니야.... 아.... 』

 

그게 마지막, 말. 라스트의 '아'가 어떻게 이어지는 것이었는 지는, 모른다.

 

(... 결국 아비게일에게서도 어이라던가 당신이라고 밖에 불리지 않았어...)

 

그 후로 계속 넓은 저택에, 그녀는 혼자서 살고 있다.

먹을 것이 떨어져서, 오랜만에 마을에 나와봤지만, 다음에 올 일은 있을까.

그녀의 등 뒤에서 열차가 울었다.

증기 관차가 움직여, 겹겹이 소리가 난다.

여기 밖에 있을 곳이 없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찾아보면 어딘가에......


(없어. 없는 게 당연해)


그녀는 자신을 타일렀다.

그녀는 저택을 향했다. 아비게일의 명령을 지키는 한, 자신은 저기에 있어도 된다. 그곳만이 그녀에게 허락된 있을 곳이다.

그런데, 허락된 장소로 향하는 그녀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이름이 없는 자신에게는 달리 있을 곳도 없다.

달리 선택할 길이 없으니까, 그저 나아갈 뿐. 나아가? 제자리걸음과 변함없다.

그녀는, 자신의 바로 뒤를 지나가는 이 인조 에게는 아무런 주의도 하지 않았다.

 

3.

 

"아비게일 파토넘!? 정말로 마녀야! 마녀인 게 당연하겠지! 신을 믿지 않았다고, 그 썩을 할머니는"


당신도 상당한 나이로 보입니다만, 이라는 대사를 판은 꿀꺽 삼켰다.

들어간 술집에서 주문한 사슴고기 스테이크를 구워주고 있는 여 점주에게, 무심코 마녀에 대해 질문해 봤더니, 매우 흥분한 말이 되돌아왔다.


"마법을 쓰는 것? 그런 모독적인 것, 보고 싶지도 않아! 하지만 말이야 그 할멈 교회에 가는 우리와 엇갈려선 흥하고 콧소리를 냈다고!"


"그건 그냥 무신론이지 마녀라기에는...."


크레이가 무심코 말참견을 하면 고가를 굽고 있는 뜨거운 프라이팬을 손에든 채로,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뭐니, 당신! 하느님을 믿지 않는 것 같은 여자가, 아무리 미인이라도, 제대로 된 인간일 리가 없잖아, 랄까, 80이 넘어서 허리도 구부러지지 않아, 입이 붉어. 마녀 이외에 뭐라는 거야"


"...... 건강하고 미용에 신경 쓰는 여성"


라는 말을 입안에서 밖으로 내지 않을 정도는, 크레이도 공기를 읽는다.


"항상 우리를 깔보는 듯한 눈빛으로, 세상은 하느님이 만든 게 아니야 인간의 선조는 원숭이야, 모독적인 것만 잔뜩 말했어! 당신들 뭐니! 꾸물꾸물 거리지 말고 그 녀석에게 나가라고 재판소의 명령이라도 배달해줘"


"나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만, 망령이 재판소의 명령으로 나갈까요?"


여 점주의 흩날리는 침이 튀지 않은 사이에 판은 접시를 이동한다.


"망령 따위 있는 거니!"


"밀어 닥친 젊은 사람들이 봤다고 들었는데도?"


"핫. 대강 그 썩을 시건방진 계집에게 지독하게 차인걸 속일려고 적당한 말을 하는 거야. 정말이지 어쩔 수 없는 녀석이야 바보가!"


프라이팬을 휘둘러서 판을 머리를 움츠렸다.


"계집이라 하면 ... 마녀의 제자라던가 하는"


"그냥 메이드야. 썩을 시건방짐이지만 말이야. 길에서 엇갈려도 인사 따위 안하니까"


"호우호우. 그것은"


판은 고기를 먹으면서 끄덕였다. 크레이의 몫이 타기 시작하는 건 신경 쓰지 않는다.


"정말 아줌마도. 이쪽의 주문이 뚝 끊겼잖아"


안에서 20을 넘긴 정도의 아가씨가 나와서 여 점주를 꾸짖었다.


"그랬니? 나는 이제 지쳤어. 나머진 엘렌, 당신이 해줘"


여 점주는 에이프런을 벗어 건네주면서 교대로 안에 들어가버렸다.


"정말 아줌마도. ... 죄송합나다 손님. 동생 일이 되면 발끈해버립니다. 옛날 사람이니까 어떻게 해도 이랑종에게 편견이 있고. 그렇다고 무조건 꽥꽥거려도 반발하는 것뿐만이 아니니까"


엘렌이라고 불린 손녀딸은 척척 요리를 시작했다.


"에에음, 잘 모르겠지만 무슨 소리야"


판은 고기를 꿀꺽 삼키고 말한다.


"어라 뭐야 할머니 아무 말도 안 했습니까. 마녀 저택의 여자애 이랑종이지만 우리 집 바보 동생이 반해서, 옆집에서 불평은 없지만 가족이 될순 없겠죠. 하느님의 가르침에 반하고 있으니까. 자, 부디"


대충 표면을 구웠을 뿐인 고기를 접시에 올려 통채로 삶은 당근과 감자를 계속 어림짐작으로 잘라 넣는다.


"..... 그런가"


크레이가 중얼거린 대답은, 요리에대해선지 그 이외에 대한 감상인지. 어느쪽이던지 엘렌 이라는 아가씨는 듣지 못했다.


천천히 설거지를 시작하면서 이야기를 이었다.


"나는 말이야 링컨 대통령을 존경하고 있어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서, 이 신대륙 합주국 제일 대단한 사람이라니. 그래서 노예해방 단언도 인종평등 단언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피를 섞는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겠죠. 거길 말이야 마녀의 제자에게 눈이 먼 바보 동생은 모르는 거예요. 그렇다고 그걸 좀 더 바보인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차별은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어라 한 그릇 더 먹겠습니까?"


판이 말참견 할 수 없을 정도로 가속된 말이 우편국 사람들의 접시가 빈것을 보고서야 딱 멈췄다. 생글생글 웃으면서 먼저 판을 바라보고 있다.


"아아, 응"


판이 끄덕였다.


"별도요금이지만"


"......머, 먹을게"


"대단히 감사합니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고깃덩어리를 던져 넣는다.


"저기 말이야, 아까부터 마녀의 제자라고 하는데 그 아이의 이름은?"


"어라. 그러고 보니 들은적 없네에. 어째 적당히 부르고 있지만, 당신, 이라던가, 이봐, 라던가. 이랑종 애라고 하면 대체로 알고"


라고 엘렌이 말한 참에 안에서 또 한 명이 뛰쳐나왔다. 아주 강해 보이는 체격의 젊은이다. 뾰족한 코가 안에 틀어박힌 여 점주와도 엘렌과도 쏙 빼닮았다. 마녀의 제자에게 반한 엘렌의 동생이겠지. 가슴도 두껍고 팔도 크다. 체중은 비슷한 신장의 크레이보다도 더욱더 5할은 늘어날 정도다. 젊은이는 판의 옆에 붙어서 시작했다.


"어이, 너희. 마녀의 저택에서 그 아이를 내쫓으러 왔어...."


크레이가 젊은이의 팔을 붙잡았다. 반사적으로 젊은이는 팔을 빼려고 했다. 그 힘을 이용해 크레이가 일어서, 그 기세로 상대의 밸런스를 무너트리고 밀어 넘어트렸다.

물 흐르는 듯한 동작으로 먼지 하나도 일으키지 않고 크레이는 쓰러트린 젊은이의 위에 올라타, 목에다 무릎을 먹였다. 무릎을 비틀어서 상대는 전혀 움직일 수 없다.


"적어도 이야기 정도는 마지막까지 들려"줘"


멍하니 있는 엘렌에게서 스테이크 한 덩어리를 인수하면서 판은 말했다.


 ".... 어차피 말하는건 알고 있다. 그리고 이쪽이 말하는 걸 들으면, 때려눕히게 돼, 시간 절약이다"


크레이는 무뚝뚝한 목소리로 팔을 비틀어줬다. 젊은이는 비지땀이 번졌지만 목을 눌려서 목소리도 내지 못한다.


"저기, 우린 쫓아내려고 온게 아니야. 그저 우편국인걸. 보내지 못한 편지를 찾아내거나. 전하기 어려운 곳에 전하는 것이 일. 몇 번이고 그것밖에 못해"


여기서 크레이가 힘을 조금 뺏다.


"... 그래서... 너희... 그 애에게 나가라고 독촉장을 배달하러 온 ... 거겠지"


크레이가 흘끗 판을 봤다.


"네네. 대화는 두뇌노동이니까. 네 육체 언어 쪽이 통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크레이가 다시 한 번 판을 노려봤다. 판이 젊은이에게 말을 건다.


"우리가 회수하거나 배달하는 것은 평범한 편지가 아니야."


젊은이는 무언이다. 판이 크레이에게 신호한다. 크레이는 손을 풀었다. 해방된 젊은이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로 몸을 일으켰다.


"누나네는 오해하고 어. 그 아가씨에게 이상한 마음은 가지지 않았어. 나는 평등주의의 활동을 하고있어. 그 아이도 신뢰해서 자신이 어떤 이랑종인지 숨김없이 이야기해줬어. 친구들이야"


"종류를 가르쳐줬으니까 친구드을? 뭐 , 괜찮지만. 주의는 언뜻 봐선 모르니까"


판이 국적을 불었다. 크레이가 그건 뭐야 하는 눈으로 물었다.


"즉 모든 인종이 평등한 권리를 얻을 수 있도록 행동하는 거야"


젊은이가 끄덕였다.


"그 애는 그 할멈에게 착취당했어. 제대로 된 옷도 입지 못하고 식사도 살 수 있을 정도로 아슬아슬. 할멈이 죽었는데도 세상이 무서워서 저택에서 나오지 못해. 그런 그녀를 구하기 위해 나는 힘냈어"


젊은이의 말에 누나가 한숨을 쉬었다. 판도 크레이도 의심스러운 낯빛이다.


"가엽다는 것은 반했다는 말, 이라는 문구가, 고전 로물루스 때 있었네에"

 

"동양의 섬나라 노래가 아니였던 건가"

 

소곤거리고 판이 젊은이의 얼굴을 엿본다.

 

"그건 좋은데, 마녀의 망령은 있었어? 그것을 답해 줬으면 하는데"

 

젊은이는, 파랗게 질린 얼굴로 부들부들 떨었다.

 

"..... 봤어. 그 애를 데리고 나가려고 했더니, 피아노가 날아와서, 우리를 덮쳤어. 피아노라고! 아무리 그 애가 인랑이라고 해도, 피아노를 피아노를 내던지는 짓은 못 하겠지. 게다가, 대낮인데 갑자기 저택이 새까매졌고"

 

"망령이 했다니, 조금 대단하네"

 

크레이가, 입 끝을 살짝 들어 올렸다.

 

"후음. 이랑종이라니까 어떤건가 하고 생각했지만, 인랑인가"

 

판은, 다른 곳에 반응한다.

 

"그렇다면, 혹시 우리가 가게 안에 들어오기 전에 엇갈렸던 아이였다던가 하는걸까나아"

 

판은, 중얼거리면서 알아보기 어려운, 주류 인종 형태의 이랑종도, 바로 간파한다.

 

"하아? 어째서, 너, 그때 말 안 한거야"

 

"거기서 만나버리면, 스테이크 먹으러 못 가겠네, 하고 생각해버렸어. 데헷"

 

 "데헷, 이라던가 말하지 마! 젠장, 회수처가 아닌 배달처라면, 보면 아는데....."

 

"데헷 데헷, 유감이네"

 

부외 자에게는 이해되지 않는 대화라, 술집 남매는, 멍해진다.

 

"아니니, 이래저래 참고됐어. 그쯤에 있는 치프도, 세금과 조사료 포함하는 걸로"

 

판은, 두 사람 몫의 식사량 2배 이상의 돈을, 식사를 하고 있던 카운터에 두었다. 엘렌의 기분이 순식간에 좋아진다.

 

"저기, 당신들. 그 애를...."

 

판이 동생의 입을 막았다.

 

"저기, 동생군. 네 마음은 중요하지만, 네가 생각하는 올바른 모습이나 행복을 그 인랑 아가씨에게 밀어 붙여버린다면, 결국, 누나나 조모씨와 같아"

 

그 말만을 남기고, 두 우편국은 떠나갔다.

 

 

 

4.

 

 

마녀라는 소문이 흐른, 고 아비게일 파토넘의 저택은, 그것도 이해될 분위기의, 오래된 뱃집지붕의 건물이었다.

 

뱃집지붕- ㅅ 모양의 지붕.

 

한밤중에 오면, 담력시험에 딱 좋겠지. 지금은 저녁, 멀리서 까마귀가 울음소리를 내고 있다. 이것도 또한, 분위기에 딱 좋다.

 

"죄송합니다. 편지를 회수하러 온 우편국입니다. 열어주세요"

 

담쟁이 덩쿨이 휘감겨있는 현관문을, 전혀 두려워하지도 않고, 판이 노크한다.

 

"죄송합... 이런"

 

갑자기 문이 열려, 판은 앞으로 고꾸라졌다.

사용인의 옷을 입고 있는 작은 소녀가, 얼굴을 내민다.

그녀다. 마녀의 제자라고 불리고 있는, 고독한 인랑 아가씨.

 

"일없어, 돌아가. .... 어?"

 

그녀는 판을 되돌려보내려고 했다.

판의 자랑인, 눈으로도 따라잡을 수 없는 몸을 따돌리는 방법으로, 벌써 저택 안에 있다.

현관을 들어가면, 바로 대공간이었다. 갑주나 항아리, 그림 같은, 많은 것이 벽에 골고루 장식돼있다. 커다란 책장에, 두꺼운 학술서가 잔뜩. 바로 옆에, 무거운 판자 하나로 만들어진 문서 책상.

날아왔다는 피아노가, 제일 깊은 곳에 설치돼있다.

 

"꽤 옛날에 만들어진 집 같은데, 비교적 최근, 커다란 손이 들어갔네. 이거라면, 앞으로 30년은 살 수 있는거 아냐. 무리만 하지 않으면"

 

"나가!"

 

그녀가, 스커트를 나부끼며 판에게 달려간다.

여기저기로 튀어 오르는 회색 머리, 조금 뾰족한 귀, 입술에서는 송곳니, 그것들 전부를 제쳐놓고라고, 그 몸놀림. 모든 것이 야생을 연상시킨다.

소녀가 뻔은 손을, 판은, 빠져나가는 듯이 피했다.

 

"우리, 나쁜 사람이 아니니까 안심해. 아비게일씨가, 보내고 싶지만 보내지 못한 편지를 회수해서 ...."

 

"안돼! 읽으면 안 돼!"

 

손끝에 날카로운 손톱을 뻗으면서, 그녀가 판을 노려본다. 물어 죽여주지 하고 말하지 않았을 뿐인, 분노의 얼굴이다.
아니, 아니야. 이것은 --- 격한 두려움의 표정이었다.

 

"움직임은 어린아이가 손발을 휘두르는 것과..... 큰 차이는 없지만 ... 기본 스팩, 높아아아"

 

앗 하는 사이에, 판은 벽 구석으로 몰렸다.

 

"나는, 여기에 있어도 괜찮아. 여기만은, 내가 있어도 되는 장소야"

 

소녀의 손톱이, 판의 뺨을 스쳤다. 판은, 느긋하게 크레이를 부른다.

 

"어어이, 육체노동 담당~?"

 

".... 알고 있어"

 

불렀을 때는 이미, 다음 손톱을, 크레이가 받아들였다.

바닥을 기는 듯한 낮은 자세로 날아들어 온, 크레이의 오른팔과 그녀의 손톱이 부딪쳤다.

끼이라고, 딱딱한 것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울렸다.

튕겨 나가는 듯이, 서로 떨어진다.

그녀는 온몸을 반전해서, 또 손톱을 휘두른다. 크레이가, 회전해서 피한다.

빙글빙글하고, 맹렬한 회오리가 론도를 춤추는 듯이, 그녀와 크레이가, 서로의 주변을 돈다.

한 번 더, 날카로운 격돌음이 울려서, 그녀의 손톱이, 뿔뿔이 바닥에 흩어졌다. 그녀가, 놀란 얼굴로, 벽 구석 까지 후퇴한다. 크레이의 소매가 찢어져서, 은색의 피부가 엿보인다. 크레이의 오른팔은, 맨몸이 아니다.

그녀는, 파랗게 질린 얼굴로, 두꺼운 커튼 옆에 서 있다. 손가락 끝에서 피가 흘러 넘치고 있다.

하지만, 물러설 생각은 눈곱 만큼도 없다.

크레이는 혼잡한 공간 한가운데에 서 있다. 크레이를 사이에 두고, 현관 반대 측 위치에 서 있는 판이, 입을 열었다.

 

"구대륙의, 저주로 발생한 인랑은 만월의 밤에만 변신할 수 있어. 하지만, 이쪽 인랑은, 좋을 대로 늑대가 될 수 있고, 평소에도 날렵하고 힘도 있었지?"

 

"시끄러워 .... 좋을대로 늑대가 된다면 ... .이런...."

 

그녀가, 분노로 뺨을 붉게 물들인다.

 

"화나게 해서 어쩔거야, 누되 노동담당"

 

크레이가, 덤벼들려고 준비하고, 으르렁거린다.

 

"이제 와서, 달래기에는 무리니까 말이야아. 자아, 잘 부탁해, 육체노동담당"

 

판이 말한 다음 순간, 주변이 새까매졌다. 동시에, 무시무시한 웃음소리가, 주변에 울려 퍼졌다. 여성, 그것도 연로한 여성이 위협하는 듯한 웃음 소리다.

 

"헤에, 과연. 정말로 망령 같아"

 

판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침착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라고, 어이"


크레이가 낮은 소리로 주의를 재촉한다. 둥실하고 떠오른 그랜드 피아노가, 판을 목표로 날아왔다. 건반이 일괄적으로 소리가 났다.

 

"우와와와왁"

 

판이 하얀 코트를 나부끼며 도망간다. 피아노가 뒤쫓는다. 더욱더 그것을 크레이가 쫓는다.

부웅하고 뭔가가 허공을 자르는 소리가 난다, 그리고 삐걱삐걱하고 뭔가가 부딪치는 소리.

크레이는 피아노가 어떻게 날고 있는지, 알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을 가르쳐줄 틈도 없이, 판이 다른 덫에 걸려서 비명을 질렀다.

 

"폴터가이스트!?"

 

두꺼운 책이, 책장에서 우르르 떨어져 판을 삼킨 것이다. 근처에 잘못하면 크게 다치지만, 까딱하면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중량이었다.

 

"어이, 판.... 쳇!"

 

크레이에게, 그녀가 뛰어들어왔다. 만들어진 암흑 속에서, 소녀 인랑의 눈이 금색으로 빛난다.

그녀와 크레이는, 서로 뒤엉켜서 굴렀다. 그대로, 그녀가 크레이의 목에, 살며시 물어뜯는다. 몸집이 작은 데 비해 커다란 가슴이, 크레이에게 닿았다. 그 부드러움을 의식할 여유는 없었다.

크레이가, 금속제 오른팔을, 그녀에게 내려치려고 했다.

 

"네, 거기까지 입-니다"

 

판의 목소리가, 경박하게 울려 퍼졌다. 동시에, 커튼이 일제히 열린다.

여느 때 같이, 책 눈사태에서도 빠져나온 것 같다. 그리고, 설치해둔 것을 찾아낸 것이다.

스위치 하나로, 커튼은, 모두 닫히거나, 열리게 돼 있다. 어두워 진 것은, 태양 빛을 들어오게 하는 커튼이 닫혀서다. 그리고, 도르래를 짜 맞춰, 검은 칠된 피아노 선으로 낚아올린 피아노가, 빙글빙글 허공을 돌고 있다.

 

"아비게일씨의 일은 기계 기사. 취미는 수학. 하지만, 어느 쪽에서도 여성이라는 것 뿐만으로 경시당했다 .... 라고. 그거야 성격이 비뚤어질 만도 하네"

 

서류 책상위에 펼쳐진 채인 서류를 보고, 판은, 죽어번린 아비게일의 경력을 간파했다.

 

"편지는, 여기일까나아"

 

판은, 요술처럼 꺼낸 열쇠 따는 도구를 써서, 책장의 서랍을 열려고 한다.

 

"싫어어어어어엇"

 

비명을 지르고, 소녀 인랑은 크레이의 위에서 갑자기 물러섰다. 새파란 얼굴로, 판의 곁으로, 쏜살같이 향한다.

하지만, 판의 손끝에는, 질풍 같은 그녀보다도, 더욱더 민첩하게, 요령이 좋았다. 서랍에서 작은 봉투를 꺼냈다.

 

"네, 내 일은 끝. 편지의 회수는 완료. 나머진 크레이군의 일, 배달이네"

 

".....아"

 

그녀는, 털썩 무릎을 떨어트리고, 그대로 뚝뚝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절망의 표정이다.

 

"에? 뭐야? 왜 그래? 왜, 그렇게 푹 쳐진 거야?"

 

판이 허둥거린다. 아무래도, 되찾으려고 덮치는 건 예상했지만, 울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은 것이다.

무뚝뚝한 얼굴인 채로 크레이가 일어서, 머리를 긁으면서, 그녀에게 가까이 갔다. 어깨를 팡 하고 쳐도, 그녀는 도망치지도 반격도 하지 못했다.

 

"왜그래, 아까까지의 기세는. 에에음 .... 기운 내"

 

크레이도 평범한 말밖에 하지 않는다.

 

"안돼..... 이제 나, 있어도 되는 장소가 없어. 어디에도 없어"

 

그녀는 완전히 상심하고 있다.

크레이와 판은 얼굴을 마주 봤다. 바로 전까지의, 격한 싸움의 기척은, 완전히 날아갔다. 둘은, 그녀의 안색을 보고. 이 이가씨의 마음은, 아직 어린아이라는걸 깨달았다.

어쩌면 좋을지 모르는 모양으로, 판이 쭈뼛쭈뼛 말을 건다.

 

"그럴리 없다고 생각해. 술집 아가씨라던가 동생 군이라던가. 갈 곳을 소개해줄 테니까"

 

"거짓말이야. 그 사람들은, 어딘가로 가버리라고 말했어. 일어도 괜찮다고는, 말하지 않았어. 아비게일뿐이야. 명령을 지키는 한, 여기에 있어도 된다고 말한 것은"

 

베여나오는 실의와 절망은, 너무나도 짙다.

 

"에에음, 그 명령은, 대체 뭐였어?"

 

"서랍 안의 물건을, 다른 누구에게도 읽게  하지마 .... 마지막, 말"

 

아비게일의 유언이 그것이었다.

 

"그럼, 아직 명령을 거스르진 않았어"

 

크레이는, 가라앉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이런 때는, 판의 높고 귀여운 목소리 보다, 크레이의 목소리 쪽이, 상대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흑발의 청년은, 봉서를 판에게서 빼앗았다.

 

"내용물은 아직 보지 않았으니까. 거기에, 이것은 ... 당신에게다"

 

쌀쌀맞은 봉서에는, 발송인인 아비게일의 이름은 있지만, 수신인의 이름은 없다.

그런데 확신에 차서, 크레이는 말했다.

그녀는, 놀라서 눈물을 멈추고, 흑발의 청년을 올려봤다.

 

"누구에게도,가 아닌. 다른 누구에게도니까, 이것은 당신이 읽을 것 이라는 뜻이다"

 

"그냥 추리가 아니야. 그는, 이런 제대로 전해지지 않은 편지를 가지고, 그것을 읽어야 할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왠지 모르게 알아. 직업적 특기라는 거"

 

그녀는 아직 멍하니 있지만, 크레이가 내민 봉투를, 그녀는 받았다.

 

"글은, 읽을 수 있어"

 

크레이가 말하면, 그녀는 끄덕하고 수긍했다.

 

".... 아비게일이, 읽는 법은 가르쳐 줬어. 심부름하는데, 있으니까"

 

당분간 주저했지만, 있는 힘껏 끝을 뜯었다. 들쭉날쮹 뜯은 입구에서, 그녀는 내용물 편지지를 끌어당겼다.

 

"부끄러우니까, 누구에게도 읽게 하지 마"

 

목소리를 내서, 그녀는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음독밖에 할 수 없는 것이다.

크레이와 판은, 얼굴을 마주 봤다. 판이 입을 움직여서, 목소리를 내지 않고 말했다.

 

『괜찮지 않아. 읽고있는 게 아니라 듣고 있는 것뿐이고 』

 

『억지 이론이네, 어이 』

 

크레이는 그렇게 말했지만, 그도 역시, 자리를 피하려고는 하지 않았다.

인랑 소녀는, 음독을 계속하고 있다.

 

"내 인생은, 이제 곧 끝나겠지. 마지막의 마지막에, 이런 마음이 들지는, 꿈에도 생, 생가... 생각하지 못했다"

 

조금씩 바꿔가면서 그녀는 읽길 계속했다.

 

"당신과 살았던, 당분간, 즐겁다는 마음을, 오랜만에 떠올렸다. 그리운 옷을, 너덜너덜하게 만든 것은, 그다지 즐겁지 않았지만 말이야"

 

읽으면서, 자신의 실패를 떠올린 것인지, 그녀가 얼굴을 찡그렸다.

 

"이런 이런. 강철의 여자라고 불렸던 이 몸이, 이런 어설픈 편지를 쓸 줄은. 또 한 번 말하는데 아무에게도 읽게 하는 거 아니야"

 

크레이와 판은, 얼굴을 맞대고, 분위기 나쁜 듯이 머리를 움츠렸다.

 

『죄송한 마음이 되네 』

 

『오히려, 부끄러워. 하지만 어쩔 수 없네. 우린, 꺼내지 못한 편지 전해주지 못한 편지가, 제대로 읽길 끝내는 것을 확인하는 것 까지가 일이니까. 그렇게 하는 것으로, 누덕누덕 기운 세상을 잇는 인연을, 강하게 해 』

 

『때때로 그것을 들려주지 않으면, 내 일의 의미를 잊어버릴 것 같네 』

 

크레이와 판이 그런 대화를 하고 있는 사이도, 그녀는 편지를 계속 읽고 있다.

 

"계속 망설였어. 사랑이 가장 짧은 내기. 당신에게 남겨줄 것은 뭔가. 가능한 한 읽고 쓰기와, 가사를 가르쳤다. 당신이, 빨리 여길 나가서, 어디서든 살아갈 수 있게...."

 

그녀의 목소리에서, 힘이 사라졌다.

 

"아비게일도... 내가 없는 편이.... 좋았던 건가...."

 

"마지막까지 읽어"

 

편지를 떨어트린 그녀의 손을, 크레이는, 제대로 지탱해 줬다.

 

"하지만 ...."

 

"마지막까지, 읽어. 중요한 것을 처음에 쓰는 녀석도 있어. 하지만, 이 할머니는, 마지막의 마지막에 써..... 감이지만"

 

매서운 눈을, 크레이는 가늘게 떴다. 그렇게 하면 실 같아져 버려서, 좀처럼 하지 않는다.

그 표정에 격려받았는지, 그녀는, 편지지에 또 한 번 더, 눈을 떨어트렸다.

 

"어디서든 살 수 있게 했다. 물론, 이 집에, 있어도 좋아"

 

그녀의 목소리가 들뜬다.

 

"수속은 했어. 하지만, 아무래도, 당신은, 넓은 세상을 봐줬으면 해. 나는, 어디에 있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후회는 하지 않아. 재밌는 일도 잔뜩 있었어. 당신과 만나서, 솔직히 그렇게 생각하게 됐어"

 

그녀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한다. 멈췄던 눈물이, 또 흐르기 시작했다.

 

"어찌할지, 선택하는 것은, 당신이야. 하지만, 마지막에 하나만 받아줬으면 하는 게 있어. 계속 계속, 당신에게 주고 싶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이것만은, 내가, 사라지고 나서가 아니면, 줄 수 없는 것이야"

 

그녀가, 합하고 숨을 죽였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심호읍 하면서, 드디어, 그녀는 그다음을 편지의 마지막을 읽었다.

 

"이름을 받아줬으면 해. 폐가 아니라면, 당신은, 오늘부터 아비게일이라고 칭해줬으면 해. 내가, 언제까지고 당신을 보고, 재미있어할 수 있도록.... 그러니까 ... 계속 .... 내가.... 당신과.... 함께야"

 

그녀는, 새로운 아비게일은 울었다. 바닥에 엎드려 울었다. 또 한 명의, 이름을 준 아비게일이 죽었을 때도 울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쫓겨났을 때에도 울지 않았다. 생모와 죽음에 이별했을 때, 울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그 아비게일이 울고 있다.

슬픔이다. 좀 더 빠르게, 진심을 들려줬으면 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기쁨이, 이 눈물의 근원이다.

 

 

- 얼마나 울고 있었을지. 아비게일의 이름을 받은 아가씨는, 바닥에 몸을 둥글게 말고 자고 있다. 인간이라면 15살이나 16살로 보인다. 하지만, 인랑인 아비게일은, 아직 태어나서 3년 정도다.

판과 크레이는 특히 하는 것도 없이, 그녀를 지켜보며 서 있다.

 

"이 아이가, 편지를 읽어, 세상이 벌어진, 금이 간 것이 수리되는 것인가?"

 

 

 

 

크레이가 뚱한 얼굴로 말했다.

 

"혹시 아비게일이, 할머니 쪽이 말이야, 그녀가 뭔가의 발명이라도 남겨준 것일지도 몰라. 새로운 아비게일이, 그것을 확실히 이어받지 않으면, 세상이 떨어져 버릴지도. 괜찮아, 거길 조사하는 것은, 같은 영원의 오후 숲에 사는 누군가의 일. 우린 우편국이야. 그 이외에, 손을 대는 건 너무 큰 일이야"

 

"그런 그렇지만 말이야.... 돌아가도 괜찮은건가. 수속은 해둔다고 써있었지만, 이 아이에게, 숲이나 저택을, 악당에게서 지킬 힘이 있는건가?"

 

크레이가 화난 듯한 어조로 말하면, 판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 역할도, 우리 이외가 도와줄 거야. 자 변화사가 왔어"

 

창밖에 희게 빛나는 안개가 뻗치기 시작했다.

그 건너에서, 슈트를 입은 남자가 온다.

 

"뒤는 맡겨줘, 우린 연원의 오후 숲에 돌아가자. 바로 다음 배달이야"

 

 

 

판이 그렇게 말한다. 크레이는, 아비게일이라는 이름의 아가씨를, 마지막으로 또 한 번 바라봤다.

그녀는, 지금은 그저 처름으로 얻은 안식의 장소에서, 푹 잠들어있다.

 

 

제 1화   마녀의 편지 끝

 

 

 

 

 

 

 

 

 

 

 

 

 

 

 

 

 

 

 

 

 

 

 

 

 

 

 

 

 

 

 

 

제2화 흡혈귀의 성

 

 

 

 

 

 

 

 

 

 

 

 

 

 

 

 

 

 

 

 

 

 

 

 

 

 

 

 

 

 

 

 

세상 밖에 있는 영원의 오후 숲과,

세상 안에 있는 달의 성을,

하얀 안개가 잇는다 ---.

 

 

 

 

 

 

 

 

 

 

 

 

 

 

 

 

 

 

 

 

 

 

 

 

 

 

 

1.

 

 

안개에 인도되어, 크레이와 판은, 어떤 방에 들어왔다. 새로운 다른 배달이다.

천창에서 들어오는 청백색 달빛만이, 그 방의 빛이다. 방안은 넓고, 천창에서 들어오는 달빛은, 방 가운데에 있는 커다란 침대에 밖에 닿지 않는다.

 

".... 놀래켰어? 미안. 우린 우편국이야"

 

성의, 가장 높은 일각에 있는 침실이다. 호화로운 침대 머리맡에, 눈빛 나쁜 청년이 그림자처럼 서 있다. 손에, 커다란 봉투를 가지고 있다.

 

"나쁜 짓 하러 온 게 아니니까, 소란피우지 마. 그리고, 굉장히 전에 태양이 져서, 너희 종족이 일어날 시간은, 훨씬 전에 지났어"

 

맑은 금발의 소년이, 피식하고 미소 지었다.

 

"나는 옛날부터 늦잠 꾸러기예요....... 혹시, 대공에게서의 편지입니까. 요전날 격전에서, 연락이 없습니다만...."

 

"전쟁이 시작하고 3년과 3개월. 왕국의 반격도 격하네. 제국 측은 눌린 기미. 대공이 있던 전장은, 제국 측은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어"

 

판이, 드물게 미소를 지우고, 담담하게 말했다.

 

".... 역시, 돌아가신 거네요?"

 

그들의 말에, 가냘픈 목소리로 그렇게 응한 것은, 침대에 누워있는 여성이다.

아니, 외관은 소녀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

눈을 크게 뜨고. 안구만을 움직인다. 눈동자는 잿빛. 죽은 사람이 입는 옷처럼 새하얀 넥글리제로 몸을 감싸고 있다. 그녀의 피부는, 그 옷 이상으로 희다, 머리도 새하얗다.

시체처럼 가로막은 양손을 가슴 위에 겹치고 있다.

용모는 아름답다. 취미에 의하면, 눈이 너무 크다, 전체가 너무 화사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약한 유리 세공같은 아름다움이다.

그녀는, 실로 끌어당기는 인형처럼 상반신만을 일으켜, 목을 구부려 크레이와 판을 바라봤다.

 

" 아무리 도착하지 않았을 편지를 전하는 역할이라고 해도, 여자아이의 방에 무단으로 들어오는 것은, 어떤 자인가 하고 생각해요. 대낮도 아닐 뿐, 아직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그녀는, 어깨를 움츠리고 담담히 말했다.

 

".... 에에음, 너, 우리를 알고 있어? 그 .... 전해지지 않은....이라니"

 

금발의 소년 --- 판이, 당황한 기색을 얼굴에 띄운다.

옆에 있던 파트너, 크레이가 『신기한 걸 봤다 』는 얼굴이 됐다.

물은 그녀는, 당분간 생각하면서 작게 수긍했다.

 

"..... 흡혈귀의 오랜 비호를 받고 있으면, 많은 세상의 뒤 측이나 외측에 대해 귀에 들어옵니다"

 

덧없는 미소를 띤다.

그대로 달빛에 녹아드는 듯하다, 고 우체부들은 생각했다.

사라지기 전에, 읽게 해야지.

 

"받아줄까나"

 

크레이는, 조금 당황한 모양으로, 손에 든 봉투를 내밀었다.

그러고 나서, 설마 사라질 리 없다고 생각을 바꾼다.

달빛에 채워진 방의, 수상한 무드가 환상의 원인인가. 현실에 돌아가려고 의식한다.

방의 가구는, 모두, 진정된 분위기다.

봉투도 그랬다. 금박으로 인연을 장식하고 있지만, 반짝거리는 하품이 아닌, 아무렇지도 않은 상품이다. 붉은 로우를 늘어트려서, 봉해놨다.

발신인의 이름은 브랄드 대공. 수신인은, 쥬누비 에이브 알렉.

가늘고 흰 손가락이, 자기 앞의 편지를 받아들였다. 어렴풋이 떨고 있다.

 

".... 정중한 글. 전장에서, 죽을 즈음에 쓴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네요..... 그분답습니다"

 

쥬누비 에이브는 봉투를 그대로 사이드 테이블에 놓았다.

크레이와 판에게 시선을 돌린다. 조용히 미소 짓고 있다.

 

"에에음, 이런 것이 필요할까?"

 

판이, 어딘가에서도 아닌 상품 같은 페이퍼 나이프를 꺼냈다. 사이드 테이블에 놓아두었을 봉투도, 그의 손안에 돌아와 있다.

그 봉투가, 판의 손을 떠나서, 둥실 하고 공중에 날아올랐다.

쥬누비 에이브의 눈동자가, 주홍색으로 빛나고 있다. 입술도 같은 색이다.

편지는 그대로 공중을 감돌고, 사이드 테이블 위로 돌아갔다.

 

"제가 귀에 들은 소문으론, 두 분은, 수신인의 상대가 받은 편지를 읽을 때까지, 세상의 좁은 틈에 돌아갈 수 없다던가? 그럼.... 으, 콜록, 콜록, 콜록콜록"

 

쥬누비 에이브가 갑자기 콜록거린다.

호쾌한 재채기다. 가련하고 덧없는 흡혈귀 소녀의 재채기로서는 어떤것인가......

 

"에에음, 괜찮을 까나? 재채기에 잘 듣는 차가 있지만"

 

페이퍼 나이프가 사라지고, 금속제의 작은 수통이 나타났다. 호쾌한 재재기처럼, 조금 동요하고  있는  것인가, 판의 수제는, 보통 상품 레벨이다.

쥬누비 에이브는 재채기하는 채로,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괜찮습니다.... 저, 마시는 것은 한정돼 있어요"

 

얼굴을 들면, 붉은 입술에서, 짧은 어금니가 보인다.

여긴 흡혈귀의 성, 드라켄 허스트.

대륙 상의 순혈종 흡혈귀가 모여, 살고 있는, 백수십 층에 달하는 성이다.

그 최상층, 탑의 정점에 사는 그녀도, 물론 흡혈귀다.

판과 크레이는, 어금니를 보고, 무의식적으로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여기서 영원의 오후 숲까지 돌아가려면 편지를 읽게 하지 않으면 무리지만.

 

"두려워 하지 말아주세요. 최근 좀처럼 피는 마시지 않았고. 그래서, 하나 부탁이 있습니다만"

 

어금니를 구태여 숨기지 않고, 쥬누비 에이브가 말했다.

크레이와 판은, 얼굴을 맞댔다.

 

(네가 말해)

 

(네가 말해)

 

(대화는 두뇌노동이잖아)

 

(배달은 네... 알았어, 이번 주 청소당번 바꿔줘야 하니까 말이야)

 

라는 대화를, 아이 컨택 만으로 3초 만에 해치우고, 판이 말했다.

 

"혹시, 그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편지를 읽어주지 않는 거야?"

 

"저, 그런 협박 같은 것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쥬누비 에이브가 미소 짓는다.

 


"그저, 제가 편지를 읽을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과 관계가 있어요"

 

"나이에 비해 복잡한 말을 하는 아가씨네"

 

크레이가 무뚝뚝한 어조로 말했다. 쥬누비 에이브는, 20세 정도로 보인다.

 

"흡혈귀의 성에서 살게 되면, 어떻게든, 솔직한 말을 쓰지 않게 됩니다"

 

띄운 미소는, 새삼스레 천진난만한 인상이다.

 

"먼저, 그 소원이라는 걸 들려줄래?"

 

라고, 판이 말했다. 말할 때, 말참견 하지 마, 하고 크레이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쿡쿡 찌른다.

쥬누비 에이브는 콜록하고 헛기침을 하고 그대로 재채기가 멈추지 않게 됐다.

 

"어이어이 괜찮아"


"제법..... 콜록록록.....  조금... 뭔가가 목에.... 거--"

 

"흡혈귀는, 약해 보여도 튼튼하다고 생각했으니까"

 

무심코 등을 문질러버리면서, 크레이가 중얼거렸다. 무뚝뚝한 얼굴인 채로.

 

"정말로 필요 없어? 내 차, 맛도 나쁘지 않아"

 

판이, 수통의 뚜껑을 잡고, 그 내용물을 들리 붓는다. 거기서 흘러넘친 온기를 들이마시고, 쥬누비 에이브의 재채기가  가벼워졌다.

 

".... 마, 마셔볼게요"

 

천천히, 훌쩍거리는 듯이 차를 마신다. 어떻게든 재채기도 진정되고, 쥬누비 에이브는 이야기를 이었다.

 

"브랄드 대공이 돌아가셨으므로, 이 성을 다스릴, 새로운 대공을 고르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렇겠네. 거기에, 네가 어떤 관계인 걸까나?"

 

이 성에 들어오기 전에, 간단한 조사는 했다. 쥬누비 에이브는, 10년 정도 전에, 어딘가에서 브랄드 대공이 데리고 돌아왔다, 순혈종 흡혈귀다. 숨겨둔 자식이라는 소문이다.

덧붙여서, 브랄드 대공은, 겉보기 연령은 40에 가깝다. 야무진 좋은 남자로,  청초한 분위기의 어른스런 여성이 취향이라고 한다.

 

"저에 대해선 나중에. 순혈종은 혈연과 실력으로 후계자를 고릅니다"

 

순혈종이란, 태어나면서 흡혈귀인 자들이다. 신체능력도 지능도 인간을 웃돌고, 불로장생으로, 귀족의 이름을 대는 자들도 많다.

 

"혈연으로 후보자를 뽑고, 이 성에 사는 귀족들의 합의로 결정합니다. 옛날에는, 그저 강하고 현명하면 좋았던 것 같았지만 말이예요....... 그런 전승으로, 들었습니다"

 

겉보기에 어울리지 않는 어른티 나는 어조로 말한 쥬누비 에이브는, 작은 손을 사이드 테이블에 올리고, 대공의 편지를 가슴 가에 끌어당겼다.

 

"브랄드 ... 대공이 보내온 이 편지는, 그 새로운 대공을 선택하기 위한 , 저에게..... 지시, 라고 생각합니다. 대공의 대변자가, 저의 역할 이니까, 개봉하는 것은, 성에서 그 나름의 지위를 가진 흡혈귀 모두를 모은 총회가 아니면 안됩니다"

 

"... 내용물을 조작했다고 트집을 잡히고 싶지 않아?"

 

판이, 조금 고개를 갸웃하고 물으면, 쥬누비 에이브는 조금 입을 일그러트렸다.

 

"그런 것을 말하는 무뢰한이 없다고 한할 순 없기에. 지금, 대공의 후계자에 어울리는 혈연분은...."

 

쥬누비 에이브는, 뭔가 잊은 것을 떠올리려고 하는 듯이, 당분간 침묵했다.

 

"... 혈연분은, 둘. 어느 쪽이 선택돼도, 소란은 수습되지 않겠죠. 하지만, 적어도 제삼자의 눈에서, 그 둘을 평가하고있었을 뿐아닙니까?"

 

쥬누비 에이브의 목소리에 번진 작은 감정에서, 크레이는 반사적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당신은, 사실 어느 쪽이고 싫은 거지?"

 

".... 선입관을 가지지 않게, 거긴 비밀이라는 것으로"

 

쥬누비 에이브가, 피식 웃었다.

 

"인수해주겠습니까?"

 

조금 울먹이는 쥬누비 에이브의 눈동자가, 둘을 올려다봤다.

 

"이 편지를 읽게 하려면, 하는 수밖에 없네에"

 

판이 과장스럽게 어깨를 으쓱한다.

 

"너.... 조금 재미있어하고 있지"

 

크레이의 미간에 새겨진 주름이, 점점 깊어진다.

거대 성내에 사는 흡혈귀의 정치 투쟁. 둘 다, 흡혈귀에 음산하고 쿨한 이미지를 품고 있다.

그것이 철저하게 둘을 때려 부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다.

쥬누비 에이브의 재채기가, 이미 그 조짐이었지만......

 

 

2.

 

 

"이 드라 켄 허스트 성은 높이 150층에 이르고, 세워지고 나서 1500년. 순혈종의 상징으로서, 제국 동단에 세워져 있어. 내 지구 명에서는 트란실바니아라고 불리는 구획이야"

 

 "우리 지구에서도 같아"

 

판과 크레이는 술집에 있다.

성 안이지만, 어쨌든 큰 성이다. 원랜 커다란 산꼭대기에, 작은 성이 세워져 있을 뿐이었다. 거기에 각지에서 쫓겨난 순혈종 흡혈귀가 모였다. 차례차례로 성이 세워져, 상호 이어져, 산 안에도 터널이 뚫려 용이 웅크려 앉았다는 의미의 이름을 가진 그 산은 통째로 성이됐다. 이윽고, 더욱더 흡혈귀들이 모여, 공간이 부족해지면 성이 위로 겹쳐졌다.

지금의 드라 켄 허스트 성은, 성 그 자체가, 순혈 흡혈귀의 수도다. 무척 커서 천명 정도 들어갈 것 같은 홀이나, 마차가 엇갈릴 듯한 정도의 폭이 넓은 복도도 있다.

안에는, 상점가가 되어있는 복도도 있는 것이었다. 높고 높은 천장이 있는 것만 빼면 평범한 마을과 다름없다. 그 한구석의 술집에 있다.

 

"나는 말이야, 흡혈귀라는 것에, 꿈과 로망을 품고 있었어, 후배군"

 

"이 일에 스카우트되고 반년, 처음으로 너와 의견이 일치했다고, 판"

 

둘은 취해있다. 오픈 테라스 가게에서, 이미 한 병, 꽤 강한 술을 비웠다.

고풍적인 귀족 의상을 입은 남자가, 가시 달린 가죽 레오타드를 입은 아가씨를 설득하고 있거나, 젊어 보이는 남녀 혼합 그룹이, 뭔가의 게임을 즐기고 있어, 굉장히 시끄럽다.

 

"흡혈귀가 퇴폐적이라고 들었지만 말이야, 이건 방향성이 다른 거 아니니?"

 

비교적 침착한 눈으로, 판이 말한다.

 

"이 일에 스카우트되고 반년, 처음으로 너와 의견이 일치했다고, 판"

 

크레이가, 같은 말을 반복했다.

 

"애초에, 왜 흡혈귀가 술을 마시는 거야. 마시지 못하는 거지, 와인은"

 

마시고 있는 술은 와인 뿐만이 아니지만, 판이 말하고 싶은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붉은 와인은, 자주 피의 상징으로서 다루어진다. 대용품 같은 걸로 입에 대는 걸까 하고, 프라이드 높은 흡혈귀는 자주 이런 대사를 입에 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술집투성이인 홀은, 얼큰하게 취한 상태의 흡혈귀가 넘쳐나고 있다.

 

"흡혈귀는 이런 거였나아?"

 

"이 일에 스카우트되고....."

 

판이, 푹하고 테이블에 엎드려 투덜거리고, 크레이가 세 번째의 반복을 입에 댔던 그때다.

 

"아니 아니, 핫하. 뭘하고 있는 걸까나, 너희는. 지금은 전쟁이 한창이니까 말이야, 똑바로 있어"

 

전혀 똑바르지 않은, 점잔빼는 목소리가 주위에 울려 퍼졌다.

 

"이런, 이것은"

 

판이, 무심코 머리를 들었다.

 

"기다리는 사람이 모습을 드러낸 듯한..."

 

크레이는, 글라스에 반 정도 남아있던 위스키를 한 번에 비웠다. 판도 크레이도, 아까까지의 나른한 분위기는 사라졌다.

둘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추종자를 많이 동반하고 모습을 드러낸, 키가 큰, 겉보기는 적어도 청년이다. 흡혈귀니까 실연령은 100세 이상일지도 모른다.

나이는 어쨌든, 블론드 머리에 에메랄드색의 눈동자가 특출난 미남자다.

 

"이런 이런, 아름다운 순혈종 제군. 오늘도 충분히 마셔주십시오, 핫핫하"

 

척 포즈를 정한다. 이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알겠나, 제군! 이것은 단드릿지 자작 각하에게서, 동포인 제국에게의 선물이다. 단드릿지 자작이라고. 단드릿지 자작의 이름을 잊지 마!"

 

몸 좋은 흡혈귀들이, 이빨, 라고 할까 어금니를, 반짝반짝하고 빛내며 상쾌하게 청년의 이름을 부르며, 나무통에 피를 채우고 있다.

전장에서 행방불면 된 --- 크레이와 판은 죽은 것을 알지만, 정식적인 통지는 아직 흘혈귀들에겐 없다 --- 대공의 손자에 해당한다.

전장의 전장의 실력자로서 이름을 떨린 조부와는 정반대인 잘생긴 남자이다.

 

"아름다운 처녀의 것으로 엄선해왔다. 아니 아니, 가난하다는 것은 슬픈 거네. 인간이라는 것은, 슬픈 거네, 싫어졌어"

 

진수성찬에 기뻐하며 몰려드는 것이 반수 정도. 뒤에 있는 흡혈귀들은 질린 얼굴이다.

 

".... 뭐랄까, 굉장하네"

 

판이, 질린 듯이 중얼거리면, 옆에서 마시고 있던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대공이 전장에서 행방불명이 되고 나서 계속이래. 대를 잇기 위한 인기 얻기... 이런"

 

단드릿지 추종자 중 한 명이 가까이 오는 것을 보고, 남자는 입을 닫았다.

자작 본인은 못 미더운 느낌이지만, 주변의 추종자는, 모두, 근육질이고, 한편 총이나 검으로 무장하고 있다. 그건 그거대로, 흡혈귀의 이미지가 쳐부서졌다.

 

"너희, 신인이네"

 

우락부락한 흡혈귀 귀족이, 크레이와 판을 내려봤다.

 

"에에, 이제까지 인간에게 쫓겨서, 겨우 진정됐습니다"

 

판은 만면에 미소를 띠고, 두 손을 비볐다.

입가에서 어금니가 보인다. 붙인 어금니다. 흡혈귀 행세하는 데 필요하다고, 쥬누비 에이브가 렌탈해준 것이다.

 

"후음......"

 

추종자 흡혈귀는, 갈라진 척을 쓰다듬으면서, 둘을 노려보고... 그리고, 피식 웃었다.

 

"그런가 그런가. 그건 큰일이었겠지. 하지만, 그 나름의 자산은 있겠지?"

 

"하? ....... 에에, 그건 뭐"

 

판이 재빨리 대답하면, 남자는 점점 미소를 무너트렸다.

 

"그런가, 그런가. 차기 대공 선택은, 자작님에게 투표를 부탁한다고. 자아, 충분히 해보게나"

 

자작의 추종자는, 피가 넘실넘실 따라진 황금 제 컵을 내밀어 왔다.

.....곤란하다.

인간에게는, 향기롭다고는 말할 수 없는 향기가, 주변에 자욱하다.

 

"아니이, 유감. 무척 감사합니다만, 난, 물나우 셀쵸크 증후군이라, 미녀의 피는 의사가 금지해서. 그가, 대신 받아줄 거예요"

 

판이 말을 엉터리로 얼버무려서 컵을 크레이에게 밀어붙였다.

 

".... 뭐야, 마셔도 죽진 않는다고"

 

귓가에 속삭이는 판을, 크레이는 굉장한 눈으로 노려봤다.

 

"왜 그래? 설마 자작께서 대접하신 것이 입에 맞지 않는다고 말하는 게 아니겠지?"

 

추종자는, 크레이 보다 험악한 눈이 됐다. 체육계 흡혈귀 답다.

 

"그렇고말고! 대공님의 생사도 모르는데 인기 얻으려고 하는 것 같은, 점잔빼는 애송이가 주는 피라고, 못마셔! .... 라고 말하고 싶은 거다, 그 젊은이는!"

 

술집 어딘가에서, 목소리가 날아왔다. 아까까지 옆에 있던 남자가 모습을 감췄다.

 

"뭐라고! 누구냐, 방금 말한 건!"

 

추종자 흡혈귀는, 어금니와 손톱을 길게 늘여서, 점내를 돌러봤다.

손님들이, 일제히 그 시선에서 몸을 교차한다.

빙글하고 점내를 돌은 시선이 돌아오기 전에, 크레이는, 내밀어 둔 채로 위치에 있던 황금제 컵을 노려보고 빼앗았다.

 

"도금아냐"

 

크레이가 중얼거렸다. 감촉으로 하는 것이다.

 

"뭐라고! 네놈.... 후악!?"

 

빼앗은 컵에서, 상대의 얼굴에 피를 세차게 뿌리고, 그대로 가게에서 거리로, 교칙 본 대로의 원투를 먹인다. 턱에 맞고 어이없이 근육 흡혈귀가 녹아웃 당한다.

어차피 이대로면, 싸움 걸리는 결말이다. 그렇게 판단한 크레이는 선수 필승 전술에 들어간 것이다.

 

"뭐야! 거기! 뭐하고 있어!"

 

"잘도 키퍼를!"


소란을 알아차리고 단드릿지 자작과 다른 추종자도 달려왔다.

 

"휘말려서 정당방위라고 .... 말하는 거예요, 이 사람이"

 

싱글벙글 웃으며, 판이, 의자로 스르르 물러나 크레이를 가리켰다.

단, 손끝에 이미 크레이는 없다. 땅을 기는듯한 자세로 대시해서, 이미 자작과 거리를 좁히고 있다. 상대가 군단이라면, 먼저 우두머리를 쓰러트리는 것. 싸움의 철칙이다.

 

"뭐야 또, 이건 뭘 까나. 네놈! 불경하다고!"

 

자신의 발 밑에 돌연 나타난 흑발의 청년에게, 아름다운 남자 단드릿지 자작은, 허리에 꼽아둔 세이버를 빼냈다.

 

"나를 아름다운 외견으로 깔봤겠다! 우리가 전장의 영양을 말하는 건 겉 멋든 .....부웃"

 

지면에 아슬아슬하게, 하늘로 찔러주는 어퍼컷.

 

"후배군, 흡혈귀 상대니까 적당히.... 아, ..... 해둬서, 다행인 모양이네"

 

판이 질린 얼굴이 됐다.

단드릿지 자작은, 펀치 한 방에, 정신을 잃었다.

 

"흡혈귀는, 인간보다 터프하다고 들었지만 말이야 .... 이거, 그냥 생 주먹이라고?"


라고 말하고, 크레이는 단드릿지 자작이 떨어트린 세이버를 주워들었다. 은으로 된 팔을 써서, 확실히 부러트린다. 자작의 추종자들이 흠칫 다리를 멈춘다.

 

"이 석의 목을, 똑같이 부러트리고 싶지 않으면, 우리에게 손대지 마"

 

"복수 형으로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 난 애초에 관계 없으니까, 여러분"

 

판이, 생글거리며 동료 관계를 부정한다.

 

"너말이야..."

 

크레이가 역시나 싫은 얼굴을 했다. 그 크레이의 발밑에서, 단드릿지 자작이 눈을 뜬다.

 

"오, 부활 빠르네. 역시 썩어도 흡혈귀네"

 

판이 짝짝짝 손뼉 친다.

단드릿지 자작은, 바로 아래에서 크레이의 얼굴을 바라봤다. 반격해올까 하고, 크레이는 또 한 번 공격태세를 취했다, 그때, 자작은 벌떡 일으켜, 크레이의 팔에 매달렸다.

 

".... 참으로, 방금 건 실로 굉장한 일격이었습니다, 형님"

 

뺨을 붉힌 자작은, 매니큐어를 바른 손톱으로, 쑥 크레이의 손등을 쓰다듬었다.

완전히 예상외.

 

"히이이잇"

 

크레이가 도망간다. 하지만 자작은 놓치지 않는다. 힘차게 바짝 다가간다.

 

"이 몸을 일격에 쓰러트린 펀치 상쾌해! 전장의 영예를, 우리 흡혈귀 일족에게 가져오기에는, 그런 기술이 필요합니다. 부디, 우리에게 전수해주시지 않겠습니까, 형님!"


속눈썹이 긴 눈동자를 반짝반짝 빛내는 단드릿지가, 크레이의 손을 꼭 붙잡으려고 한다. 그런 둘을, 검은 질투의 불을 활활 태우며 노려보는 추종자들. 질린 손님들. 일부 여성객들은, 실로 즐거운듯하다. 썩은 것은 자작뿐만이 아닌듯하다.

틀림없는 혼돈.

 

"네, 죄송합니 - 다. 그의 가르침을 받고 싶다면, 매니저인 나를 통해주세요!"

 

방관자인 척 하고 있던 판이 갑자기 깨고 들어왔다.

 

"그그그그, 그래. 이 녀석을 통해"

 

크레이가, 이제까지 보여준 적 없는 당황을 드러내고, 판의 뒤에 숨었다. 전혀 면역 없는 사태인 것이다. 판은, 조금 미간을 찡그리고, 영업 스마일을 띄웠다.

 

"전장의 영예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만, 확실히, 선대 대공 폐하는, 이 전쟁에 참가 가능한 흡혈귀는, 300세 이상의 지원자만을 인정했을 터입니다. 실례지만, 여러분은 아직 300세를 채우지 않았다, 그렇죠?"


판의 말에, 자작은 조금, 진정한 모양이다.

크레이는, 판의 귓가에 속삭였다.

 

"어느새 그런 조사를 했어?"

 

"영업이야, 후배군"

 

그렇게 대답한 후, 크레이는, 태클 걸지도 않고 판에게서 떨어졌다. 등골에 차가운 것을 느껴서다, 둘의 속삭임에 자작이 질투의 눈을 향하고 있다.

 

".... 에에음 그러네, 그, 전장을 동경하고 있을 뿐인 아이에게, 내 무술을 전수할 리가 없는 거다. 포기해"

 

크레이는 혀를 꼬부라트리면서, 어떻게든 임시방편으로 핑계를 댔다.

하지만, 단드릿지 자작은 전혀 포기하지 않는다.

 

"아니요, 아뇨 아뇨. 그 규정은, 변경하는 게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정식발표는 아직입니다만, 조부가 돌아가신 것은 틀림없고, 그리고 후계자는 제가 되는 거예요. 저에게는 카드가 있으니까"

 

크레이에게 다가갔다. 도망가지 못하고, 크레이는, 손을 잡혀 버린다. 경직했다.

 

"제가 새로운 대공이 된다면, 우리 영은, 보다 제국에 가까워져, 흡혈귀는 제국최상급 귀족과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흡형귀령의 최상급무술 사범인 당신은, 말하자면 제국 최고의 ...."

 

"알겠습니다. 그럼, 빨리 계약서를 작성하고 싶으므로, 당분간 시간을"

 

경직한 크레이와 자작의 사이에 한 번 더 판이 끼어든다.

 

"그런...."

 

"역시, 여러분에게도 상담할게 있습니다! 아닙니까?"

 

판이, 추종자들에게 말을 건다.

 

"그렇습니다! 신참자를 경솔히 끌어들이다니!"

 

"그런 녀석, 대단한건... 아, 아뇨, 우리 첫 번째 달인인 자작님을 쓰러트린 이상은, 달인이 아니라는 이치가 있습니다만, 하지만, 이런 녀석 정도. 아, 아니 그"

 

당신이 최강입니다, 라고 항상 추켜올리는 거겠지. 추종자들은, 그 자작을 쓰러트린 크레이가 자신보다 약하다고 말할 리가 없다. 하지만, 강하다고 인정하기도 싫다. 그들은, 혼란하면서 단드릿지 자작을 설득하려고 했다.

 

"자, 이 사이에 말이야"

 

"오, 오우"

 

이렇게, 어떻게든 크레이와 판은, 궁지에서 탈출했다 ..... 일단 그 곳에서는.

 

 

3

 

 

그, 다음날 일. 성의 최상층 한 모퉁이에 둘은 있다.

 

"다음 분, 부디"

 

비서가, 크레이와 판을 보고 말했다.

뒤로 잡아당긴 머리에 수수한 복장의, 화려함의 조각도 없는 여성이다. 하지만, 흡혈귀다.

 

".... 여 흡혈귀는, 좀 더 생기있겠지. 이런 ... 사무원 같은게 아니라"

 

"후후후, 수수함에 감춘 여자의 아름다운 모습을 모른다니. 크레이군도, 아직 젊네"

 

"젊어도 괜찮아. 그런 건, 후배라도 괜찮아, 나"

 

시시한 말을 하면서, 두꺼운 문을 빠져나간다.

 

"너희에게 주어진 면회시간은 5분이다"

 

실내에 들어가면 그저 그것만 선고당했다. 공손히 모래시계까지 뒤집힌다.

장부나 서류가 잔뜩 모여있는 책장이, 넓은 방 사방의 벽을 천장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거대한 집무 책상도 모든 서류에 덮여 책상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 책상 건너측에 앉아서, 지금도 뭔가를 써내려가고 있는 것은, 실내인데 중산모를 뒤집어쓴 긴 옷깃을 세운 코트룰 입은, 중년 남 흡혈귀였다.

가운데가 움푹 파인 턱에 뾰족한 매부리코, 긴 턱수염에 덕지덕지 포마드를 발라서, 우뚝 세웠다.

대공의 의동생, 크로록 후작이다. 이 흡혈귀령의 재정을 한 손에 쥐고 있는 인물이다.

 

"기가 죽은 건가. 하지만, 시간은 연장하지 않는다고"

 

시선을 손바닥으로 떨어트린 채로, 약간 높은 쉰소리로, 크로록 후작이 말했다.

그렇게는 말해도, 일단 얼굴을 보려고 면회 신청을 한것이다.

재정 쪽이나 소송 일체를 맡는 크로록 후작은, 예약하지 않으면 누구라도 만나주지 않는다고 한다. 정말로 그랬다.

그렇다고, 5분간, 얼굴을 보고 앉아있기만 해선 안 된다. 솔직히, 30초면 질린다, 평범한 얼굴이었다.

한순간, 후작이 판과 크레이를 봤다. 안광은 날카롭지만, 커다란 도회 경찰 장이라던가, 수백 명 규모의 범죄 조직 보스에게도 있는 정도다. 두려움이 느껴지는 정도의 레벨이 아니다.

크레이는 판의 옆구리를 찔렀다.

 

"말로 얼버무리는 건 네 일이겠지. 자칭 두뇌노동"

 

"알고 있어..... 에에음, 오늘은 이 성의 새로운 수입원에 대한 제안이"

 

"흡혈귀는 결코 새로운 세금을 받아들이지 않아. 상업행위를 미천하게 깔본다. 그런 사이에, 내가 어느 정도로 고생해서, 이 성의 재정을 유지하고 있는지. 너희가 이해할 수 있을까"

 

손바닥을 보고 있던 눈을 올려서, 크로록 후작이, 희번덕하게 판과 크레이를 봤다.

역시나 단드릿지 후작과는, 흡혈귀로서의 경력 급이 다르다. 장부 달린 출납을 맡는 것도 또한, 하나의 거대한 전쟁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기백이 가득 찬 시선이었다.

 

"그러니까, 기울어야 할 말에는 귀를 기울이고말고. 설령 그것이, 어제오늘 흡혈귀가 된 사이비 순혈종의 말이라도 말이야"

 

두 사람의 안색이 변하지 않은 것은, 최대한 노력의 성과이다.

 

(...... 이쪽이 가짜라는 걸 들켰다고. 아마. 어이, 어째서야?)

 

(이 정도 오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 많은걸 알고 있는 거겠죠)

 

아이컨택으로 말을 나누고, 판은 미소, 크레이는 무뚝뚝한 얼굴을 유지한다.

 

(이 성에 있는 흡협귀는, 태어나기를 순혈종이니까. 이상한 힘이 있는 걸지도 몰라)

 

아이컨택으로는 무리라, 판은, 속삭였다.

 

(변이종 흡혈귀는, 죽어서 되는 흡혈귀지만, 순혈종 흡혈귀는, 인간과는 다른 생물이야. 인간보다 수명도 길고,  개체차는 크지 않지만, 외견의 노화를 막는 것도 가능해)

 

(우리 지구 전설도 이래저래 있어. 인간보다 강하지만, 낮에는 움직이지 못하는 거지?)

 

(그리고, 생물의 피로만 영양을 보충할 수 있고, 아이기 생기기 힘든 체질이야. 그게 아니면 흡혈귀가, 이 지구의 왕자였을지도 말이야. 하지만, 결국, 인간에게 쫓겨나, 이 성에서 몸을 맞대고 있어, 어차피, 소수파라는 걸 아니까,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그래서, 쓸데없이 프라이버시가 높은 거야)

 

(.... 싱글벙글 웃으면서, 시니컬한 소리 하지 마, 너)

 

(그러니? 뭐어 이 크로록 후작은, 꽤 합리주의자로, 프라이드보다 실리를 중시한는 것 같지만, 마음속으론 역시 흡혈귀를 최상의 존재라고 생각하고 싶은 거겠지)

 

소곤소곤 이야기하고 있는 사리, 후작은, 경리 일에 몰두하고 있다.

판은, 콜록하고 재체기를 했다. 마침 쥬누비 에이브를 떠올린다.

 

"그럼, 내가 제안하려고 생각한것은 ... 전쟁에 대해, 라서"

 

"전쟁이 이제 가벼울 리 없겠지"

 

크로록 후작은, 눈을 맞추지 않는다. 노골적으로 흥미가 없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하아, 하지만, 대공의 후계자를 자칭하고 있는 단드릿지 후작은 ...."

 

꽝하고 격한 소리를 내고, 크로록 후작은, 집무 책상을 쳤다.

 

"그 애송이에게, 의형님의 후계자 따위 감당할 수 있을까! 그런 녀석에게 성을 맡겨서, 쥬누비 에이브 아가씨에게 뭔가가 있었다간 어쩌려는 거야!"

 

돌연, 크로록 후작이 냉정함을 전부 내던지고 진심으로 부르짖었다.

멍하니 말을 그림으로 그린듯한 얼굴이 된 판과 크레이다.

 

"아, 아니, 그렇지 않아. 쥬누비 에이브 아가씨나 그녀 같은 볼륨 없는 체형의 아가씨들을, 그 남자가 적시하고 있는 것은 일단 그대로 두었다"

 

내버려두지 않는 편이 좋다고, 재빠르게 판은 판단했다.

 

"적시하고 있는 겁니까? 에에음, 빵빵한 야한 여성이 아니라"

 

"그쪽은 녀석이 생각하는 아름다운 흡혈귀상에 적합하니까. 하지만, 그런 건 어차피 건전히 지나. 흠, 대충, 그 녀석이 또 애송이었을 적에, 첫사랑 상대의 남자가 납작 가슴의 미를 이해하는 신사로서의 소양에 눈떠, 놈을 버렸다는 게 아닐까. 그냥 상상이지만"

 

"그쪽 후작님의 신사 동료로 계신?"

 

"으므, 꽤 흥미로운 사람이... 아닌, 그냥 상징이다. 네놈, 이익 이야기를 가지고 온 게 아니였는가? 앞으로 1분 30초라고. 전쟁이 뭐라는 거야"

 

판은, 거기서 재빠르게 후작의 취미에 무뚝뚝한 이야기로 꾸며냈다.

 

"포인트는 전쟁이 아닙니다. 전시 그러므로, 아이들의 장난감으로서, 장난감 군사가 극구 떠받들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손바닥  사이즈의 쥬누비 에이브님에게, 언제까지 곁에 있게 해, 위안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 흡혈귀령 전제 생산성도 상승하겠죠"

 

판의 말 도중에, 크로록 후작의 손이 멈췄다.

 

"자세히... 이야기를 들을까. 말해 두는데, 열정을 불러일으킬 만한 것은 아니라고. 쥬누비 에이브 님에게는... 그 분의 모습이 있어. 이 흡혈귀 령의 중흥 할아버지인 분의. 그것이 따라서 우린 지켜보고 있다는 발상을 평가한 것이다. 알겠지. 간사한 생각 따위 일제 없는 것이다. 에초에..."

 

말하면서, 크로록 후작은, 모래시계를 뒤집었다.

그리고 10번, 후작은 모래시계를 뒤집었다. 그 정도의 시간을 들여서, 자세한 사업시안을 검토한 후, 크레이와 한은 해방되었다.

 

"..... 저건 ...... 안돼네"

 

"..... 저건 ...... 안돼네"

 

둘은, 녹초가 되어 어제완 다른, 더욱더 상당한 아래층에 있는 술집에서, 테이블에 푹 엎드려있디. 한번에 비운 큰 맥주잔이 저마다의 앞에서 구르고 있다.

이 근처 아래층에 사는 것은, 흡혈귀라고 해도 가난한 자들이나, 빚을 구실로 피를 착취당하는 인간들이다, 하지만, 그런 전제지식에서, 둘이 상상하고 있었던 것과는 아주 다르다 거기에 사는 사람들은 생기가 넘친다.

흡혈귀와 인간이 피를 주고받고 있는 것도, 음탕한 분위기는 아니다. 그거야 맨살에 입을 대는 거니까, 어딘가 조금 외설스러움은 있지만, 뭔가가 다른 기분이 든다.

 

"살아있네, 흡혈귀도"

 

중얼거리고 있는 판이 느릿느릿 얼굴을 들었다. 크레이가 끄덕인다.

 

"변이종은 죽고 나서 되는 거니까, 저런 기운 없겠지만 말이야. 순혈종은 살아있단 말이야...... 누나, 한 잔 더"

 

몸을 일으킨 크레이는, 손을 들어서, 술을 한 잔 더 부탁한다. 판도 등을 폈다.

 

"이 성에 와서, 겨우 이틀 만에, 흡혈귀의 이미지, 굉장히 변했네"

 

"나쁜 쪽으로 말이야"

 

술은 바로 왔다.크레이는 쭈욱하고 반을 비웠다. 조금 눈빛이 무섭다.

 

"단드릿지 자작도 크로록 후작도, 대공의 후계를 시키면 위험하겠지. 다른 성적 기호로 말참견을 하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 이외로도 이래저래 안돼"

 

크레이가 얼굴을 찡그리면, 판도, 진지한 얼굴로 끄덕였다.

 

"후작 쪽은, 지금 경리 일이 정말 좋은 모양이니까, 진심으로 뒤를 이을 생각이 없겠지. 자작이 안 되니까, 방해하지 않는, 정도로 하자"

 

"자작을 후보에서 빼고, 좀더 제대로된 것을 세울까? 하지만, 달리 있는거야"

 

크레이는, 꿀꺽 잔을 비웠다.

 

"그렇다 해도, 너, 잘도 그런 엉터리, 잘도 나오네. 혹시 평소에도 그런 걸 생각하는 건가?"

 

판은 조금 눈썹을 찡그렸다.

 


"내가 원래 있던 지구에서는 일반적이었어. 네가 원래 살고 있던 지구도, 멸망하는 게 앞으로 50년인가 100년 정도로, 평범한 게 됐을지도 몰라"

 

"그렇게 되기 전에, 이렇게 세상을 이어 붙여서 잘된 걸지도 모르고"

 

크레이가 뻐끔하고 말하면, 판이 눈을 크게 떳다.

 

"네가, 세상의 이 상황에 농담할 줄이야. 조금은 이 일에도, 마음의 여유가 생긴 거니? 뭐어, 힘든 생각을 얼버무리게 된 것은, 나쁜 게 아니야"

 

그런 말을 듣고 크레이가 조금 놀란 얼굴이 됐다. 자각하지 못한 모양이다. 답이 막혀 더욱더 술을 한 잔 더 부탁했더니 말을 걸어온 남자가 있다.

 

"요우, 형씨들, 어젠 미안했어. 여기서 재회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고"

 

"누구야 당신"

 

빈약하지도 않고 고급도 아닌, 평범한 남자다. 크레이는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뭐어 뭐어. 민폐를 끼친 사죄야, 다음 한잔을 내게 해줘. 어이, 누나"

 

남자가, 웨이스트리스에게 손짓한다. 거기서, 판이 떠올렸다.

 

"아저씨, 어제, 우리와 단드릿지 자작의 추종자를 싸우게한 사람인가"

 

"우리, 가 아니겠지. 나뿐이다. 너도, 이 아저씨도 동범이라고"

 

크레이의 항의를 판은 무시했다.

남자도 무시했다. 두리번 두리번 좌우로 시선을 달리면, 두 사람을 껴안는 듯이 이야기했다. 흡혈귀 주제에, 입 냄새 난다. 생피만 마시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이봐, 알겠지. 귀족을 자칭하고는 도중에, 성을 맡게 되면, 제대로 되지 않아"

 

어금니를 내밀고, 남자가 속삭인다.

 

"당신들도, 이 체제에 불만이 있겠지? 어때, 우리 동지가 돼주지 않겠어?"

 

판과 크레이는 아이 컨택을 했다. 구태여 이야기에 올라타야 하는가? 눈으로 서로 밀고 당기고 밀고 당기고라며, 이야기를 계속 하는 역할은 역시 두뇌노동담당인 판이 맡았다.

 

"동료는... 뭐야?"

 

"흡혈귀 영토 공화 제도 도입 준비 검토 위원회다"

 

"멋있는 약칭 아냐, 그거?"

 

"현재, 분과회를 만들고 논의를 겹치고 있어. 이번 달 중에 결론이 나올 예정이다"

 

"이번 달은 앞으로 3주 남았네?"

 

"우린, 현재, 중대한 계획을 진행하고 있어"

 

"중대?"

 

판을 머리를 갸웃했다. 크레이는 술이 돌아서, 하품을 눌러 죽이고 있다.

 

"대공은 우리 적이지만, 위대한 흡혈귀였어. 하지만, 단드릿지는 달라. 녀석만은 새로운 대공 지위에 둬서는 안 돼"

 

"그런 그렇지만..."

 

"하지만 녀석은 흡혈귀 총회에서 대공에서 지명될 카드가 있다고 공언하고 있어. 그렇게 되면...."

 

남자는, 거기서 팔에 힘을 넣어, 판과 크레이의 머리를 꽉 뜰어당겼다.

 

"그만둬, 키스해버릴 테니까"

 

남자는, 판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더 소곤거렸다. 입냄새도 더욱더 심해진다.

 

".... 이제 암살밖에 없어. 당신의 실력은 봤어. 우리에게 힘을 빌려줘"

 

크레이는, 지긋지긋한 얼굴로, 아무런 말도 없이. 어쩔 수 없으므로, 판이 말했다.

 

"굉장한 단골, 굉장한 진부하다고 그도 말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 대신 말하지만, 거절했다간 역시 입막음 당해?"

 

"물론이다. 지금이 술집에 있는 반은 우리 동지. 도망칠 수 없다고"

 

"우연한 재회가 아니네. 우릴, 어딘가에서 미행하고 있었던 거네?"

 

"신경 쓰지마, 동지야. 자아, 단드릿지 암살에 관해, 세세한 협의를:

 

남자의 속삭임을, 짠하고 잔이 부딪치는 소리가 방해했다.

 

'저기이... 저기이... 곤란합니다만"

 

웨이스트리스 여성이, 한심한 듯이 눈초리가 처린 커다란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안경에, 쫙 뻗은 흑발. 수수한 모습이지만, 가슴만큼은 눈에 띈다. 잔을 3개 끌어안기에는 굉장히 방해될듯하다.

 

"오오, 미안해, 아가씨. 테이블 위에 몸을 올리고 있어선 안되는가"

 

"아니요, 그게 아니라. 아무리 무능하고 망상을 가지고 보기에도 아름다운 점이 없다고 말하는 거네요. 역시 망살 당하면 뒷맛이 개운치 않겠죠 사촌 형이니까"

 

벌벌 떨며 웨이스트리스는 말하고 싶은 것을 마지막까지 말했다. 아니 웨이스트리스로 가장한 누군가라는 것이 되겠지만.

흡혈귀령 공화제 도입 준비 검토 위원회의 남자는, 당분간 멍하니 있다가, 딱 5초 후에, 팟 하고 정신 차린 모양으로 일어섯다. 품에서 무기를 꺼내려고 한다.

 

"너! 혹시 비밀경찰인!"

 

빵빵빵. 눈으로도 잡히지 않는 3연발로, 남자의 정수리에 잔이 부딪쳤다.

 

"자경 위원회입니다아. 남 듣기 나쁜 소리 하지 말아주세요오"

 

희미하게 눈물을 띄우고, 웨이스트리스로 가장한 자경 위원회의 수수한 아가씨가 말했다.

이제, 상대는 정신을 잃어서, 들리지 않았겠지만.

 

"위원회! 전원, 검거했습니다!"

 

팟하고 크레이와 판이 정신을 차리면, 주변에세는 몇 건의 검거 극이 펼쳐져 있다.

 

"반은 뭐라나 위원회고, 남은 게 경찰인가. 뭐야 이 술집"

 

판이 말했을 때, 암살계획 측은, 이케맨 흡혈귀들에게 눌려있다.

 

"역시나네요, 위원장! 이 둘을 내버려두고 녀석들을 일망타진. 완벽한 작전이었습니다"

 

신장 180 정도의 초 미남이 반짝반짝한 눈으로 수수한 아가씨를 바라보고 있다. 잘 보면, 다른 자경 위원회 맴버도, 모두, 같은 눈빛이었다.

 

"죄송합니다. 그런 이유로 미끼가 되었습니다. 에에음, 쥬누비 에이브씨의 에이전트씨죠? 만일을 위해, 함께 와주시겠습니까. 민폐네요. 하지만, 대공님의 부재는 지켜야 하기에, 정말로 죄송합니다"

 

수수한 아가씨는, 허리도 최대한 낮게, 꾸벅 머리를 숙인다.

하지만, 그녀가 우수한것은 틀림없다. 쥬누비 에이브와의 연결을 알고 있다.

 

"저기이, 괜찮다면 이름을 알려주시겠습니까? 난 판 크라운라스. 이쪽은 크레이브 소릿쥬. 우체부입니다"

 

"네,넷. 전, 그, 대공 폐하의 혈족 말석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대공의 손자는, 단드릿지 자작 말고도 있었네?"

 

"말석이기에, 잊혀진 겁니다"

 

"그 밖에도 있어, 다른 사촌 형제 자매?"

 

"아니요. 역시 순혈종 흡혈귀니까, 아이가 베풀어지지 않고, 독자인 두 분 뿐으로. 어머니와 큰아버지를 만든 조부님 부부는 흡혈귀로서 굉장한 분이었습니다"

 

"으음. 아름다운 아가씨가, 아이 만들기라던가 입에 대면, 두근두근해버리네에"

 

"에? 하!? 저, 저, 그런 게 아니라 말이예요!"

 

"너, 일일이, 말참견하지 마, 판. 언제까지고 이름을 들을 수 없어"

 

크레이가 은으로된 왼팔로 판의 입을 막았다.

 

"에에음, 전, 마리안느 카른슈타인이라고 합니다"

 

"마리안느씨...."

 

크레이가, 좀처럼 내지 않는 점잔은 목소리로 오른손으로 그녀의 손을 잡았다. 입을 막힌 판은, 크레이가 완전히 취한 것을 깨달았다.

 

"아가씨... 쿠데타에 취미 있습니까"

 

크레이가 말하고, 자경 위원 전원이, 크레이에게 총을 겨눴다.

 

 

4.

 

"정말이지, 그때는 어떻게 되는가 하고 생각했다고"

 

판이 투덜거린다. 마리안느와 만나고 나서 5일 후.

 

"... 전혀 기억이 없어. 정말로 내가 그런 말을 한건가?"


대공의 죽음은 공식적으로 인정 돼, 성의 흡혈귀들에 의한 호의가 열리는 그 날이다.

 

"무슨 이야기입니까?"

 

휠체어를 자기가 움직여서, 쥬누비 에이브가 가까이 왔다.

 

"아니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들어갈까요"

 

판이 완벽한 예의 작법으로, 우아한 인사를 하고, 쥬누비 에이브의 뒤로 돌았다. 돌고 그대로 선다.

 

"내가 해"

 

당황해서 크레이도 뒤로 돌아서, 휠체어를 밀기 시작했다.

 

"싫네에. 난 두뇌노동, 너는 육체노동. 그 원칙을 잊어버리면 곤란해. 더구나 이 수일은,일 밀어주기였으니까"

 

 

'그래서, 무슨 이야기입니까?"

 

"조사예요, 당신에게 부탁받은. 그것보다, 제대로 편지 읽어주세요"

 

"네, 안심해주세요. 오늘로, 당신들은 제대로 숲으로 돌아갑니다"

 

쥬누비 에이브의 말에, 크레이와 판은 어딘가 나쁜듯한 얼굴이 됐다.

 

"에에음, 가능하면 이 사이에 읽어주시며는...?"

'제대로, 여러 사람이 보는 환경이 아니면 안 된다고 말씀드렸을 텐데요"

 

그렇게 말하면서, 쥬누비 에이브와 함께, 크레이와 판은, 회의 회장에 들어갔다.

이 성에는, 수백 명을 수용 가능하다, 대 의사당이 설비돼있다.

연탁을 중심으로, 반원 형태의 의원석이 계단 위에 에워싸있다. 이미, 그 팔 할이, 이 성에 사는 흡혈귀들로 채워져 있다. 그 태반은, 느릿느릿한 분위기다. 누군가 지도자가 되던 자신들의 안락한 생활만 지키면 돼 --- 그런 태도다.

크레이는 혼자서 휠체어를 안아 올려, 계단석 최상부까지 옮겼다.

 

"오히려 귀찮아"

 

쥬누비 에이브를 위한 자리가, 모든 것을 내려보게 하는 장소에 준비돼있다. 총회 의장을 포함한 크로록 후작이 판과 크레이를 보고, 조금 인사를 했다. 그리고, 쥬누비 에이브에겐, 중산모를 잡고 깊이 인사를. 머리끝이 마구 뾰족한 이상한 형태였다. 저래선 모자에 손을 떼지 못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쥬뉴비 에이브의 휠체어가, 정해진 위치에 고정돼, 판과 크레이가 좌우에 선 참에, 그는 커다란 나무망치를 휘둘러 개막을 알렸다.

 

"하하핫! 쓸데없는 논의는 필요 없는 거예요!"

 

실내인데 망토를 두른 채인 단드릿지 자작이,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일어섰다. 펄럭하고 소리를 내고, 망토를 뒤집는다. 의석 일부에서, 열광적인 박수가 일어났나. 하지만, 출석자 태반은, 불만의 야유가 날아왔다.

 

" 꼬마야. 의사 진행에 대해선 나에게 맡기고... 이봐! 그만해!"

 

 

 

멈추려고 하는 크로록 후작을 단드릿지의 추종자들이 밀어붙였다.

 

"제군, 논의의 필요는 없다고! 어째서냐면 조부는 나를 후계자로서 지명한 것입니다. 그럼 또한, 빨리 이것을 들어주시지 않겠습니다. 알고 계십니까? 방금 전 발명된 납관식 축음기 최신형입니다고!"

 

단드릿지 자작이 신호하면, 부하 둘이 대형기기를 옮겨와, 점점 연탁 위에 놓았다. 음성 보존과 재생이 가능한 기기다.

 

"최신이네. 확실히 본적 없는 형태지만 말리야. 랄까, 직접 만든 걸로 보이는데"

 

"이렇게 멀리서 봐선, 잘 모르겠네, 판. 그러고보니, 좋아했지, 저런거"

 

판과 크레이가 말을 주고받는 사이에 녹음기를 만기고 잇던 단드릿지의 부하가 환호성을 질렀다. 겨우 움직이는 방법을 안것 같다.

 

"우리는 !!!!!!....... 대공이되!!!!!!!"

 

흡혈귀 전원이, 귀를 기울였다. 사실은 그것과 동시에 닫혀있을 터의 의사당 문이 한 번 더 살짝 열려서, 숨어들어온 자들이 있었지만, 커다란 울림소리 덕에, 누구도 알아채지 못한다. 부하가, 어떻게든 음량을 조정한다.

 

".....인. .....단.......드......릿지.......가..... 이어......나의.........의 지위"

 

무리하게 이어진 그 말이 녹음기에서 울리면, 흡혈귀들이 동요했다.

 

"저것은... 틀림없는 대공각하의 목소리"

 

"그럼, 후계자 지명이라는 것은 사실이었나"

 

"기다려 기다려 기다려 기다려! 노골적으로 편집 당했다고, 어이! 너희 누구도....!"

 

"녹음을 잘라내다니 개념이 없겠네, 저거, 우리 적이 만든 거야. 자작의 카드가 저것이라면, 이쪽도 카드를 써야만 할지도"

 

판의 말에, 크레이의 표정이 굳었다.

누덕누덕 기워 붙인 세상.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두 사람을 일하고 있다. 세상 밖에 있는 영원의 오후 숲에서, 그것을 위해 해오고 있다.

하지만, 세상 바깥에서는 무더운 한밤중의 골짜기라는 곳도 있다. 거기서는 암색 열기를 몸에 두른 연중이 세상을 갈가리 찢으려고 하고있다. 그것이 적이다.

녀석들은, 좀처럼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세상 안의 주민을 앞잡이로 만든다. 크레이와 판도 그렇지만, 바깥 주민이, 세상 안으로 들어오려면 이래저래 제한이 있는 것이다.

 

"녹음... 은 알겠습니다. 이렇게 대공의 목소리를 녹음 하는 것. 하지만 편집... 이라는 것은?"


쥬누비 에이브가 갸웃했다. 대부분 흡혈귀는 만들어진 목소리를 믿고 있다. 크로록 후작마저 단드릿지의 추종자에게 붙잡힌 채로, 무릎을 꿇고 있다.

단드릿지는 이미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크레이를 찾아내서 윙크를 보냈다.

크레이가 떨었다.

그 사이에도, 흡혈귀들 사이에는, 대공의 유언이라면 어쩔 수 없나, 하는 웅성거림이 퍼져간다. 그것을 알아차리고, 쥬누비 에이브는 진 한숨을 쉬었다.

 

"어라 뭐어.... 어떻게 된 걸까. 누구나 직접 생각하지 않고, 의지하고 있던 권위에 굴복한다면...  이 흡혈귀 성도 슬슬 해체하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잠깐 기다려 주세요. 쥬누비 에이브씨"

 

싱글거리며 판이 말했다. 그것을 신호로, 의석 여기저기에 일어선 인영이 있다.

 

"사,사,사, 사촌 오라버니......그! 그!"

 

"나를, 사촌 오라버니이라고 부르는 너는, 대체 누구였던 걸까?"

 

단드릿지 자작이 이상한 듯이 머릴 갸웃한다.

 

"사촌 누이인 마리안느입니다! 죄송합니다, 바쁘신 것을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꾸벅 머리를 숙이는 수수한 용모의 아가씨를, 단드릿시는 당분간 멍하니 바라봤다.

그리고 잠시 후 탁하고 손을 쳤다.

 

"오오, 그대는 마리안느짱. 우리 사촌누이가 아닌가! 아니이, 오랜만이네. 태어나고 이래니까, 50년 정도가 됐을까"

 

"지난주 운영회의에서 만났습니다! 전, 자경 위원장이니까"

 

"마리안느 자경 위원장..."

 

쥬누비 에이브까지, 눈썹을 세우고 있다.

 

"그녀가 우리의 답이에요, 쥬누비 에이브씨"

 

판이 조금 자신있 게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사촌 오라버니가 기계를 가져오게 한 분들은 진압했습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이분들도 구속해야겠습니다. 겹겹이 면목없습니다"

 

"....에에음, 무슨 소리야, 일까?"

 

단드릿지 자작은, 전혀 상황이 파악되지 않는다.

 

"방금 전 목소리는 만든 것으로, 지금부터 증명한다는 것이다!'

 

크레이가 다시 한번 큰소리로 부르짖는다. 그것을 가로막은 단드릿지 추종자들이 차례차례로 진압되고 있다. 그들도, 싸우는 것에는 자신이 없었던 것인지, 자경 위원회 프로들이 한 수 위다. 반드시 다수 인재 한 쌍의 조를 만들고 있다.

그것을 보고, 뷰누비 에이브가 미소짓는다.

 

"과연 그랬습니까... 또 한 명의 후보가 있었습니까?"

 

"그런 것이다. 자아, 이걸로 편지를 읽을 수 있겠지?"

 

크레이가, 그녀를 재촉했다. 하지만, 단드릿지 자작은, 아직 잠꼬대를 하고 있다.

 

"나를 배신해 줬네요 형님!"

 

뚝뚝 눈물을 흘리는 단드릿지 자작이 한스럽게 크레이를 올려다본다.

 

"아니 아니 아니! 배신한다던가 표했다던가  그런 관계가 된 적이 애초에 없다고!?"

 

"너무해. 나를 끌어안고 일생을 함께해주겠다고 말씀해줬는데!"

 

"말한 적 없어!! 절대로 말한 적 없어! 너를 만진 건... 때렸을 때밖에 없어!"

 

크레이가 부르짖으면, 흡혈귀 반수가 향하는 눈은 개운치 않다.

 

"알겠습니다. 진짜 카드는, 당신도, 이 녹음도 아니니까. 마지막까지 제대로 있어주시길!"

 

뭔가의 스위치를 꺼내 단드릿지 자작이 그것을 눌렀다.

당분간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윽고 멀리서, 뭔가가 부서지는 소리가 가까이 왔다. 벽이 부서져, 천장이 사라져, 박에 구멍이 뚫려, 그리고 문이 달려가는 소리다.

이 방문이 날아갔다. 이어서, 주변 벽도 날아간다. 거길 빠져나와서, 열기를 띈 상이 날아온다. 크로록 후작의 놀란 목소리가 울린다.

 

"이것은!? 어제, 내가 가지고 온 것을 검토한 동상! 대현관 장식이라고 들었는데!"

 

"알아차리라고! 관절이라던가 톱니바퀴가 보이잖아! 코가 망치가 돼 있고! 어금니도 전격 포야!"

 

몸을 내밀고 호통치고, 그리고 크레이는 깨달았다.

 

"...오?"

 

그 전격 포가, 크레이와 판를 노리고 있다. 이대로는, 쥬누비 에이브나 주변에 있는 흡혈귀들도 말려든다. 하지만, 크레이의 다리로도 이 거리를 한 번에 좁히는 것은 무리다.

 

"젠장, 이런 커다란 걸 가지고 왔을 줄은. 판, 이쪽도 가지고 있어!"

 

크레이가 왼손을 내밀었다. 그들에게도 필살의 무기가 있는 것이다. 크레이의 은으로 된 오른팔이다. 하지만, 그 기동의 열쇠는, 판이 관리하고 있다.

 

"잠깐 기다려!  옷 갈아 입을 때 어디에 뒀는지..."

 

판이 허둥거리고 있다. 오늘은 총회에 출석하기 위해, 쥬누비 에이브에게 공여된 새까만 야회복장인 것이다. 이것이 흡혈귀의 정장이라는 것으로.

 

"너! 아까 멋지게 카든가 뭔가 말한 건 ---!"

 

크레이가 절규했다. 늦는다. 이미 전격포는, 이쪽을 목표로 정했다.

그때 크레이의 오른팔을 쥬누비 에이브가 물어뜯었다.

 

"어이, 마지막 만찬은 아직....에? 에? 에에에에에에에에?"

 

꿀꺽 꿀꺽 꿀껄. 목이 움직여, 즉 크레이의 피를 마실 때마다, 쥬누비 에이브의 육체가 성장하고 있다. 손이 길어지고 머리가 질어진다. 머리도 풍부해졌다. 일어섰다.

앗 하는 사이에 육체적으로 성인이 되어 버린다. 하얀 넥글리제 같은 드레스를 내측에서 찢어버리고 발달한 수족의 새하얀 여신이라도 되야할 모습이 나타났다. 거대한 바스트 사이즈는, 마리안느와 꼭 빼닮았다.

 

"네 피, 굉장히 맛있었다고"

 

 

우아하게 미소 짓고, 알몸의 여신은 우아하게 날았다. 그 등에 나타난 새하얀 날개는, 천사 같은 빛으로, 악마같 은 형태를 하고 있다.

 

 

"요는, 흡혈귀령이 개조 블래드 드라쿨의 아내로서, 제2대 대공 쥬누비 에이브 드란쿨이다!'

 

의사당을 하얀 번개처럼 비상해서, 그녀는 그렇게 단언했다.

단언한 때는, 이미 기계상은 완전히 파괴당해 있다. 쥬누비 에이브가, 정말 조금 만진 것 뿐으로, 가루가 되어 부서진 것이다. 실로 마법 같다.

단드릿지 자작도, 날아온 파편의 직격을 받고, 완전히 기절해있다. 얼굴에 커다란 쇳조각이 밖혀 있어, 흡혈귀가 아니면 아마 죽었을 참이다. 자랑인 얼굴에 상처가 남는다면 눈을 떠도 당분간은 얌전하진 않을까.

쥬누비 에이브는, 허공에서 유연히 포즈를 취하고, 거기에서 돌아왔다.

 

"알았다고! 그러니까 재채기가 할머니 같았던 거야!"

 

눈을 크게 뜬 판이, 쥬누비 에이브가 돌아온 순간 소리쳐 날개의 일격을 배에 먹고 웅크렸다.

그 직후, 쭉쭉 그녀의 몸이 줄어들었다.

 

"이런 이런, 이 나이가 되면, 이만큼이나 마셔도 30초가 한계네요"

 

영차 하고 휠체어에 앉는다. 정신 차린 크레이가 서둘러 그 알몸에 자신의 상의를 걸쳤다.

 

"나중에, 충분히 피가 되는 것을 먹어주세요"

 

"돌아가면 말이야. 빨리 읽어버려 줘"

 

무뚝뚝하게 대공의 편지를 내밀었다.

 

"무엇을 위해, 이런 차 시중을 시키는거야?"

 

"제가 눈에 띄기 위해서 입니다. 하는 법은 바꿨습니다만, 포기하진 않았어요"

 

그렇게 말하고 쥬누비 에이브는 아무렇게나 봉투를 찢었다.

찌어진 입구에서 하얀 아지랑이 같은 것이 떠올랐다. 안개가 의사당 천장에 잔뜩 퍼져, 거기에 수염을 기른 수수한 미남자가 나타났다. 대공이다.

 

"흡혈귀 장의 편지니까, 이 정도는 해주지 않으면"

 

좀 더 빨리 꺼내줘, 라는 투덜거림을 크레이는 꿀꺽 삼켰다. 어차피 노인의 이치를 꾸며댈 뿐이다.

대공의 환영은,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 그리고 다음 세대가 자랄 때까지, 은둔생활을 하고 있었던 예전 지도자, 쥬누비 에이브을 따르라는 것을 알리고, 사라져 버렸다.

 

"라는 것입니다만 대공도 나도, 성장을 놓친 자가 있습니다. 저는 후견이라는 것이겠죠. 그렇죠, 크로록?"

 

어느 사인지 휠체어 바로 옆까지 후작이 올라왔다.

 


"분부대로! 설령 진짜 모습이 빵빵한 가슴이던, 태조의 쥬누비 에이브님 본인이 나타난 이상 어떠한 것이든 분부대로!"

 

쥬누비 에이브는, 순간, 복잡한 얼굴을 했지만, 바로 진지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럼 마리안느. 당신이 오늘부터 대공입니다"

 


"핫?네 ! 그 생각이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저 같은 거라 죄송합니다. 하지만, 여러분도 쥬누비 에이브님의 말에 따라주세요"

 

자경 위원들이 찰칵하는 소리를 내고 총을 준비했다.

 

"흡혈귀의 행복을 위해, 힘내겠습니다!"

 

맹렬히 박수가 일어난다. 움직이지 않으면, 총구로 찌르기 때문이다.

 


"으으므, 제가 젊었을 때와 같네요"

 

쥬누비 에이브는,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 봤다.

 

".... 음, 역시 이아이도 잘못됐을지도 몰라"

 

크레이는, 입속에서 중얼거렸다. 편지는 다 읽었다. 어쨌든 빨리 도망치자.

빛나는 안개가, 일각이라도 빨리 마중 오기를, 멈추지 않는 박수 속에서, 그는 빌길 계속 했다.

 

 

 

제 2화 흡혈귀의 성 끝

 

 

 

 

 

 

 

 

 

 

 

 

 

 

 

 

 

 

 

 

 

 

 

 

 

 

 

 

 

 

 

제 3화 귀족의 일

 

 

 

 

 

 

 

 

 

 

 

 

 

 

 

 

 

 

 

 

 

 

 

 

 

 

 

 

세상 밖에 있는 영원의 오후 숲과.

세상 안에 있는 안개의 도시를,

하얀 안개가 잇는다 ---.

 

 

 

 

 

 

 

 

 

 

 

 

 

 

 

 

 

 

 

 

 

 

 

 

 

1.

 

하얀 안개가, 새파란 밤거리를 채우고 있다.

왕국 수도, 론디아. 다른 지구라면 런던이라고 불리는 마을.

그, 조금 낡은 저택이 늘어선 일각이다.

이 마을은, 매연과 안개의 도시라는 이명으로 불리고 있다.

안개가 많고, 기계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이다.

하지만, 오늘밤, 이 마을에 채워진 것은, 평범한 안개와 열기가 아니었다.

하얗게 빛나는 안개 사이로 어두운색을 띈 줄기가 여기저기 섞여 있다.

그 안개에, 해매 버린 소녀가 있다.

가지런한 아름다운 얼굴이다.

미끈한 높은 코가 특징적으로, 나이는 10대 후반. 재봉질 좋은 비단 블라우스와, 언밸런스한 군사교련용 카키색 슬랙스다. 커다란 여행용 트렁크를 질질 끌고, 뭔갈 생각하면서, 주변에 눈길도 주지 않고 걷고 있다.

 

"앗"

 

트렁크 바퀴가, 말려들어간 납작한 돌에 끌려서, 소녀는 밸런스를 무너트렸다.

흰색에 가까울 정도로 옅은 금발이, 크게 펄럭이고 순간 안개에 뛰어든다.

훌륭하게 굴렀다.

 

"으으... 실패해버렸어요"

 

코를 쓰다듬으며, 그녀는 당분간, 구른 자세로 있었다. 뭔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잠시 후 뭔갈 깨달은 듯이, 느릿느릿 일어났다.

 

"그랬네요. 지금은, 이제 수행원 여러분은 없습니다"

 

무릎에 아픔이 지난다. 까진 모양이다.

 

(... 일반 시민들의 경우, 아픔을 크게 표현하거나, 욕을 하거나 하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녀는, 가까이에 구르고 있던 트렁크를 주워들었다. 구석에, 빅토리아라는 그녀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지금, 이 나라에서, 제일 대중적인 이름이다.

빅토리아는, 등을 똑바로 폈다.

 

"똑바로 해야지. 고민할 건 오늘 밤 머물 곳을 찾아내서, 진정하고 나서지? 가만히 있어도, 주변에서 뒤를 봐줬던, 이제까지와는 다른 겁니다"

 

일어선 빅토리아는, 두리번 두리번 좌우를 둘러보면서 걷기 시작했다.

 

"이상하네요. 생각하고 있던 장소와 달라요"

 

주변은 안개에 덮혀 있어, 집들이 늘어선 어렴풋한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잘 생가각하면 그것마저 이상하다.

가로등의 가스 불도 빛나지 않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좀 더 새까말 텐데.

빅토리아는, 밤새도록 켜놓는 등을 준비해준 저택에서 살앗던 아가씨라,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군사교련에 참가했을 때도, 야행 때는 불이 잔뜩 있었다.

주변이 보이는 것은, 안개 그 자체가 다른 빛을 뿜고 있어서지만, 빅토리아는, 거기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호텔 같은 걸 찾아내면 좋겠지만...."

 

정처 없이 빅토리아는 안개속을 걷길 계속했다.

하지만, 안개 속에서 혼자뿐이면 점점 불안해진다.

저택을 도망쳐 나온 게 잘못된 것이었을까.

하지만, 도망치지 않았다면, 자신에게는 책임이 너무 과한 역할을 떠맡아야만 했던 것이다. 그런 역할, 도저히 자신에게는 무리다. 자신이 사라지면, 어울리는 인간을 끌어들이겠지.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지만, 책임을 덮어씌워도 되는 건 누구지.

일족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최전선으로 나가, 전사한, 너무 용감한 아버지가.

아버지의 사후, 손자가 성인이 될 때까지는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10일 전에, 훌쩍 떠나버렸다, 모두에게 대단하다고 칭찬받던 할머니가.

평범하게 자란 자신과는 어쩔 수 없이 울며 매달리는 약하고 친절한 어머니가.

아니, 역시 나밖에......

 

"아아, 그래! 나쁜 건 먼저 달려간 나야! 내 판단이 물렀던 거야! 이 일을 하루 이틀 한것도 아니고 조금 방심했다. 인정할게"

 

갑작스러운 소리에, 빅토리아는 놀라서 뛰어올랐다. 젊은 남자의 목소리다.

 

"선배던지 스승이던 님을 붙여서라도 불러줄게. 어떻게든 해서 추가 예산을 비틀어 짜야 한다고!"

 

낮고 맑은 목소리지만, 어조는 험악하다.

하지만, 상대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은 어떻게 된 거지. 안개 건너에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목소리는 취향으로, 조금 신경 쓰였지만, 역시 관계없다. 빅토리아는, 트렁크를 조금 들어 올려, 걸어가려고 했다.

 

"어이, 거기 아가씨! 위험하니까, 이 근처를 어설프게 돌아다니지 마!"

 

"제가 보입니까?"

 

무심코 대답하고 나서, 빅토리가는 이런, 하고 입술을 물었다. 이렇게나 짙은 안갯속이다, 건너에서도, 확실히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아까, 화려하게 구르는 소리가 났다고. 안개의 출구는 그쪽이 아니야"

 

안개의 출구? 이상한 말을 한다. 가까이 가면 위험한 상대 같다.

하지만, 상대가 따라올 마음이라면, 이 물건을 들고 달아날 수 없다.

 

"발밑을 조심해. 굴러서 움직일 수 없게 되도 이쪽이 도와줄 수 없어"

 

남자의 목소리는, 냉담하지만. 진심으로 이쪽을 염려하는 울림이 있었다. 인품을 알아보는 눈은 훈련해왔다. 조금 안심하고, 빅토리아는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다가갔다.

안개 건너에, 갑자기 벽이 나타났다.

 

"어라? 저기이... 어느 쪽입니까?"

 

남자의 목소리가 지시하기 전에, 빅토리아는 이미 왼쪽으로 가고 있다.

어느 쪽이라도 좋다고 말한 이유는 바로 알았다. 이것은 벽이 아니다. 쓰러진 마차다. 바로 중간에 끊어졌다.

그리고, 오른쪽이 좋다고 말한 이유도 알았다. 말이 쓰러져있다. 죽은 것이다. 두려워하며 더욱더 크게 돌아간다.

한 마리의 거대한 고양이가, 거기에 웅크려 앉아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빅토리아는 몸을 움츠렸다.

잘 보면, 커다란 귀 같은 실루엣의 후드를 뒤집어쓴 청년이 아닌가. 마차를 등에 대고, 지면에 앉아 있다.

하지만, 그냥 젊은이가 아니다.

그가 내팽개친 다리 위에, 커다란 개 --- 아니, 늑대가 쓰려져있다. 죽은 걸까?

 

"... 부서져 있네요"

 

빅토리아는, 가라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늑대의 복부에서, 톱니바퀴나 나사라 밀려나와 있다. 기계장치인 것이다.

청년이 빅토리아를 봤다. 흑발에, 날카로운 눈. 범죄자 풍이다, 라고 빅토리아는 생각했다.

등을 돌리려고 했던 순간, 그가 말했다.

 

"길의 반을 넘어오는데, 얼마나 걸리는 거야. 귀찮은 아가씨네. 떨지 마. 멋대로 도망가지 마"

 

자신의 표정을 알고 있는 것 처럼, 거침없이 말해, 빅토리아는, 울컥 했다.

 

"당신, 갑자기 그런.... 실례죠! 도망쳐야 할 때 도망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자라고, 성왕 죠지 8세 폐하도 말씁하셨어요!"

 

청년은 무뚝뚝한 얼굴로, 늑대를 치우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도망치는 건 좋지만, 무턱대고 도망치지 마. 쫓길 뿐이다. 반격하려고 해도 따돌리려고 해도, 방향을 확인해. 지금은, 어느 쪽이 좋은지, 내가 가르쳐 주지"

 

"당신....! .... 그 상처론 어찌할 수 없습니다. 헛소리하며 놓치게 해주겠습니다"

 

도중에, 피 웅덩이를 눈치채고 빅토리아는 노여움을 다스렸다. 간호 병으로서 훈련받은 조건반사다. 다리가, 자연히 앞을 향했다.

청년은, 오른 다리에 상당한 상처를 입었다. 기계 늑대에게 물린 것일까?

곡예용 장치 동물 이야기는 들은 적 있다. 하지만, 어째서 덮쳐진 거지. 솟아오른 몇 개의 의문을, 빅토리아는, 일단 옆으로 밀었다.

 

"피가 줄어든 정도로, 망언을 뱉거나 하지 않아. 흡혈귀 여왕에게 피를 빨리고도, 태연했었어, 난"

 

그것이야말로 망언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이 만한 피를 흘려두고, 욕할 기운이 있는 건, 대단한 겁니다"

 

빅토리아는, 일정 순서를 밟아, 트렁크를 열고, 의료용품을 꺼냈다.

 

"... 좋은 솜씨네. 본직인가?"

 

"간호 병 훈련을 받았어요. 날치기지만"

 

11개월 간의 훈련이었지만, 교관역 의사에게 몇 번인가 칭찬 받았다.

 

"당장 지혈은 했습니다. 하지만, 빨리 제대로 의사 선생님에게 진찰받아야"

 

빅토리아가 말한 때였다.

근처를 누르는 포효가 들렸다. 등골을 얼어붙게 하는 기분 나쁜 울림이다.

근처는 아니다, 마을 하나 정도 건너일 텐데, 귀를 막게 될 정도의 음량이었다. 찌르르하고, 돌길이 흔들린 듯한 기분이 든다. 이전에 서커스에서 본 호랑이가 포효하는 것을 들었던 적도 있지만, 비교할 것이 아니다.

 

"어이, 아가씨. 바로 도망쳐"

 

청년의 목소리에서, 고통의 울림이 사라졌다. 그는 일어서려고 하고 있다.

 

"안됩니다! 악화해요!"

 

빅토리아는 재빨리 손을 뻗어, 청년의 다리를 붙잡았다. 부상당한 쪽을.

 

 

"죄송합니다....!"

 

고통으로 주저앉은 청년에게, 빅토리아는 당황하며 사죄했다.

흑발의 청년은, 얼굴을 들어, 삼백안을 빅토리아에게 향했다.

 

"걱정 없어. 나는, 보통보다는 꽤 튼튼하게 돼 있어"

 

눈빛은 나쁘고 말은 투명스럽지만. 악의는 느껴지지 않았다. 빅토리아는, 교육 환경 탓에, 감춘 악의에는 민감하다. 청년에게서는, 분노가 아닌 슬픔과 친절함을 느꼈다.

 

"어쨌든, 당신을 숨기지. 저쪽이네"

 

청년은 안개 건너에 있는 저택을 바라보고 있다.

 

"저는 달립니다. 도와줄 사람을 불러옵니다"

 

청년은 바로 옆에 두었던 가방을 손에 쥐었다. 우편 가방이다.

 

"도와줄 사람은 불렀어. 판이라고, 대충인 녀석이지만, 이런 때는 배신하지 않아. 나는 크레이. 이름을 대면 도와준다. 귀찮아졌으니까, 때려"

 

크레이라고 칭한 흑발 청년은, 우편 가방 안에서, 손바닥에 들어갈 정도의 기계를 꺼냈다. 빅토리아는, 그 기계의 정체를 알아차리고, 흠칫했다.

 

"도움을 부른. 상대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전화.... 혹시, 무선 통신기입니까? 하지만, 그렇게나 작은 무선통신기가 있다니, 들은 적 없어요"

 

"최신형이다. 신경 쓰지마"

 

크레이는 언뜻 말했지만, 그렇다면 더욱더, 민간인이 가지고 있을 것이 아니다.

음성이 보내지는 무선 통신기가 발명된 것은, 전쟁 직전이니까, 3년 반 정도 전이다. 왕국연합도 제국 동맹도, 필사적으로 연구해왔다. 이 정도 작은 물건을 발명 가능하다면 군사기밀이 되겠지. 하고는 해도, 빅토리아의 입지라면 발명된다면 귀에 들어올 것이다.

빅토리아는, 청년을 바라봤다. 짐승의 귀 모양의 실루엣 후드가 달린 검은 상의 위에, 뭔가 제복 같은 복장이.... 하지만 군복은 아니고, 경찰이나 소방사, 의료관계도 아니다.

크레이의 외견에 이거다 하는 이상한 점은 없지만, 어딘가 세상에 익숙하지 않은 인상을 받는다. 빅토리아는 이제까지 특수한 일에 종사하는 인물과는 만난 경험이 있다.

왕국이 발명한 것이 아닌 최신 기술 장비를 가진, 기묘한 분위기의 청년. 빅토리아가 생각한 그의 정체는, 하나뿐이었다. 그렇게 번뜩이면서 갑작스레, 추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신이 제국 측 스파이라면, 즉각 항복해야 합니다. 제가 말합니다. 바로 처형될 일은 없다고 보증하죠"

 

"무슨 근거가 있어, 당신에게"

 

크레이의, 그냥 있어도 험악한 눈이 더욱더 가늘어져, 미간에 주름이 새겨졌다. 입을 잘못 놀린 것은 이쪽이었을 지도 모른다고, 빅토리아가, 내심 격하게 초조해했을 때다.

대지가 쿵 하고 크게 흔들렸다.

재차 포효. 좀 더 가깝다. 그래, 마차 방향 측.

안개를 뚫고, 마차 너머로 불쑥 뛰쳐나온 것은 도마뱀과 닮은, 거대한 머리였다.

빅토리아를 한입에 먹어버릴 듯한, 커다란 턱. 나이프 보다 커다란 어금니가 늘어서 있다.

그 입이, 말을 먹었다.

 

"에.... 공룡!? 드래곤!? 하지만, 어느 쪽이던 간에....."

 

있을 리 없다. 지금 세상에 살아있을 동물이 아니다. 빅토리아는 제 눈을 의심했다. 애초에, 이런 거체가 접근해와서, 지금의 지금까지 몰랐다는 것이 가능할까.

하지만, 이것은 악몽이 아니다. 현실이다.

진화론 교과서에서 본, 폭군용이라고 불리는 최강의 육식공룡과 꼭 닮은 괴물이, 마차를 덮치는 듯이 빅토리아를 내려다 보고있다.

꿀꺽하고 목이 울렸다. 거대한 턱이 말을 먹고, 우적 하는 소리를 내며 씹어 부셨다. 잔뼈가 지면에 떨어진다. 산산 조각난 마차, 흘러넘치는 검은 기름. 말도 기계장치였던 것이다.

말의 파편을 내팽겨치고 이족보행 육식공룡이, 재차 마차에 다가갔다. 우지직거리는 소리를 내며 마차가 부서져 간다.

재차,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울리고, 빅토리아의 전신을 떨게 했다. 거대한 입속에서 불어온 것은 짐승의 악취가 아닌, 뜨거운 열기다. 새까만 색을 띈 기괴한 열기였다.

 

"앗.....!"

 

빅토리아는, 재빨리 양팔로 얼굴을 감쌌다. 공포에 눈을 감아 버린다.

하지만, 생각한 정도로 뜨겁지 않다. 눈을 뜨면, 흑발 청년의 등이 눈앞에 들어왔다.

 

"젠장, 갑자기 카드를 사용하는 거냐. 있을 리 없다고..... 눈을 감고 있어"

 

크레이는 무뚝뚝하게 말하면, 오른 주먹을, 공룡의 커다란 턱을 목표로 꿰뚫었다.

왼손으로, 오른쪽 팔꿈치를 붙잡고, 뭔가 복잡한 조작을 한다.

크레이의 오른팔 여기저기에서, 빛나는 열기가 분출했다. 그것이, 어두운 열기를 되돌려 보낸다.

그의 오른팔은, 진짜가 아닌 모양이다. 뭐가 일어나고 있는 건지, 빅토리아가 이해하지 못하는 사이에, 오른 주먹이, 강렬한 은색의 빛을 발했다. 빅토리아의 시야가, 빛으로 채워진다.

직후에, 굉음이 울렸지만, 그것이 무엇에 의한 것인지 확인할 순 없었다.

몇 번인가 반짝이고, 빅토리아의 눈은 한 번 더 보이게 됐다.

 

".... 뭔가요, 이거"

 

공룡의 머리가, 전부 날아가 있다. 목에서 내부 기계장치가 보인다.

증기기관으로 움직이고 있던 괴물은, 그대로 마차 위에 무너져, 뭉개졌다.

 

 

2.

 

 

공룡이 부서지고, 지면이 크게 흔들렸다. 그 흔들림에 내팽개쳐진 빅토리아는 엉덩방아를 찧은 채로다.

 

"구르지 말라고 말했겠지"

 

크레이가, 손을 내밀어 와, 빅토리아는, 반사적으로 몸을 피해버렸다.

내민 것은 왼손, 빅토리아는 그의 오른손을 봤다. 은색이다. 만든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장에서 돌아온 사람들에게 흔히 있던것이란것 생각하고, 부끄러워졌다.

그녀의 태도에, 크레이가 상처받은 기색은 없다. 눈빛도 어조도 처음부터 과격하다.

 

"우물쭈물 하지 마. 도망간다고. 도와주지 않을 테니까. 자기 발로 제대로 달려"

 

"에..... 하지만?"

 

빅토리아가, 쓰러진 괴물의 동체를 가리키면 청년을 그녀를 노려봤다.

 

"증기용은 이 녀석이 마지막이 아냐. 앞으로 한두 마리는 나와. 카드가 떨어졌다. 장소를 바꾼다"

 

그는 걷기 시작했다. 미약하게 다리를 끌고 있지만 그다지 불편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아까 치료했을 때는, 걸을 수 있을 만한 상처가 아니었다. 설마, 이 청년도 기계장치?

빅토리아는 발밑에 뒹굴고 있는 태엽이나 나사를 내려봤다.

 

"빛의 안개에 어두운 증기가 섞여. 그래서, 당신은 세상의 균열에 해매 들어온 거야"

 

크레이가, 뒤돌아서지도 않고 말했다.

 

"나쁜 꿈같은 거야. 안개에서 나가면 바도 잊어"

 

"자세한 설명을 원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당신을 헌병에게 넘겨야만 합니다"

 

다른 사람을 따르기 위해 훈련된 목소리로 빅토리아는 고했다.

 

"좋을대로해. 이 안개에서 나가고 나서 말이야. 지금은 다리의 안개를 맞이해서, 따라와"

 

흑발의 청년은 1mm도 머리를 숙이지 않는다. 무리하게 따르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잘못된 인식만은 고치지 않으면, 하고 빅토리아는 생각했다. 한 층 더 머리를 높이 들었다.

 

"말해둡니다. 안내와 지켜준 것은 감사하고 있습니다만, 모욕은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제 다리는 떨고 있지 않습니다"

 

크레이가, 뒤돌아섰다. 바리를 제대로 디디고 선 빅토리아의 시선을, 똑바로 받아들였다.

그 입가가 일그러졌다.

 

"미안하네, 아가씨. 자란 환경이 나빠서, 긴장하면 필요없는 소릴 말해"

 

정말 조금 지나고 나서, 빅토리아는 크레이가 쓰게 웃은 것이란 것을 깨달았다.

 

"눈매도 나쁘고 말이야. 자주 들어"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라는 어조였다.

 

"눈을 보면, 내 눈매가 나쁜 것 정도는 바로 알 수 있는 것입니다만"

 

아, 하지만, 속눈썹은 의외로 기네, 하고 빅토리아는 생각했다. 다시 한번 청년을 바라본다.

머리는 검정, 피부는 조금 검다. 이 나라 출신도, 대륙 어느 나라 출신이라도 통할 듯한, 무국적인 얼굴이지만, 이성적으로, 꽤 반듯한 것은 확실하다.

 

"폐허 어딘가에 거울이 남아있다면 보는 걸로 할게"

 

무심코 미간을 찡그리고, 크레이는 바로 옆 건물에 대수롭지 않게 들어갔다.

 

"당신, 무단으로....! 설마, 당신의 집입니까?"

 

"나에게 집은 없어. 이 세상 어디에도.... 당신도 신경 쓰지 말고 들어와, 폐허야"

 

빅토리아는, 트렁크를 들어 올리고, 청년의 등을 쫓아, 건물 안으로 다리를 디뎠다.

확실히 폐허다. 남아 있는 것은 외벽뿐. 내용물은, 타서 떨어져 있다.

 

".....폭격 흔적이네요"

 

그녀의 나라 엥그리아 왕국을 시작으로 구대륙 모든 나를 휘말리게 한 전쟁은, 벌써 3년 하고도 5개월, 이어지고 있다. 적인 제국 동맹은, 기술에 두드러져 있어, 이 마을을 직접, 폭격 가능한 병기를 가지고 있다. 이 마을도, 그 공격으로 파괴된 것이다.

 

"지명에 기억이 있습니다...."

 

수도의 거대란 피해에 대해, 보고를 들은 빅토리아는, 마음 아파하며 불에 타 집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사비로 피난소를 세웠다.

 

"여긴... 남은 건물에 파괴 위험이 있어서 피난을 내렸습니다. 당신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몰랐어. 배달지가 불타버렸다니"

 

크레이가 어깨에 걸친 가방을, 탁 쳤다.

 

"나는 우편국이라 말이야. 사적 배달부라는 녀석. 이사 가더라도, 어디까지고 쫓아가주지"

 

"전쟁 전에는 그런 일이 있었다고, 들은 적은 있습니다만..."

 

믿을 수 없다. 저 은색 팔도 그렇고, 정체불명이다.

제국의 스파이라면 방치할 수 없다. 자신보다, 나라와 시민을 먼저 생각한다. 그런 사고 법은, 빅토리아의 영혼에 배어들어 가 있다.

그때, 주변에서 한번에, 와사삭하고 뭔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뭐죠, 방금 소리.... 헤에엑!!"

 

빅토리아는 비명을 지르고, 크레이는 뛰어올랐다.

기와 사이에서, 검게 빛나는 갑충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크다. 빅토리아의 트렁크와 거의 비슷해 보인다.

 

"뭐야. 피나 동물의 시체는 태연한 주제에"

 

"괜찮을 리가 없습니다! 참은 것 뿐입니다! 하지만, 저건 무립니다!"

 

"벌레는, 이래저래 도움이 된다고"

 

투명한 말을 하면서, 흑발 청년은 빅토리아의 등 뒤를 감쌌다.

 

"뒤에도 있으니까 말이야?"

 

침착한 목소리가 빅토리아의 사각지대에서 들렸다. 신사계 급 악센트다.

흑발 청년이, 빙글 몸을 뒤집고 한순간 빅토리아를 왼팔로 끌어안았다. 빅토리아는, 순간, 혐오감을 느꼈지만, 그럴 참이 아니라고 눌러 삼켰다. 가슴 앞에, 방패처럼 트렁크를 댄다.

크레이는, 약간 허리를 내리고, 경계하고 있다. 싸울 생각이다.

 


"요우 인형 조종사. 흡혈귀 성에서는 물 만난 물고기었네. 이번엔 증기용으로, 크게 주먹구구 해주지 않았어, 예인이라면 조금 더 궁리하라고"

 

그렇게 말한 흑발의 청년에게, 갑충에서 말소리가 울렷다. 방금전, 신사풍의 목소리다.

 

"궁리했겠지. 그래서 신작, 기계 갑충이다. 우편국 같은 놈들이 예술을 알고 있을까 보냐"

 

기분 나쁜 듯한 목소리가 울림과 함께, 몸길이가 10cm는 되어 보이는 갑충이, 더욱더 몇 마리, 벽돌 사이에서 출현했다. 이 벌레도, 방금 전 공룡 같은 것과 같은 만든 것 같다.

 

"이미 포위 했다고 우편국군. 도망칠 곳은 없어. 쓸데없는 짓은 그만두고, 이번 편지를 넘겨. 자랑인 은팔도, 이미 동력이 다했겠지?"

 

"굉장해요?"

 

빅토리아가, 갑자기 목소릴 올렸다. 흑발의 청년뿐만이 아닌, 벌레들도 쩔쩔맨다.

 

"이런 것을 통해서 대화 가능하다니... 이 기술, 가지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

 

"감동할 때냐!"

 

"여자 같은 게 기술을 평가하다니 건방지네"

 

크레이와 기계 갑충을 경유한 목소리가, 저마다 반응했다. 벌레의 말을 듣고, 빅토리아는 금색의 눈썹을 팽팽하게 치켜 올렸다.

 

'벌레, 빛 그것은 조종하는 방법, 성별과 인격 능력을 혼동하다니, 그런 편견은 용서하지 않습니다. 정정당당. 덤비세요"

 

허리를 끌어안고 있던 청년의 팔을 풀고 트렁크를 방패가 아닌 무기로서 휘둘렀다.

 

"용감한 것은 평가할 테니까, 신인 우편국 계집 군. 발버둥 쳐도 쓸데없어. 편지를 전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해"

 

주변을 둘러싼 기계 갑충은, 6개의 다리를 저마다 날카로운 발톱을 내밀었다.

빅토리아는 떨리는 듯한 무릎에 꽉 힘을 줬다. 집을 빠져나왔을 때 두고 왔을 프라이드를 버리고, 두려움을 그 아래에 눌러 감춘다.

 

"어리석은. 폭력은 단기 목표 당에는 유효해도, 장기 목표 달성에는 대부분의 경우, 장해가 됩니다. 그 정도도 이해하지 못한 겁니까. 아아, 성별의 차이를 멸시 대상으로 하는 정도의 분이었네요. 슬퍼해 드립니다!"

 

크레이가 작은 한숨을 쉬었다.

 

"말해두겠는데 인형 조종사. 이 아가씨는 안개에 해매 들어온 것 뿐이다. 아가씨도 관계없는 주제에 쓸데없는 도발 하는 거 아냐"

 

"그건 어떨까? 이 안개는 세상의 균열이야. 관계없는 것이 휘말려 들지 않아"

 

"예외는 있겠지. 가르쳐 줄까, 이번 배달처는, 그냥 남자아이다. 내용물도 시시한 거야. 세상을 부수고 싶다면, 우리 같은 것 보다 기사나 의사를 노려"

 

"자기평가가 너무 낮네, 너는. 말이야 말로, 세상을 잇는 인연이야"

 

기계 갑충이, 서서히 주변의 고리를 좁혀온다. 크레이는, 트렁크를 휘두르는 채로 굳은 빅토리아의 팔을 살짝 밀어 내렸다.

 

"나는 이틀에 한 번은 근처에서 강도사건이 일어나는 마을에서 자랐어. 우격다짐으로 상대에게는, 솔직히 상대가 가지고 싶어하ㅣ는 것을 넘기고, 좀더 중요한 목숨같은 것을 줍는 편이 현명하다고"

 

"넘기고 솔직히 돌아가 준다면, 베풀어주셔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할 수 없습니다. 진심으로, 나의 것이 아닌, 당신의 편지를 멋대로 할 수 없습니다"

 

".... 정말이지 정론이네, 미안"

 

크레이는 조금 미간을 찡그렸다.

 

"내가 어떻게 할지 판이 예산을 빼앗아 오길 바라지. 자기 부담은 봐줘"

 

크레이는 가방에서 작은 공을 꺼냈다. 스위치가 달려있다.

 

"이번 달 물과 빵만으로 지내가 되면 일생 원망할 거라고, 네놈. 알고 있겠지, 우리 일생은, 꽤 길다.... 고!'

 

흘발 청년은, 공을 벽으로 향해 던졌다. 끝에서 작은 폭팔이 일어난다.

 

"네놈! 목숨을 건 건가!?"

 

작다곤 해도, 폭격으로 혼쭐난 폐허의 벽을 무너트리기에는, 충분한 것이다.

벽은, 천천히 그대로의 모습으로 쓰러져, 그 도중에 뿔뿔이 부서졌다. 기계 갑충들에서, 파편이 비 처럼 쏟아지고, 눌러 부순다. 파괴 소리가 빅토리아의 귀를 웅성거리게 했다.

물론, 빅토리아의 머리에도, 벽돌이 부서져 떨어졌다.

빅토리아는, 트렁크를 머리 위로 올리고,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공포에 눈을 감고, 쑥 끌어당기는 감각에, 다시 눈을 떴다.

동시에,  피가, 빅토리아의 얼굴을 더럽혔다.

그녀 자신의 피가 아니다. 흑발 청년의 피다. 달아온 벽돌이, 그의 이마를 찍었다. 청년의 피는 따뜻하고, 은색의 팔도 따뜻하다. 빅토리아는 끌어안겨 있다.

 

"미안하네. 화내지 마"

 

자신이 상처 입으면서 빅토리아를 지켜준 상대다. 끌어안기는 정도로 화내지 않는다. 그저, 처음 있었던 일이라서, 심장 박동을 상대에게 들리지 않게, 뺨이 붉은 것을 들키지 않게, 그렇게 비는 것이 빅토리아에겐 최선이었다.

벽돌이 떨어지는 소리가 끊겼다. 하지만 하얀 안개에 먼지와 연기가 섞여, 주변이 잘 보이지 않는다. 기계 갑충은 쓰러졌을까.

 

"이것을 가지고, 여기서 도망쳐"

 

청년이, 빅토리아의 블라우스 주머니에, 뭔가를 밀어 넣었다.

묻지도 따질 것 까지도 없이, 뭘 부탁했는지는 알았다, 편지다.

 

"어째서? 이건 당신의 ..."

 

"당신은 신용할 수 있어. 바보 파트너가 올때 까지다. 녀석들은 내가 떠맡는다"

 

크레이의 눈동자가 똑바로 빅토리아를 비췄다.

빅토리아는, 자신의 일을, 막 만난 참인 타인에게 부탁해서 불안하지 않은지, 묻고 싶었다. 상대가 실패했을 때는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데 무섭지 않은지, 그것을 듣고 싶었다. 입으로 내기 전에, 크레이가 대답했다.

 

"내 일이니까, 쓸 수 있는 건 뭐든 쓸 거야. 잘못 선택한다면, 내 책임이다. 내가 책임지고..."

 

말하는 도중에, 크레이는 몸을 뒤집었다. 휘두른 은으로 된 팔이, 기계 갑충과 부딪쳐, 갈카로운 금속음을 울렸다. 부서진 기계 갑충이, 겹겹이 쌓인 벽돌 틈에 떨어진다.

 

"도망쳐! 당신은 관계없으니까!"

 

아까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큰 소리다. 부르짖으면서 크레이는, 벽돌을 망치 대신에 들어 올렸다. 가는 몸으로 보이지만, 대단한 괴력이다.

 

"도망쳐! 도망칠 때는 방향을 잃지 마! 무엇을 위해 도망치는가, 살아남기 위해선가 반격을 위해 선가, 그걸 생각해! 혹시 그걸 잘못해서 도망치지 못했다면 내가 책임지고 너를 처벌해!"

 

"어째서 처벌받아야  하는겁니까!"

 

책임을 진다, 라고 계속 말할 거라고 생각했던 빅토리아는, 화난 소릴 냈다.

그러면, 아까까지 굳어있던 마리가 움직이게 됐다.

노여움에 두려움이 눌려 흘러가는 타입이라고 간파된 걸지도 모른다. 우연이라는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 하지만.

 

"... 도망칠 거예요, 물론! 당신에게 휘말릴 처지가 아닌걸!"

 

고의적으로 목소리를 높게 올려서, 빅토리아는 말했다.

달리려고 한 빅토리아의 발 밑에, 기계 갑충이 한 마리, 바싹 다가와 있다.

 

"히아....!"

 

빅토리아는 비명을 삼켰다.

흑발 청년은, 그녀 쪽을 보고 위험을 깨달았지만, 달리려고 해도, 8마리의 기계 갑충들이 방해하고 있다. 빅토리아는, 푹 어깨를 늘어트렸다.

 

".... 갈아입을 옷은, 포기하죠"

 

"어이!?"

 

그녀의 중얼거림이 반정도 들린 크레이는, 빅토리아가 도망을 포기한 건가 하고 착각해, 초조하게 말을 건다.

 

"마음에 든 것 뿐이니까요!"

 

빅토리아는, 결정한 수순을 밟지 않고, 여행 트렁크를 열었다. 물론 기계 갑충을 향해서. 설치된 함정이 작동한다.

트렁크에서 불이 분출해, 주변에 하얀 연기가 채워졌다. 외교상 비밀서류 같은 것이 들어가 있는 경우에, 한순간 소각하기 위한 장치다. 갈아입을 옷이 희생되었다. 하얀 연기로, 기계 갑충의 눈을 속이는 것은 무리였지만, 붉은 시간을 끌어줬다.

달리는 빅토리아의 등 뒤로 또 폭발음이 울렸다. 크레이가 뭔갈 한건지, 그게 아니면......

그가 무사히 있기를 바라며, 빅토리아는 달렸다.

전력으로 달리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평소엔 금지돼 있다. 그래서, 이런 상황인데, 자유롭게 좋아하는 방향으로 달리는 것이 빅토리아는 기분 좋았다.

 

 

3.

 

 

안갯속을 얼마나 달린 걸까.

빅토리아는, 자신이 완전히 헤매고 있는 것을 알았다. 어디까지 가도, 폐허에서 나가지지 않는 것이다.

폭격으로 폐허가 된 것은, 마을 하나. 기껏해야 사방 100m 일 텐데.

그런데, 언제까지 걸어도 좌우는 폐허. 아무래도, 같은 곳을 당당히 돌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들어온 이상, 출구가 없을 리가 없습니다. 없습니다만...."

 

자신을 격려하기 위한 혼잣말도, 마지막에는 가늘어져 버린다.

청백으로 빛나는 안개는 사람을 삼키고 돌려보내지 않아---.

안개 낀 밤에 만난 상대를 믿지 마---.

 

"그런 근거 없는 미신에 떠는 아이가 아닙니다만, 저는, 하지만...."

 

역시나 지쳤다. 어딘가의 저택 앞 정원에, 의자가 나와 있는 것을 찾아냈다.

이제 무리다. 앉는다. 어차피 안갯속이다, 살금살금 숨을 의미가 없다. 앉아서, 심호읍을 했다. 배가 고프고, 목이 마르다.

 

"그래 그래. 그게 있어요"

 

가출에 준비해, 저녁 식사 빵을, 슬쩍 주머니에 넣어온것이다. 꺼내보면, 찌그러져 있다. 빡빡해서 먹기 힘들지만, 참고 입을 움직인다.

그리고, 빅토리아는, 빵과 함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을, 찬찬히 바라봤다.

편지다. 흑발의 청년에게, 맡은 것이다.

꾸임없는 봉투에는, 관청이나 군대에서 지급되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수신인은 마가렛 스마이스와 토마스 스마이스 .... 부부? 모자일까?"

 

중얼거리면서 봉투를 뒤집으면 송신인도 같은 성이었다. 알랜 스마이스라고 쓰여있다. 못으로 판자를 긁은 듯한, 어색한 필체였다.

유혹적인 곳에 입이 벌어져 있다. 내용물은, 역시 지급품 편지지가 4,5 장이다. 봉해져 있지 않으니까 그럴 마음이 들면 간단히 읽을수 있다.

내용물이 신경 쓰였다.

기계 장치 괴물들이 쫓는 편지다. 크레이도, 그냥 우편 배달인 일리가  없다. 감정은 믿어도 된다고 속삭이지만, 이성은, 국가의 안전을 위해 의심하라고 알리고 있는 것이다. 이 나라는 전쟁 중이다. 이 편지가, 싸움에 커다란 영향을 가져올 정보를 숨기고 있지 않아, 라고 잘라말할수 없다.-

 

"... 확인하지 않으면 안돼네요"

 

빅토리아는, 죄악감을 누르고, 손을 희미하게 떨며, 살짝 편지지를 꺼냈다. 입안에는, 아직 빵 덩어리가 남아있어 조금 숨이 막혔다.

봉투에 흩어진 빵 부스러기를, 서둘러 턴다.

편지지를 펼쳤다.

 

『사랑하는 메그, 사랑하는 토미에게』

 

당분간 읽길 계속하는 사이에, 빅토리아의 표정에 재차 죄악감이 떠올랐다. 하지만 동시에, 흐뭇하게 미소 지을수밖에 없다.

그것은, 평범한 한 병사가, 아내와 자식에게 보낸 편지 엿다.

 

『토미의 성적이 올랐다고 들어서 무척 기뻐. 나와 달라서, 토미는 머리가 좋으니까. 항상, 군대 동료들에게도 자랑하고 있어』

 

결코 능숙한 문장은 아니다. 철자를 틀린 것도 많았다. 아마, 학교에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공장인가 뭔가에서 일한 것이겠지. 하지만, 한 문자 한 문자에 애정이 스며 있다.

자식을 칭잔하면서, 이번엔 자질구레한 주의, 마마가 하는 말을 들어, 무슨 일이 있다면 널 의지하게 된다고, 남자아이의 프라이드를 키워주고 있다.

 

『이웃이 뭐라고 말해도 신경 쓰지마. 토미가 공부하고 싶으니까, 제국어도, 통용어도 배우게 해. 우리 대장이 말했어. 적이기에야말로, 상대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질투해 버려, 상대가 인간이라고 생각하면, 방아쇠를 당길 수 없게 돼. 하지만 괜찮아. 토미가 어른이 될 때는 전쟁은 끝나있어. 우린, 제국을 모두 죽여버리고 싶은 게 아니야. 서로 죽이는 것이 아닌 경쟁이라면, 상대의 말 정도도 몰라선, 이길 수  없어 』

 

빅토리아는 깊게 끄덕였다. 그녀도, 제국 연맹 강국인 프로이센의 말은, 어렸을적 부터 배웠다. 언어 재능은 있었던 것 같아, 대륙 제국 말은 더듬거리는 것까지 포함해 7개는 할 수 있다. 말은 문화의 기초로서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교섭에 필수. 뛰어난 교섭이야말로 전쟁에 승리를 가져온다고, 빅토리아의 가정교사는 가르쳤다.

 

"이 편지를 쓴 분은, 지식이나 교양은 어쨌든, 견식은 선생님에게 필적하고 있어요...."

 

뒤는, 정신없는 생각 잡담이나, 군대 동료의 소문이 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싸움에 대해서, 다. 사실이라면, 작전에 대해서나, 지금있는 장소에 대해서는 검열돼있다. 어딘가에서, 적에게 정보가 전해질지 몰라서다.

그런데, 이 편지는, 그 사라져야 할 것이,  모조리 남아있다. 소속된 부대명 이제까지 이동해온 경로, 그리고 앞으로 향할 곳.

흘려선 안 될 정보가 들어있는 편지다.

 

"역시... 크레이씨는 스파이? 하지만 ...."

 

믿고 싶지 않아서, 끝을 읽는다.

 

"뭔가요, 이건...."

 

스파이 같은 것이라는 간단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빅토리아는 깨달았다.

 

『이번 싸울 곳에서는 제국 녀석들도, 철수 하겠지. 내일, 우린, 슈라스 벌크라는 남부를 공격해. 여길 점령하면, 적은 , 우리나라를

공격하는 것이 무척 어려워질 것 같아. 슬슬 점등 시간이야. 사랑하고 있다고, 100번 반복할 시간은 없으니까, 그렇다고 생각해줘 』

 

 

"그.... 슈라스 벌크의 참극. 거기서 편지를 가지고 나오다니 무리예요"

 

"고생했어. 전장을 달려 나와서, 죽은 군대씨의 배낭에서 회수했어"

 

부드럽고 맑은 목소리가, 빅토리아의 귀를 간질였다.

 

"히야...!"

 

빅토리아는 뛰어오를 절도로 놀랐다. 실제로 일어서서, 몇 걸음 도망쳤다. 블라우스 단추가, 날아갔다. 가슴 골에 숨겨둔 초소형 권총을 잡아당긴다.

빅토리아가 총구를 들이댄 것은, 싱글벙글 웃는 맑은 금발의 소년이었다.

 

"뭐어 뭐어. 편지를 훔쳐 읽은 걸 들켜서 동요한 마음은 알지만, 그건 위험하네-"

 

북해 같은 조금 어두운 파랑으로 물든 눈동자가, 이쪽을 생글거리며 바라보고 있다.

총구를 들이대도, 이런 얼굴로 있을 수 있는 이상, 보이는 그대로 천진난만한 소년일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어느새, 제 등 뒤에!?"

 

"편지에 열중하고 있어서 말을 걸수 없을 뿐이니까 말이야. 정말이야?"

 

거짓말이다, 라고 빅토리아는 생각했다. 편지에 정신을 빼앗겨있었지만, 제대로 주의하고 있었다. 그런데, 숨어들어와 버렸다.

빅토리아는, 왼손에 스마이스가의 편지를 쥐고, 오른손으로 권총을 겨눈 채로, 격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제국의 스파이라면 즉각 항복해 주세요"

 

빅토리아의 말에 소년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겨눠진 총구 따위 모기가 앉아있는 정도로도 신경 쓰지 않는다.

 

"나는 판. 판 크라운라스.후배군은 이름을 말해줬어?"

 

흑발의 청년에게, 들었던  이름이다.

 

"당신이... 대충인 귀찮다는"

 

판이라고 이름을 댄 맑은 금발의 소년은, 조금 어깨를 으쓱했다.

 

"심한 소개를 하네에, 크레이는. 아, 눈빛 나쁜 남자 말인데, 그 녀석은 이름을 말했어? 크레이브 소릿슈. 나는 크레이라고 부르고 있으니까, 너도 그렇게 말이야. 너는....?"

 

".... 빅토리아 입니다"

 

순간 주저하면서, 빅토리아는, 솔직히 이름을 말했다. 이름만으로, 혈통을 들킬 일은 없겠지. 그리고 총구를 들이민 채로 말했다.

 

"크레이는, 판이, 나를 도와줄 거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그 판인 증거는 있습니까? 사람의 모습을 한 기계장치라는 가능성도 있죠?"

 

판이, 또 조금 어깨를 으쓱했다.

 

"너 같은 여자애가, 거기까지 의심 깊을 줄은, 이래저래 복잡한 환경에서 자랐겠네. 증거는, 이 녀석으로 어때? 너를 쫓아왔으니까, 퇴치했지만, 이 잔재는 적어도 내가 인형 조종자의 앞잡이가 아니라는 증거는 될 거라고 생각해"

 

그렇게 말하고 판은 가볍게 내밀었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움직임이어서, 빅토리아는 쏠 생각을 벗어나, 방아쇠를 당기지도, 움직이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마저 늦어버렸다. 쭈그려 앉은 판은 근처의 수풀에 손을 내밀어, 거기에 구르고 있던 것을, 빅토리아의 발밑에 내팽개쳤다. 개 정도의 사이즈인, 도마뱀이다.

 

".......!?"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고, 빅토리아는 뛰어올랐다.

도마뱀의 머리에서 흘러 떨어진 태엽을 봐선, 만든것 이라는 걸 알았다.

 

"갑자기, 위협하는 것은 그만두세요! 당신을 쏠 참이 아니었습니까?"

 

"즉, 쏘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는거네. 내심, 날 믿고있는거 아냐?"

 

"간파한 듯한 말을 하지 말아주세요....!"

 

성을 내면서도 그것을 인정하고, 빅토리아는 총구를 하늘로 향했다.

필시, 이 소년은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어째서지, 어딘가 신용할 수 없는 것을 느낀다. 빅토리아에게는 뭔가슬 숨기기 위한 미소가 분간이 돼버리는 것이다.

 

"그의 동료라고 해도, 아뇨, 그렇다면 더욱더, 스파이의..."

 

"실패한 작전의 정보라던가, 이제 와서 제국의 스파이가 가지고 싶어 할 리가 없죠"

 

판이, 또 웃는다. 계속 찡그린 얼굴이었던 흑발의 청년, 크레이와는 정반대다.

 

"실패... 에에, 그렇습니다. 그랬습니다..."

 

공격의 준비를 위해 모인 군은, 연료 탄약 창고의 폭발사고와, 거기에 이은 기습공격으로 전멸했다.

참극이 일어난 것은 3일 전이다. 군은 동요하고, 책임 전가가 이어지고 있다. 조모가 살아있다면 노성을 지르고, 선후책을 새웠겠지.

장군들의 욕지거리를 떠올리면, 가슴이 아프다. 그 회의에서, 누구도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지 않았던 것이, 집을 나온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많은 사람이 죽었다는데, 이 편지를 읽기까지, 나는, 단지 숫자라고 밖에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이 평범한 군사, 알랜 스마이스는, 그 참극의 3250명의 사망자 중 한 명이다.

아내와 자식을 사랑한, 극히 평범한 남자가 희생된 사건을, 장군들은 권력 전쟁의 도구로 쓰고 있다. 그것을 깨달은 때, 빅토리아는 사람들을 위해 뭔가를 해내고 싶어라는 마음이 재차 눈뜨는 것을 느꼈다.

 

"... 당신들은, 정말로 뭐하는 자입니까?"

 

편지에 쓰여 있는 날자는 참극의 당일이다. 편지를 쓸 수는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편 업자에게 넘기는 것은 불가능이다.

 

"크레이가 말한 대로 우편국. 물론, 그냥 우편업자가 아냐. 우리 본래 일은, 누덕누덕 기운 세상의 연결을 강하게 하는 거야"

 

곤란한 얼굴의 빅토리아를, 생글생글 바라보면서, 판은 근처에 있는  의자를 끌어당겼다.

 

"너도 앉아. 설명해 줄게. 크레이는, 어차피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지? 그는, 말하는 게 어려운 의식이 있는것 같으니까 말이야. 아, 어때, 이거?"

 

이번엔 어디 선가도 아닌 곳에서 수통을 꺼냈다. 컵까지도 있다. 마치 요술쟁이다.

판은, 좋은 냄새가 나는 차를, 수통에서 컵에 따랐다.

빅토리아는, 자신이 목이 말랐던 것을 깨달았다. 아까 먹은 빵 덕분에, 입안의 수분이 사라졌다.

총을 가슴골에 집어넣고, 빅토리아는, 허리를 내렸다. 방심은 하지 않을 생각이지만, 냄새가 너무나도 유혹적이었다.

 

"고약하지 않은 냄새입니다만, 좋은 찻잎을 사용하고 계신 모양이네요. 그렇다고 해도, 수통에 들어가 있는 차가 이렇게 따뜻하다니...?"

 

"이 수통의 보온성능이 특별한 거야. 독은 들어가 있지 않으니까 안심해"

 

"이런 것은 의심하지 않습니다만"

 

빅토리아는, 손을 뻗어, 차를 입에 머금었다. 맛있는 차는 마시는데 익숙해진 빅토리아지만, 이것은 월등히 맛있다. 하지만 찻잎을 특정하기 전에, 컵의 감촉이 신경 쓰였다.

 

"신기한 소재네요. 금속도 나무도 아냐. 물론 도기도 아니네요"

 

"플라스틱이라고 하는 거야. 이 세상에서는, 아직 발명되지 않았을 지도"

 

"... 이 세상에서라는 것은, 무슨 의미입니까?"

 

판은, 생글생글 웃고 있다.

 

"말 그대로의 의미야"

 

판은, 크게 손을 펼치고, 빙글 돌았다. 세상이라는 것은, 무엇이든 전부라는 의미라고, 몸을 돌려서 표현한 것이다. 아무것도 없었던 손안에, 작은 공이 출현했다. 역시, 이 소년은, 요술쟁이인 모양이다.

청백으로 중앙이 나뉜 작은 공에는, 그물 같은 금이, 그물망이 그어져 있다.

 

"이 세상에는, 균열이 생기는 일이 있어서 말이야. 내버려 두면, 세상은, 떨어져 나와, 그리고 사라져버려. 그렇게 되지 않게, 균열을 메우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우리. 균열을 크게 만들고 있는 것이, 그 녀석들"

 

발밑의 도마뱀을 가리켰다. 아까는 갑작스러워서 놀랐지만, 뱀에 비하면, 도마뱀은 훨씬 났다.

빅토리아는, 찬찬히 그것을 바라봤다. 입에서는 어지러운 태엽이나 널판지 용수철, 슬러넘친 톱니바퀴 이외엔, 생물로 밖에... 아니 정말 시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당신이 말하고 있는 것은, 의미가 전혀 이해할수 없습니다"

 

"모르겠네. 다원 세계라던가 시간 선이라던가, 개념이 발명되지 않았는걸. 그러니까 이해는 하지 않아도 좋아. 그냥 믿어. 현실이라는 건 말이야, 빅토리아.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계속 부서지기 쉬운 거야. 오늘은 어제와 같지 않고, 내일은 오늘과 같지 않아. 안개마저 개인 건너로 빠져나가 보면, 믿고 있던 것과 다른 풍경으로 변해있거나 할지도 몰라"

 

"... 그렇네요. 정말이지 그 말대로"

 

이 수일간의, 자기 신변의 격변을, 빅토리아는 뒤돌아보고, 자연히 수긍했다.

하지만, 판은, 미소 지으며 머리를 좌우로 저었다.

 

"빅토리아가 떠올린 건, 사랑하는 사람이 사고로 죽어 인생이 크게 변했다던가, 그런 이야기죠? 그것도 확실히 중대하지만 말이야. 내가 말하는 것과는 달라. 빛나는 신비한 안개나, 어둠처럼 검은 증기와 같이, 괴물이 들어와서, 문자 그대로 세상이 찢어져 변해가는, 그런 거야"

 

뭔가, 바보 취급당하는 기분이 들어, 빅토리아는 미간을 찡그렸다.

 

"증기기관으로 움직이는 거대란 공룡이 인간을 사냥하는 일상이 방문한다,고 말씀하시는?"

 

"있을 수 있네. 내일 런더니아는, 기계장치의 중생대일지도 몰라"

 

빅토리아가 농담으로 말한 말에, 미소를 지운 판이 끄덕인다.

 

"찢어버리려고 하는 연중이 있고, 그걸 방해하는 우리가 있어. 물론, 상대가 성실하지 않으니까 말이야. 우리도, 어딘가의 세상에서 흘러넘친 것을 주워진, 흘러넘친 사람이야 . 조금 별난 특기를 가지고 있지만 말이야. 조금 같은 게 아니야 동업자도 있어. 악에서 사람들을 지키는 기사나, 대부분의 병을 치료하는 의사씨 같은 거, 대단하지. 우린, 보내지 못한, 쓰지 못한 편지를 전할 뿐인 수수한 일이야"

 

".... 그래서, 당신들은 우편국이라고 불리고 있어?"

 

"예스. 네. 그 말대로"

 

"웃기지 말아 주세요!"

 

빅토리아는, 눈앞의 테이블을 탁하고 쳤다.

 

"그렇다면, 어째서 아버지나 할머니에게서, 제 앞의  편지를 전해주지 않은 건가요!"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어서가 아냐? 빅토리아짱은, 확실한 사람이니까"

 

천연덕스럽게 말해서, 빅토리아는 말문이 막혀, 얼굴이 붉어졌다.

 

"... 죄송합니다. 조금, 이성을 잃었네요...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라고 해서. 대체 누가 세상을 찢으려고 하고, 누가 이어 맞춘 다는 건가요? 악마입니까? 신이라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렇다면, 당신들은 천사인가 뭔가?"

 

판이, 눈을 가늘게 떴다. 차갑다. 어둡다. 크레이 같이 눈빛이 나쁜것과는 다르다.

 

"적어도, 너희 교회가 말하는 신이 아니네. 그래도 말이야, 세상을 찢으려고 하는 그 녀석들이 악이고, 이으려고 하는 우리가 선으로 정해진 것도 아니고"

 

미소 지으며, 판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한다. 빅토리아는 말을 잃었다.

 

"하지만 ,크레이의 선의는 믿어도 좋아"

 

재차, 판이 웃는다.

 

"그의 동기는, 속죄니까 말이야. 나와는 달라"

 

뭔가를 갚으려 하고 있어? 세상을 지키는 것으로? 흑발의 청년이, 자신의 죄 때문에, 이 세상에 있을 리 없는 편지를 전하려고 있는 것이라면, 그런, 판, 당신의 동기는? 그런 의문이, 빅토리아의 뇌리에 떠올랐다. 하지만, 그 이전에, 또 하나 신경 쓰이는 것이, 그 의문을 눌러 흘려버렸다.

 

"...  그래! 그 예요! 도와줘야! 이런 곳에서, 차 같은 거 마시고 있을 상황이 아닙니다!"

 

빅토리아는, 당황해서 일어섰다. 손에 든 컵의 내용물을 한번에 마셔 버리고, 내동댕이치는 듯이, 테이블에 두었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쓸데없는 노력을 낭비하는 건 싫지만, 후배를 돌보지 않을 정도로 박정하지도 않아. 제대로, 손은 써뒀어"

 

판은, 정원 구석 안개의 일각을 보고, 빙그레 웃었다.

 

".... 유도해뒀으니까"

 

그리고 안개가, 갈라졌다.

그녀가 있는 위치에서 조금 떨어진, 넓은 도로 거의 중앙. 거기에 이변이 생겼다.

빅토리아는 뭔가의 착각이라고 생각했다. 두꺼운 유리에 망치를 두드리는 듯한 사는 금이, 갑자기, 허공에 생겨난 것이다.

다음 순간, 금이 퍼져 가루로 부서져, 흑발의 청년이 별안간 튀어 나왔다. 지면에 어깨부터 굴렀지만, 어떻게든 낙법을 취해, 돌길 위를 굴렀다.

 

"크레이!?"

 

빅토리아는, 이름을 불렀다. 청년이 튀어오르는 듯이 몸을 일으켜, 뒤돌아봤다.

 

"왜, 당신이 여기에 있어!"

 

엄하게 꾸짖는 듯한 노성을 지르는 소리. 방금 전 해어지기 전과는 조금 달랐다, 초조함이 번진 목소리.

 

"내가 말려서야. 자기가 미끼가 돼서, 이 사람의 안전을 확보하려고 했죠. 안 되죠. 항상 말하고 있잖아. 과도한 자기 희생은 의미 없어"

 

판이, 낄낄 웃었다. 크레이의 얼굴이, 분노로 붉게 물들었다.

크레이에게, 반론할 여유는 없었다.

방금 전, 마치 유리가 갈라지는 듯이 부서진 빛나는 안개가, 더욱더 크게 파괴된 것이다.

하얀 안개 건너에, 검은 연기 같은 소용돌이로 채워졌다. 이상한 공간이 틈으로 살짝 보였다.

이상한 증기가, 빅토리아의 전신에 불어왔다. 그것은 검은 연기가 아닌, 증기다. 통상의 증기보다도, 아득히 높은 에너지를 숨긴, 어둠의 증기.

거기서, 거대한 턱이 튀어나왔다.

기계장치 공룡이, 크레이를 쫓아 출현한다. 아까, 목을 날려버린 것 보다는, 한차례 작다. 그대로, 턱은 크레이의 허리를 뚝 하고 물어뜯겠지.

자신은 도망가야한다고 빅토리아는 생각했지만, 경솔하게 도망치면 저 어금니가 이쪽을 노리는 건 아닌가 하고 생각해서, 의자에서 일어날 수 없다.

그런데 판은, 대수롭지 않게 공룡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잠깐! 판씨!"

 

역시나 빅토리아도 목소리를 올렸지만, 판은, 빙긋 웃고 그녀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그 손안에, 어느샌가 길이는 10cm 직경 20cm 정도의, 금속 원통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디에 숨겨서 가지고 있었는지. 역시 요술쟁이다.

 

"크레이 가지고 와줬어, 휘증 실린더. 알고  있어? 이게, 우리 지국의 다음달 다시 다음달의 예산을 다 써버렸으니까"

 

금속 통을, 집게손가락으로 붙잡고 흔들흔들 흔든다.

 

"이쪽으로 넘기고, 그 아가씨를 데리고 도망쳐! 한 마리가 아냐...!"

 

"어라 정말. 그걸 빨리 말해줘"

 

조금 다가가면서, 증기용이, 쿵 하고 앞에 나왔다. 아무래도, 무릎이 무서진 것 같다.

그 거체가 전진한것 만으로 틈이 생겨서, 더욱더 한 번 더 공룡이 모습을 드러낸다. 3개의 뿔을 갖춘 4개의 다리로 성큼성큼 걷는 공용이다. 생물 교과서에는 초식이라고 쓰여 있었지만.

 

"... 에초에 만든거니까요.... 두분다 도망쳐요!"

 

겨우 빅토리아도, 공포심이라는 주박을 물리쳤다. 하지만, 그 목소리에, 3개의 뿔을 갖춘 증기용이 반응한다.

 

"아, 이쪽 이쪽 용군"

 

판이, 경쾌한 스탭을 밟았다. 창끝을 바꿔, 뿔용이 돌격 자세를 취한다.

육식용에 쫓기는 크레이가, 그곳으로 몸을 날렸다.

 

"한 발으론, 어느 한쪽 밖에 시말 할 수 없어. 2개 내놔"

 

등을 맞대고, 공룡을 노려보는 채로, 판을 보지도 않고, 크레이가 손을 내민다.

 

"그런 예산, 있을 리가 없겠죠. 한 발로 2개 치워줘"

 

"하아!? 억지 부리지마! 어쩌란 거야!"

 

그런 둘의 대화에, 또 한 명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정리해 줬겠다! 귀중한 인형을 쓸데없이 보내주고! 이번에야말로! 압도적인 전력으로, 네놈들을 뭉개주지!"

 

신사풍 말은 죄다 잊어버렸는지 인형 조종사라고 불리고 있던 남자의 목소리다. 뿔용의 턱 근처에서, 목소리가 울린다.

허공에 열린 검은 증기 구멍에서, 더욱더 또 한 마리, 육식공룡이 나타난다.

그것을 보고, 판이, 질린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겁먹은 것은 아니다. 질렸다.

 

"... 저기, 인형 조종사. 전력이라는 건 말리야, 제대로 쓸때야 말로 전력을 발휘 가능한거. 알아? 수를 갖춰도, 놀게 놔둬선, 전력이라곤 말할 수 없어"

 

"이 몸에게, 이 정도의 수를 조종할수 없다고....!"

 

마지막까지 말을 끝내지도 못하고, 판이 처음으로 진지한 표정을 보였다. 화려하다고 해도 좋을 포즈로 공격태세를 취했을 때, 그의 양손에 셀 수 없을 정도의 얇은 포로 된 손수건이 흘러넘쳤다.

바람이 불어서, 그 포를 흩뿌린다. 극채색의 회오리가 생겨난 듯하다. 허공을 춤추는 포가, 증기용들의 눈을 덮어 가렸다.

 

"카메라를 막은 정도로 도망치게 둘까!"

 

증기용에서 인형 조종사의 목소리가 울렸다. 쿵 하고 뿔용이 움직인다. 동시에 최초의 육식공룡이 다른 위치로 돌아가려고 해서, 밸런스를 무너트렸다.

 

"네 네-에, 이쪽이에요"

 

떨어진 위치에 있던 빅토리아도, 판이 어느 사이에 움직인 것인지, 볼 수 없었다. 판이, 마지막으로 나타난 증기용의, 다리 사이에서, 우아하게 인사하고 있다

거기에, 목소리만을 의지해, 남은 두 마리가 끼어든다. 발끈해있다.

머리 3개의 용이, 판의 모습을 덮어 가렸다. 거체가 뒤엉켜서, 서롤 밀어 쓰러트린다.

 

"이것 봐? 나머진 쏴줘, 후배군"

 

"시끄러. 내 시야까지 막았잖아!"

 

"내가!!"

 

빅토리아는 크레이의 오른 주먹을 뒤엉켜버린 세 마리에게 향했다.

다음 순간, 은색의 빛이 주변을 채우고, 괴물들은 급소를 날려버렸다.

이 싸움에 가담한 빅토리아는 승리의 맛을 알았다.

 

 

4.

 

(헤어지기 전과, 뭔가 인상이 다르네, 이 아가씨)

 

하고, 크레이는 생각했다.

 

"... 너, 뭔가 말했어? 설마, 또 약이라도 탄 거 아니겠지?"

 

판에게, 속삭인다.

 

"말했지, 탔지만 말이야. 오히려 말하고 싶은 걸 말해서,  이래저래 개운해진 거 아니야?"

 

판은 잘됐구나 한 얼굴로 말한다. 주변에서는, 빛나는 안개가 옅어지기 시작했다.

크레이와 판 우편국 두 사람이 존재하기에는 충분하지만, 증기용처럼, 이 세상의 법칙을 흔드는 괴물이 나오기에는, 이미 세상의 균열은 너무 좁은 모양이다.

주변이 어둠으로 채워지고 있는데, 소녀의 주변 만은, 어째선지 밝은 인상이 있다. 달빛에 비친다는 것보다, 그녀 자신이 태양으로 느껴지게 하는 밝기다.

빅토리아라는 이름의 소녀는, 당당한 태도로, 둘을 바라보고 있다.

 

"이 편지의 수취인이, 이 마을에 살고 있다면, 레가렌스 마을에 세워진 일시 주거에 있을 것입니다. 제가 안내하죠"

 

소녀는, 편지를, 권총과 같은 곳에 넣었다. 크레이에겐 손을 대고 싶지 않은 장소다.

 

"우리만으로도 갈 수 있어. 그 녀석을 내놔"

 

무뚝뚝하게 말하고, 크레이는, 위협하는 듯이 오른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빅토리아가 되둘려준것은, 압도적인 위엄을 품을 미소였다.

 

"당신들에게는,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협력해주셔야 겠습니다"

 

"하아?"

 

무슨 말을 하고 있어, 라고, 크레이는 노려봤다. 하지만, 소녀는, 조금도 기가 꺾이지 않는다.

 

"당신들에게는, 정말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3마리의 괴물을, 한번에 시말하는 방법이라던가. 당신이 말한 듯이, 도망칠 방향을 착각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니까, 책임지고 처벌해 주시길 원합니다. 의지할 수 있는 분에게는 의지해야 하는 것, 틀림없습니까?"

 

공교롭게도, 무엇을 어떻게 말해도, 받아 들여선 안될 사정이 있다. 사성이라고 할까, 받아 들일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우리 둘은.

그래서, 크레이는, 다른 쪽을 향한 채로 어깨를 으쓱했다.

 

"네가 뭘 말하는지 깔끔하게 몰라"

 

눈을 맞추고 있으면 그대로 그녀에게 빨려들어, 수긍해버릴 것 같이 느껴졌다.

소녀는, 침착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말은 유창합니다만, 당신은, 우리나라의 시민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해할 수 없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만, 저는...."

 

부들부들 소녀의 몸이 무너져 내렸다.

 

"어, 어이...!?"

 

크레이는 당황해서 그녀를 끌어안았다.

 

"겨우 효과가 나타났네"

 

판은, 방금 전 수통과 컵을 회수했다. 어디에서도 아닌, 선명하게 사라져 버린다.

 

"약을 탄 건 이거냐"

 

크레이의 물음에 판은 가볍게 수긍했다.

 

"눈이 뜨면, 요 한 시간 정도는 잊어버릴 거야. 하지만 ,방금 결의나 교훈은 남아있지 않을까나"

 

그렇게 말하면서, 판이, 그녀의 가슴골에 손을 집어넣는다.

 

"어어어어, 어이이이? 너"

 

크레이의 목소리가 높아지는데도 상관없이, 여기저기 뒤적인 판은, 빅토리아의 가슴골에서 편지를 꺼냈다.

 

"회수는, 내가 메인이라서 할 일이 없었죠. 너는 정에 흘러가기 쉬우니까, 그 근처를 향하지 않네에"

 

판은,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그가 애용하는 코트와 비슷할 정도로, 새하얀 얼굴이다.

 

"시끄러워. 방금, 불필요하게 길어, 손을 집어넣는 게!"

 

크레이가 노성을 지르면, 후드의 귀 모양 돌기까지 곤두선것 같다.

 

" 부수입 부수입. 역시나 국모님. 풍만하게 있으시네에. 뭐어, 이대로 그녀어게 전해줘도, 괜찮았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말하면서, 판은, 편지를 배달담당 크레이에게 내밀었다. 낚아채는 듯이 빼앗아, 크레이는 그것을 우편가방에 넣었다. 넣으면서, 미간을 찡그린다.

 

"어이, 이 아가씨가 배달처라니 무슨 의미야. 수신인이었던 건 아내와 자식 뿐이라고... 그러고보니 인형 조종사도 묘한 말을  했지만. ..."

 

"빛나는 안개는 세상의 균열. 관계없는 사람이 해매 들어올 리가 없어. 거기에, 네 권능은, 여기가 배달 터라고 지정하고 있죠?"

 

판이 말한 권능이란 영원의 오후 숲에 사는 자들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힘에 대해서다.

대강, 크레이와 판처럼 변변치 못한 것 밖에 없다,

 

"지금은, 이지 그 감각은 없으니까. 다른 곳에, 배달처가 있는 느낌이 들어"

 

크레이의, 머리 중심에 날카로운 고통이 있다. 가볍게 밀리는 듯한 감각. 다른 곳으로, 크레이를 밀어내려고 하고 있다.

 

"즉, 그녀가 읽길 끝냈다, 즉 배달은 끝났으니가 권능의 감각이 사라진 거겠죠. 다른 배달처가 출현했다는 것. 서두르자, 읽어주지 않으면 돌아갈 수 없어"

 

"그러네, 오늘은 지쳤다. 빨리 끝내자.... 예산을 매우는데 알바하는 것도 생각해야하고"

 

 

 

잠든 소녀를 옆에 있는 의자에 앉히고, 두 명의 우체부가 안개로 사라져 간다.

 

 

 

 

 

 

 

그 수시간 후, 순찰 경관이 잠들어 있는 공주님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게 된다.

빅토리아는 자신이 태어나 자란 궁전으로 돌아갔다. 가출 사실은 없었던 것이 되었다.

그 후 그녀를 시중드는 사람들은, 소녀가 불과 하룻 밤만에, 몰라볼 만큼 성장을 이룬 것에 경희하게 되었다.

위대한 조모의 이름을 이어받아, 그 조모를 뛰어넘어 엥그리아 역사 최대의 명군이라고 까지 칭찬 밭은 빅토리아 3세는 이날부터 10일 후에 즉위 해, 길게 이어온 전쟁을, 그후로 반년만에 끝내게 되지만 .....

그것은 또한, 다른 편지에 쓰일 이야기다.

 

제 3화, 귀족의 의무 끝

 

 

 

 

 

 

 

 

 

 

 

 

 

 

 

 

 

 

 

 

 

 

 

 

 

 

 

 

 

 

 

제 4화 바퀴벌레의 카지노

 

 

 

 

 

 

 

 

 

 

 

 

 

 

 

 

 

 

 

 

 

 

 

 

 

세상 밖에 있는 영원의 오후 숲과,

세상 안에 있는 지하 미로를,

하얀 안개가 잇는다 ---.

 

 

 

 

 

 

 

 

 

 

 

 

 

 

 

 

 

 

 

 

 

 

 

 

 

 

 

 

 

 

 

 

 

 

여긴 오래된 마을이지만, 지하에는 더욱더 오래된 마을이 채워져 있다,

고대의 공화국에서 그리고 교국에서 왕국이라는 역사가, 계속 겹겹이 쌓여 있는 것이다.

다른 지구라면, 로마라는 이름으로 불릴 마을이다.

지하에 채워진 유적의 일각에서, 10명 정도의 남자들이, 흙덩이를 파거나, 돌길의 흔적을 뒤집고 있다.

그중 한 젊은 남자가, 끝에 이가 빠진 도기 접시를, 지면에서 파냈다.

 

"우두머리, 이 정도인 편이, 유물 같아서 관광객이 기뻐해"

 

"그런가, 그런 건가"

 

남자들의 장사는 유물 줍기다. 지하도에 구르고 있는, 학술 가치도 없는 미술품으로서도 쓰레기인, 태고의 식기나 장신구를 관광객에게 팔고 있다. 제국연맹과 왕국연합의 전쟁이 시작하고, 3년하고도 9개월이 돼, 광관객의 수는 줄었지만, 아직 이 일로 먹고 살고 있다.

 

"어이, 벌써 이런 시간이라고. 지면 위에선, 벌써 완전히 해도 졌어"

 

남자 중 한 명이, 아주 낡은 회중시계를 보고 말했다.

 

"슬슬 끌어올릴까. 위에서 팔아볼까? 그게아니면....?"

 

남자들은 얼굴을 마주 봤다.

 

"괜찮지 않을까, 거기서"

 

제일 나이를 먹은 남자가 말하면, 남자들은 끄덕이고, 줄줄이 걷기 시작했다.

 

"뭐야 이거, 신기하네"

 

전방에, 안개가 감돌고 있다. 지상에서 흘러들어온 것일까.

하지만 특히 문제없다. 걷는데 익숙해진 지하도다. 석유등도 있다.

안개 속을 걷는 사이에, 서로의 모습이 모이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외길이라 해매 진 않는다.

그런데, 안갯속을 지나는 사람수가 어느샌가 두 명 늘어있다.

마지막에 있던 남자는, 물론 아무도 앞지르거나 하지 않는다.

 

"저기 저기, 바퀴벌레 카지노는 여기서 괜찮아?"

 

늘어난 한 명이 말했다.

밝고 태평한 어조다. 낮게 흐르는 시니컬함을 알아차리는 인간은 얼마나 있을지.

그래서, 말을 건 남자도 태평하게 대답했다.

 

"아아... 뭐야, 너? 신입인가?"

 

방문한 실루엣은 화사한 체격으로, 아무래도 소년 같다. 맑은 금발이다.

금발의 소년 옆을, 흑발의 청년이 걷고 있어서, 대답을 한 것은 그쪽이었다.

 

"아니, 조금 멀리서 왔다. 소문을 듣고, 지하의 비밀 카지노를 시험해보고 싶어서 말이야"

 

흑발 쪽이 조금 체격이 좋아서, 목소리가 낮았다.

 

"비밀 카지노라니 대단한 것도 아냐. 자하에 살고있는 친척없는 꼬맹이들이, 밥을 먹기 위해 하는거야. 너무 억지 부리지는 마"

 

"꼬맹이들이라고 해도, 얕보면 안돼네. 리더인, 손가락 자르는 앨리스는, 우리가 한꺼번에 덤벼들어도... 이런, 도착했다고"

 

구불구불 구부러진 지하도를 더듬어, 가는 길 커다란 문으로 막혀있다.

 

"아아, 마침 안개도 개였네.... 너희, 경찰의 끄나풀 아니지?"

 

유물 줍는 남자는 조금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확실히 보이게 된 금발의 소년과 흑발의 청년이, 제복 같은 복장을 걸치고 있어서다.

 

"그렇다고 해도, 솔직히 끄덕일 거라고 생각해? ... 아팟"

 

금발의 소년이, 놀리는 듯한 대답을 해서, 낮은 목소리인 흑발에게 맞았다.

 

"물론, 아냐.... 우린 우편국이다"

 

흑발의 청년이 말했다, 그때였다.

 

"어서 오세요!"

 

젊은 아가씨들이 뛰쳐나와, 남자는, 낯익지 않은 2인조 따위 어찌 되든 좋게 됐다.

 

"오늘은 이 녀석으로 놀아준다고"

 

이 카지노에서는 주운 유물을, 갬블용 칩으로 교환해주는 것이다.

모두, 우르르 안으로 들어간다.

금발의 소년과 흑발의 청년도, 유물 줍는 남자들에게 섞여 통칭 바퀴벌레의 카지노에 슬쩍 들어갔다.

 

"헤에, 생각한 것보다 훌륭하네"

 

금발의 소년 쪽이, 호기심으로 눈을 반짝이고, 고대의 유적을 이용한 즉석 카지노를 두리번 두리번 둘러본다.

 

" 마음 편히 구경할 때야, 판"

 

흑발 쪽은, 그 옆에서, 못마땅한 것을 꾹 눌러 참는 듯한 얼굴이 돼있다.

 

"여기 보스가, 전달 처인 앨리스 인건가?손가락 자르기라니 위험한 이명이네"

 

품평하듯이, 흑발의 청년은, 천천히 카지노를 둘러봤다.

지하에서, 비합법으로,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이 멋대로 열고 있는 도박장이다.

쓰고 있는 테이블도 의자도 어딘가에서 주워온 것이고, 빛은 랜턴에 촛불. 너무 품질 좋은 것이 아니라 주변에는 연기와 악취가 자욱하다.

대가족 식탁 정도의 테이블이 5개 정도 있어 저마다 주사위나 카드를 쓰는 갬블을 하고 있다.

손님도, 결코 부자론 보이지 않는다. 홈리스 같은 사람이나 유물을 주울 것 같은 하루 벌어 살 것 같은 출세 못 한 남자들이다. 정말 약간의 소액 교환에 일희일우하고 있다.

 

"진짜 카지노라면, 프로페셔널인 딜러가 카드나 주사위를 조종하고, 피부를 노출한 미녀가 술을 가져오지만"

 

흑발의 청년은, 말 만큼은 기분 나빠 보이지 않는다.

 

"이봐, 할아버지는 술 마시면 안돼. 이쪽으로 하세요. 건강에 좋으니까"

 

그런 말을 하고 있는 에이프런 차림의 여자아이도 있다.

금발의 소년 --- 판은, 테이블 하나에서, 두 번 정도 승부를 하고 바로 돌아왔다.

 

"카지노는 비교적 너무 건전하네. 테이블이 완전히 아마추어고. 단순한 사기도 간파 못 해. 손님도 물러. 져주기 없는데, 손자에게 용돈 주는 할아버지 같아. 너라도 이기는 거 아냐, 크레이"

 

판의 손이 목 언저리에서 팔랑거리면, 마술처럼 게임에 쓰이는 카드가 나타났다.

 

"어이. 사기 친 거 아니겠지. 상대는 어린애라고"

 

흑발의 청년 -- 크레이가 눌러 죽인 목소리로, 판의 멱살을 붙잡는다.

 

"걱정한 모양이네, 후배군. 한푼도 벌지 않았으니까. 기부하고 왔어. 그렇다고 해도 쿠쿠에 얏시이에 스컬 엔드 로즈에 바이바이 같은 게 모여있지만.... 바퀴벌레 레이스가 눈에 띄지 않는데. 왜 통칭이 바퀴벌레의 카지노 일까?"

판이 물으면, 크레이는, 점점 떨떠름한 얼굴이 돼었다.

 

".... 이 아이들을 바퀴벌레라고 부르는 변변치 못한 녀석들이 있어서다"

 

3년 9개월 동안 이어지고 있는, 대륙을 2개로 나눈 대전쟁에, 이 오래된 마을을 수도로 하는 나라도 참전했다. 덕분에, 아버지나 어머니를 잃은 아이들이 늘었다. 집도 없이, 다른 사람의 음식을 빼앗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을, 바퀴벌레라고 이름 붙이 연중이 있는 것이다.

판은, 싱글벙글 웃으면서 잡담하는 어조로 말했다.

 

"어쩌다 운이 좋았던 덕에, 자신에게 집과 직분이 있다고, 타임을 내려봐도 좋다고 생각하는 인간이 있네에. 자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해, 후배군?"

 

 

"내가 알까 보냐. 그리고, 슬슬 후배라고 말하지 마, 이제 곧 1년 이라고, 내 경력"

 

 

침이 튈 기세로 크레이가 말했을 때였다.

카지노 문이, 날아갔다.

 

"꼬맹이들! 오늘이야말로 구분을 지어 주겠어!"

 

더러운 노동복을 걸친 억세 보이는 남자들이 10명 정도 밀어닥쳤다. 어느 녀석이고 인상이 나쁘다. 나이프를 번쩍이는 사람도 있다. 갱 일당이다.

여자아이들이 비명을 지르고, 주변의 누군가에게 달라붙었다.

금발인 판에게도, 술을 나르는 여자아이가 매달렸지만, 그는 스르륵 몸을 바꿔 흑발인 크레이에게 밀어 붙여버렸다. 여자아이는, 마술에 속은 듯한 얼굴이지만 어느 쪽이라도 괜찮은지 그대로 끌어안는다.

내리눌리면 에이프런 아래의 풍만함은 의외로 컸다. 하지만, 크레이는, 그 부드러움을 두 팔로 느껴도, 붉어지지 않는다. 무연하게 있는다.

비명을 지르는 여자아이들에게 질질 끌려 노인 손님들이 벽 구석으로 옮겨간다.

대신, 주사위 흔들기나 카트 배분을 담당하고 있던 딜러 남자아이들이, 욕설을 퍼부으며 방 중앙으로 뛰어들었다. 곤봉이나 쇠망치를 무기로 손에 들고 있는 아이도 있다.

 

"헤에, 이건 제법"

 

판은, 재미있는 듯이 중얼거렸다. 크레이는, 점점 무뚝뚝해진다.

카지노 측의 비명에 욕소리, 뛰어들어온 갱 측의 노성에 위협. 소란스러워서 참을 수 없다.

 

"시끄러워, 조용히 해!"

 

갱 선두에 서 있는 수염이 덥수룩한 커다란 남자가 천장을 향해 피스톨을 발사했다.

탄이 박혀, 산산 조각난 파편이 떨어진다.

 

"알겠냐! 여긴 카다몬 일가의 세력권이다"


"땅 위의 결정이라고, 알바 없어!"

 

딜러를 하고 있던 남자 아이들 중 하나가 화난 소리로 돌려준다.

 

"시끄러! 지상도 지하도, 하늘 위 까지 우리 세력권이다! 나갈 놈은 나가!"

 

"그라믄, 하늘 위 꺼정 징수하든가! 하늘님 있는 데 꺼정 댕기와!"

 

남방 대륙의 사투리지만, 시원하고 늠름한 목소리. 말이 끝나지 않는 사이에, 은빛이 날았다.

피스톨을 잡은 손에 닿는다.

 

"부갸아아아"

 

두꺼비가 밟혀 죽는 듯한 비명을 지르고, 수엽이 덥수룩한 남자가, 총을 떨어트렸다.

 

"앨리스 누나!"

 

"역시 앨리스짱"

 

"나왔다, 손가락 자르기다!"

 

카지노 측 아이들과 손님이 환성을 지르고, 갱들이 증오의 눈을 향한다.

그 시선 끝에 서 있는 것은 손가락 떨어트리기 같은 위험한 이명에 어울리지 않는, 아름다운 소녀다. 아직 16세나 17세 정도지만. 남자용 옷을 입고 있어선지, 발달한 바디라인이 눈에 띈다. 소매도 옷단도 짧아, 조금 검은 피부에 늘씬하게 뻗은 팔다리를 드러냈다. 느릿하게 굽이치는 검은 머리를, 뒷머리에서 꽉 묶고 있다.

여자아이로서는 조금 커다란, 손에 쥐고 있는 것은, 기묘한 무기였다.

대충 말하자면, 직경 30cm 정도의 금속 고리에, 수 미터 이상의 가는 체인이 묶여있는 것이다. 물론, 녹색 고리는 날카롭게 연마한 검이 돼 있다.

 

"과연. 집게손가락을 자르면 방아쇠를 당길 수 없어. 엄지를 자르면 나이프를 쥘 수 없어... 죽이기 전에 상대에게 이길 궁리인가. 대단한 아가씨야. 실력도 상당하네"

 

중얼거리는 크레이의 얼굴을, 그에게 달라붙어 있던 웨이스트리트 여자아이가 올려봤다.

 

"오빠, 잘아네. 엣 헤헤. 앨리스는 정말 착한 아가씨인 모양이야. 하지만, 우리를 위해..."

 

웨이스트리트 여자아이가, 기쁜 듯이 말한 때다.

오른손을 누른 채로, 구부리고 있던 수염이 덥수룩한 남자가, 총을 버리고 일어섰다.

 

"위험해 위험해. 하지만 말이야, 어찌 올지 알면, 막을 수도 있다고"

 

수염 덥수룩한 남자는, 오른손을 내밀어 보였다. 손가락이, 철제 방호구로 덮여있다.

손가락 떨어트리는 앨리스라는 이명이 될 정도니까, 그거야, 예측도 가능하겠지.

앨리스는 크게 혀를 차고, 다시 한번 수염 덥수룩한 남자를 노려봤다.

 

 

"죠반니! 카다몬 일가의 세력권이라고 잘도 말해줬당겨. 여긴, 카다몬도 아레스타도, 어느 세력권도 아녀!"

 

"하하앗, 그거야 어제까지의 이야기다. 네놈이 의지하고 있는 아레스타 할멈은 돈으로 굴렀다고. 경계선을, 개선 길 까지 내려줬어"

 

".... 젠장. 멍청히 어른이 말하는 걸 믿은 내가 바보였데이!"

 

여긴, 2인조 갱의 경계선 위에서 해왔다.

하지만, 뭔가 괘씸함이 생겨 매수당해, 깔끔하게 손바닥을 뒤집었단 것이다.

 

"역시나. 모두, 어른은 거짓말쟁이여. 자신의 형편 밖에 생각하지 않혀. 믿지말여"

 

앨리스가, 동료들에게 소리 지른다. 아이들은 끄덕이고, 슬쩍 도망치려고 한 손님들의 얼굴이 나빠 진다.

 

".. 그런 말을 하고 있지만, 너희도 슬슬 어른 아냐?"

 

판의 시선은, 앨리스의 꽤 풍만한 가슴 가에서 얼굴로 흘렀다.

그녀의, 두꺼운 미간에 야무진 눈매는 남자다운 늠름함이 흘러넘칠 듯이 빛나는 두꺼운 입술은, 커다란 꽃을 피우려 하고 있다.

 

"보는 데가, 아저씨의 눈이네. 역시나 선배"

 

"객관적인 관찰이야, 이건"

 

크레이와 판이 속삭인다. 웨이스트리트 소녀는, 머리 위에서 주고받는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갱들을 노려보고 있어서다.

 

"오늘은, 군의 매각으로 이런 걸 준비했다고, 앨리스!"

 

죠반니라고 불린 남자가 신호 하면, 카타몬 일가의 갱들이 좌우로 나뉘었다.

안에서, 떼 지어 검은 총신들이 내밀어 진다. 전장에서 쓰이는 신병기. 수십 체의 소총을 다발로 묶어 연사가 능하게 한,개틀링 기관총이다.

 

"죽고 싶지 않으면, 이 몸에게 넓적다리를 벌리는 거야, 앨리스!"

 

우쭐한 죠반니가, 상스러운 요구를 내건다.

 

"용담이라도 용서못해야...!"

 

얼굴을 새빨갛게 한 앨리스가, 그래도 정확히, 손가락 떨어트리는 검을 던졌다. 하지만, 검은 소리를 내고 튕겨 졌다. 사수의 손을 지키는 장갑판을 준비한 것이다.

 

"죽어어어어어!"

 

겁먹은 듯한 비명을 지르고, 사수가 개틀링 기관총의 방아쇠에 손가락을 건다.

 

"여자는 죽이지 않게, 꼬마와 할아범만으로도 좋아!"

 

죠반니가,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회전 연발식 총은 반동도 무시무시하다. 익숙하지 않으면, 컨트롤은 어렵다. 여기저기에 표적을 정하지 않은 탄이 날아, 패닉에 사로잡혀, 모두가 앞다투어 도망치려고 했다. 앨리스마저, 머물러있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 판국에, 단 한 명 뛰쳐나온 인영이 있다.

 

"바보 자식! 하게 둘까!"

 

짐승 귀  실루엣 후드를 움찔거리고, 크레이가 달린다. 눈으로도 잡을 수 없는 속도로, 바닥을 기는 듯한 태세로 달려나가, 캐틀링 기관총 바로 아래에 도달한 참에 발돋움한다. 크레이는, 오른팔의 손목을 뻗어, 총신을 위로 밀어붙였다. 그의 오른팔은, 은색으로 무디게 빛나고 있다.

총신이 밀려 올라가, 총탄이, 천장을 연사해 부순다.

 


"네놈!"

 

갱들이, 차례차례 검 끝을, 혹은 총구를 크레이에게 겨눈다.

하지만, 흑발 청년이 상처 입기 전에, 앨리스의 손가락 자르기 날아왔다. 갱들 중 3명 정도가 비명을 지른다.

크레이는, 그 틈에, 후방으로 물러났다.

 

"고마맙데이, 손님. 덕분에, 모두 살았다야!"

 

앨리스가, 크레이에게 말을 건가.

 

"신경 쓰지마. 나는 당신에게 편지를 ....."

 

뒤돌아본 크레이는, 앨리스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그의 말은, 다시 방해받았다.

 

"위험해, 천장이!"

 

방금, 총탄을 밖아 넣은 탓에 노화된 천장이, 부서져 떨어졌다.

양초가 쓰러져, 랜턴이 부서진다. 불이 퍼져, 먼지와 아지랑이 연기가 시야를 덮어 가렸다.

 

"모두, 이 사이에 도망치래이! 안에 있는 미로로!"

 

앨리스가 부르 짖는다.

 

"놓치지 마! 놓칠 것 같으면 쏴 죽여!"

 

죠반니가 부르짖는다.

너나 할 것 없이, 좋을 대로 달려가, 수습되지 않는다.

 

"갈까 크레이. 여기선 무리야"

 

"하지만, 편지를 읽게 하지 않으면 우린 돌아갈 수 없다고! ... 어딜 간 거야, 앨리스!?"

 

옥신각신 하면서, 금발의 소년과 흑발의 청년도, 몇 개인가 있는 안에 있는 문 중 하나를, 근거 없이 선택해, 뛰어들고 있다.

 

 

2.

 

문을 빠져나간 그 순간에 둥실 공중에 떴다.

 

"엑? 가게 바로 뒤에 떨어지는 구멍을 장치한다던가 일을 리 없죠오오오오"

 

곤두박질치며 굴러떨어져 추락사, 라는 정도는 앨리스에게도 입장은 나쁘지 않았다.

미끄러지는 대상이 되어 상당한 급속도다. 얇게 기름이라도 친 건지, 잘 미끄러진다.

 

"무리해서라도 멈추는 편이 좋을까나아, 어떻게 생각해애애애애"

 

먼저 미끄러지고 있는 판은, 부츠 너머 크레이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크레이의 은팔이라면, 좌우의 오른 벽에 파고드는 것도 가능한 것이다.

 

"멈춰서, 뒤에서 오는 녀석에게 부딪치고 싶지 않은데"

 

크레이는 무뚝뚝한 어조로 대답했다.

과연, 잘 들으면, 머리 위에서 살짝 굵은 비명이 들려온다. 크레이와 판을 쫓아 뛰어든 갱이, 같은 함정에 걸린 거겠지.

 

"이런이런, 곤란하네"

 

그다지 곤란하지 않은 목소리로 말하고, 판은, 크레이를 붙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그 손으로 벽을 꽉 밀고, 더욱더 가속한다. 쭉쭉 내려와 출구에서 한번에 튀어 나온다. 공중에서 화려하게 몸을 구부려, 우아하게 착지한다.

착지의 충격이, 방아쇠가 된 건지, 벽 여기저기에서 불이 붙었다. 행동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밝기가 된다.

판은 주위를 둘러봤다. 납작한 돌을 쌓아올린 벽. 고풍스러운 지하도다.

 

"비켜"

 

이어서 튀어나온 크레이는, 최소한의 낙법으로, 빈틈없이 전투준비를 했다.

두 사람의 뒤에, 또 한명 분의 부르짖는 목소리가 길게 꼬리를 끌며 다가온다.

 

"우오오오오오오오오! 오옷!!"

 

튀어 나온 것은 아니나 다를까 권총을 손에 쥔 지저분한 남자였다. 내팽개쳐진 기세로 돌길 바닥을 굴렀다. 즉각 크레이가 한 발 먹여, 네 기절.

 

"역시나 육체노동담당. 굉장하네"

 

판이 다가 와, 남자의 손에서 떨어진 권총을 주워든다.

 

"어이, 그런거...."

 

"어디에 버렸겠죠?"

 

판이, 팟 하고 손을 펼쳐 보인다. 정말로, 어디에 숨긴 건지, 크레이도 모른다. 거칠고 큰 권총이지만, 판의 옷 어디에도 부자연스럽게 부풀어 오른 곳은 없었다.

 

"쓰거나 하진 않아. 가지고 있게 하면 위험하죠"

 

"그건 그렇지만 ..."

 

둘의 대화는, 거기서 끊겼다. 비명이다. 이번엔 소녀의 것이다.

 

"그녀일까?"

 

판이 묻는다. 앨리스일까, 라고 말하는 것이다.

 

"몰라"

 

다시 크레이는 달리고 있다.

 

"배달처가 있는 곳을 아는 게 네 권능이겠죠"

 

"대략적이라 여기까지 가까이 오면 가까이 있는 것 밖에 몰라"

 

의문의 답은 바로 나왔다. 비명을 의지해 코너를 돌면, 6살 정도의 여자아이가, 온몸으로 뛰어들어왔다. 크레이에게 꼭 안겨 미명을 질렀지만, 코 끝에 쵸코렛을 내밀어서, 도중에 멈췄다.

 

"두뇌노동 담당이라도, 이 애 정도는 떠맡을 수 있잖아!"

 

여자아이를 판에게 넘기고, 크레이는, 구부러진 코너에서 뛰쳐나갔다.

달려온 갱이, 깜짝 놀라 나이프를 꺼냈다.

크레이는, 그 나이프에, 갑자기 은의 오른팔을 휘둘렀다. 무기를 튕겨내 단순한 앞차기를 사타구니에. 몸을 앞으로 숙여, 후두부에 무릎을 내리친다.

 


"우와, 용서없네에. 괜찮니, 그 아저씨"

 

"죽지 않을 정도로 해뒀어"

 

그렇게 답하면서, 뒤돌아본 크레이는, 기분 나쁜듯한 얼굴이 되었다. 여자아이가 자신을 보고, 조금 겁먹은 얼굴에 된 것을 알아차려서다.

 

"걱정하지 않아도 좋아. 그는, 크레이브 소릿슈. 크레이라고 불러. 말이랑 태도가 난폭하고 깊게 생각하지 않아서, 바로 화내고, 선배를 경의 하는 것이 빠져있고, 대단해 보이는 녀석과 악당과 바보라는 자신의 동류에게는 용서 없지만, 근본은 나쁜녀석이 아니니까. 나는 판 크라운라스. 판이면 돼. 네 이름과, 쫓아온 아저씨의 이름을 알려 줄수 있을까나? 우린, 저 사람과는 초대면 이라서 말이야"

 

"나는 지나! 아저씨는 몰라! 나쁜 녀석이야!"

 

판은 조금 어깨를 으쓱하고, 크레이는 미간을 찡그리고, 지나라는 여자아이에게 말했다.

 

"안전한 곳은 있는 건가. 보내줄게"

 

크레이가 말하면, 판에게 안긴 채로, 여자아이는 손발을 바둥 거렸다.

 

"안전한 건 앨리스가 있는 곳!"

 

"그러면, 앨리스가 있는 곳은 알고 있을까나?"

 

지면에 내려주고, 판이 물으면, 지나는, 여차저차 끄덕였다.

 

"알아! 하지만, 경찰이랑 악당은 앨리스에게 데려갈 수 없어! 어느 쪽이고 윌등한 거짓말쟁이니까 말이여! 라고 앨리스가 말했어!"

 

그렇게 말하고, 커다란 눈동자로 빤히 판을 올려봤다.

 

"괜찮아. 우린 악당이 아니고 경찰도 아냐. 마침 앨리스에게 용무가 있어"

 

"경찰이랑 달라?"

 

지나는, 찬과 크레이의 옷을 빤히 봤다.

 

"이건 우편국의 옷. 우편국이라고, 아니?"

 

"알아. 편지 주는 사람이야!"

 

빙긋 웃으면서 한 바퀴 돌아, 여자아이는 뺨을 둥굴 게 부풀렸다.

 

"편지 주는 사람이랑 옷이 달라!"

 

"그거야, 우린 특별한 우편국이니까. 전해지지 않은 편지, 보내지 못한 엽서, 꿈꾸는 말을 수중에 전하는 것이, 우리 일. 그것을 알다니, 사람이 변해가네, 그런 마음을 전하도록, 안개에 인도되는 것이 우리니까. 알겠니?"

 

"몰라!"

 

지나는 기세 좋게 대답했다.

크레이가, 맥이 탁 풀릴 것 같아 진다. 판 쪽은 생글생글 웃고 있다.

 

"그렇다고 생각하면서 가르쳐준 거니까 말이야. 몰라도 괜찮으니까, 믿어줘. 우린 앨리스짱에게 편지를 전하러 왔어. 멀리 있는 신비한 숲에서 말이야. 자, 크레이 증거를 보여줘"

 

"증거는 뭐야?"

 

"편지"

 

".... 증거가되는건가, 그거"

 

불평을 하며, 크레이는 평소 우편가방에서 편지를 꺼내, 지나에게 넘겼다. 빙글빙글 돌려보고 있는 지나에게 판이 물었다.

 


"글은 읽을 수 있어?"

 

"읽어! 앨리스! ... 다음은 모르지만"

 

지나가, 편지를 크레이를 향해 내밀었다.

 

"이 녀석을, 앨리스라는 아이가 읽어주지 않으면, 우린 돌아갈 수 없어"

 

크레이가 편지를 집어 넣으면서 말한다.

 

"전해주는 게 일이야?"

 

"응. 라는 이유로, 믿어준다면, 앨리스가 있는 곳으로, 너를 보내주게 해줘"

 

지나는, 생글생글 웃고 있는  판과, 무서운 얼굴로 입 다물고 있는 크레이를 번갈아 보고, 크레이에게 시선을 돌린 참에, 응 하고 끄덕였다. 그리고, 판을 한 번 더 본다.

 

"저기 말이야, 아까 그 쵸코렛 한번더 주면 믿어줄게"

 

 "네-에, 좋아요. 함께, 차는 어떤가요?"

 

수통이, 어디선가에서 도 아닌 판의 손안에 나타났다. 지나가, 눈을 둥글 게 떴다.

 

"잘먹겠습니다. 잘먹겠습니다. 차는 달게, 달게 해줘"

 

거기서 지나가 움직임을 멈췄다. 머리를 그러올리고, 커다란 귀를 꺼낸다. 귓볼이 움직였다.

크레이는, 조금 놀라서 물었다.

 

"움직일 수 있는 건가, 너?"

 

"응. 지나 밖에 못해. 이렇게 하면, 종소리가 잘 들려"

 

".... 종소리?"

 

앵무새처럼 맞장구치고 크레이도 판도 청각에 정신을 집중시켰다. 지나가 말한 종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 대신, 대량의 물이 흘러오는 소리가 들렸다.

 

"도망칠 길을 가르쳐 줄게! 과자는 도망친 뒤에!"

 

지나가, 다다다 달리기 시작했다. 그대로, 가까이에 있는 벽이 휙 날아든다. 교묘히 손잡이가 숨겨져 있다. 작은 지나가, 전 체중을 걸어 그것을 끌어내리면, 전장의 돌이 어긋나, 열린 구멍에서 사다리가 내려왔다. 지나가 깡총깡총 재빠르게 올라간다.

 

"오래됐으니까, 아저씨들은, 부서질지도. 조심해"

 

".....아저씨..."

 

지나가 다 올라가기를 기다리고, 아연실색한 얼굴로, 판이 뒤를 이었다.

돌로 된 천장 위에, 작은 방이 설치돼있다. 마지막으로 크레이가 그곳에 들어온다. 그는, 아직 아직 정신을 잃은 갱을 끌어안고 있다.

 

"우리 체중을 걸면 부서질 지도라고 말했는데"

 

판이 질린 얼굴로 크레이를 바라봤다.

 

"그렇다고, 내팽개쳐둘 수도 없겠지만"

 

크레이가 입을 へ모양으로 일그러트렸을 때는, 눈 아래를 거침없이 수류가 지나갔다. 흘러가고 있었던 것은 30초 정도다. 내려갈 때는 사다리를 사용하지 않았다. 갱은 천장 뒤에 남겨두고, 크레이가 지나를 안고 뛰어내렸다. 판이 그것을 잇는다.

 

"아저씨들, 좋은 사람이네. 앨리스와 만나게 해줄게. 하지만, 돈이 없으면, 바로 도망가야 돼"

 

지나가 말한 순간, 머리서 종소리가 들렸다.

 

"아아, 저건 괜찮아. 여기까지 오지 않으니까"

 

직후에, 가볍게 지하도 전제가 떨렸다. 뭐가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지만,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굉장한 함정이 잔뜩 있는 모양이네. 너희가 만든거니?"

 

"아니야"

 

판이 물으면, 지나는, 상반신 전부를 좌우로 흔들었다.

 

"옛날에 남아 있었던 거라고. 이안 오빠네가, 조사해서, 장치를, 고쳤어"

 

지나가, 말에 맞춰서 뿅뿅 튀어 오르며 걸어간다. 그것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판과 크레이는, 걸으며 뒤를 따랐다. 그러면, 발밑의 돌이, 짤깍하는 소리를 냈다.

 

"아, 아저씨, 저기 말이야, 갈색 돌은 밟으면 안 돼"

 

"으음 그런 중요한 건, 조금 더 빨리 말해줬으면 하네, 지나"

 

위에서 내려온 그물에 걸려버린 판이, 쓰게 웃고 있다. 그물에는 빈틈없이 세세한 가시가 걸려있어, 묶는 것이 아닌, 옷에 걸리게 돼 있다.

 

"미안해, 일부러 가 아니야"

 

풀죽은 지나가, 눈을 치뜨고 본 것은, 판이 걸려있던 함정에 휘말려 들어 함께 그물에 휩싸인 크레이였다. 크레이는, 길게 한숨을 쉬고 말했다.

 

"신경 쓰지마, 라고 말하고 싶은 참이지만... 그럴 수도 없네"

 

5명 정도의 갱들이, 모퉁이를 돌아서 모습을 드어낸 것이다.

지나가 몸을 움츠린다.

선두에 서 있는 것은, 죠반니라고 불리던, 털이 덥수룩한 남자다. 녀석은, 지나와, 그물에 싸인 판과 크레이를 바라보고, 히죽 웃었다.

 

 

 

3.

 

 

크레이와 판이 함정에 걸린 장소에서 수십 미터 정도 간 곳에, 큰방 같은 공간이 있다.

천장도 높고, 주변 벽에 고대의 장식 원기둥이 늘어서 있다. 원기둥에 램프가 켜져 있어, 꽤 밝다. 둥근 방의, 딱 반은, 완만하게 움푹 꺼져, 거기에 물이 모여, 맑은 호수가 돼 있다. 맑다고는 해도 호수 쪽에는 밝지 않고, 물은 검게 보여, 참방참방하는 파도소리만 들려온다.

갱들은, 물가에 모여있다. 크레이와  판은, 그물에 싸인 채로, 그들의 발밑에 구르고 있다. 판은 재밌어하는 모양으로, 크레이는 진절머리난 얼굴이다.

 

"앨리스으으으으으! 어디에있는거야아아아아아아? 앨리스으으으으!"

 

큰소리를 지르고 있는 죠반니는, 지나를 자신의 바로 옆에 세우고, 어린 소녀의 양어깨를 거친 손으로 누르고 있다. 지나는 소리를 내지 않고, 겁먹어 울고 있다.

 

"우린 신경 쓰지 않아도 좋지만, 앨리스씨이. 지나짱이 큰일이니까, 조금 얼굴 보여주지 않을까나아"

 

자유의 몸이었던 때와 정말이지 변함없는 어조로, 판이 불렀다.

 

"죠반니이이. 님마, 지대로 죽여주겠어어어어어!"

 

원기둥 그늘에 있는 통로 하나에서, 앨리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혼자뿐이다.

쇠사슬이 달린 검 손가락 떨어트리기는 건재하다.

탁탁탁 발고리를 높여 가까이 온다. 등을 쑥 뻗어, 묶은 머리가 등 뒤로 길게 뻗친다. 커다란 눈동자에 들어간 결의는, 폭력과 위협으로 살아온 갱들마저 주눅들 정도다.

 

"어,어이, 거기서 멈춰!"

 

팟 정신을 차리고, 죠반니가 목소릴 올렸다. 동시에, 등뒤 호숫가로 아슬아슬하게 후퇴한다.

이미 손가닥 자르기가 닿을 거리까지 가까워졌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갱들도, 당황해서 조금 떨어졌다. 총도 모두, 앨리스를 노리고 있다.

 

"냉큼 지나를 돌려줘라야. 그라믐, 낸 나간다. 어차피, 우린 바퀴벌레여. 어딜 가도 먹을 수 있데이. 시궁쥐가 먹다 남긴 걸 찾아 해매도 된다야"

 

억센 5명의 남자들,게다가 총을 가지고 있는 상대인데, 앨리스는,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는다. 16살 근처의 아가씨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당당한 태도다.

 

-라고, 그렇게 보이겠지, 갱들에게는.

 

"조금, 무릎이 떨리고 있네"

 

판이, 크레이의 귀에 속삭였다.

 

"지적 하지 마. 무리해서 힘내고 있는 거다"

 

두 사람의 우편국만은 앨리스가 나잇 값하는 여자아이로 보이고 있다.

 

"자아, 지나를 풀어야. 지금 당장이데이. 그게 아니믐 피를 본단겨. 이 녀석은 손가락을 자를수 없어야. 드런 니둘의 제일 드러운곳, 떨어트려도 괘안타고"

 

죠반니가,  오싹하고 순간 떨고, 조금 안짱걸음을 걸었다.

 

"옥신각신하기 전에 그렇게 솔직하게 나가면 놓쳐줬을지도 몰랐는데"

 

"거짓말하는거 아니래이. 니들이, 체면이 부서져 가만히있을 리가 없제"

 

앨리스가, 딱 잘라 말했다.

묶은 머리를 휘두르고, 다시 한번 손가락 자르기를 준비했다.

 

"3초 센단겨. 그 사이에 지나를 안 놔주음, 어찌 될지, 몰라야"

 

"너야말로 알고 있는 거야! 인질을 붙잡고 있는 건 이쪽이라고!"

 

"하나아"

 

힘있게 소리를 내서, 앨리스가 오른손과 왼손 사이를 폈다. 가는 체인이 빛을 반사해 빛났다.

 

"두우둘!"

 

휙휙 바람을 가르고, 앨리스가 손가락 떨어트리기를 회전시키기 시작한다.

 

"기다려! 기다리라고! 거기 애송이들, 너, 이 녀석들의 신분을 알고 있나?"

 

죠반니가 말해, 앨리스는 겨우 판과 크레이를 봤다. 크레이가, 아까 도와준 손님이란 것을 인식한 건지 조금 표정이 움직였다.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이런 연중 상대 교섭은 강한 기세가 중요하니까 말이야. 이 녀석들도 목숨은 아까운 거야. 확실히 없앨만한 짓은 안 해"

 

판이 말했다. 이것은 즉, 지나에게 위해를 가하면, 너희 모두 죽여버린다고, 라는 의미다. 앨리스가 손가락  자르기를 돌리고 있으니까 설득력이 있다. 갱들이 얼굴을 파랗게 했다. 이제까지, 상당한 꼴을 당한 거겠지.

 

"사아암...."

 

"편지다! 이 편지가 가지고 싶지 않나!"

 

죠반니가, 초조하게 말했다. 주머니에 손을 대, 봉투를 꺼낸다.

수를 다 세기 전에 손가락 떨어트리기의 회전이 느슨해졌다. 앨리스가, 수상쩍은 표정을 띄웠다. 그 앨리스를 보고, 떨며 말도 하지 못하던 지나가, 용기를 쥐어짰다.

 

"덥수룩한 수염이 편지씨에게서, 훔친 거야. 편지씨, 맛있는 과자 줬어, 좋은 사람이야"

 

"저녁밥 전에, 과자 먹으면 안된다고 했제! ... 에 음, 편지가게?"

 

"우린 우편국입니다. 할아버님의, 사캄비트 경에게서 맡았습니다"

 

"눈데! 거짓부렁으로 번 돈으로 귀족의 지위를 산 할아방구이 따위 낸 몰려!"

 

"알고 있잖아!"

 

기회를 탈 틈이라고 생각했지만, 죠반니가 긴장감 넘치는 목소리를 냈다.

 

"나라도 알고 있다고, 사캄비트 경이라면, 엥그리아 왕국에서도 1,2를 다투는 군수 상인 아냐. 앞장서서 죽어버려서, 후계자 싸움이 귀찮아져서 말이야. 설마 네가, 그런 부자의 손자라고 생각 못했지만 말이야, 케헤헤, 사캄비드 상회의 데릴사위라니, 나에게도 운이 따르네"

 

"하아? 니, 머리의 나사가 빠짔나. 아님, 원래 없든 기, 쓸데없는 거라도 찔려버린기가?"

 

앨리스의 반듯한 얼굴이, 웃고있는 건지 화내고 있는 건지, 곤혹으로 잃그러진다.

 

"이 편지, 보아하니, 너에게도 재산을 나눠준다는 이야기겠지. 첩의 아이지만 손자 아냐, 제대로 피를 이어받았다는 증거가 있다면, 나에게 맡겨둬. 며느리가 가져갈 몫은 확실히 친정에서 가져다주지, 의지 되는 남편님이라고, 나는"

 

"바보냐. 나는 모른다고 말했잖아. 그런 편지, 태워버려"

 

허세가 아니다. 앨리스는 진심이다. 하지만, 죠반니 쪽도 진심이다.

 

"네가 필요 없어도, 나는 필요한 거야, 돈이! 사캄비트의 유산을 받으면, 너희 바퀴벌레 전원이, 일생 먹을 수 있는 돈이다. 나는 대물이니까, 전원에게 1년분의 식재 정도는 나눠줄게. 그러니까, 나의 며느리가 돼. 먼저 기성 사실을 만들면, 너도 각오가 되겠지. 뭐어야, 무서워할 필요 없어, 충분히 기분 좋게..."

 

"아 앞에서, 상스런 말하지마아아아아!"

 

울컥한 모양으로, 새빨간 얼굴인 앨리스가 손가락 자르기를 던졌다. 커다란 호를 그리고 지나를 우회해, 죠반니의 고간으로.

 

"헷, 아무리 던져도 닿을까"

 

지나를 안아 올리고, 죠반니가 뒤로 도망친다. 앞을 보는 채로, 찰박찰박하며 호수로 발을 디딘다. 무릎이 빠질 정도의 깊이까지 들어간다.

 

"욧샤!"

 

앨리스가 목소리를 낸 것과 동시에, 물속에서 3명의 인영이 뛰어올랐다.

 

"이안 오빠! 로코 오빠! 벨데 오빠!"

 

앨리스의 친구 바퀴벌레다. 물속에서,  몰래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양다리에 매달린 두 사람이, 죠반니를 거꾸로 뒤집고, 또 한 명이 지나를 빼앗았다.

 

"네놈들! 이런 장치를!"

 

물가에 남아 있던 죠반니의 부하들이, 당황해서 총을 호수로 겨눈다. 죠반니가 방해돼 쏠 수 없다. 거기서, 앨리스 보다 빨리, 판과 크레이가 움직였다.

날카로운 총성이 4연발로 울린다. 판이, 아까 주어둔 권총을 발포해서, 부하들의 총을  날려버린 것이다. 그물에 싸여 뒹구는 채로. 경탄할만한 실력이었다.

 

"어, 어디서, 그런걸!"

 

갱중에 한 명, 몸 조사를 담당했던 남자가, 경악하며 부르짖는다. 그들도 프로다. 권총 같은 커다란 것을 내버려둘 리가 없다.

 

"편지를 숨기려고 생각했죠, 너희들. 미스디랙션은  마술의 기본"

 

판이, 그물 안에서, 무대 위에 있는 듯한 미소를 띤다.

 

"본업인 편지를 미끼로 쓰는 녀석이 있냐"

 

그렇게 말하면서, 크레이는 훌렁 그물을 벗어 던졌다. 그의, 은으로 된 오른손에 닿으면, 녹는듯이 그물이 끊여져 가는 것이다.

무기를 잃을 갱을, 한 명이 일격으로 졸도시켜간다. 그쯤에는 호숫가의 죠반니도, 3명이 달라붙어 가라앉혀, 의식을 잃었다.

일을 끝낸 크레이는, 판에게 뒤돌아보고, 그는 물어뜯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편지가 사라지면, 우린 돌아갈 수 없다고"

 

"어쩔 수 없잖아. 지나짱을 무사히 도울 찬스를 만들기 위해선 말이야"
 

마침 그때, 죠반니의 손에서 도망친 지나가 호수에서 올라와, 크레이에게 향해서, 흠뻑 젖은 봉투를 내밀었다. 주워준 것이다.

 

"버려버려, 그런 거!"

 

앨리스가 날카롭게 말한다.

 

"후에...."

 

지나가 울것같다.

 

"아, 아니, 지나짱. 버리지마. 저기...."

 

 

 

 

4.

 

 

 

.... 내 피부색, 왕국인 같지 않제? 말도 남방 풍이여.

내 엄마야는, 남방 대륙서 왔어야. 물론 고용인이여. 요리사로서, 저택에 팔려온 것 같으야. 아빠야는, 그 요리에 반했다고.

물론, 대상인의 자제와 요리사, 게다가 인종이 다르단건 용서될리가 없데이. 아빠야와 엄마야는, 집을 뛰쳐나왔어. 근디, 건강한 엄마야가, 병으로 쓰러져 버렸데이. 케도, 아빠야는, 내가 주늑 들지 않기, 저택으로 돌아가지 않읏다. 이 나라의 항구 마을에서, 어부가 되스, 남자 손 하나로 내를 키워줬으야.

케도, 그 아빠야도, 태풍 치는 밤에, 동료를 구하러가서, 그대로 돌아오지 않았어야.

절대로 돌아와, 글케 말하믄스 나가는걸 용서했는데 말이야. 그 때야, 어른은 거짓말쟁이라고, 내가 첨으로 알게된게.

아빠야가 사라지고 바로, 할배탕구, 아니 할아범에게서 마중나왔어. 아무래도 예전에 찾아낸 모양이라야. 역시나 나도, 아직 10살 정도 였으니께. 키워줄테니 와라, 카고 말하는 거야. 할아범, 나를 보고 너는 귀여운 손자야 같은 말을 캤지만, 눈을 봤더니, 진심이 아니라는 걸 알았으야. 먼 친적이라는 연중도, 할아범의 앞에서 만큼은 추어올려 주지만, 뒤로 돌면, 내 욕을 하는기다.

어른의 드러운 얼굴을 보는게 질려서, 3개월 째에 슬쩍 빠져나왔으야. 배를 갈아타고, 항구 마을에 돌아 왔지만, 내가 살고있던 집은 다른 사람 손으로 넘어갔어야. 그 후로 내 혼자서 살아가는 사이에, 나랑 같은 어른들의 보살핌을 받고 싶지 않아 하는 아들이 모여, 이렇게 된기다.

 

 

라고, 거기까지 한 번에 말하고, 앨리스는 판과 크레이를 바라봤다.

그녀의 바로 오른쪽 옆에는 지나. 왼쪽 옆에 조반니를 기절시킨 3인조. 그리고, 다른 아이들도 모여있다. 기절한 갱들은, 묶어서 쌓아올려져 있다.

 

"라는 이유니께, 새삼스레 편지 같은 걸 받아도 어쩔수 없으야. 유산이 가지고 싶지 않다곤 말 못한데이. 모두에게 도움이 돼겠제. 케도, 그것을 위해, 또 분쟁에 휘말리는건 됐어야. 이 갱보다, 더 질 나쁜게 온데이"

 

"사정은 알아. 하지만 말이야, 읽어주지 않으면, 이쪽도 곤란해"

 

설득하려는 판을, 크레이가 밀어냈다.

 

"할아버지가 당신에게 보내려고 한 편지는, 이제까지 계속, 친척에게 매수된 고용인의 손에 몰래 처분돼왔어. 이 편지도 난로에서 타고 있었어"

 

"헤에, 글나"

 

앨리스는 관심 없어 보이는 듯이 외면했다.

 

"근디, 불안에 손을 넣어서, 꺼낸기가?"

 

"이 편지씨는 말이야, 전해지지 못 한 편지를, 전하는 게 일이라고. 그래서 ... 타는 편지도, 전해주는 게 아닐까나?"

 

오른쪽에 있는 지나가, 앨리스의 소매를 잡으며 말했다.

 

"형씨, 아 한티 이상한 이야기를 들려주는건 고마해라. 낸,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살아갈수 없으야"

 

"그렇기에야말로, 떠받치고 있는 과거가 없기에야말로, 미래의 꿈이 필요한 게 아닐까"

 

진지한 얼굴로 정면으로 크레이가 말해서, 앨리스는, 숨이 막혔다.

그녀가 대답을 망설이는 사이에 크레이는 말을 이었다.

 

"마지막 이 편지만은, 어떻게든 당신의 손에 전하고 싶었겠지. 그래서, 우리에게 부탁했어.... 당신의 할아버지는, 확실히 거짓말쟁이 였다"

 

"그거야 이미, 왕국 상업 사상 드물게 보인달까 기록에 남을 레벨. 조금 조사하는 것 만으로도, 사기에 가까운 사례가 나오고 나오는 ...아야"

 

크레이가 주먹으로 판의 코를 때려 입다물 게 했다.

 

"하지만, 이 편지는 거짓이 아냐"

 

"어째서 알아"

 

눈을 번뜩이는 앨리스에게, 크레이는 태연히 말했다.

 

" 내 감이다"

 

앨리스는 다시 말을 삼켰다.

 

"즉, 당신이 할아버지를 믿고 있으니까, 당신을 믿으면 할아버지를 믿어도 괜찮은 건가?"

 

"복잡하지만.... 그런 거다"

 

크레이의 답에, 떫은 표정이 된 앨리스에게, 왼쪽에 있던 소년들이 말을 걸었다.

 

"누나. 그럼, 평소 그걸로 결정하면?

"

"거짓말쟁이인가 어떤가를 알아보는 눈을 키우기 위해, 우리, 그걸 했으니까"

 

"오, 즉, 게임을 해서 이긴 쪽이 올바르다던가,  그런걸 까나?"

판이 기쁜듯한 얼굴을 한다. 크레이가, 수상한 듯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 너, 그냥 게임으로 놀고 싶은것 뿐만이 아니겠지"

 

"설마. 하하하. 그런 설마"

 

"형씨의 거짓말은 거짓말의 레벨이 아녀"

 

앨리스가 질린 듯한 얼굴로 말했다.

 

"승부하려고 케도, 도구가 없어야. 누구, 카드 없어야?"

 

"주사위라면"

 

소년 중 한명이, 품에서 주사위를 꺼냈다.

 

"다이스 컵이라면 대신할게 있어"

 

판이, 또 어딘가에서 선명하게, 유물 술잔을 꺼냈다.

 

"하지만, 주사위 도박으로 거짓말쟁이를 구분하는 건, 조금 어려울 까나아"

 

"아니 .... 컵이 있다면.... 바이바이를 할까. 누가, 말을 대신할 돌을 주워와. 변칙룰로... 한 명, 두 명으로 하자. 나와, 이 오빠와"

 

"나도 나도. 놀아줘"

 

".... 3명용이야"

 

앞으로 나온 판을, 앨리스가 밀어 제친다. 크레이는 아직 떫은 얼굴이다.

 

"... 어이, 나는 도박 따위 일체 모른다고"

 

"룰은 단순혀. 거짓말과 허세의 게임이야"

 

벽돌을 가지고 있던 동료가 있어서, 지면에, 10의 칸 보드를 그렸다.

 

"말하자믄, 주사위 놀이여. 이 컵에 주사위를 넣어서, 아무한티 보이지 않게 흔들어야. 그 후에, 흔든 본인 만은, 슬쩍 봐도 괜찮여. 본 후에,

1칸에서 4칸까지, 자기 말을 몇 개 옮길지, 좋아하는 숫자를 선택해 정하는거여"

 

앨리스의 설명을, 판은, 끄덕이면서 듣고 있지만, 크레이는 어리둥절하고 있다.

 

"...기다려? 잘 모르겠다고? 멋대로 수를 정해도 되는 건가? 그럼 얼마라도 4를 말하면 되는 거 아냐? 주사위 놀이라면 빨리 골에 들어가는 편이 이기는 거겠지.그럼, 무엇을 위해 주사위를 굴려?"

 

"에에음 이걸 깨달은거여"

 

앨리스는 빙긋 웃었다.

 


"주사위를 흔든 놈이, 몇 칸, 말을 움직일지. 그것을 정한 후에, 다른 플레이어는, 순서 대로, 도전할지 어떨지를 정하는거여"

 

크레이는 정말이지 종잡히지 않는 얼굴이다. 판은, 빙긋 웃으며 끄덕이고 있다. 게임 장치를 알겠는 모양이다.

 

"누군가가, 도전한다,고 말하믄, 컵을 열어서 주사위 눈을 보는기다. 글고, 숫자가, 흔든 놈이 진행한다고 말한 수가 같다면, 도전자의 패배. 제일 앞으로 나온 말을 버린다"

 

"하지만, 단언한 수와, 주사위의 수가 다르면, 도전한 쪽의 승리. 주사위를 흔든 쪽의 말이 버려진다, 그런 거죠?"

 

즐거운 듯한 얼굴로 판이 말했다. 크레이는, 아직 이해하지 못한 얼굴이다.

 

"... 그럼, 끝까지 진짜 수를 말하면 되는거 아냐"

 

"그런 말이야..."

 

"1에서 4까지라고, 앨리스짱이 말했지? 하지만, 주사위는 5나 6이 나올 때도 있어. 수가 5인데, 말할 수 있는 게 1에서 4까지라면 어떻게든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어"

 

판이, 술술 설명했다. 크레이가 끄덕인다.

 


"아아, 과연. 겨우 알았다. 거짓을 말한 때에 간파당하면 패배인가"

 

"고거, 금발 오빠야, 룰 설명에, 옆에서 말하는건 매너 위반이라캤다"

 

앨리스도, 사실 뿌리부터 게임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험악함은 사라지고, 생기가 넘치고 있다.

 

"물론, 도전은 하지 않아도 좋아. 골인한 말은, 이제 버릴수 없어. 모든 말이 골인하던지, 버려지면 끝이야. 골인한 말의 수로 겨뤄. 같으면 먼저 골인한 쪽의 승리. 알겠어?"

 

"어떻게든 이해했다... 고 생각해"

 

주사위를 흔들어서, 순서를 정했다. 판, 앨리스, 크레이순이다.

판이, 고대의 술잔에 주사위를 던져넣고, 달그락 달그락 돌려서, 그대로 지면에 엎는다. 얼굴을 지면에 가까이하고, 술잔의 끝을 올려, 살짝 였본다.

 

"... 유감이지만 2칸 밖에 나가지 못했어"

 

판이, 흘끗 앨리스를 봤다. 다름으로 주사위를 흔든 건 그녀이므로, 판이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한다면, 전전할 권리는 먼저 그녀에게 있다.

 

"어쩔래? ... 라고 말해도, 대체로 알겠네. 이런 순서니까, 게다가 2칸 나간 정도로 이판사판 걸 녀석이 아니야"

 

"너, 거짓말했겠지"

 

크레이가 말하고, 갑자기 컵을 열었다.

 

"봐, 1이야. 네 거짓말은 소견이 좁으니까... 어라? 왜 그래?"

 

앨리스와 판이, 함께 반눈으로 보고 있어, 크레이는 어리둥절했다.

 

"내가 말하기도 뭐하지만, 당신들끼리 싸울 필요 없어"

 

"....아"

 

크레이는 이제 알았다는 얼굴이 되었다. 그리고, 머리를 벅벅 긁었다.

 

"하지만, 당신, 거짓말이 싫은 거지? 그럼, 역시 거짓말은 안된다고 생각해버렸어"

 

"...머리 나쁜거 아냐, 당신"

 

질린 목소리였지만, 눈 깊숙이서 조금 웃고 있다.

 

"어쨌든 내가 1개, 버려야 하는건 변함 없지만 말이야"

 

판이 드물게 기분 나쁜 듯이 말한다. 이어서 앨리스가 주사위를 굴렸다. 그녀는 3칸 나간다,라고 단언하고, 크레이도 판도, 그것에 대해, 도전은 단언하지 않았다.

다음으로 크레이가 주사위를 굴렸다. 엎은 박자에, 컵에서 나와 굴러버린다. 당황하며 붙잡아, 한 번 더 굴렸다.

 

"에에음 ....아아음..... 1? ....은 너무 겸손하데. 3, 정도"

 

"패스"

 

"도전할게"

 

앨리스는, 빙긋 웃었다. 크레이가, 아연실색한 얼굴로 술잔을 연다. 나온 주사위 눈은 5다. 판이, 길게 한숨을 쉬었다.

 

"나라면 일부러 걸리 라고 일부러 한건가 하고 생각할 레벨이야?"

 

"... 그런 방법도 있는건가"

 

진지한 얼굴로 크레이가 끄덕였다.

다음 한 바퀴는, 판이 3 앨리스가 2 크레이는 4라고 말해서, 누구도 도전하지 않았다.

 

"에에음, 다음은 2"

 

3바퀴에, 판이 그렇게 단언했다. 앨리스가, 크레이의 낯빛을 살피고 눈을 돌렸다.

 

".... 도전할 게"

 

"어째서어어어!?"

 

판은, 포기하고 술잔을 열었다. 나온 주사위 눈은 1이었다.

 

"정말로 거짓말이 좁데이, 아. 저. 씨"

 

"알고 있어, 후배군? 이 아이를 이기지 않으면 안돼요?"

 

"에? 방금 건, 내가 나쁜 건가!?"

 

순간, 한심한 듯한 표정이 괘서, 크레이가 표정을 굳혔다.

 

 

"... 그러네. 이 녀석들에게, 한 번 더, 타인을 믿는 마음을 되찾아주기 위해"

 

"그런 의미가 아니지만 ...뭐, 됐나, 그래도"

 

"내 순서네"

 

앨리스가, 주사위를 술잔에 던져넣었다. 달각달각 돌려서, 에잇 하고 덮는다. 상반신을 구부려 살짝 엿본다.

 

"가슴 가에서 가슴골이 보일 것 같아. 후배군의 집중을 흩트릴 작전일까나?"

 

앨리스가, 후다닥 일어났다. 얼굴이 붉다. 가슴 가를, 꽉 누르고있다.

 

"안 흩트려! 애초에 엿보지 말어!"

 

크레이가 이쪽도하고 얼굴을 붉히고 말했다. 바퀴벌레 소년들이 속삭인다.

 

"... 신기하네"

 

"... 목욕 후, 팬티 한장으로 돌아 다니는데 말이야"

 

"니들, 시끄럽데이!"

 

앨리스가, 술잔을 던진다. 숫자가 보여버렸다.

 

"이런 이런"

 

판이 중얼거렸다. 숫자가 6이다. 즉, 거짓말을 해야만 하는 수였다.

 

"내는, 거짓말은 안 해.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였어야"

 

거짓말인지 진심인지. 아니, 진심이겠지만, 그렇게 말하면서 앨리스는, 자신의 말을 떨어트렸다. 그녀를 보고, 판이, 어째선지 불만스러운 듯이 한쪽 눈썹을 올렸다.

다음은, 크레이 차례다. 그는 주사위를 굴리고 엿봐, 나온 수는 3이라고 말했다. 이걸로 6칸 진행하게 된다. 그래서, 다름에 4가 나오면 크레이가 이긴다. 형편 좋은 숫자다.

앨리스는, 빤히 크레이의 눈을 보고, 3초정도 길게 생각했다.

 

".... 도전, 하지 않을게"

 

판은 모든 말을 잃어서 실패했다. 차례로 앨리스가 주사위를 굴려서, 4칸 나간다, 라고 단언한다. 이래도 크레이는 도전하지 않는다.

 

"거짓말 할 리가 없으니까 말이야"

 

그런 크레이를 판이 남은 또 하나의 눈썹을 올리고 바라보고 있다.

 

"뭐야, 네 그런 얼굴, 처음으로 봤다고? ...흐음"

 

크레이가 주사위를 굴렸다. 술잔을 바라보고, 당분간 생각한다.

 

"이건 4다"

 

술잔의 내용물을 보지도 않고, 크레이가 단언했다.

 

"잠깐!?"

 

앨리스가 당황해서 말한다. 크레이는, 앨리스를 진지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나는 이겨야만 해. 당신과 동료들을 위해서도. 그 마음을 담아, 주사위를 굴렸다. 이건 4가 아니면 곤란해. 하지만 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아 그래서...."

 

앨리스가, 고집부리며 입을 삐죽이던 그때다.

빵! 화려한 소리가 울렸다. 판이, 크레이의 후두부를 손바닥으로 때린 것이다.

 

"적당히 해, 크레이! 앨리스도!"

 

"... 에, 왜?"

 

크레이가 멀거니 어리둥절하고 있다. 판이, 부드러운 금발을 반대로 세울 기세로, 화났다. 판은, 앨리스를 노려봤다. 앨리스는, 초장에 꺽여, 입을 뻐금거리고 있다. 거기에, 판이 맹열히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알겠니! 이건 게임이야! 룰에 반하고, 상대의 기분을 읽고, 운을 자기 옆으로 끌어들이는. 단순하지만 굉장한 흥정이야. 거짓말이라던가 말 하지 마! 그건 테크닉이야. 자신을 갈고닦아, 승리를 끌어들이는 당법이야. 누군가를 떨어트리기 위한 게 아냐. 알겠어! 너희가 하고 있는 건 게임에 대한 모독이야!"

 

"... 네가 그런 식으로 화내는거... 처음이네"

 

크레이가 멍하니 중얼거린다.

 

"에에음, 그.... 뭔진 모르겠지만 .... 미안"

 

앨리스가 사과했다. 주변의 아이들도, 잘 모르는 채로, 끄덕인다.

한번에 짖걸여서, 하아하아 하고 어깨로 숨을 쉬고있던 판이, 팟하고 정신을 차린다.

 

"아니이, 그, 뭐야. 내, 내가 한 일이. 있을 리 없이. 이런건 ...뭐랄까"

 

모두가, 허둥거리는 판에게 정신을 뺏겨 공기가 살짝 느슨해진다.

 

"위험해에에에!!"

 

지나의 부르짖음에, 공기가 팽팽해졌다. 그녀만이, 갱들을 신경 쓰고 있었던 것이다.

 

"젠장, 이 암컷 꼬마!"

 

죠반니가, 어느 사이에 의식을 되찾아, 포박을 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신체검사라던가..."

 

눈에 보이게 무기를 가지고 있어서, 그것을 빼앗고 방심하고 있었다. 팬티에서 소형 권총을 꺼내, 죠반니가 그것으로 앨리스를 노린다.

 

"내 체면을 세우려면, 이것밖에 ....아아아앗"

 

지나가, 죠반니의 손목을 있는 힘껏 물어뜯었다. 그 여세로 방아쇠가 당겨졌지만 탄환은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가, 누구도 명중시키지 못했다.

 

"오 그것은!"

 

"우쭐 하지마..."

 

앨리스가 손가락 떨어트리기를 던져, 크레이가 땅을 기는듯한 자세로 다가간다. 죠반니는 이번에야말로 총을 가지고 있지 않는 손이 되어, 충분히 1시간은 눈이 뜨지 않게 공들여 맞았다. 부하들도 포함해서, 2중 3중으로 묶는다.

 

"그럼 ... 이건 어떻게 된걸 까나? 처음부터 다시 할래?"

 

판은, 그것엔 손을 대지 않고, 게임에 쓰이고 있던 술잔을 바라보고 있다. 바라볼 필요 따윈 사실 없었지만.

충탄은 술잔에 명중해서, 안에 있는 주사위를 부셔버렸다. 무슨 숫자였는 지는 이제 알 수 없다.

 

"아니, 확인 할 수 없는 이상, 흑발 오빠의 단언을 그대로 지나갈수 밖에 없겠지. 금발 오빠는 화낼 것 같지만"

 

앨리스는 묘하게 상쾌한 표정이다. 크레이의 말을 붙잡고, 골까지 이동시킨다. 아이들 몇 명이 웅성거렸지만, 소매를 잡고 입을 막아, 조용해졌다.

 

"주사위가 사라졌으니까, 게임은 여기까지. 라는 이유로, 당신의 승리야"

 

앨리스는, 크레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 그 그런가. 뭔가 상쾌하지 않아...."

 

중얼거리는 크레이의 손에서 봉투를 빼앗아, 판이, 앨리스에게 건넀다.

앨리스는 손가락 떨어트리기의 검을 써서, 정중히 봉투를 열었다.

읽고 나서 잠시후, 갑자기 웃었다. 혼자서 웃고 웃고, 그리고, 배여나온 눈물을 닦고, 그녀는 빙글 돌아 모두를 둘러봤다.

 

"모두한티 읽어줘야제. 우편국씨도, 들어줘"

 

 

 

 

 

 

『-- 손자에게

처음부터 말해둔다, 앨리스. 너에게 남길 재산 따위 동화 한 푼도 없다 』

 

앨리스가 격하 목소리로, 거기까지 읽은 참에, 모두 웅성거렸다.

거기서, 앨리스가 깔깔거리며 소리 높여 웃었다. 화내고 화내고 화내길 계속했던 아가씨가, 처음으로 웃는다. 새빨간 입술은, 정말 커다란 장미 같다.

 

『-- 미안하다곤 생각하지만, 애초에 손을 가지고 있는 척을 한 것뿐이니까. 전쟁이라는 건 준비하는 사이뿐이라고, 벌이가 되는 건 말이야. 마지막으로 종업원의 금후 수배를 하고, 빈털터리야. 친척들은, 아직, 유산이 있다고 믿고 있으니까, 당분간은 아주 소란스럽겠지. 리처드와 엘렌을 불러들이는 걸 방해를 하니까. 내 마지막 장난으로 심한 꼴을 당해라. 아무쪼록 너는 말려드는 거 아니라고. 알겠니, 돈은 정말로 없어 』

 

여기서, 앨리스는 얼굴을 들었다.

 

"리처드와 엘렌, 이라는건 우리 아빠야와 엄마야야. 안돼야, 아까 너무 웃어서, 아직 눈뭄이 멈추지 않어"

 

앨리스는, 눈물을 닦았다. 계속 읽기 시작한다.

 

『나는 좋을 대로 살아왔다. 즐거웠다. 리처드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했다고 믿고 있다. 단 하나 후회하고 있는 것은, 너와 처음 만났을 때, 웃으려고 해버린 것이다. 죽은 엘레노아에게 항상 들었는데도 말이야. 당신은, 무리하게 웃으려고 한때, 제일 무서운 얼굴이 되니까, 안돼요 하고. 하지만 너, 무리하게라도 웃는 것 이외에, 처음으로 손자를 만날 때, 어쩌란 거야? 울 건가?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다 큰 남자가, 여자아이에게 우는 얼굴 따위 보여줄까. 아, 엘레노아는, 앨리스, 네 할머니의 이름이야 』

 

앨리스는, 거기서 읽는 것을 멈췄다. 몇 줄인가 뛰어넘는다. 뛰어넘은 것은 이런 문장이다.

 

『이제 죽고 20년이 되지만. 천국에서 기다리고 있겠지. 딱 엘렌을 닮았어. 너와도 닮았어. 여자아이는, 자신의 부친과 닮은 남자에게 반한다고 하지만, 아무쪼록 리처드 타입은 그만둬. 그건, 전형적인 마더콤이다 』

 

앨리스는, 크레이를 보고, 작은 소리로 물었다.

 

"저기, 당신. 어머니는 어떤 사람?"

 

크레이의 표정이 굳었다. 그 눈에서, 모든 표정이 사라진다.

 

"... 잊었다"

 

자신이 물어선 안 될 것을 물어버렸단 걸 알고, 앨리스는 방금 그 질문을 한 마음을, 살짝 가슴 제일 안쪽 밑에 묻었다.

다시 한번 편지를 읽기 시작한다.

 

『라는 이유로, 너에게 남길 것은 아무것도 없어. 오오, 그래, 하나 있어. 충고다. 겨우 3개월이지만 너와 함께 살았던 시간, 너는 거짓말이 싫다고 말했지. 이봐, 앨리스 하나만, 너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게 있어. 평범한 인간은 말이야, 거짓말 따위 하지 않아. 사실과 다른 말을 입대 내는 일은 있겠지. 하지만 그것은, 이렇게 해줬으면 해라던가, 이래도 좋은데 하고, 진심을 담은 것이야. 사실과 다른 것을 입에 대도 그것도 포함해서, 인간이다. 얻기 힘든 마음을 경멸 하지 마. 이것만을 기억해줘. 그리고, 그것을 알고, 누군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 나에겐 엘레노아가 있다. 진짜 친구도 몇 명인가 있다. 나는 말이야, 너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는 없어. 좋을 대로 해. 그것이, 이 할아버지부터 대대로 내려온 방법이니까 』

 

앨리스는, 편지를 접었다. 그리고, 성큼성큼 원기둥 램프에 다가가갔다. 덮개를 열고 편지를 안에 넣는다.

어린아이들 중 누군가가 작을 소리를 냈다.

편지는 불길이 치솟아 불타간다. 그 불을 뒤로하고, 앨리스가 뒤돌았다.

실루엣이 되어 표정이 보이지 않는다.

 

"내가, 이미 영혼의 밑바닥에서 알게된 것 밖에 쓰여 있지 않았데이"

 

"그러네. 항상 언니가 말하는 거네!"

 

지나가 전신을 써서 끄덕이고, 아이들도 모두 찬동한다.

 

"그으럼, 내는, 좋을대로 할테니께. 니들도, 글케 하라고!"

 

앨리스의 말에, 아이들이 응! 하고 대답했다.

 

"그렇네, 이번엔 편지를 전해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느낌?"

 

끄덕이는 판의 옆에서 크레이가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전한 것은 앨리스만이 아니겠지"

 

바퀴버레들은, 앞으로도 늠름하게 살아간다.

미움받아도 대수롭지 않다. 마지막까지 자신을 관철한 남자의 편지를 가슴에 품고.

그것을 확인하고, 두 명의 우편국은 안개 건너로 향했다.

 

 

 

 

 

제 4화 바퀴벌레들의 카지노 끌

 

 

 

 

 

 

 

 

 

 

 

 

 

 

 

 

 

 

 

 

 

 

 

 

 

 

 

 

 

 

 

 

 

 

 

 

 

제 5화  새의 무녀

 

 

 

 

 

 

 

 

 

 

 

 

 

 

 

 

 

 

 

 

 

 

 

 

 

 

 

 

 

 

 

 

 

 

 

 

 

세상 밖에 있는 영원의 오후 숲과,

세상 안에 있는 산 줄기를,

하얀 안개가 잇는다---.

 

 

 

 

 

 

 

 

 

 

 

 

 

 

 

 

 

 

 

 

 

 

 

 

1.

 

 

 

무엇하나 문명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황야 한가운데. 기울어진 태양이, 하늘에서 반짝반짝한 빛을 보내온다.

적토 지면에서 뚫고 나온 하얀 바위에 허리를 걸친 작은 소녀가, 무뚝뚝한 표정으로 흑발의 청년 ---- 우편국의 크레이를 올려보고 있다.

그녀의 팔은, 독수리 같은 날개가 돼 있다. 피부는 갈색으로, 이마에는 문신이 있다.

이 산악시대에, 무수한 부족이 나누어 생활하고 있는 이모종(異貌種)중 하나 조인족 (鳥人族) 소녀다.

종족 풍습대로, 허리와 가슴에 최저한의 복장을 걸치고 있다. 아직 어른으로서의 발육이 시작되지 않은 것이 확실히 보인다.

 

"치키치는, 배가 고픈거라니. 날개도 움직이지 않고, 먹여주면 좋을테니"

 

그렇게 말하고, 치카치라고 말한 소녀는, 아앙 하고 입을 벌렸다.

연령은 10살 정도라는 이야기지만, 어조나 행동은 좀 더 어리게 느껴진다.

 

"... 그 그런가. 배가 고픈 건가"

 

난감한 크레이가, 주머니 속을 뒤지면 정강이를 차였다.

 

"오왁!"

 

소녀의 다리는 새와 같은 모양의 발톱이 나 있어, 꽤 아팟다.

 

"이봐, 안돼!"

 

크레이가 야단치면, 소녀는, 똑 하고 눈물을 흘렸다.

 

"치카치가, 배가 고프다고 말했다니"

 

와아아아앙 하고 소리 놀여 울었다.

 

"아니이, 눈치 없는 오빠네. 곤란하네에"

 

훌쩍 모습을 드러낸 것은, 맑은 금발을 가진 소년, 판이다.

 

"이걸 줄테니까, 우는 거 멈춰줘"

 

크게 벌린 소녀의 입에, 소용돌이 모양의 막대 사탕을 밀어 넣었다. 놀란 소녀의 눈물이 멈춘다. 쭈뼜쭈뼛 입을 우물우물 움직여서, 바로 열중하기 시작했다.

 

"우물! 모라고 하는 거야?"

 

눈을 반짝이며, 날개의 소녀는, 판을 바라봤다. 눈물은 완전히 말랐다.

 

"이건 말이야, 우물 우물 캔디라고 하는거야? 맛있죠. 처음?"

 

치카치는, 끄떡뜨떡 수긍했다.

 

"또 있으니까, 말이야"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하면 소녀는 몸을 비겨 판의 정강이를 발톱으로 찼다.

 

"아욱"

 

좋은 느낌으로 정해져 버린 것 같다. 판이 기절해 웅크려 안는다.

 

"네 자랑인 길들이기도, 로마 같이는 안돼는 모양이네"

 

바로 조금전 까지 펄쩍벌쩍 뛰고 있던 크레이가 아픔도 사라진 모양으로, 킥킥 웃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진지한 표정으로, 치카치를 꾸짖는다.

 

"이봐! 이 녀석은 확실히 수상하고, 손놀림이 불쾌하지만 말이야...."

 

"어이, 잠깐? 크레이군?"

 

"그래도, 너에게 캔디를 준 상대로. 갑자기 차면 안 돼"

 

날개 소녀는, 무뚝뚝하게 아랫입술을 내밀고, 크레이를 올려봤다.

팔-- 이라고 할까 날개는 상처로 움직일 수 없어, 다리를 올려 우물 우물 캔디를  붙잡는다. 허리에 감긴 천이, 대담하게 펄럭였다. 크레이가 눈을 피하면, 파닥파닥하고 날개로 맞았다.

 

"이야기를 할 때는, 상대제대로 보는거다니"

 

"오, 오우"

 

소녀의 눈동자는, 매를 똑 닮았다. 날카로운 반짝임을 띄고, 거기만은 어른스럽다.

 

"치카치의 머리는, 여신이 내려주신것 이다니. 남자는 만지면 안되는 거다니"

 

담갈색 머리는, 복잡하게 엮여 묶어 올려져 있다. 몇 개인가의 머리장식이 찔려있어, 무심코 만지면 머리형이 무너질듯하다.

 

"... 이 애는... 조인족 무녀님이니까 말이야 .... 많은 관습이 있는 거야"

 

끄덕인 판이 꾸물꾸물 얼굴을 들었다.

 

"그럼 말하면 돼. 말하지 않으면 전해지지 않아. 갑자기 차니까, 알아줄 것도, 몰라버리지....?"

 

크레이의 어조가, 도중에 외로워진 듯 했다. 어딘가 절실함이 배어있다. 하지만, 치카치에겐, 그 감정을 읽어낼 정도의 인생경험은 아직 없었다.

 

"... 귀찮아. 무리의 모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치카치를, 알아준다니"

 

"하지만, 공교롭게도 여긴 네 고향이 아냐. 고향은 저기"

 

크레이는, 황야의 저편에 고고히 치솟은, 검은 산봉우리를 가리켰다.

 

"그리고, 가야 할 곳은 저쪽이다"

 

그쪽에는, 하얀 눈이 덮인 산맥이 줄지어있다. 이 에스파니아 반도와, 구대륙 본토를 가로막는 산맥이다. 다른 지구에서라면 피레네라고 불리는 산맥이다.

 

"알고 있다니. 여신님의 마을이다니. 저쪽의 모두는, 치카치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게 당연한데. 심술궂은 날개 없는 거랑은 다르다니"

 

"배고파, 졸려, 목욕하고 싶어, 그것뿐이라면, 얼굴을 맞대는 것만으로도 알아"

 

".... 목말라,도 있다니. 말라 말라. 목이 마르다니"

 

치카치가, 우물 우물 캔디를 붙잡은 다리를, 붕붕 휘둘렀다. 한쪽 다리만으로, 흔들리지도 않고 서 있다. 대단한 밸런스 감각이지만, 스커트 안이.

 

"네네, 이것을 부디"

 

판이 수통을 내밀었다. 거기에 들어있는 것은, 그 특제의 차다. 입에 대고, 마시게 해준다. 조금 넘쳐서, 턱을 젖신다.

 

"뭐 하는 거야, 자"

 

짜증난 어조로 말하면서, 크레이는, 치카치의 턱과 목을, 구깃구깃한 손수건을 꺼내, 닦아줬다.

 

"헤에, 네가 손수건이라는 걸, 가지고 다니다니 생각하지 못했네"

 

"시끄러워"

 

크레이가, 판을 노려 봤을 때, 툭하고 치카치가 머리를 기울였다,

색색하고 숨소리를 내고 있다. 방금 전 판이 미시게 한 차의 효과가 나온 것이다. 우물 우물 캔디는 확실히 붙잡은 채지만.

 

"어이, 설마. 약이라도 마시게 한 건가?"

 

크레이의 목소리는 조용하지만, 조금 노기가 섞여 있다.

 

"일어나면 어떻게 할거 아냐, 이 애. 무심코 비명이라도 지르면 큰일이야. 이 나이 대의 조인 여자아이는 성가시단 말이야"

 

판은 태연히 말했다.

 

"아이를 상대로, 억지 부리는거 아니라고"

 

크레이는, 판을 노려봤다. 동시에, 캔디를 기름 종이에  싸고, 적당히 깊어 넣고있다. 그것을 보고, 판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네가, 엄마야"

 

들리지 않게 살짝 중얼거리고, 생긋 웃는다.

 

"안심해, 내 하는, 오히려 건강에 좋을 정도니까. 마음의 건강에 말이야. 그 기억을 옅게 하지 않았으면, 이런 식으로 기운 넘치게 있진 못했을 거 아냐?"

 

".... 잊어버리게 하면 돼, 라는 게 아니겠지"

 

크레이는, 치키치를  들어 올렸다. 머리가 흐트러지지 않게, 살짝 업는다.

깃털처험 가볍다는 비유가, 이런저런 의미로 어울렸다.

 

"... 정말로, 전하는 게 이 아가씨인 거야. 편지가 아니라"

 

크레이의 물음에, 판이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우리 우편국이 옮기는 것은 본질적으로 메세지야. 물론 편지라는 형태가 제일 많지만, 그것만으로 한 할 수 없어. 인간을 배달하는 일도 있어. 메세지를 전한다는 의미는 같아. 경험 부족 후배군에게는, 어지간히 와 닿지 않네"

 

"후배는 반년뿐이겠지. 나도 이 일은 1년이야"

 

화내는 말만 내뱉고, 크레이가 걷기 시작한다.

 

"그 반년의 경험 차이가, 그 아이를 구한 거야"

 

등에다 판에게 그런 말을 던지고, 크레이가 움직임을 일순간 멈췄다.

 

"... 두번 다신 그런 실패는 하지 않아"

 

"그렇게 바라고 싶네"

 

판은, 치카치에게 마시게 한 것과는 다른 수통을 꺼내서, 쑥 들이켰다.

 

"아, 목마르면 사양 말고 말해? 아무리 우리가 튼튼하다고 해도 이 햇빛과 열기는 힘들어. 그 아이를 등에 업는 것이, 네 일이고 약속 번복할 생각은 없으니까 말이야"

 

"몇번이고 확인하지마 몇번이고"

 

다시 걷기 시작하면서, 크레이는 던지듯이 말했다.

 

"기분 나쁜 건, 아직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서니, 도와줄 수 없을까, 하고"

 

크레이는 대답하지 않는다. 대답하지 않는 것 그 자체가, 긍정의 의사표시였다.

이 아가씨는, 여기서 도보로 6시간 정도 떨어진 장소에서, 다 죽어가고 있었다.

크레이와 판이, 빛나는 안갯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때.

거기선, 제국연맹 군용비행기가 불타고 있었다. 잔재 주변에는, 10명 정도의 조인족들이, 무참한 모습으로 쓰러져 있었다. 무승부가 난 것 이겠지.

치카치는 날개가 없는 쪽으로 구부러져, 어른들의 피로 붉게 물들어, 기절해있었다.

처음, 크레이는 치카치가 죽었다고 생각해서, 그대로 지나치려고 했다.

판이 알아차리고, 그곳에서 끌어내지 않았으면, 비행기에 탑재되있던 폭탄의 유폭에 말려들어, 죽었겠지.

크레이가 실패는 없다고 말한 건, 그것이다.

 

"모두 비행기에 실은 폭탄으로 날려버려서, 사정은 몰라. 네가, 보낼 곳을 아는 권능이 있어서 다행이야"

 

판이 말하는 권능은, 영원의 오후 숲의 주민들이 가지는 일에 도움이 되는, 조그만 능력에 대해서다. 크레이는 편지를 보낼 곳을 직감적으로 아는 것이 가능하다. 판은 어느 것이 전달할 편지가, 어디에 있는지 안다.

치카치가 잠든 것을 확인하고, 크레이는, 판에게 말을 걸었다. 조인족은 용맹 과격하지만, 의미 없는 싸움은 하지 않는다. 비행기와 싸운 것은, 재대로 이유가 있었겠지.

판과 크레이가 치카치를 간병 하고 의식을 되찾게 하는데, 하루가 걸렸다. 눈을 뜬 치카치는 싸움의 이유를 몰랐다. 여행의 이유만은, 알고 있다.

 

"이 아이는 무녀야. 조인족이 받드는, 붉은 관의 여신 축제를 열기 위해, 태어나 자란 검은 고고한 봉우리에서, 만년설을 품은 산맥으로 옮겨가는 도중이었다...."

 

조인족은, 수많은 부족으로 나뉘지만, 한번 여신의 아래에서 일단 한번 단결하고 있다.

 


"왕국연합과 제국연맹의 전쟁도, 벌써 4년이야. 엥그리아에 새로운 여왕이 즉위해서, 흡혈귀가 배반하고...."

 

하고, 거기까지 말하고, 크레이는 흡혈귀의 여 리더들을 떠올리고, 몸을 떨었다.

 

"지금은 왕국 연합 측이 유리하지만 말이야아. 그 만큼, 위험하다고 생각한 제국연합이 뭘 할지 모르고 말이야"

 

판은 말하는 내용에 비해 편해 보인다.

 

"아무리 조인족이, 전쟁하고 있는 어느 왕국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종속이라고 해도, 뭐어 무관계하지 않게 돼. 그래서, 다시 한번 여신님의 말을 구한 거겠지"

 

"조인족에게 이 아이를 보내는 것이, 세상의 균열을 매우는 건 좋아. 세상을 묶는 인연이라는 건, 좋은 말이야. 하지만 말이야, 애초에, 균열이 생기지 못하겐 못하는 건가"

 

어질러진 조인족의 시체를보고, 토해버리면서, 크레이는 계속 기분이 나빴다.

우린, 항상 항상 선수를 빼앗겨 돈다. 그것을, 무참한 사자(死者)들을 보고, 다시한번 뼈저리게 느껴버린 것이다.

판은 이런이런 하고 말할 뿐으로,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래서, 너에겐 회수를 맡길 수 없는 거야. 회수하고 불렀으면 좋았는데 말이야"

 

"...."

 

 

크레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치카치가 눈을 떠서, 재우고 있었던 것이다.

쇠약해진 치카치를 되살아나게 한 것은 판의 약초차다. 더욱더, 사건의 기억을 옅게 해, 눈앞에서 가족이나 친구인 어른들이 죽은 충격에서, 그녀의 마음을 지켰다.

덕분에, 구하고 나서 2일째 그녀는 필시 평범하게 행동하고 있다.

그것이 아직,크레이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좀 더 빨리 오면, 이 아가씨의 마음을 조종할만한 짓을 하지 않아도....."

 

"10명의 조인족 전투와 군용 비행기의 배틀에, 하늘도 날지 못하는 우리가, 어떻게 개입한다는 거야. 네 은 팔도, 닿지 않아"

 

그렇게 판에게 지적당하면, 크레이는, 수긍하지도 못한다.

 

"어쩔 수 없잖아. 우린 애초에, 세상 밖의 주민이야. 균열이 생겨야, 처음으로 들어가는 거야"

 

판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편한 듯이 들려서, 그만 크레이는 반론해버렸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가 없잖아. 좀 더....."

 

"누가 포기한다고?"

 

비등한 크레이의 감정에, 얼음을 털어놓는 듯한 판의 목소리.

 

"그건 모욕이 아닐까나. 학자나 연구자에게"

 

세상의 구조를 조사하고 있는, 숲에 사는 동료들이다.

세상에 균열이 생긴 때 그것을 막지도 못하고, 한발 앞서 달려갈 수도 없지만. 그런 시행착오는 계속 행해졌던 것이다.

 

"한 조각의 성과도 없지만, 포기한 게 아니야. 쓸데없을지도 모르지만, 끈질기게 계속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쓸데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거기에 한번 벌어진 균열에 계속 이쪽에 남아, 특별한 힘도 없이, 힘내고 있는 동료도 있어. 선생님들이라던가 보모씨들이라던가.... 그러고 보면, 너에겐 소개하지 않았지만. 그런 사람들도 있어. 포기 따위, 안 한다고"

 

판의 말에는, 자신에게 들려주는 듯한 울림이 배여 있다.

 

"... 하지만, 도움이 되지 않겠지"

 

크레이는 아직 이해하지 못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 이상 대화는 이어지지 않았다. 아니, 이을 수 없게 됐다.

지평선 건너에서, 1대의 증기 자동차가 온 것이다.

숨을 곳 따윈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평원이다. 도망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크레이와 판은, 증기 자동차가 가까이 오는 것을 기다렸다. 군용 덮개 없는 타입이다. 뒷좌석에 커다란 기관총이 고정돼 있다.

타고 있는 것은, 제국의 군복을 입은, 3명의 남자이다.이 근처는 조인의 독립자치구로 중립이지만, 남으로 가면 바로, 제국연맹에 참가하고 있는 카타로니아 왕국이 있다.

증기차는, 10m 정도 거리를 두고 정차했다. 기관총이 크레이를 노린다.

 

"치카치를 내려두는 편이 좋지 않을까나"

 

그렇게 말한 판을, 크레이는 가볍게 노려봤다. 조금 망설이면서, 충고에 따르기로 한다.

조인 소녀는, 꾸벅꾸벅 조는 상태로, 흔들거리면서 지면에 섯다.

그런 모습을 증기차 조수석에 앉아있던 남자가, 차가운 눈으로 바라봤다.

남자가 일어선다. 총을 조종하는 것과 운전적에 있는 것은 군사 제복을 입고 있지만, 이 녀석은 장교 제복을 입고있다.

기관총수가, 쾌활하게 웃었다. 아직 젊다.

 

"소위 해냈네요. 연료보급하러 돌아가는 도중에, 표적을 찾아내다니. 소령은, 운이 좋은 부장이라고 들리지만, 정말이네요!"

 

"시끄럽다고, 한스"

 

운전수가, 기관총수를 입 다물게 한다. 군사들은, 무기를 손에 쥐고, 압도적으로 우위인 장소라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역시나 지휘관인 장교는, 방심하지 않는다. 권총을 손에, 빈틈없는 눈빛으로, 크레이와 판, 그리고 치카치를 바라보고 있다.

신체능력은 발군인 크레이도, 이 상황은 경솔하게 움직일 수 없다. 자기만이라면 어쨌든, 만에 하나, 치카치가 총이라도 맞으면 곤란하다. 상대는 프로 군인이다. 서투른 갱들과는 사정이 다르다.

 

"그 새를 이쪽에 넘겨"

 

"어느 새?"

 

일부러인 듯이 판이 두리번두리번 돌아보면, 빵하고 발 밑의 작은 돌맹이가 튀었다.

제국 장교가, 총을 쏜것이다. 물론, 일부로 빗나갔지만.

서 있는 채로 자고 있던 치카치가, 깜짝 눈을 떴다.

 


"우리, 중립국 민간인입니다만. 이무리 목격자가 없다고 해도, 쏴죽이는건 위험한 거 아닙니까. 제국 국인의 명예를 걸고"

 

천연덕스러운 얼굴로, 판이 말했다. 느긋한 울림에 안심한 건지, 치카치가 다시, 비틀거리기 시작한다.

 

"민간인이라고 생각하기야말로, 먼저 경고하고 있는 거다"

 

장교의 표정은 냉정한 것이었다.

 

"거기에 있는 병아리를 가엽게 여긴다면, 우리에게 보호하게 햐야할 따름이다. 인간의 말을 이해하는 새들을, 악랄한 왕국연합 놈들이 속여, 우리 제국에 무모한 전쟁에 달리게 하고 있어. 병아리는, 그 씨앗으로 쓰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제국 군인의 자기 시점의 말을, 공평한 입장에서 다시 말하면 이렇게 된다.

중립이었던 조인족이, 왕국 연합 측에 붙으려고 하고있다. 제국은  그것을 저지하고 싶다. 덤으로 그 아가씨는 동맹을 맺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넘겨.

라는 게 된다. 제국비행기와 조인들의 싸움도, 그것이 원인으로 일어난 것이다.

 

"과연. 대략적인 사정은 이해 됐네"

 

"...그러네"

 

판의 말에 끄덕이며, 크레이는, 오른 다리를 계속 앞으로 냈다. 치카치가, 거기에 달라 붙어서 색색 숨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다시 총성이 울려 퍼졌다.

 

"움직이지 마"

 

크레이는 오른 다리를 당겼다. 치카치가 지지대를 빼앗겨, 칭얼거리지 시작한다. 겉보기 이상으로 내용물은 어리다. 행동은 아기다.

 

"... 역시 이모종 따윈 짐승에 지나지 않아,  흡혈귀 놈들이 반역해줘서, 도리어 잘됐다는 것이다. 가축으로서 길들여야만 해"

 

장교의 말은, 제국 연맹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한편, 왕국 연합은, 말을 이해하는 모든 생명을 인간으로 본다.

 

"길들여 지는 것에 반항하는 짐승은, 살려두면 인간에게 해를 가하게 돼 ... 움직이지 마, 민간인!"

 

장교의 총이, 이번에야말로 판을 노린다.

그는, 일부러인 듯이 귓구멍에 손가락을 넣고, 청소하는 척을 하고 있다.

 

"미안하네요, 권총 소리로 잘 들리지 않게 되서. 하지만, 넘기고 자시고, 비무장인 민간인이, 반항할 거라고 생각합니까?"

 

판은, 귀에서 뗀 양손을, 높게 들여 보였다. 크레이도 마지못해 손을 올린다.

 

"네놈, 그 팔은 뭐야?"

크레이의 은팔이, 석양빛은 반짝하고 반사했다. 3명의 제국 군인이 주의를 집중한다.

그 순간의 틈에, 판이 웅크려 앉았다.

 

"미안해, 치카치짱. 있는 힘껏 울어도 되니까"

 

소녀의 엉덩이를, 꽉 꼬집었다.

 

BI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

 

귀에 직점 손을 넣라 뇌수를 흔드는 듯한 소리가 울렸다.

운전수와 기관총수는, 저마다 핸들과 방아쇠에서 손을 떼고, 귀를 눌렀다. 장교는 깜짝 놀랄 정도의 근정을 보여서, 권총을 조준한 채지만, 전신이 부들부들 떨고 있다.

판만이 재빠르게 움직였다.

귀를 청소하는 척을 하고, 귀마개를 미리 끼워둔 덕분이다. 이 같은 손 끝 기술 트릭은, 그가 자랑하는 기술이다.

판은, 재빠르게 크레이의 귀에도 귀마개를 끼웠다. 등을 찌른다.

그 의미를 이해하는데, 말의 보충은 필요 없다. 한번에 거리를 줄이고, 저마다의 목덜미에, 은 팔을 날린다. 3명을 기절 시키는데, 합계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 등 뒤에서, 판이, 새로운 캔디바를 꺼내 울부짖는 치카치의 입에 쑤셔넣었다. 딱 울음을 멈춘 치카치가 열심히 먹기 시작한다.

초음향 절규가, 조인들의 카드다.

판은, 기절한 군인들이, 당분간 눈을 뜨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의기양양한 얼굴로 해설을 시작했다.

 

"... 역시 이모종 따윈 짐승에 지나지 않아,  흡혈귀 놈들이 반역해줘서, 도리어 잘됐다는 것이다. 가축으로서 길들여야만해"

 

장교의 말은, 제국 연맹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한편, 왕궁연랍은, 말을 이해하는모든 생명을 인간으로 본다.

 

"길들여지는 것에 반항하는 짐승은, 살려두면 인간에게 해를 가하게 돼 ... 움직이지마, 민간인!"

장교의 총이, 이번에야말로 판을 노린다.

그는, 일부러 인듯이 귓구멍에 손가락을 넣고, 청소하는 척을 하고있다.

 

"미안하네요, 권총소리로 잘들리지 않게 되서. 하지만, 넘기고 자시고, 비무장인 민간인이, 반항할거라고 생각합니까?"

 

판은, 귀에서 뗀 양손을, 높게 들여보였다. 크레이도 마지못해 손을 올린다.

 

"네놈, 그 팔은 뭐야?"

크레이의 은팔이, 석양빛은 반짝 하고 반사했다. 3명의 제국 군인이 주의를 집중한다.

그 순간의 틈에, 판이 웅크려 앉았다.

 

"미안해, 치카치짱. 있는 힘껏 울어도 되니까"

 

소녀의 엉덩이를,꽉 꼬집었다.

 

BI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E!!!!!!

 

귀에 집점 손을 넣에 뇌수를 흔드는 듯한 소리가 울렸다.

운전수와 기관총수는, 저마다 핸들과 방아쇠에서 손을 떼고, 귀를 눌렀다. 장교는 깜짝 놀랄 정도의 근정을 보여서, 권총을 조준한 채지만, 전신이 부들부들 떨고있다.

판만이 재빠르게 움직였다.

귀를 청소하는 척을 하고, 귀마개를 미리 끼워둔 덕분이다. 이 같은 손 끝 기술 트릭은, 그가 자랑하는 기술이다.

판은, 재빠르게 크레이의 귀에도 귀마개를 끼웠다. 등을 찌른다.

그 의미를 이해하는데, 말의 보충은 필요없다. 한번에 거리를 줄이고, 저마다의 목덜미에, 은 팔을 날린다. 3명을 기절시치는데, 합계 1ㅔ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 등뒤에서, 판이, 새로운 캔디바를 꺼내 울부짖는 치카치의 입에 쑤셔넣었다. 딱 울음을 멈춘 치카치가 열심히 먹기 시작한다.

초음향 절규가, 조인들의 카드다.

판은, 기절한 군인들이, 당분간 눈을 뜨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의기양양한 얼굴로 해성을 시작했다.

 

"좀더 상대를 공부해두면 좋았을텐데, 군인씨. 조인의 절규는, 10살 정도에 제일 효과가 높은거야"

 

"자세하네..."

 

귀마개를 벗을 크레이가, 비틀비틀 증기차에 다가가, 조수석에 주저앉았다.

안색이 새파랗다. 잠지 듣고 있었지만, 꽤 타격을 받은 것 같다. 소리 크키 만이 아니라, 뇌에 주는 자극이, 자율신경을 혼란시켜서, 고동이나 호흡의 페이스를 흐트러트리는 것이다.

 

"조인은, 나와 같은 지구의 동료니까 말이야. 이래저래 알고있어"

 

"... 미리, 나한테도 알려줘...."

 

크레이가, 눈과 손 끝 만으로, 치카치를 불렀다. 캔디바를 먹고 있는 채로 아가씨는 순수히 가까이와, 툭하고 크레이의 무릎에 탓다.

 

"아, 내가 운전하는 거야?"

 

"당연하겠지. 나는, 이 아이를 안는 일이 있어"

 

크레이는 눈을 감았다. 판이 옆 운전석에 앉으면, 치카치는 빤히 노려본다. 먹을 것을 준건 어쨌든 엉덩이를 꼬집은 것은, 잊지 않은 모양이다.

 

 

 

2.

 

 

 

증기 자동차로 간것은, 도보로 12시간 걸리는 거리다. 산 중턱까지 도착했다.

거기서  연료인 석탄이 떨어졌다. 기관총과 무선기를 부셔두고, 산골짜기레 버려버린다. 무기로서 기관총에는 매력이 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너무 무겁다.

여기서 부터는, 마침 바위산을 오르게 된가. 어차피, 자동차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해는 이미 져서, 어둠속을 올라가는 것보다도, 하룻밤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물과 전투식량이 자동차에 준비돼 있다. 맛보다도 영양중시지만, 황야에서 도마뱀을 붙잡거나, 선인장 과육을 아시는 것보다는 아직 낫다.

 

"딱딱하다니. 대신 앂어줘라니"

 

하지만 치카치의 턱으로는 제국군의 긴급시에는 쇠망치 대용으로 쓰인다고 말하는 빵을 문자 그대로 이가 들어가지 않는 모양이다. 모닥불로 가겹게 구웠지만 아직 딱딱하다.

 

"대신 앂으라니 너.. 10살을 됐지 .... 그"

 

빵을 내밀어서, 크레이가 당항한다.

어린아이 대신 부모가, 소화하기 힘든 음식을 앂어 부셔준다는 것은, 야생동물이라면 흔히 있는 이야기다. 조인족에겐 평범한 ㄷ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크레이에겐 곤란한다. 아앙하고 입으로 옮겨달라니 더욱더 곤란하다.

 

"아아, 치카치는 그런거 먹지 않아도 돼니까. 자, 이거"

 

어디에 가지고 잇었던건지, 판이 새로운 치즈케이크 바를 내밀었다.

 

"너무 달지 않다니"

 

한입 베어먹고 치카치가 머리를 갸웃한다. 덧붙여서 날개에도 작은 손톱이 있어, 가벼운것이라면 들수있다. 상처입은 힘줄도 좋아져서, 그 정도는 들수있게 됐다.

 

"단편이 좋니?"

 

"이건 그래도 맛있다니"

"... 과자만 먹는 건, 어떤가 생각한다고"

 

크레이가 판을 노려봤다.

 

"역시 엄마 속성이네, 크레이는"

 

"하앙?"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한 모양으로 크레이는 미간에 주름을 지었다.

 

"괜찬잖아, 오늘 내일 인걸"

 

판이, 머리위를 올려다 봤다. 가득찬 별하늘에, 험악한 산의 실루엣.

그 산위에 산다는, 조인들의 취락에 도착하면, 확실히 치카치는 원래 생활에 돌아가겠지... 하고 크레이가 생각한 때.

별들의 조명에 커다란 그림자가 지나갔다.

 

"모닥불을꺼"

 

판이 지시를 내리기보다도 빨리, 크레이는 물에 흙을 덮었지만 정말 조금 늦은 모양이다. 거대한그림자가, 크레이의 앞으로 급하게 내려왔다.

맴금류에 닮은 날개는 폭이 10 미터, 5미터 정도의 진 머리 끝에, 악어와 맹금류를 매단듯한 머리가 달려있다. 깃털있는 용 하늘을 나는 죽음 같은 것으로 물리는, 이 지방에만 살아있는 거대란 육식생물이다. 새와 공룡의 중간에 해당하는 생물이다.

괴물은, 천천히 머리를 움직여, 크리에와 판을 본다.

크레이가, 판에게 속삭였다,

 

".... 이번엔 몇 발분 가지고 왔어?"

"2발이네"

 

크레이의 은팔에는 모든것을 파괴하는 에너지를 방출하고있다. 하지만 그것을 사용하기에는 고가의 에너지 탄을 소모해야만  한다. 탄알을, 판이 관리하고 있다.

 

"지금은... 써야할때가 아닌가?"

 

"으으응... 그럴지도"

 

판이, 우편가방 제일 깊은 곳에 손을 뻗었을  때였다.

아침이 왔다.

아니, 해가 떳다고 착각했다. 작은 새의 지저귐이 들려서다. 지저귐은 동시에 몇개나 들려오는 듯했다.

치카치의 입에서 작은 새들의 아침 코러스가 들려온다. 하나의 목에서, 동시에 볻수의 기저귐이 연주된다. 가사 없는 노래가, 이슬의 반짝임과 상쾌한 바람을 노래했다.

지저귐이, 급속도로 탬포를 올려, 휴이리리리리리리 하고 꼬리를 끄는 울림 소리로 바뀌었다. 낮에 사냥하는 조류 독수리의 소리, 날개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 한밤중인데, 눈부신 태양이 느껴질듯한 곡이었다.

그것이 천천히 속도를 떨어트려, 이윽고 까마의의 자장가가 돼었다. 낮은 저녁이 되어, 외로움을 격화시키는 샛소리가 몇개고 교차하고.

밤이 왔을때, 깃털에 덮인 거대한 새는, 잠이들어있다.

 

"길을 애해 지쳤다니. 밤에 사냥을 할 녀석이 아니다니"

 

치카치는, 부드럽게 입가를 구부렸다.

크레이의 눈에는, 그 때의 치카치가, 자애로 넘지는 어머니의  표정으로 보였다.

판과 크레이가, 자신을 보고있는 것을 깨닿고, 치카치는 발끈 해서 웃었다.

 

"치카치는 여신의 무녀니까니. 여신씨의 우내를 대신 노래해준다니"

 

그렇게 말하고, 커다한 하품을 하고, 대구루 잠들어 버렸다.

아무래도, 그대로 거대란 새 옆에서 잠들정도로, 크레이와 판도 배짱 좋지는 않다.

치카치를 안아올려, 조금 떨어진 장소로 이동했다.

물론, 거대 새가 그럴 마음이 들면, 바로 찾아내 버리겠지. 위안이다.

서로 선잠을 자고, 밤이 밝앗다. 결국 새는 오지 않앗다.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본격적으로 힘든건 여기부터다.

본래라면, 재대로 훈련을 쌓은 등산가가, 장비를 준비해 도전할 만한 산이다. 조인들이 살수있는 것은, 하늘을 날수 있어서다.

하지만, 크레이와 판은, 평소의 우편국 제복차림이다.

등에 치카치를 동여매고, 자신의 손발만을 의지해 돌산에 도전해 간다.

자갈에 덮힌 고개를 지나며 손 끝의 감각만을 의지해 절벽을 오른다.

아침 일찍 오르지 시작했지만, 길은 험하고, 꽤 진척되지 않았다.

절벽 오르기를 끝내고, 조금 완만한 고개가 되었다. 이제, 주변에 식물은 대부분 보이지 않는다. 변변찮은 녹색이, 바위에 달아붙어있는 정도다.

 

"이.... 상태면.... 도착은 ... 내일이 될....까나"

 

판은, 완전히 숨을 멈추고 있다. 그래도 휴식하자고는 말하지 않는다.

 

"너는 화물이 가벼운데, 왜 그렇게 지치는 거야"

 

크레이도 사실 꽤 힘든 느낌이지만, 의지로 얼굴에 내지 않는다.

 

"... 조인 .... 이니까... 그렇게 무겁지 않.... 죠"

 

"우냐우?"

 

크레이의 등에서 자고있던 치카치가 눈을 뜬다.

 

"무겁다니? 치카치, 무겁다고 말했다니?"

 

"말 안했어. 공기처럼 가벼워"

 

크레이가, 고개를 달렸다. 등에 있는 치카치가, 꺄 꺄하고 기뻐한다.

 

"치카치는 가벼워. 가벼우니까 괜찮아"

 

조인 소녀는, 크레이의 등에서, 꿈지럭대기 시작했다.

 

"치카치, 슬슬 날고 싶다니"

 

".....정말일까나...."

 

비틀비틀 가까이온 판이, 날개가 달려있는 부분을 가겹게 움켜쥐었다.

치카치가, 깜짝놀라 떨었다.

 

"아웃. 판은 싫어. 아픈것만 해"

 

치카치가, 울먹이며 판을 노려본다. 싱처입은 날개는, 아직 낫지 않은 모양이다.

판은, 노려보는 치카치를 향해서, 조금 입을 내빌어 보였다.

 

"하지만 ... 맛있는것 준것도... 나야? 크레이는 야단만치치 않아?"

 

"크레이는 무서워. 무섭지만 조아"

 

치카치가, 크레이의 목덜미에 뺨을 댔다. 그녀가 날개가 아닌, 팔을 가지고 있다면, 끌어안았겠지.

 

"아니, 이건 곤란하네. 아직 우리 후배군은, 신부를 얻을 만한 한사람 몫을 하지 못해"

 

"누가 누굴 신부로 삼아! 너는 사람을 놀리는 때만은 숨이 멈추는게 낫는건가"

 

"어라 이런. 휴식하자고 말할 생각이었는다. 아직 걸을수 있는게 들켜버렸어"

 

판이 웃으면, 치카치도 웃었다. 그리고 그녀는 말했다.

 

"치카치는 누구의 신부도 아냐. 무녀니까"

 

그것은 최선의 자랑을 담은 말이었지만, 동시에, 깊숙히 외로움을 집어넣은 것이기도 하다.

 

"무녀는, 신의 아내니까, 사람인 남편은 가질수 없다던가, 그런 건가? 어라, 하지만, 너희 신은 여신이지?"

 

크레이가, 드물게, 너무 생각하지 않고 말을 했다. 그때다.

 

"변함없이 무지하네. 그래도 안팔의 소유주인가"

 

약간 인공적인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붉은 관의 여신을 섬기는 무녀가, 누구와도 결혼하지 못하는 것은, 여신의 신탁을 전할 때 죽어버리기 때문이 아닐까. 어째서 생각하지 못하는걸까, 약차 사용자"

 

"어디야 인형 조종사!"

크레이는, 또다시 드믈게, 황급하게 좌우로 시선을 달렸다.

크레이와 판의 숙적, 세상을 잇는 그들에게, 융합한 세상을 떼어놓으려고 암약하는 갈라 놓는 자중 한명이다.

 

"새삼스레, 당황하지 않아도 괜찮겠지, 은팔. 거기에, 본인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어. 그 아이에게 듣지 않아도 괜찮아"

 

"자각이 있는데, 타인에게서 무신경하게 들이대는건 싫죠"

 

판이 뛰쳐나가, 가까이에 있던 작은 풀숲에 다리를 디뎠다. 튼튼한 구두에서 빵하는 소리가 들리고 한줄기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 아이가 이 산을 향하고 있던 이유를 알려주지"

 

근처 바위 그늘에서, 소리가 들렸다. 거기에, 판이 달려간다. 바위그늘에서 튀어나온 작은 거미가, 스피커에서 인형조종사의 목소리를 계속 흘린다.

 


"여신의 신탁을 받기 위해서야. 어떤 신탁이 될지는, 정해져있으니까 말이야. 자기들을 새라고 부르는 제국 놈들과 싸우라고 알리는거야. 신탁이 없으면, 조인들은 중요한 결단을 내리지 못해. 정해도, 자신을 가지지 못해, 실행하지 못하는 거야"

 

거기서 판이 뒤쫓아, 거미를 밟아 부셨다.

크레이의 등에서, 치카치는 계속 떨고있다. 목소리가 또 다른곳에서 울린다. 울린다. 울린다.

 

"그 어이가 가지 않으면, 조인들지, 왕국연합에 붙을일은 없어. 그렇게 돼면 전쟁은 길게 끌게 될지도 몰라. 붙엇다고 해도, 전쟁이 빨리 끝난다고만을 할수없고, 죽지 않아도 될 조인이 죽을 뿐이야. 아닐까?"

 

"적당히해!"

크레이가, 은판을 치켜들었다. 만일에 대비해 준비한 에너지는 장전해뒀다.

 

"우와..... 잠깐"

 

판이 발 밑으로 뛰어오는 것을 기다리고 크레이는 전방위에 파괴 에너지를 내뿜었다.

그들을 중심으로한 반경 20 미터가, 평평한 빈땅이 된다.

 

"이런, 써버렸네, 카드를"

 

비웃음 소리가, 쿠웅 하는 무거운 발소리와 함께 가까이 왔다.

급한 산맥을 달려오는 것은, 유달리 거대한 검은 산양이다. 그 뒤에 많은 무리가 달리고 있다. 이 산악시대의 왕이라고 불러야할, 셈레슈 산양. 그 발굽에 걸렸다간, 인간따윈, 순식간에 넝마조각과 다름없어 지겠지. 바위사태가 거꾸로 올라오는 것 같은것이다. 도망칠수 있을리가 없다.

 

"너희, 내 재주는 익숙하니까, 새로운 취향을 준비했어. 진짜야"

 

"기게가 아니라고 해도, 전부 조종할수 있는게 아니겠지"

 

크레이는, 정면으로 밀어닥치는 산양들을, 정면으로 바라봣다. 선두의 검은 산양이 리터다. 뒤는, 그냥 달리고 잇을뿐이다. 어째서 리더가 폭주를 시작햇는지도 이해하지 못하고, 어째서 그렇게 해야하는지도 모르고, 그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따라오고있다.

 

"판, 내놔"

 

산양들을 바라보는 채로, 크레이는, 말빝에 앉아있는 판에게 손을 내밀엇다.

 

"쓰는거야아? 런더니아에세 쓴 것도 아직 대금을 갑지 못했어?"

 

"됐으니가, 내놔. 늦어"

 

"... 당분간은 밥에 불평하지 마"

 

판이, 우편가방에서, 카트리지를 꺼냈다. 밖아채는 듯이 빼앗아, 재빨리 장전한다. 크레이는, 치카치를 등에 엎은채로, 은팔을 똑바로 정면으로 향햇다.

검은 산양은, 아무런 죄도 없다. 그저, 조종당하고 잇을 뿐이다.

하지만, 다른 수단을 생각할 시간이 없다.

 

".... 사과 않한다고"

 

중얼거리고, 선두에 서있는 검은 산양을, 은팔로 소멸시켰다. 리더가 사라진 순간, 무리는 보조를 흐트렸다. 제멋대로 달리기 거나, 서있는 것도 있다.

치카치에게 다가오는 것은, 없었다.

 

 

 

3.

 

 

 

모닥불이 불타고 잇다.

산양들의 폭주가 완전히 흩어지기 까지 움직이지 않고 있었더니, 완전히 해가 져버렸다.

바위 그늘에서, 야박하기로 했다. 이런 일도 있겠지 하고, 얼마의 장작을 가져온것이다. 그 불로, 사라지다 남은 검은 산양의 말을 구워, 식사했다.

죽여버린 상대를, 잊지 못하는것 또한, 죽인 쪽의 예의라고, 크레이는 생각한다.

오늘 밤도 모닥불을 둘러싸고, 크레이와  판은 마주보고있다.

 

"녀석이 일부러, 이쪽에게 가르쳐준 이유는 알겠지? 넘어가버릴 생각?"

 

판은 인형조종사가 일의 진상을 알린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크레이의 무릎 위에서, 치카치는 잠들어있다.

여신의 신탁을 받는 의식을 위해, 살해당하는 운명을 가진 소녀다. 자신도 그것은 알고도, 소녀는, 의식이 행해지는 마을로 향하고 잇다.

크레이와 판에게, 거기까지 옮겨지려고  했다.

치카치 자신은, 그것에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

그것을 위해, 순수배양돼서다.

 

"일고있었네, 너"

 

크레이의 물음에, 판을 어깨를 으쓱했다.

 

"알고도, 나에게 이 아이를 데려가게 하려고 한거네?"

한번더, 크레이가 물어서, 판은 긴 한숨을 쉬었다.

 

"조인족은, 내가 살고있던 지구의 종곡이니까말이야.  그 나름의 지식이 있어"

 

완곡한 긍정이었다.

 

"독립독보의 조인족이 왕국연합측에 붙으면, 원래 제국에 반감을 가지고 잇던 이모족은, 모두 왕국연합에 붙겠지. 흡혈귀도 배반했고, 제국은 져. 전쟁이 빨리 끝나면, 전체적으로 봐선 죽는 인간의 수는 줄어"

".... 대를 살리기 위해 소를 잘라버린다. 흔히 있는 일이야. 하지만, 그것을 핑계로 아무것도 맞서지 않고 잘라버리고 잘라버리고, 결국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게 되버린 세상을 나는 알고있어"

 

크레이는 딱딱한 목소리로 내뱉었다.

 

"크레이의 지구는, 이 누덕누덕 기운 세상에도, 대부분 남아있지 않으니까...."

 

역시나 진지한 표정으로, 판은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평행세계, 혹은 멀티페이스라는 개념이있다.

조금씩 달라진 세상이 서로 이웃하여 서로 그 존재를 모르는 채로, 섞이지 않은 평행세선으로서 지대고 있다, 라는 생각 방식이다.

누군가가 나뉘어진 길로 오른쪽으로 갈지 왼쪽으로 갈지를 선택한다. 선택하지 않은 쪽은 사리지지 않고, 세상 그 자체가 거기서 2개로 나뉘는 것을 알게된다고 한다. 이렇게 역사는 무한하게 갈라져있다.

흡혈귀도 인랑도 존재하지 않는, 인간밖에 없는 지구.

증기기관이 없는, 내연기관이 발달한 지구.

제국이 독일, 왕국이 영국, 신대륙이 미국이라고 불리는 지구.

있을리 없을 역사는 모두 지금도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다. 그것이, 평행세계다. 그런 무수란 지구 안에서는, 멸망의 길을 선택해버린 것도 있다.

파멸한 무수의 지구. 그 지구의 조각을, 누군가가 이어 붙였다. 시간과 공간의 틈에 사라져버릴 것이었던 여러가지 마음 소원 사랑이나 행복을 주워들었다. 조각이, 어떻게든 하나의 세상으로 모인 때, 크레이와 판이, 지금 존재하고 잇는 세상이 태어났다.

패치 워크 어스(patchwork earth: 그러모은 지구)

투박한 누더기에 지나지 않으니까, 때로는 벗겨져 뿔뿔히 흩어질것 같아지기도 한다.

세상의 주민 대부분은, 누덕누덕 기운 세상이, 처음부터 이런 형태였다고 믿고있다. 사실을 믿고있는 것은 2종류의 존재뿐이다.

벗겨져 뿔뿔히 흩어지려고 하는 세상을 매어두는 크레이와 판같은 꿰매는자들과, 이유는 모르겠지만, 세상을 한번더 갈라놓으려고 하는 자르는자들.

크레이는, 이런 식으로 세상을 이은 것이 어떤자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주어진 일에는 만족하고있다.

그가 있던 지구는 이 세상에도 정말 미약한 흔적밖에 없다. 대부분 고향의 사물을 찾은 적도 없다. 그래도, 어딘가에 있다면 지키고 싶다고 생각했다.

 

"크레이는 고향인 세상이 멸망의 길을 선택한 것에는, 자신에게도 책임이 남못지 않게 있어. 그래서, 이 일을 진지하게 하고싶어... 라고 생각하고 잇는 거네"

 

"... 너에게, 전 세상에 대해 이야기한적은 없을텐데"

 

"그건  피차일반. 하지만, 함께 일하고 있으면, 어쩐지 전해지는 것도 있고"

 

"나는, 네가 뭘 생각하고, 이 일을 하고있는 건지, 전혀 몰라"

 

"너는 알기 쉬워. 죄 의식이, 항상 얼굴에 나와. 어떤 죄인지는 모르지만"

 

죄, 라고 말했을 때, 크레이의 몸이, 미약하게 떨린다.

 

"그런걸 간파해서 인형 조종사녀석은 일부러 이런 걸 생각한거야. 동요한 네가, 치카치와 도망쳐, 결과로서 배달은 하지못하고 끝난다..."

 

"그럼, 뻔히 알고 있으면서 이 애를!"

노성을 지르려고 한 크레이의 목소리는 도중에 시들었다.

무릎 위에서, 치카치가 자다가 몸을 뒤척여서다.

 

"... 이 애를 희생하라는 건가? 대를 구하기 위해, 하나를 희생하라고"

 

"치카치가 신탁을 내려, 대가 구해질지 어떨지 따위, 몰라"

 

판의 목소리는, 온화했다.

 

"우리가 가능한건, 전해지지 못할것 같은 메세지를 넘기는 것. 거기서 무엇을 퍼내서, 어떻게 행동하는데에 대한 간섭은... 에-음, 가끔은 해버리지만 말이야"

 

자신의 행동을 떠올리고, 모호해졌다.

 

"어쨌든, 간섭하는 것도, 메세지를 전하고 나서의 이야기야. 우리가 전하는 것은 치카치가 아냐. 치카치에게 맡겨진 닿지 못한 마음이니까"

 

"... 그런 진지한 얼굴을 보는건 처음이네"

 

크레이가, 치카치의 머리를 섬세한 손짓으로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그럴까나?"

 

".... 항상 그런 태도라면, 나라도, 선배 티를 내더라도 순수히 말을 들을지도 몰라"

 

침착한 표정으로, 크레이는 말했다.

 

"금후는 노력해 볼게. 어쨌든, 네가 단념해줘서 다행이다"

 

그런 말을 듣고, 크레이는 깊이 수긍했다.

 

"아아. 판이 말하는건 옳아. 이치론 이해할수밖에 없어. 마을에 도착했다고, 치카치가 의식에 쓰인다고 정해진게 아니고, 그 신탁이 어찌 나올지 정해져 있다는건 거짓말일지도 몰라. 전쟁이 어떻게 될지도 몰라"

 

크레이는 일어섰다. 치카치는 지면에서 색색 자고있다.

조금 떨어진 바위에서, 이끼를 한움큼 뜯어온다. 의외로 잘 타는 것이다.

 

".... 하지만 말이야"

 

크레이는, 판의 옆에 서서, 이끼를 불에 던져 넣었다. 한번에 너무 잔뜩 집어넣어서, 불이 꺼졌다. 자욱하게 시야를 가로막을 정도의 연기가 떠오른다.

 

"잠깐, 크레이. 뭐하는거야?"

 

"... 치카치가, 죽을 생각으로 가는게, 나는 마음에 들지 않아!"

판은 크레이에게 있는 힘껏 맞았다.

 

 

 

 

 

 

 

 

잠시후.

대가로 누워있던 판이, 딱 눈을 떳다.

모닥불은 사라지고, 그는 어둠속에서 혼자 뿐이다. 크레이와 치카치의 모습은 없다.

 

"아야야야... 그건 정말로 적당히할 생각인걸까나. 크레이니까, 이몸이 펀치 정도는 간단히 피할수 있다는 것도, 몰랐던 거네에"

판은, 투덜거렸다. 물론 어디에서도 대답은 없다.

크레이는, 은 팔로 판을 때리고 치카치를 데리고 모슴을 감춰버렷다. 하지만, 판의 태도에서 보면, 아무래도 기절한 척을 한 모양이다.

 

"그으럼, 여기까지는 예상 범위지만. 앞으로, 나 혼자서, 조인들을 설득하는건 괜찮을까나아"

크레이가 함께 일을 하게 될때까지, 판은 혼자서 배달을 소화해왔다. 지국에 돌아와도 혼자다. 그래서, 완전히 혼잣말이 버릇이 돼있다.

 

"하지만... 혼잣말은 외롭네, 오랜만에 중얼거려 보면"

 

그 때, 연배 있는 여성의 목소리가, 어둠 건너에서 들렸다.

 

"누군가 오는 기척이 든다고 생각했더니, 당신이였네, 판 크라운라스"

 

출석이라도 부르는 듯이 명확한 목소리로, 판의 풀네임을 부른다.

판은 얼굴을 빛내며, 목소리가 들리는쪽을 봤다. 달빛이 비추고 잇는 것은,  우아하고 하지만 발랄한 인상의 연배 있는 여성의 모습이었다.

 

".... 와오! 여교사 선생님아님니까. 조인들을 가르치고 있었습니까! 마침 오늘, 파트너에게 당신의 이야기를 했던 참입니다"

 

누구에게나 대충인 판이 제대로 등을 펴고있다.

 

"파트너? 소문의 크레이브 소릿슈일까? 당신이 여기에 있고,  그저께 와야할 무녀가 아직 도착아지 않았어. 대강 사정은 이해했어"

 

여성은, 상냥하게 웃었다.

 

"조인족을 설득할 필요가 있더면 도울게요"

 

 

 

 

 

4.

 

 

아침안개가 주변에 자욱히 끼여있다.

수 미터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욱하다.

그래도, 밤이 밝은 것은 안다. 발소리 마저 흡수하는 안개 속을, 크레이는 간다.

 

".... 벌써 도착했다니?"

크레이의 등에서, 치카치가 일어났다.

 

"아니, 그건 말이야... 조금 생각할 시간을 가지고 싶어서, 떨여졌어"

 

".... 다행이다..."

 

치카치가 크레이의 등에 얼굴을 꽉 눌렀다.

 

"에?"

 

"치카치는 무녀. 무녀는, 여신님의 말을 듣는게, 일생에 한번의 역할이다니. 모두가, 치카치를 어리광 부리게 해주는건, 가여워하는거다니"

크레이는, 말이 막혔다. 이 아이는, 이제까지 생각하고 있었던것 같은, 어리기만 한 아가씨가 아니다.

아직 10살이지만, 자신이 놓여있는 입장은 확실히 알고 있다.

 

"... 치카치는 일을해. 모두가 무서워하고 있으니까, 도와주는게 무녀. 하지만, 조금만더. 시간이 필요하다니. 조금만. 앞으로 한번, 사탕을 먹을 시간. 그러면, 무서워하는 모두에게, 무녀가 여신을 데리고와"

 

"무서워하고있어?"

크레이는, 머릴 갸웃했다. 군용비행선과 싸운 흔적을 보면, 한눈에 알았다. 조인족에게, 겁쟁이는 없었다. 판 정도로 자세히 알고 있지는 않지만, 조긴족이라고 하면 용감하고 사납다고 알려진 종족이다. 그런데도.....

거기서, 크레이의 의사는 중단됐다.

 

"우와하하아하아아"

 

안개를 빠져나와, 하얀코트 소매를 펄럭이며 훨훨내려 앉은 인영. 판이다.

 

".... 싫은게 왔다"

 

치카치가 크레이의 등에 뺨을 문지른다.

 

"... 하지만, 캔디를 준다면, 괜찮네"

 

하지만, 판은 주머니에서 아무것도 꺼내지 않았다. 바스락서리는 날개소리가 주변에 울려, 크레이와 치카치는 둘러싸였다. 조인이라도 익숙한 지사들이겠지.

정면에 있는 것은, 알개도 머리카락도 흰 조인이다. 상당한 연령이지만, 육체는 늠름하다. 전신을 복잡한 문신이 덮고있다.

 

"무녀여, 용케도 무사히"

 

"대사제님... 안녕하세요...."

 

치커치가, 등에서 꾸물거려, 크레이는 각오를 굳히고, 그녀를 지면에 내렸다.

 

"하얀산들 꼭두서니 빛의 대지, 어두운 숲, 모든 부족이 이미 모여있습니다. 부니, 여신을 우리 곁으로 인도해 주십시오. 우리 조인족은 긍지 높아, 하지만 그래서 다른 자을 따르는 것을 싫어한다. 부족 모두가 단결하기 위해서는, 여신의 인도가 없어서는 안됩니다.

 

조인들이 하나의 나라가 되지 않는 이유가 이것이다.

개개의 부족이, 자신들의 독립적인 문화 풍습에 고집하는 이유로, 타인의 밑에 서지 않고, 즉 지휘계통이라는 것이 확립되있지 않다.

고로 종족 전체의 레벨로 무언가를 해내기에는 여신이라는 대의명분이 필요한것이었다.

 

"알고있습니다. 가죠"

 

치카치의 어조가 변했다. 태도나 움직임까지 달라져있다. 어른같은 태도다.

아니, 그녀는 어른이 돼었다. 이 순간에.

이제까지, 어떤 생각으로 어린아이로 지내온것일까.

크레이가, 걸어가려는 치카키의 등을 쫓으려한 때, 주변에서 살기가 그를 감춘다. 조인족 전사, 대사장의 측근들이, 가는것을 막은 것이다.

그들이 크레이를 덮치지 않은 것은, 치카치의 말이 있어서다.

 

"제가 갑니다. 하지만, 이분. .... 이 분들은"

 

순간, 치카치에게서 날카로운 시선이 향해, 판은 어깨를 으쓱 했다.

 

"미움받아 버렸네... 마지막으로 이건 어때? 별사탕이라는 과자"

 

주머니에 손을 넣은 판을, 기사들이 제지했다.

 

"정해진 음식 외에는, 무녀를 상처입히므로"

 

마지막에 남긴 어린아이로서의 추억을, 치카치는 그 한마디로 버렸다.

조인의 대사제는, 자애로 가득판 눈동자로, 종족 모두의 어머니가 된 아가씨를 바라보고, 크게 끄덕였다. 그리고, 판과 크레이에게 위협에 가득찬 눈동자를 향한다.

 

"무녀를 여기까지 데려다 준것엔 감사를 말하지. 하지만, 이제 괜찮다. 다른 국민이 무녀의 목소리를 듣는건 용서되지 않아. 다행이, 오늘은 날씨도 평온하다, 우리가 배웅하지 않아도, 여기까지 올라온 그대들이라면, 산을 내려가는 것도 어렵진 않겠지"

 

오늘만은 놓쳐준다, 빨리 사라져, 라는 것이다.

대국의 왕에 필적하는 위협도, 하지만 크레이를 위축시키지 못했다.

 

"치카치, 네가 대신 죽어도, 이녀석들은, 언제까지고 구원받지 못한다고"

 

"이상한 말을 하지마 다른 국민"

 

대사제가, 하얀 날개를 나부꼈다. 일어난 바람이 깃털을 포함해 크레이를 덮친다.

 

"... 부끄러운 이야기라고 자각은 있어. 어머니가 된 여신을 인도하지 않으면, 우리는 서로 으르렁거리고 하나를 목표하는 것마저 불안하다. 하지만, 구원받지 못한다... 라는건 무슨의미냐"

 

라고, 물었다. 묻고, 하지만 마음을 바꿨다.

 

"아니, 대답하지 않아도 좋아. 필경 높은 곳을 보르는 다른 국민"

 

대사제가 등을 돌린 때, 크레이는 입가를 덮은 깃털을, 잡아뗐다.

 

"남의 입을 막아두고, 대답하지 않아도 좋아, 라니. 그렇게나 내 답을 듣는데 무서운가, 하얀 날개 아저씨"

 

"이봐 이봐, 실례되는 말 하는거 아니야, 크레이군"

 

판이, 과장된 인사를 해보이고, 이렇게 말했다.

 

"이쪽으로 말하자면 용맹 과격한 조인족 대사장이야. 어린아이를 죽이는 것 마저 무서워하지 않는데, 우리 가벼운 말따위...."

 

"죽이거나 하지 않는다!"

우레와도 같은 노성. 대사장은 뒤돌아봤다. 동시에, 기사들이, 치카치를 애워싸고, 크레이와 판의 시선을 차단한다.

 

"여신과 말을 나누는것은 터무니 없는 체력을 쓴다. 하지만, 무녀밖에 할수 없다. 결코 죽이려고 하는것이 아냐...."

 

마지막 말이 가랄진것은, 대사장도, 전면적으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지않으니까, 겟지.

 

"태고에, 신비한 돌을 가져왔다. 그것은 조인족의 독특한 부르짖음에 공명해, 미래의 소리를 울리게하는, 신비한 결정이다. 하지만, 미래를 듣기에는 수시간, 계속 부르짖을 필요가 있어, 부르짖음의 전성기인 소녀의 것이 아니면 안돼...는거였지?"

 

도중까지 진지한 얼굴을 하고있던 판이, 빙긋 웃었다.

 

"네놈... 어째서 그것을... 그것은 여신을 섬기는 자의 밀사라고...."

 

대사제의 얼굴이 경악의 색이 물들었다. 그레이도 신경쓰였는지만, 지금은 판의 정보원보다 먼저 확인해야만 하는 것이 있다.

아직 나이도 차지 않은 소녀가, 수시간에 걸쳐, 특수한 부르짖음을 울리길 계속한다... 어찌 생각해도, 체력의 한계를 넘는 것이겠지.

 

"이제까지 여신과 이야기하고, 살아남은 무녀는 있는건가?"

크레이가 물었다.

대답은것은 대사장이 아니였다.

 

".... 한명만. 태고에 살아 돌아온 무녀가 있다고 합니다"

 

사라져들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치카치는 말했다.

 

"... 그래서, 나도 살아서 돌아옵니다. 무녀의 역할을 다하면, 이제... 당당히 다른 국민의 먹을 것을 입에 대도, 누구에게도 혼나지 않습니다. 크레이의 따뜻한 등으로 돌아옵니다...."

 

크레이가 한걸음, 앞으로 내디뎠다.

대사장과, 그리고 내려온 기사들이, 치카치와 그 사이를 가로막는다.

 

"다른 국민이여, 여기까지다. 이 이상은...."

 

"어쩐다는거야?"

크레이가 묻는다.

눌러죽인 조용한 목소리였다. 그런데, 이제까지 많은 전투를 경험한, 수만의 조인을 거느려온 대사장이,순간, 기세에 눌렸다.

 

"이 아이는, 당신들을 위해, 용기를 쥐어짜 도전하는 거야. 혼자서, 당신들 모두의 두려움을 짊어져 가는거야!"

 

"네놈! 우릴 겁쟁이라고 말하는 건가!"

 

기사들이, 공격하려고 하늘을 날아 올라간다. 치카치의 모습이, 그 표정이 보였다. 뺨이 젖어있다. 눈물이다.

 

"뭐가 긍지 높아! 서로의 주장이 부딪치니까, 하나로 단결할수 없어? 거짓말하지마! 그럼 어째서, 미래의 소리라는 걸로, 확실한 겅공이 조증됐을때만, 단결가능한데!"

크레이의 화난 목소리는, 그의 제일 깊숙한 곳에서 끓어 오르고 있다. 필시, 그의 고향이 멸망한 경위에서 유래한 것이겠지, 이 분노는.

 

"조인은 용맹 과격한 국민이라고 들었어! 그럼 어째서, 자신의 결단에 따르는 용기를 가지지 못해! 누군가에게 보증 받지 못하면, 자기가 이렇게 하고 싶다고 생각해도, 이렇게 야해야만 한다고 생각한 것을, 진심으로 하지도 못하는 거 아냐!"

 

그 순간, 크레이의 내측에, 달성감이 끓어올랐다.

그가 대변한 이것이야 말로, 치카치가 전해야할 메세지였던거겠지.

 

"네놈... 우릴 모독하고....!"

 

하지만, 대사제와 측근인 전사들에게는, 크레이의 말은 닿지 않는다. 그들은, 무기를 활용해, 크레이를 영원히 입다물게 하려고 했다.

 

 

"안돼에에에에에!"

 

치카치가 부르짖는다. 하지만 전사들은 멈추지 않는다.

머추지 않는 대신, 응하는 부르짖음이 하나.

 

"무녀가 말씀하시는 대로! 그 남자를 죽여선 안된다고!"

 

아니, 둘.

 

"우린 겁쟁이가 아니다! 우릴 새라고 욕하는 제국 무리에게 도전하는데, 승리의 보증이 필요한 것인가!"

 

셋, 넷, 다섯.... 수를 헤아리지 못한다.

 

"우리 모두에게, 모든 붉은 관의 여신은 길을 보여주었다!"

 

 

"대사제여, 당신의 설교는 필요없어!"

 

"우수한 것을 확인하려고 긍지를 버려서는 안돼!"

 

그리고, 아침 햇살이 미추어, 안개가 개였다. 푸르게 물든 하늘에는, 무수한 조인족들이 떠올라있다.

모두 듣고있었던 것이다.

판과, 그 협력자의 소행이다.

대사제에게, 크레이와 치카치가 있을 곳을 알리고, 똑바로 안내하는 척을 해서 시간을 벌었다. 그리고, 여신의 신탁을 듣기위해 모인 조인족들을, 여기로 유도했다. 그리고, 모든 진실을 듣게한것이다.

안개는, 판의 협력자가 불렀다. 세상 밖과 안을 잇는, 그 안개와 같은 것이다.

그리고, 안개가 완전히 개였을때, 판에게 손을 빌려준 또 한명의 꿰매는자가 모습을 보였다.

 


"네, 네놈!"

 

대사제가, 온화한 미소를 띄우고 나타난, 연배 있는 녀성을 노려본다.

 

"소개하죠, 크레이. 이 분은 죠 크레이블. 동료 사이에서는 여선생님이라고 불리고있어.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 일. 상당히 전부터, 조인족을 방문했었어"

 

판이 그렇게 말하는 바로 옆에서, 대사제가 부르르 몸을 떨었다.

 

"여자아이들에게... 새로운 베를 짜는 법이나 편리한 도구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준다고 하니까... 출입을 허락해줬다고. 그게, 어떻게 이렇게...."

 

"당신도, 슬슬 하는 법을 바꿔야한다는걸 알고 있었을거야"

 

죠는, 대사제에게 부드러운 어조로, 하지만 확실하게, 그렇게 말했다.

 

"말했겠지, 크레이.우리 동료는, 제법 많이 있어. 포기한게 아냐"

 

멍하니 있는 크레이에게, 판은, 한쪽 눈을 감고, 빙긋 웃어보였다.

하늘에서, 많은 족장들이 내려 앉아 무녀인 치카치에게 예를 올린다.

물론, 바로 새로운 체제가 될리가 없다. 하지만, 이걸로 적어도, 치카치의 자기희생은 회피됐다 --- 고, 모두 생각한 때.

 

"하지마아아아아아아안, 하지마아아안! 여기서, 너희 모두를 말살해 버리며어어어어언, 문제는 아무것도 없어어어어어어어!"

 

하늘에서 인형 조종사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우와, 끈질겨... 게게"

 

산양을 조종한것과, 같은 장치겠지. 이번엔, 그 육식 거대한 새를 조종해서 습격해온것이다.

그것도 1마리가 아니다. 5마리다. 이쪽에도, 조인족 토박이 전사들이 있지만, 손위운 상대가 아니다. 아니, 이쪽이 전멸하지는않더라도, 과반수라도 족장들이 죽으면, 조인전체가 대혼란에 빠진다. 대(対) 제국에 참전할리가  없다.

 

"조종당하는 거라면, 치카치의 노래도 통하지 않는다고. 어쩔래? 네 은팔은...."

 

"탄이 떨어졌다"

 

그렇게 말하고, 크레이는 팔을 겉어 올렸다.

 

"포기하지 않겠지, 우리 꿰매는 자는"

 

"라고는 말했지만 말이야, 이건 역시나...."

 

"어떻게든, 저 새 머리에 다가가면, 어떻게든 돼"

 

크레이의 말을 듣고, 조인족 전가들이, 많이 떼지여 모였다. 그 사이, 체격이 튼튼한 두사람이, 그의 몸을 들어올렸다.

거대새의 육체적인 강인함을 과신한건지 인형 조종사는, 똑바로 바고든다.

실제, 조인족 전자들의 투창도 통하지 않는다. 더욱더 귀찮게도, 조인족의 절규도, 전혀 듣지 않는다. 인형 조종사가 육체를 주무른 탓일까.

 

"부탁해, 우릴 저 볏에 매달리게 해줘"

 

크레이의 말에, 조인족 전사들은, 무언으로 속도를 늘였다. 거대새는, 강산정 타액을 써,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한다. 다른 전사들이 벽이 돼어 막아줬다.

 

"좋아 ,지금이다!"

 

조인족 전사들이, 붙잡고 있던 크레이의 팔을 놓았다.

자유낙하--- 에서 몸을 비튼다. 정말 미약하게 남아있던 파괴 에너지로, 제세를 바꿨다.

거대새 머리에, 크레이가 매달렸다.

 

"흠, 아무리 금속 팔이라도, 때려서 어떻게 될까하고 생각하지만 말이야"

 

어디에선가 인형 조종사의 조소가 들려왔다.

 

"조종하는 방법, 우리가 모른다고 안심했겠지"

 

크레이는 침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공교롭게도 말이야.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기 위해, 구태여 통채로 파괴한거야"

 

허세다. 사실은, 매달리면 어떻게든 되겠지, 라고 생각한것 뿐이다.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크게 부르짖고, 크레이가, 주먹을 휘두른다. 거대새가 맞는걸 싫어하는 듯이, 머리를 격하게 흔들었다. 볏과 깃컬이 흔들린다. 깃털 사이에, 반짝하고 뭔가가 빛났다.

 

"쓸데없는 짓을 하니까 약점이 보이는 거라고오오오!"

그 빛난 물건, 금속 와이어를 크레이는  꽉 쥐었다.

끼이익하는 소리를 내고, 그것을 잡아 뗀다. 잡아떼진것은, 크레이의 체중을 걸어서다. 그는, 공중에 매달렸다.

이 높이에서 떨어지면, 확실히 죽음이 기다리고있다.

 

-물론, 조인족 전사들이 받아주겠지만.

 

 

"모처럼의 조종실이! 하나 만드는데 얼마나 걸릴거라고 생각하는거야!"

 

비명같은 소리가 울리고, 하늘에서 목소리는 그것을 끝으로 침묵했다.

아무래도, 이번에야 말로 일단락.

크레이는, 지면을 내려다봤다. 동쪽에서, 천천히 안개가 오고있다. 크레이와 판를 되돌아오게할 안개겠지.

 

"크레이! 어부바해줘니!"

 

날아온 치카치가, 크레이의 등에 뛰어들었다.

안개가 가득찰때까지 시간이 조금 있다. 치카치에게 등을 빌려준다.

크레이는, 소녀를 엎고, 멀고 먼 어떤 날을 떠올리고 있다.

그 날, 어떤 소녀가 바라고 있던  것을, 그것을 받아들여야할 누군가에게 전했으니, 세상의 상태는 변했을까.....

 

 

 

제5화 새의 무녀 끝

 

 

 

 

 

 

에필로그

 

 

 

 

 

" 이 전쟁이 시작하고 4년하고도 2개월이 지났습니다. 왕국연합이, 오늘 우세를 얻은 것도, 두분의 덕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어요, 쥬누비에이브님, 그리고...."

 

"저는 마리안느 카른슈타인이라고 합니다, 빅토리아 여왕 폐하"

 

흡혈귀의  성 드라 켄 허스트의 지도자 둘이, 엥그리아 여왕의 사실에서, 차를 마시고 있다.

반년 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할 정경이다.

 

"두 분에게서 연명해, 제국에게서 보호를 묻는 편지를 받았을 때는, 정말로 고민했습니다만, 결단해서 다행이라고, 지금은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써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게 말하고, 쥬누비에이브는, 차를 머금고----.

 

"후홋하, 콜록, 켈록"

 

성대하게 재채기를 했다. 마리안느가, 당황해서 등을 문지른다.

 

"괜찮습니까, 대 조모님... 이 아니라, 대 누님"

 

"... 당신이 제 부르는 법을 기억할 때까지, 저도 당신의 이름을 기억하지 않을 테니까요"

 

쥬누비에이브가 말해, 마리안드가 슬픈듯한 얼굴이 된다.

빅토리아 여왕은, 시치미 뗀 채, 호쾌한 재채기도 대화도, 듣지 못한 척을 했다.

 

"홍차, 마시고 있으니까.... 어다에서 마셨는지 기억하진 못합니다만, 무척 맛있는 차를 마셨던, 어렴풋한 기억이 있어. 언젠가 그 맛을"

 

"혹시, 직접 타신겁니까?"

 

마리안느의 물음에, 빅토리아는, 빙긋 미소 지었다.

쥬누비 에이브의 재채기가 겨우 멈춘다.

 

"아니요, 맛있었어요. 그저, 제 체질에는, 조금 자극이 너무 강해서, 괜찮으시다면, 목에 좋은 차의 레시피를 가르쳐드릴까요"

 

쥬누비 에이브가 덧없는 분위기를 어떻게든 되돌리려고 미소 짓는다.

 


"에에, 부디"

 

빅토리아 여왕이 끄덕인 참에, 구대륙 서방 이모종을 대표해서, 조인족 무녀가, 왕국연합과의 동맹조인을 위해 도착했다는 알림이 들어온다.

 

"드디어네요. 그까짓 모습으로 몇 개인가 분열되 있던 인류가, 하나의 연으로 묶인다, 이것은 그 시작...."

 

고양되어 뺨에 홍조를 띄우는 젊은 여왕을 두 흡혈귀는 평가하는 듯이 바라본다.

 

"자아, 가죠"

 

빅토리아가 일어섰다. 어제, 여왕이 있는 곳에 고용된 신대륙 출신의 인랑 아가씨가, 재빨리 다가와, 그림자처럼 대기했다.

빅토리아가 제창하는, 범인류 주의의 상징으로서, 그녀는 항상 여왕의 곁에 있다.

 

"어라... 지금, 정원을"

 

마리안느가, 창문에서 밖을 보고, 문득 중얼거렸다.

 

"어찌, 되었습니까?"

여왕이 묻자 마리안느가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아니요, 그저.... 안개 건너에 우편국의 모습이 보인듯한 기분이 들었으니까"

 

여왕은, 멍하니 그리고 바로, 화려하게 웃었다.

 

"제가 여왕이 되고 나서 첫 명령은, 이 궁전 모든 곳에, 재빠르게 편지를 옮기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배달부가 있어도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말을 인연이니까"

 

그렇게 여왕이 말하는 사이에, 세상 밖에서 들어온 안개는, 남몰래 원래 숲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시, 시간과 공간을 넘어, 그들은, 받아줬으면 하는 마음과 소원과 기도를 꿈의 저편, 세상 밖에서 전하는 것이다.

 

 

 

 

 

 

후기

 

 

 

 

 

우와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MF 문고 J씨에선 처음 뵙겠습니다. 토모노 쇼우라고 합니다.

제법 길게 라이트 노벨을 쓰고 있습니다. 그 사이, 계속, 큰 웃음을 트레이드 마크로 하고, 이벤트라던가 현실적인 곳에서도 가끔 크게 웃고 있습니다.

저, 소설 쓰는 것과 병행해서, 아날로그 게임이라던가 비전원계 게임이라던가 불리는, 전자기기를 쓰지 않고, 인간끼리 대전하는 게임을 만드는 일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보드게임이라던가, 테이블 토크 RPG라고 하는 분류네요.

아날로그 게임은, 유사씨와 만드는 수의 거리가, 꽤 가까운 장르라, 함께 게임을 즐기는 이벤트가, 자주 개최됩니다. 제 4화에 주인공들이 보드 게임으로 노는 장면이 있었죠? 본편에서는 바이바이라는 이름이었습니다만, 이것은 챠오챠오라는 실제 게임을 바탕으로 합니다. 굉장히 전에 나온 게임으로, 절판돼서, 꽤 어레인지 해서 이름도 바꿨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다 썼을 즈음에 복각돼버려서. 무슨 우연. 보드 게임 이벤트 같은데 나오면 바탕이 된 게임을 함께 놀거나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평균적으로 달에 1번인가 2번 정도, 이벤트에 나옵니다. 토크쇼로, 큰 웃음을 피로하는 일도 있습니다. 덕분에 복근을 단련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웃음).

아, 안돼. 후기인데, 본편의 이야기가 적어. 이 기획은 담당 y씨에게서, 스오우씨의 일러스트를 보고 시작했습니다. 이 터치 그림이 어울리는 소설을 생각해주세요... 라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리고, 크레이와 판이 태어났습니다. 소설이, 스오우씨의 그림의 멋있습에 조금이라도 다가가면 좋겠습니다만.

세기가 변하는 날이라던가 레트로 퓨쳐라던가, 인간과 이종족이 공존하는 세상이라던가, 또 하나 역사라던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이래저래 넣었습니다만, 무엇보다 캐릭터들을 사랑으로 새롭게 조형했습니다. 크레이와 판을 시작으로 하는 장면을 여러분이 마음에 들어 해준 것 만으로도, 가까운 사이에, 다시 만나는 것을 기도합니다. 부디 잘 부탁 드립니다.

 

 

 

2013년

 

토모노 "이벤트의 정보라전가 신간정보라던가 트위터로 발신하서나 하므로, 좋다면 토모노 쇼우를 팔로우해봐 주세요" 쇼우